코로나로 인해 모든 사회 활동과 경제 활동이 마비된 지금, 따라서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냈던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비할 데 없는 감사함으로 느껴지는 요즘, 우리는 모두 같은 두려움에 빠진 것 같다. 과연 우리가 코로나 이전과 다름없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그 깊은 두려움의 실체이다. 완벽에 가까운 코로나 대응으로 세계적 찬사를 받고, 곧 종식될 수 있겠구나! 희망을 품어보지만, 그럴 때면 늘 재확산의 공포가 엄습한다. 물샐틈없는 관리와 방역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분들에게 무한 감사를 보내지만, 돌아서면 그와는 별도로 근심 많은 우리의 나약함에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렇듯 풀리지 않는 실타래처럼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우리의 일상에 대한 그리움을 갈구하게 하는 요즘, 우리에게 자그마한 뉴스가 도착했다. 대수롭지 않은 토막 뉴스일 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 일상으로의 복귀에 대한 가능성과 희망을 발견해 본다. 지난 5일과 8일,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각각 개막했다. 특히 K리그는 프로축구리그로는 세계 최초의 개막이라고 한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기념하는 듯한 두 스포츠의 개막은, 마치 어린이처럼 코로나 이후의 희망을, 마치 어버이와 같은 지난날의 일상에 감사케 한다. 현재 두 리그는 완벽하게 진행되며 세계의 찬사와 관심을 받고 있다. 어느새 여름으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겨울 시작된 코로나가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빼앗은 지도 반년이 넘어간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의 공놀이, 시끌벅적한 경기장에서의 스포츠 관람이 추억으로 아득하게 느껴질 즈음, 새롭게 시작된 스포츠에서 우리 사회의 희망을 발견한다. 평범했던 일상으로의 회귀에 가슴이 뛴다. 이 희망은 대학 캠퍼스에서도 발견된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시끌벅적한 운동장, 학생들의 웃음소리와 땀 내음. 비록 자발적 참여에 근거한 제한된 수업이지만, 대면 수업 허가 이후 진행되고 있는 스포츠 실기 수업은 무기력한 캠퍼스를 울리는 새 심장과 새 호흡과 같다. 각종 참사와 사건 사고로 우리 사회가 아프고 힘들 때마다, 감동의 눈물로, 승리의 기쁨으로, 묵묵히 우리를 위로하고 격려했던 스포츠. 그동안 우리와 함께해 왔던 스포츠와의 동행으로부터, 코로나를 넘어 일상으로의 복귀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한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노력과 땀의 무게가 정수인 스포츠, 그 정직함과 성실함이 또다시 우리 사회를 다독인다. 박성희 한국외대 국제스포츠레저학과 교수
오피니언
박성희
2020-06-01 2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