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쌍방향 문화예술 필요할 때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던 예술공연 시장의 불씨가 또다시 꺼졌다. 다수의 의학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코로나 2차 확산이 현실로 다가왔고, 우리 삶의 변화는 선택이 아닌 강제적인 의무로 바뀌어 가고 있다. 상황이 나빠져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가 시작되면 10명 이상 모임 불가, 재택근무 필수, 전면 온라인 교육으로 전환 될 전망이다. 지난 6개월 동안 시행된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은 우리를 놀랍게 변화시키고 있다. 8월 한여름 마스크의 일상이 어색하지 않게 되었고, 눈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행동은 불편함을 넘어 불쾌감과 상식 이하의 저급한 행동으로 간주 되었으며,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반가운 이웃들이 서로 등을 돌리고 눈을 피해가며 인사를 나누는 아침의 풍경이 자연스럽게 여겨지게 되었다. 이상과 같은 강제적인 비대면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회적 동물인 우리에게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이 중 가장 근본적인 부작용은 고독감, 코로나 19 우울증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는 우리를 대면에서 비대면 사회로 변화시켜 놓았다. 역설적으로 우리는 마스크를 벗고 표정을 나누며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가족의 소중함이 비로소 강조되는 시간에 놓여 있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추구해온 역행의 시간으로 코로나 19의 상황은 인류가 현대화의 삶 속에서 놓치고 흘려보낸 것들을 꾸짖기라도 하듯 우리를 고립된 존재로 몰아가고 있다. 오래전 인류 기원의 시기 동굴에서 모든 일상을 공유하는 씨족 공동 사회나 추운 겨울날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옹기종기 할머니 곁으로 모여 군밤과 고구마를 까먹으며 옛이야기를 듣던 시대의 모습으로 돌아가라는 경고를 보내듯 말이다. 국민의 절반이 일인 가족인 우리의 현실 속에서 그 옛날 동굴 속의 공동체와 구수한 옛이야기를 나눠줄 할머니와 같은 존재를 만날 수는 없는가? 코로나 19 비대면의 상황에서 진실로 서로 고독감과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며 소통할 수 있는 감정적 치유의 방법은 없는 것인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문화예술 사업의 가장 큰 화두가 우리 앞에 놓인 셈이다. 집단적 공개적인 일 방향의 문화예술 사업에서 벗어나 상호 소통하고 공감하는 쌍방향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개발이 절실한 때이다. 송창진경기문화재단 지역문화교육본부장

[천자춘추] 비대면 환경에 맞는 교육콘텐츠 심자

지난 13일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다시 세자릿수를 기록했다. 정부는 신속하게 서울ㆍ경기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올렸다. 해당 조치는 집합ㆍ모임을 비롯해 사회 곳곳에서 이뤄지는 대면 접촉을 제한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에서 진행되어온 강의 및 컨설팅은 물리적인 접촉을 피해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있다. 비대면 온라인 교육은 오프라인과 같은 내용을 다루더라도 그 전달 과정에서 차이가 있다. 오프라인 강의를 가감 없이 카메라에 담아내기만 해서는 학습 효능감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온라인 교육이 오프라인 학습을 기계적으로 대체하는 수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지닌 이점을 발휘해서 학습자에게 입체적으로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온라인 교육은 시공간적 제약이 적어서 더 많은 참가자를 수용할 수 있다. 또한, 수업이나 컨설팅 도중에 실시간으로 교육자와 다수의 피교육자 간의 집단 소통이 가능하다. 더불어 학습자끼리 강의에서 체득한 내용을 공유하거나, 이를 주제로 토론하며 일종의 공론장(Public Sphere)을 형성하기에도 훨씬 유리하다. 최근 경기콘텐츠진흥원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경기 VRㆍAR 아카데미를 모집하고 있다. 이번 아카데미는 영상 강의 도중에 소그룹별 소통이 가능하도록 기술적인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강사와 학생이 밀도 있게 교류하는 시스템에 맞춰서 학습 단계별 교육 콘텐츠가 제공된다. 인터넷이 되는 환경이라면 누구나 VRㆍAR에 대한 기초 이론부터 제작 프로그램 사용법까지 자세히 익힐 수 있다. 예로부터 귤화위지(橘化爲枳)란 말이 있다. 강남에 심은 귤을 강북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되듯이 온라인 교육은 그 성격에 맞게 진행이 되어야 한다. 즉 비대면 교육을 진행할 때에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달 형식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학습자에게 맞는 교육 방식과 콘텐츠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강동구경기콘텐츠진흥원 청렴감사실장

[천자춘추] 매스미디어의 사회적 책임

손기정(孫基禎) 선수 가슴에서 일장기를 지워라 1936년 8월, 거리에서 동아일보 호외를 주워든 국민들은 환호했다.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시상대에 우뚝 선 손기정 선수 사진에서 일장기가 지워졌기 때문이다. 일장기 말소사건을 주도한 이길용(당시 37세)기자는 회고록을 통해 당시 광화문 앞에 모인 군중은 31운동을 방불케 하는 만세 소리와 환호성으로 가득했다고 회고했다. 한 치밖에안 되는 혀로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는 촌설활인(寸舌活人)을 언론이 실현한 것이다. 반면 언론이 제 구실을 못하고 촌설살인(寸舌殺人)을 한 예도 있다. 5공화국 시절인 1986년. 북한의 수공(水攻)으로 남한 전역이 물바다가 된다며 당시 정부는 북한이 200억t의 담수 용량을 가진 금강산댐을 건설 중이며 이것을 폭파하면 63빌딩 절반이 물에 잠긴다고 발표했다. 국민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국가안보를 팔아 정권안보를 꾀한 대표적인 대국민 사기극이었다. 정확한 분석과 진실규명에 나서야 할 언론은 책무를 무시한 채 정부가 불러주는 지침을 그대로 받아 적기에 바빴다. 지난해 한 방송사가 경기도의원도 비리유치원 감싸기 외압 정황이란 제목의 보도에서 필자가 경기도교육청에 전화를 걸어 감사결과를 거론하며 직원들에게 외압을 행사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이후 언론중재위원회는 보도 내용이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고, 해당 방송사 역시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없음이 밝혀져 이를 바로 잡는다라는 내용의 정정보도문을 게재했다. 자체 감사에 나섰던 경기도교육청도 해당 보도와 필자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감사보고서에 수록하기로 했지만, 이미 필자의 명예는 땅에 떨어진 뒤였다. 언론의 사명은 제대로 검증하고, 정확히 보도하는 것이다. 추측만으로 보도하고, 아니면 말고 식의 보도가 되풀이된다면 언론 스스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고 공신력을 잃는다. 우리가 복잡하고 다원화된 정보의 홍수 시대에 매스미디어가 생성하는 정보를 올바로 이해하고, 냉철히 바라보아야만 하는 이유이다. 조광희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

[천자춘추] 방문판매법에 묻혀있는 계속거래 분쟁

소비자는 계속거래 속에 살고 있다. 계속거래는 방문판매법에 규정되어 있다. 1개월 이상 계속하여 또는 부정기적으로 물품(서비스 포함)을 공급하는 계약으로 중도 해지할 경우 대금 환급의 제한 또는 위약금에 관한 약정이 있는 거래를 말한다. 장기 계약하는 헬스클럽, 정기간행물 구독, 가전제품 대여서비스 뿐만 아니라 주식정보서비스도 계속거래에 해당한다. 소비자나 사업자가 방문판매법에서 계속거래를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방문판매법은 방문판매, 전화권유판매, 다단계판매, 후원방문판매, 계속거래, 사업권유거래 등 소위 특수판매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계속거래 규정의 핵심은 소비자는 계약 기간에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라는 것과 계속거래업자는 계약이 해지된 경우 소비자에게 손실을 현저하게 초과하는 위약금을 청구해서는 안된다.라는 것이다. 생각보다 처벌조항이 무겁다. 계속거래 계약을 체결하게 하거나 계약 해지를 방해하고자 소비자를 위협하는 행위,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거래하거나 계약 해지를 방해하는 행위, 해지를 방해할 목적으로 주소ㆍ전화번호 등을 변경하는 행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그 뿐만 아니다. 계속거래 물품을 통상적인 가격보다 현저히 비싼 가격으로 구입하게 하는 행위, 계약을 해지하였는데도 정당한 사유 없이 조치를 지연거부하는 행위, 청약이 없는데도 일방적으로 물품을 공급하고 대금을 청구하는 행위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위약금을 과다하게 청구하거나 대금 환급을 거부하면 행정기관에서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별도로 부과될 수도 있다. 2017년 한국소비자원의 계속거래계약 소비자피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4년~2016년 헬스장휘트니스센터 피해구제는 총 3천915건이었는데, 계약해지 지연거부가 1천992건이고, 위약금 과다가 757건이었다. 방문판매법을 적용한다면 형사처벌이나 과태료 대상이다. 법은 실효성이 있어야 한다. 계속거래 규정의 실효성은 있는가?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가? 수많은 소비자가 다양한 계속거래를 이용하고 있다. 해지할 경우 소비자의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관련 규정의 홍보, 위법 업체 계도 및 법집행 등 법의 실효성을 강화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손철옥녹색소비자연대 경기지부 대표

[천자춘추] ‘3초의 비밀’ 전도몽상의 삶

불교에서의 전도란, 모든 사물을 바르게 보지 못하고 거꾸로 보는것, 다른 이해관점을 두는 것, 헛된 꿈을 꾸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가상인줄 모르고 실제의 것이라 착각하는 것을 말한다.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 전도의 예를 구체화 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눈앞에 있는 모든 현상은 결국에 없어지고 말 것인데도 영원불멸 한 것으로 착각하는 것.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권세나 재물이 영원할 것으로 생각하여 집착하는 것이다. 또 세상살이가 괴로움인데도 괴로움인 줄을 모르고 즐거움으로 착각하는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얼마전 코로나사태로 인해 쉬어가던 대면 강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른 아침 바쁜 준비를 하던 와중 필자는 지인에게서 메세지를 받았다. 3초의 비밀 이라는 짧은 글귀였다. 비밀 이라는 제목에 호기심을 가지고 글귀를 읽으며 잠시나마 준비하던 것을 멈추고 3초의 비밀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다. 나에게 3초는, 또 모든이에게 3초는 생각보다 많은 평화를 가져온다는 비밀스러운 이야기였다. 아침에 받은 이 비밀이야기로 필자는 삶을 보다 긍정적으로 변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은 그저 긍정적이기만 한 것일지, 부정적인 현실도 더 잘 받아들여야하는건지에 대해 혼자만의 3초 를 사용하였다. 필자가 생각한 나의 평화는 기다림의 3초 이다. 우리 모두는 항상 그렇듯, 매번 그렇듯 바쁜 일상을 살고 있다. 아침이 없는 필자 또한 흔한 현대인들과 마찬가지로 아침이 인생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 필자 본인을 비롯한 현대인들은 사실 전도몽상(顚倒夢想) 의 삶을 살고있다고 볼 수 있다. 사고 싶은 것이 있을때 고민해 보는 나의 판단에 대한 기다림의 3초. 누군가에게 화가 날때 잠시 감정을 멈춰볼 수 있는 기다림의 3초. 힘이 들때 다시 숨을 고를 수 있는 기다림의 3초. 엘리베이터의 닫힘버튼을 거리낌 없이 눌러버리는 것이 아닌 누군가를 위한 기다림의 3초. 지칠때 잠시 내려놓고, 다시 시작할 나를 위한 기다림의 3초. 오늘을 시작할 나를 위해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기다림의 3초. 삶에 단 3초의 시간을 투자해보는 것. 크기는 작지만 영향력 있는 기다림의 숫자, 단 3초 로 우리가 현실의 삶에 노예가 되지 않고, 내 삶의 주인공이 되어전도몽상(顚倒夢想)의 삶에서의 주객이 전도 된 환경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되면 필자는 더없이 기쁘겠다. 임정민수원시인문학자문위원서양화가

[천자춘추] 대동을 실천한 관료, 잠곡 김육

실학박물관을 방문하면 입구 맞은편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를 보게 된다. 세 인물이 눈에 띈다. 그 가운데 재상을 지낸 잠곡 김육의 모습에 뜻밖이라 여기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실학자 하면 초야의 선비만 떠올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공(事功), 즉 실제 일에서 실제적 성과를 거두는 것이 실학의 본령이라는 걸 상기할 필요가 있다. 김육(1580~1658)은 관료로서 여러 치적이 있지만, 대표적인 것이 대동법(大同法)이다. 대동법은 이원익이 광해군 때 경기도에서 처음 시행한 정책이었다. 이 제도는 경기도에 이어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에 확대되었는데, 강원도를 제외하고는 흐지부지되었다. 이해관계자의 반발이 작용했던 것이다. 개혁엔 저항이 있기 마련이다. 대동법은 종래의 공물제도를 개혁한 것으로 두 가지 변화가 핵심이다. 첫째, 지역 특산물을 거두는 과정에서 중간자의 농간이 있었는데, 물건 대신 쌀을 거둠으로써 이를 배제했다. 둘째, 가구당 부과하던 것을 보유한 경작지 면적에 따라 부과함으로써 실질적 조세 평등을 도모한 것이다. 결국 대동법은 모두 함께 사는 대동사회를 이루기 위한 것이었다. 김육은 대동법을 충청도에 확대 시행하는 것을 추진했다. 백성을 위해 일하는 관료로서의 책임감과 제도적 소신의 소산이었다. 그가 직접 쓴 호서대동절목 서문에서 이를 알 수 있다. 대동법은 제도를 합리화함으로써 백성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국가 재정의 충실을 도모한 것이었다. 그러나 개혁은 소신과 의지만으론 부족하다. 김육은 주위를 설득하면서 단계적으로 추진했다. 어떤 새로운 제도를 전면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당초 시작하기도 어렵고, 혹 실패하는 경우 그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일부에서 시행하여 효과를 거둔다면 자연스러운 확장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경기도에서 앞장선 재난기본소득 시행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김육은 공직자로서 함께 사는 공동체를 위해 실제적인 일을 했다. 우리는 역사 인물 가운데 이런 인물에 주목해야 한다. 김육이 태어난 지 440년인 올해, 오는 9월 1일 가평군에서 실학박물관이 가평문화원잠곡기념사업회와 함께 기념행사를 하는 것도 그런 취지이다. 김태희 실학박물관장

[천자춘추] 지속가능발전목표와 지방정부

지방정부의 글로벌네트워크 조직인 ICLEI(지속가능성을 위한 세계지방정부 이클레이)는 최근 도시 SDGs의 달성을 위해 2018~2024 이클레이 몬트리올 행동계획을 선언했다. 이 행동계획은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지방정부 활동의 교본이 되고 있다. 이클레이 약속과 전략 비전(Vision)은 4대 약속과 5대 도시 비전, 3대 정책이다. 약속은 지속 가능한 ①도시지역 모델의 구축과 확장 ②지속가능성을 모든 글로벌지역 발전의 기본 철학으로 정립 ③시민의 장기적 안전과 재산 보호를 위한 시급한 안건의 해결 ④전 지구적 문제 해결을 위한 모든 분야와 모든 수준의 집단적인 노력 추진이다. 5대 비전은 지속가능 발전의 3대 기둥(사회, 환경, 경제), SDGs 5P(사람, 지구, 번영, 평화, 파트너십), 17개 목표와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 ▶저탄소 발전은 기후변화 억제, 새로운 경제적 기회 창출, 사람과 자연 시스템의 공존을 ▶자원순환 발전은 생산소비폐기의 선형 모델 종식, 자원의 공유와 전 세계 인류가 요구하는 새로운 생산 및 소비 모델을 ▶자연 기반 발전은 지역 경제뿐 아니라 공동체의 웰빙,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보전을 위한 실천을 ▶회복력 있는 발전은 환경, 기술, 사회, 인구의 급격한 변화에 의한 충격과 스트레스 흡수회복방지예측을 위한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사람 중심의 공정한 발전은 더욱 정의롭고, 살기 좋고, 포용적인 도시 공동체의 건설과 빈곤 해결, 사회적 공정성 제고를 실현하는 도시의 미래와 방법론을 제시한다. 또 지방정부의 3대 정책으로 지속 가능한 거버넌스, 지역사회 혁신, 재정 모델 설계를 강조한다. SDGs의 현지화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역할은 특히 중요하다. SDGs 이행실천은 지방정부에도 유익하다. 도시 경영과 금융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요한 정책 결정과정에 시민 참여를 높인다. 거버넌스를 통해 공공경영의 혁신을 촉진하고, 부패방지 및 퇴치를 촉진해서 도시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오염의 감소, 기후변화에 대한 복원력 구축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개발을 향상하는 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개선해 생태적 지속가능성을 지원한다. 새로운 형태의 경제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신기술을 활용한 혁신을 통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촉진한다. 이창언한국 NGO 학회 이사

[천자춘추] ‘공짜’의 반격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을 때는 달콤했다. 하지만 일괄적인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인한 재정건전성 악화는 이미 예상 가능한 것이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더니 결국 미래세대의 재정부담은 자명하고 세금폭탄도 감수해야 하나보다. 문재인 정부 들어 2017년 일자리 추경으로 11조 2천억, 2018년 청년 일자리 창출 및 고용산업 위기지역 지원을 위해 3조 8천억, 2019년 미세먼지 대응 및 선제 경기 대응책으로 5조 8천억을 추가편성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이미 3차례, 59조의 추경예산을 편성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올해 국가채무는 798조 원에 이르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처음 40%를 넘어선 43.5%를 기록했으며 국민 1인당 부담해야 할 채무도 처음으로 1천500만 원 선을 넘었다. 더구나 역대 최장 장마와 집중호우, 태풍 등 수해피해에 대응하기 위한 4차 추경을 편성해야 하는데 또 빚을 내야 하는 실정이니 어려운 상황을 대비해 재정여력을 비축해야 한다던 경제부총리의 말을 정부와 여당이 받아들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결국 다음 정부, 다음 세대의 재정부담을 고려한다면 정책결정에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 한편, 부동산 공시지가 현실화를 시작으로 부동산 거래세 및 보유세 인상 등 세금폭탄이 기다리고 있다. 710 부동산대책의 경우, 집값 안정이라는 정부의 정책목표를 달성하려면 거래세나 보유세 중 하나라도 퇴로를 열어주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무시된 채 여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주택임대사업자를 장려하던 정부는 다주택자에게 종합부동산세 중과세율 인상과 양도소득세율 인상이라는 초강수를 두었다. 개정된 법에 따라 내년 재산세 과세시점이 도래하면 국민적 혼란에 빠질 것이 우려된다. 또한 정부는 금융투자소득이라는 새로운 분류과세 개념을 도입한다. 2023년부터 주식으로 연 5천만 원 이상 수익을 낸 개인은 양도차익의 20%(3억 초과분은 25%)를 양도소득세로 부과하되 증권거래세는 단계별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증권거래세에 대한 이중과세의 논란에도 거래세 폐지에 대한 정부의 반대 입장은 확고하다. 정부와 거대여당의 발걸음은 거침이 없고 두려움도 없다. 눈앞의 달콤한 공짜의 유혹에 넘어가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을 잠시 잊은 업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온다. 우리가 나라의 주인이니까. 조양민 행동하는 여성연대 상임대표

[천자춘추] 코로나 시대 e스포츠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 비즈니스가 호황을 맞고 있으며 이는 스포츠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무관중 경기로 시작한 프로스포츠들이 유관중 경기로 하나둘씩 전환되어 희망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체활동이 제한되며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게임 산업은 역대급 호황기를 맞고 있고 게임을 바탕으로 하는 신규 스포츠인 e스포츠 역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e스포츠(전자 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e스포츠는 게임물을 매개로 하여 사람과 사람 간에 기록 또는 승부를 겨루는 경기 및 부대 활동을 의미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게임 콘텐츠를 가지고 온라인 경기를 펼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이렇게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e스포츠는 그냥 게임이고 오락 아닌가?라는 반응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e스포츠는 단순 게임 활동이 아니다. 오히려 경기 결과에 핵심적 영향을 미치는 신체활동을 반드시 수반하며 강력한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유저들 간의 실시간-동시간 상호작용을 요구하는 미래 스포츠의 플랫폼이라는 주장이 더 적합하다. 예를 들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이 e스포츠에 적용되고 융합되면서 실제 스포츠를 하듯이 신체를 사용하여 경기에 참여할 수 있고 온라인 네트워킹만 가능하다면 세계 어느 곳에 있든지 경기에 참여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확장성으로 인해 어떤 스포츠라도 전자적으로 매개된 콘텐츠와 네트워킹만 가능하다면 e스포츠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미래에는 우리의 운동이 e스포츠에 자동 연결되어 직접 스포츠 활동과 간접 게임 활동의 관람이 동시에 진행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e스포츠는 누구에게나 차별이 없는 스포츠이다. 남녀노소 장애ㆍ비장애인 모두 물리적 제약이나 신체적 장애와 관계없이 누구나 공평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다. 결국 전통적 신체활동에 기초한 스포츠가 e스포츠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e스포츠로 발전할 수 있고 이는 모두에게 공평한 참여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기술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전통 스포츠와 e스포츠의 융합은 e스포츠는 물론 스포츠에도 무한한 확장을 가능케 하는 혁명적 변화의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다. 또한 여가, 재활, 노인, 장애인 체육 등 사회 전방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마비시켰던 코로나 시대에도 희망들은 생겨나고 있다. 스포츠의 미래 희망을 e스포츠에서 발견해본다. 박성희한국외대 국제스포츠레저학과 교수

[천자춘추] 즐거운 캠핑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교외에서 즐길 수 있는 캠핑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상을 벗어나 자연을 즐기는 것은 상상만 해도 행복한 일이지만, 이제 막 캠핑을 시작하는 일명 캠린이들이 산과 바다로 몰려드는 만큼 부주의로 인한 화재발생 가능성도 커져 각별한 주의해야 한다. 그러면 안전한 캠핑을 위한 화재 예방 수칙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첫째는 불티 조심이다. 캠핑장에서는 취사 혹은 난방을 위하여 불을 사용하는 일이 많아서 언제나 화재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숯불이나 모닥불을 피울 때 불티가 날려 화재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서 불을 사용할 때에는 텐트와 일정 거리를 유지해야 하며, 화로 주위에 물을 뿌려 불티가 날리는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또한, 불 주변에 인화물질을 두지 않고 주변에 소화기를 비치해야 한다. 둘째는 가스 조심이다. 캠핑용 가스용품이 다양해지고 사용빈도도 높아지면서 가스 관련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휴대용 가스레인지 사용 시 가스레인지보다 큰 불판이나 냄비는 열을 반사시켜 부탄가스를 과열폭발 시킬 수 있으므로 규격에 맞는 불판을 사용해야 하며, 부탄가스를 다 쓴 후에는 반드시 구멍을 뚫어 남아있는 가스를 모두 배출하고 나서 분리수거해야 한다. 또한, 밀폐된 공간에서 가스용품 사용 시 질식의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야외에서 사용해야 하며, 가스 주변에 가연성 물질을 두지 않도록 한다. 셋째는 전기를 조심하자. 과부하로 인한 화재를 막기 위해 전기기기를 사용하는 경우 총 사용량이 600W(관광진흥법 규정)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전기기기를 연결할 때에는 누전차단장치가 설치된 캠핑 전용 릴선을 사용해야 하며, 릴선을 감아놓은 상태에서 사용 시 과부하의 우려가 있으므로 최대한 풀어놓고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안개나 비가 내려 감전의 위험이 높아지는 날씨에는 전원을 차단하고 플러그나 멀티 탭에 물이 닿지 않도록 한다. 끝으로 안전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캠핑이 즐거울 수 있는 것은 안전의식을 가지고 기본수칙을 지키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캠핑이 안전하게 끝날 때까지 기본수칙을 철저히 지켜 소중한 이들과 함께 즐겁고 안전한 캠핑을 즐기도록 하자. 장정규한국소방안전원 경기지부장

[천자춘추] 장점을 살리는 지혜

지옥의 향기, 천국의 맛이라는 특이한 별명을 가진 두리안이라는 과일을 먹어보고 싶었는데 몇 해 전 태국에 갔을 때 그 기회가 왔다. 신기한 것은 겉과 속이 너무 달랐다. 겉은 마치 도깨비 방망이 같았지만, 안에는 망고보다 더 부드러운 과육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두리안을 한입 먹는 순간, 욱하고 올라왔다. 정말 냄새가 지독했다. 다시는 먹고 싶지 않았다. 옆에 있는 동료들이 처음엔 다 그렇다라며 다시 권하기에 한 번 더 먹어 보았다. 두 번째 먹으니까 처음과는 조금 달랐고 세 번째 먹을 때는 약간 맛이 느껴졌고 네 번, 다섯 번 먹었을 때 사람들이 왜 천국의 맛이라고 하는지 알 듯했다. 여전히 구린내는 나지만 맛에 빠지니까 냄새가 문제 되지 않았다. 이렇게 신기한 두리안이 사람의 모습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고 또 못난 점만 있는 사람도 없다. 다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두리안이 냄새는 고약해도 맛에 빠지면 냄새가 느껴지지 않는 것처럼, 사람의 장점에 빠진다면 그의 단점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장점을 보지 못하고 단점만 공격하며 사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주변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언젠가 강연을 하면서 두리안에 관한 이야기를 했는데 그 자리에 있던 어느 병원 원장님이 들으면서 아, 내 아내가 키도 작고 왜소한 것이 단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장점으로 보면 귀여운 거구나.라고 생각을 바꿨다. 오래전에 만났던 한 학생은 음대를 중퇴하고 게임에 빠져 사는 게임중독자였다. 외아들로 자라서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학생이었다. 내가 이 학생을 상담하면서 청소년캠프에 참가해보라고 했는데 다녀와서 너무 달라졌다. 그곳에서 마림바 연주 장면을 보고 자기 내면에 숨어 있던 음악의 열정이 되살아난 것이다. 사람도 겉으로 드러나는 단점 너머에 장점이 보이기 시작하면 달라진다. 부모가 자녀에게서, 부부가 상대에게서 장점을 발견하고 이를 더 살려준다면 서로 좋은 맛을 느끼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이상준 코이인성교육원 대표 / 국제인성평생교육원 고문

[천자춘추] 학생건강교육, 함께 고민할 때

최근 20여 년간 학교현장에서는 학생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사례들이 있었다. 2002년2013년 사스, 2015년 메르스, 현재 온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코로나19까지. 반복되는 감염병 발생은 밀집된 학교시설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에게는 더욱더 위험한 환경이고, 이로 인해 학교가 갖는 부담감은 상당히 가중되고 있다. 그렇다면 학교 현장은 학생건강교육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관리하고 있을까? 필자의 시선에 의하면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학생건강관리 실태는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측면에 중점을 두고 운영되고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학생건강관리실태의 일환으로는 병원 방문을 통한 학교급별 건강검진,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구강검진, 정서행동특성검사, 학생들의 체력을 과학적으로 측정하고자 과거 체력장 제도를 개선한 PAPS 시행 등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업무는 학교별로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예술체육부를 주축으로 체육교사, 보건교사가 영역을 담당 및 관리하고 있다. 그나마 조금 개선된 부분이 있다면 건강 실태 검사 방법의 전문화, 보건교사의 학교별 1인 이상 배치(초등 50학급, 중등 42학급 이상은 보건교사 추가 1인 배치) 등이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과는 반대로 정작 학교 현장에서 보건교육의 확충과 이를 포괄적으로 관리하는 데 필요한 전문인력의 증원은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학생건강관리를 위한 필요한 방안으로서 필자는 학생 스스로 자기건강관리 능력을 갖추는 것을 시작으로 적극적인 학생건강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바다. 2019년 경기도교육청에서는 학생건강교육 강화를 위해 부서 명칭을 학생건강과로 개칭하고 다양한 정책들을 제안하고 시행하고 있다. 이제 학생건강교육은 체육교사나 보건교사에 의해서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교육 공동체가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며 교육과정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들의 건강은 개인-학교-지역사회-의료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함께 책임져야 한다. 예컨대 건강교육위원회(가칭)라는 기구를 조직하여 학교 내 여러 가지 위험 상황이나 요인에 대한 대처방안을 마련하고 예방하는 노력과, 학생들의 건강교육 확대를 통해 자기관리역량을 키워가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는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 필요한 시기이다. 황교선송호고등학교 교장

[천자춘추] 당동벌이

코로나19로 동네 경로당이 문을 닫자 어르신들은 더위를 피해 마을 어귀에 있는 느티나무 그늘을 찾아 이런저런 세상사는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고 있다. 그 중 한 어르신이 하는 얘기가 아직도 뇌리 속에서 맴돌고 있다. 요즘 텔레비전 볼 때마다 볼썽사나운 뉴스만 보게 돼, 나라 살림 잘해달라고 국회의원 뽑아 줬는데 패거리로 나누어 싸움질만 하니 내가 또 속은 거야. 선거 때마다 감언이설로 표 동냥하더니 그놈의 패거리 정치는 70년대나 지금이나 하나도 변한 게 없어 몇 년 전에는 박 뭐시기 사모, 노 뭐시기 사모가 난리 염병 치더니, 요즘은 여당 야당 패를 갈라 싸우는 것도 모자라 같은 당끼리 문 뭐시기 빠, 조 뭐시기 빠, 빠들이 정치를 하네하며 혀를 내찬다. 국민의 눈높이는 무시한 채 빠들이 포털사이트를 장악하여 댓글로 분위기를 주도하고 일부 언론들은 사실 확인 없이 그것을 받아 적으며 기사화하고, 정치인들은 그것이 국민 다수의 여론인 양 호도하며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 사실 어르신들 이야기는 허튼소리가 아니다. 뉴스에 등장하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보아라, 내가 소속된 정당이 아니면 모두가 적군이다. 후한서의 작자 범엽의 당동벌이(黨同伐異)라는 말이 생각난다. 이 말은 사안의 옳고 그름을 떠나 같은 정파끼리 편을 만들어 다른 무리의 정파는 무조건 배격한다는 뜻이다. 즉, 타 정파에서 국민을 위하여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 놓아도 무조건 배타하며 부결시키고 같은 정파에서 설사 그릇된 정책을 내놓아도 무조건 찬성하며 통과시키는 형태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중국 후한(後漢)시기의 역대 황제는 공교롭게도 어린 나이에 즉위했다. 따라서 황태후(皇太后)가 섭정(攝政)하는 과정에서 선비집단과 외척들이 조정을 장악했다. 이후 성인이 된 황제는 자신의 친위 세력을 키우기 위해 환관 세력을 아군으로 만들었다. 환관들은 업무 능력은 떨어졌지만 결속력이 강하고, 신분상승의 욕구, 자신들의 이해에 민감해서 부정과 부패가 만연하게 됐다. 이런 결과 선비 집단과 외척이 한 정파가 되고, 환관 세력이 한 정파가 되어 권력 다툼을 벌이게 되었는데 각 정파는 정책의 옳고 그름을 떠나 다른 집단을 무조건 배격했는데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예로부터 군이부당(群而不黨)이라 했다. 무리를 이루지만 당파를 만들지 않고. 많은 사람과 가까이 지내지만 사사로운 개인의 정으로 누구 편을 들거나 한 무리가 되지 않음이 곧 백성을 진정으로 위하는 위정자이다. 정겸 시인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黨同伐異

[천자춘추] 공모제도 이대로 좋은가?

비가 내린다. 가뭄에 단비라 했듯이 비는 좋은 것이다. 그러나 너무 많이 왔을 때는 홍수와 산사태 등으로 인해 많은 이재민들이 생기게 되고 피해가 크게 된다. 그래서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해 피해복구와 함께 피해를 당한 시민들을 조금이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계절의 순환은 어찌할 도리가 없으나 어려움을 당한 이들에게는 따뜻한 위로의 말과 도움이 절실하다하겠다. 남양주시청 앞에 가면 남양주시의 지역예술인들의 민간예술전문단체인 (사)한국예총남양주지회(회장 이용호)가 55일째 집회를 진행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남양주시의 불공정에 저항한다고 한다. 작년에는 돼지열병으로 인해 예술인들이 참으로 어려운 형편에 놓여 있었는데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어려움이 가중되어 참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문화예술인들을 도울 생각도 없이 아예 코로나19 핑계만 대며 기존에 있던 예산을 삭감하던지 아니면 예산 책정이 되어 있는 사업임에도 하지 못하게 하는 참으로 암울한 상황이다. 울고 싶어도 힘이 없어 울지 못하고 있는데 자존심마저 짓밟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요즘 많은 지자체에서는 지역문화예술 행사를 공모로 돌리고 있다. 공모란 단체에서 특정 프로젝트나 신규 사업에 필요한 인재를 모으기 위해 또한 소통과 상생을 위해 널리 활용하는 제도이다. 문화예술에서의 공모사업은 예술문화교육 분야의 권위 있는 심사위원들의 객관적인 평가로 인해 개인이나 단체들의 창의적인 예술창작활동이나 사업들을 발굴하게 된다. 그동안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기존에 실시되고 있는 예술행사나 사업 또는 예술문화 교육과 또한 전통적으로 전승되어 오던 사업을 돕기 위해 많은 발전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지원 사업들이 어느 순간 공모로 변경이 됐다. 남양주예총이 남양주시로부터 2012년부터 남양주예술동아리 경연대회를 위탁받아 성공적으로 시행해 오고 있었다. 무슨 이유인지 갑자기 사업자 공모를 한다하며 공모심사에 응한 남양주예총을 떨어트리고 모 단체를 선정하였다. 사업예산계획서가 신청서 양식에 없는데(후에 담당공무원이 사업예산계획은 없었다고 확인 함.) 이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즉, 서류미비로 인해 선정되지 못하는 웃픈 현실을 맞게 되었다고 한다. 입맛에 맞는 단체를 선정한 것은 아닌지 강한 의구심이 드는 것은 왜일까. 민간단체 지원 사업이 시민사회 활성화와 시민사회단체 역량 강화에 기여하기 위한 방향을 모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민간단체 다스리기, 친분이나 연고로 또는 논공행상으로 실시된다면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공모는 목적과 의식이 뚜렷해야 하고 진행과정에 한 치의 오차가 없어야 한다. 남양주시가 다시 한 번 공정한 예향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김용수한국예총경기도연합회 회장(㈔가화 대표)

[천자춘추] 이재정 교육감님께 건의 드립니다. 학교 운동장이 미래입니다

얘들아! 어쩌니! 어제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운동장에 물이 많이 고였단다. 오늘 체육 수업은 교실에서 해야겠구나, 안 그러면 운동화가 더러워지겠어. 안돼요 선생님! 그래도 나가요, 운동화는 젖어도 괜찮아요 에구 녀석들~그렇게도 체육이 좋으니? 네! 매일 매일 체육만 했으면 좋겠어요 그 옛날 필자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얘기다. 절로 웃음이 나온다. 체육을 좋아했던 아이가 결국 체육교수가 되어있으니 말이다. 요즘의 아이들도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굳이 논하지 않더라도 종일 교실 안에서 대여섯 시간씩 공부를 해야 하는 그 답답함은 학창 시절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선생님에게 있어서 체육 수업은 수업 그 자체로서의 중요성보다 아이들이 교실이라는 제한된 공간을 벗어나 자유롭게 뛰고 놀며 에너지를 발산하는 가운데 다른 친구들과 협동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기를 수 있다는 점에 더 큰 가치를 두기도 한다. 학교 내 교육적 공간은 학교 교육을 뒷받침하는 교육 철학을 담고 있어야 한다. 운동장 또한 교실 못지않은 교육적 가치가 있는 중요한 공간이다. 2030년까지 다양한 업종에서 일자리 수백만 개가 사라진다고 한다. 모두가 갈망하는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의 직종도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기 쉬운 직업이라 했다. 세상이 변하고 그에 따른 교육적 가치가 변한다 해도 인간 본연의 가치와 인간만의 능력일 수 있는 창의성, 리더십, 감성, 소통, 공감, 협동, 몰입, 투지, 배려와 같은 키워드들이 유망 기업의 미래 인재상에, 또 자기계발에 새로운 트렌드임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얘기일 것이다. 이러한 인재를 만드는데 필요한 하나의 학과목을 고르라면 필자는 망설임 없이 체육을 고를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인재를 만드는 교육공간이 운동장이라고 외치고 싶다. 운동장이 없는 학교도 생겨나고 있다. 서울 도심에 문을 연 A 초등학교는 운동장이 없다. 이 학교 교사는 아이들이 밖에 나가 놀 수가 없으니 교실에서 뒹굴고 복도에서 뛰어다닌다며 이런 아이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 좀 소란스럽더라도 우리 반은 뛰는 것을 허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정과 수업인 체육은 엄연한 교육 활동이다. 인성교육이고 인지 교육이며 건강교육이다. 이것은 정부든 교육청이든 학교든 어길 수 없는 정책이고 목표다. 포괄적 교육 관점에선 이 세 영역 비율이 각각 33.3%다. 정과 수업이므로 어떤 경우라도 교육이 우선돼야 한다. 그리고 교육의 공간이 운동장인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 생활체육 참여 실태조사 통계를 보면 민간 체육시설 이용률(46.6%)보다 학교 체육시설 이용률(73.7%)이 훨씬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민의 생활체육 참여 공간으로도 커다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최근 경기도 이재정 교육감께서 학교 운동장을 활성화해 개방형 축구클럽 모델 운영 계획을 논의했다는 기사를 봤다. 상당히 긍정적인 교육 정책이다. 왁자지껄 시끄러움 속에서 규칙과 배려를 배우고 친구들과 땀흘리며 체력을 키우는곳 운동장, 그렇다. 많은 학생이 운동장 교육을 통해 건강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 운동장에 꿈과 희망을 깔아주길 건의한다. 안을섭 대림대학교 스포츠지도과 교수

[천자춘추] 체육계 폭력 카르텔 고리 끊어야

철인 3종경기(트라이애슬론) 최숙현 선수가 조직 내 폭력행위로 고통을 받다가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희생됐다. 태극마크의 자랑스러움은 잠시, 꿈을 펼쳐보기도 전에 체육계의 커다란 카르텔 앞에 절망하며 20대 어린 나이에 세상을 등지게 된 것이다. 대한체육회와 비롯한 철인 3종 협회, 경주시 체육회들의 조직적 축소 은폐 과정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 단순벌금 정도일 텐데 고소하지 않을 거면 말도 하지 마라며 추가 폭행 증언은 경찰이 지우고 막았다. 이 과정에서 김규봉 감독과 장윤정을 비롯한 지방권력과 인맥들이 확인되고 있으니 가히 체육계 카르텔이라 할 수 있겠다. 경주시 체육회는 최숙현 선수 사망과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주장 장 선수에겐 폭행 여부조차 묻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모의 재력과 권력이 조직 내 권력과 결탁하여 또 다른 괴물 선수를 양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났음에도 가해자를 피해자로 둔갑시키는 것은 물론 증언 진술을 겁을 주며 막았다는 사실들은 지역 토호의 권력은 무서울 것이 없다는 뻔뻔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스포츠 폭력, 성폭력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습관적 혹은 관례로 소나기 피하듯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공언으로 상황을 모면하려는 것은 아닐까. 잠시 멈칫할 뿐, 시간이 지나면 원래 하던 대로 익숙한 위계적 폭력이 되살아나는 금단현상이 반복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다. 지난해 조재범 코치의 심석희 선수 폭행 사건으로 전 국민이 공분한 지 불과 19개월이다. 그럼에도 또다시 스포츠계 폭력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되고 있으니 말이다. 정부는 폭력 가해자에 대해선 영구제명을 하는 등 강력한 대응으로 체육계 비리 근절 대책들을 내놓았다. 경기도도 지난해 반복되는 체육계 성폭력 뿌리 뽑기에 나서기도 했다. 가족여성연구원은 작년에 이어 경기도 체육인들과 폭력예방교육을 했으나 안타깝게도 코로나19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 더불어 경기도 체육회와 장애인체육회의 운영진들과 예방 대응책을 마련하고자 애쓰고 있으나 체육계의 카르텔 구조를 막을 제3의 감시기구가 절실해 보인다. 작은 희망은 현재 언급되고 있는 스포츠 윤리센터 설립이다. 인권, 여성, 사법 분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독립 기구가 설립되면 상시적 감시체계와 피해자 정서 지원은 물론, 2차 피해 예방을 위한 지원도 체계적으로 마련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애쓰다 카르텔 앞에 힘없이 무너져 내리며 절망하는 제2의 숙현이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 억울함에 힘이 되어줄 수 없었던 부모들 가슴에 평생 한으로 남는 일이 이제는 더는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함을 두 손에 힘주어 모아본다. 정정옥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장

[천자춘추] 반려동물과 통계

오디세우스를 처음 알아본 건 아르고스였다. 늙은 사냥개는 주인을 보곤 꼬리 치며 두 귀를 내렸다. 다가올 힘도 없는 자신의 개를 본 오디세우스는 눈물을 닦았고 20년 동안 집을 지키던 충실한 동반자는 그제야 눈을 감았다. 먼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수많은 서사와 예술품 속에서 개는 인간과 함께했다. 개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 중 하나이다. 인간이 사냥하고 가축을 키우고 농사를 짓는 동안 개는 닭과 소와 함께 몇천 년 동안 인류에 봉사했다. 이 시기의 개는 가축에 가까웠다. 인간과 개의 감정적 유대가 사회적으로 드러난 것은 근대사회에 들어서면서다. 19세기 유럽에서는 가축이 아닌 감정의 동반자로서의 개와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했고 1876년에는 처음으로 동물 학대방지법이 영국에서 제정되었다. 이후 유럽에서는 동물보호 운동과 생체실험 반대 운동이 본격화됐고 반려동물도 지속해서 증가했다. 우리나라는 동물의 생명보호와 안정 보장 및 복지 증진을 위해 1991년 동물보호법을 제정했고, 몇 차례의 개정을 통해서 사람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의미의 반려동물의 개념을 정착시켰다. 저출산과 고령화, 1인 가구의 증가, 생활수준의 향상에 따라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보유가구는 증가하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미국은 전체 가구의 약 67%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우리나라는 전체 가구의 23.7%가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것으로 추산되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최근 자료를 보면 2019년까지 고양이나 다른 반려동물을 제외한 등록된 반려견만 총 209여만 마리이다. 관련 산업도 성장해서 2019년 대략 3조 원 규모의 반려동물 관련시장은 2027년 6조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의 선택이 인간 이외의 종에게는 엄청난 고통을 준다는 한 철학자의 지적처럼 가축이 아닌 가족으로 반려동물을 받아들이려면 현실을 정확하게 진단할 필요가 있다. 통계청은 현재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관련 정책 수립과 연구를 위해서 10월15일부터 실시하는 2020 인구주택총조사 가구항목에 반려동물 문항을 추가했다. 2020 인구주택총조사에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 손영태 경인지방통계청장

[천자춘추] 쓰레기를 주우며

어느덧 100여일이 지났다. 매일 새벽, 집 주변(민락천 변, 의정부시)에서 쓰레기 줍는 봉사를 하고 있다. 오전 5시 반부터 시작되는 쓰레기 줍기는 매립쓰레기와 재활용쓰레기 20 봉투 각각 2개씩 채우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매일 두 시간씩, 양손 가득. 이것도 코로나19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올봄에는 유독 민락천 산책로에 마스크, 물티슈가 많이 버려져 있었다. 이를 치워보자는 마음으로, 새벽에 운동 삼아 해본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된 쓰레기 줍기는 한 달, 두 달 지나면서 생활의 리듬을 바꾸는 기분 좋은 경험이 되어가고 있다. 매일 이른 새벽 온전히 하루를 시작한다는 뿌듯함, 자신과의 깊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게 되는 즐거움이 내 삶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여기저기 수북하게 쌓여 있는 쓰레기를 보며, 혼자 주워서 깨끗한 산책길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함에 주저했다. 하지만 하루 이틀 계속 이어진 쓰레기 줍기에 이제는 깨끗한 산책길이 되어가고 있다. 물론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산책길에 쓰레기가 없을 수는 없다. 며칠 전 지나가며 주웠던 산책길을 다시 가보면, 새로 버려진 쓰레기가 떨어져 있기는 하다. 하지만 적어도 이제 묵은 쓰레기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 삶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하루하루 후회와 아쉬움의 반복 속에서 탁해진 마음을 닦고 또 닦아가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 아닐까. 마치 조금씩 조금씩 깨끗해져 가는 산책길처럼 말이다. 문득 언어의 온도(이기주)에서 보았던 글귀가 생각난다. 지금도 나쁘진 않지만,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순간 우리는 살아가는 동력을 얻는다. 매일 새벽에 쓰레기를 줍기 시작하면서 언제부턴가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 든다. 조금씩 깨끗해지는 산책길처럼 우리의 삶도 그러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인지, 살면서 갖게 되는 욕심들을 내려놓게 되는 느낌이다. 이런저런 복잡했던 생각들도 단순해져 가는 것 같다. 결국 삶의 행복은 사소한 일상의 실천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김동근경기도 前 행정2부지사

[천자춘추] 에듀테크 시대

코로나19에 따라 여러 분야에서 비대면 서비스가 진행됨에 따라 에듀테크(EDUTECH)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청소년의 교육과 진로 또한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놓여 있는 것이다. 에듀테크란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교육에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하여 기존방식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4월에 한 온라인개학은 에듀테크 시대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다. 곳곳에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원격강의가 이루어지고 다양한 온라인플랫폼을 활용하여 콘텐츠 제작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 재단의 청소년희망등대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진로 진학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보조강사들을 대상으로 화상으로 비대면 사전교육을 진행했다. 40여 명의 강사가 각자 컴퓨터와 휴대전화로 자료를 공유하고 실시간 채팅으로 의견을 나눴다. 또한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제한되는 청소년들을 위해 마을해설사가 지역 자원을 설명하는 지역과 함께하는 마을 탐방의 온라인 강의 자료(영상)를 제작 및 배포하여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수원 관내 초등학교의 교육 교재로 활용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에듀테크 시대는 준비됐다. 2014년 개교한 미네르바스쿨이 대표적인 예이다. 미네르바스쿨은 자체적으로 구축한 온라인강의 플랫폼으로 원격강의를 진행하고 교수, 다른 학생들과 함께 토론식 강의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이처럼 에듀테크는 단순히 온라인으로 교육하는 이러닝(e-learning) 단계를 넘어 새로운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가치를 만들어 간다. 에듀테크 시대의 청소년은 학습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자신의 미래를 창의적으로 만들어가는 역량을 요구받는다. 지금 청소년들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교육과 진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청소년기관 종사자들은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과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고, 현재 우리의 청소년에게 필요한 역량을 채워줄 수 있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사회 변화 속에서 수원시청소년재단은 수원청소년문화센터 내 위치한 수원미디어센터와 협업을 통해 체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으며 광교 청소년수련관 오디오스튜디오 및 천천청소년문화의집 미디어 창작실 운영을 통해 에듀테크 시대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수원시의 청소년 공공서비스사례를 통해 경기도가 에듀테크 시대를 선도하는 지자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홍사준 수원시청소년재단 이사장

[천자춘추] 옛 선비들의 여름나기

일전에 파주 보광사의 대웅보전 안에서 하늘동자가 머리에 수박을 이고 있는 천장 벽화를 본 적이 있다. 불화의 감상보다는 문득 수박의 전래가 궁금해졌다. 확인해 보니 고려 말에 이미 재배되어 이색의 문집에 단맛과 외양을 찬사하는 시가 등장한다. 수박은 서과 혹은 수과로 불리며 불교의 공양이나 제례 의식 때 주로 사용되던 과일이었다. 인조 때 모문룡의 장수가 수박과 참외를 보낸 것을 보면 그때까지 서민들이 구하기는 쉽지 않은 과일이었던 모양이다. 그런 이유로 수박은 효행이라는 사회적 의미가 부여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혹서의 계절, 가족들이 빙 둘러앉아 얼음을 동동 띄어 먹던 여름철 수박화채가 생각이 난다. 이제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다. 선풍기도 에어컨도 없는 시대에 옛 사람들은 무엇으로 여름나기를 했을까. 더위를 없애는 8가지 일을 다산 정약용은 소서팔사(消暑八事)라 말했다. 솔밭에서 활쏘기, 느티나무 아래 그네타기, 빈 누각에서 투호하기, 대자리에서 바둑 두기, 연못에서 연꽃 구경하기, 숲 속에서 매미 소리 듣기, 비 오는 날 시 짓기, 달밤에 발 씻기의 추억은 4차 산업시대에 길들어 있는 우리에게 추억의 한편으로 떠오른다. 단지 이런 놀이방식만을 얘기한 것이 아니라 이를 즐기는 시적 정서도 함께 소개했다. 조선시대의 이런 소서팔사는 놀이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수양과 산업과도 연계되었다. 퇴계 이황선생은 투호를 정심투호라 하여 정신을 집중하는 데 이용했고,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는 문신과 무신 모두 활쏘기에 집중할 것을 독려했다. 과녁에 맞추면 지화자라 부르며 즐겼다. 대자리에서 바둑 두는 것 역시 덥고 책 보기 싫은 날, 밥 내기 바둑을 두는 것을 말한다. 이런 것에 꼭 빠지지 않는 것이 한 잔의 술이다. 술은 연잎을 이용해 잎 가운데를 비녀로 찔러 술을 흐르게 하는 풍류를 즐겼다. 비단 이러한 소소한 즐거움은 신체수양과 상업적 위치를 차지한 것은 물론이다. 조선시대는 생활의 즐거움과 수양, 산업이 일치된 사회로 더위를 이기는 방법에도 풍류와 지적 취미가 존재했다. 이제 코로나로 인해 한 달 보름간 굳게 닫혔던 박물관, 도서관, 미술관 등 공공시설이 다시 문을 열었다. 산으로 들로 바다로 놀러가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맘껏 푸는 것도 소서팔사가 되겠지만 읽고 싶었던 책과 음악, 그림을 감상하고 남에게 보이기 위한 위인지학에서 자기 수양을 위한 위기지학의 시간을 가지는 것은 어떨까. 그것이 혼탁한 세상사에서 극기하는 일일 것이다. 차문성파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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