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코로나19와 언론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포에 떨고 있다. 고작 천자(千字) 정도를 다뤄야 하는 이 짧은 지면에서 코로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따라서 코로나보다는, 코로나와 같은 국가적 재난 앞에서도 사실을 호도하며 국민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언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된다. 2014년, 스웨덴 칼스다트(Karlstads) 대학의 Clerwall 교수는 언론의 기사 품질을 총 12개의 항목으로 측정하며 기자의 기사와 AI가 작성한 기사를 직접 비교하였다. 연구 결과는 흥미로운데, AI가 작성한 기사가 인간이 작성한 기사보다 7개 항목에서 더 우수하다고 평가받았고, 연구 참가자들은 어떤 것이 AI가 작성한 기사인지 거의 구분하지 못했다고 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15년도에 발표한 자료는 더욱더 충격적이다. 기자가 작성한 기사를 AI가 작성했다고 공지할 경우 해당 기사의 신뢰도에 대한 평가는 오히려 더욱 높아졌다고 한다. 최근 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라고 하는, 소위 기레기라는 신조어가 대중들에게 많이 사용되고 있다. 사실 관계에 근거하지 않은 기사, 이것저것 짜깁기한 기사, 자극적인 제목으로 소위 낚시질하는 기사의 기자들을 대중들은 거침없이 기레기라고 비판한다. 언론인들은 항변한다. 뉴스 소비가 온라인과 스마트폰으로 급속하게 이동되었고, 온라인 매체의 범람으로 더 많은 트래픽의 유입과 더 높은 광고 단가를 위한 자극적인 제목 뽑기, 포털의 등재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짜깁기한 기사를 대량 양산해 내는 것은 생존의 문제라고 말이다. 언론 매체를 뜻하는 media라는 단어는 라틴어인 medius에서 비롯됐다. 그리고 그 뜻은 가운데를 뜻하는 middle을 의미한다. 즉, 언론의 역할은 좌우로 치우치지 말고 뉴스와 대중의 가운데서 사실을 전달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사람이 상처받고 아파하는 이 시국에도 사실 관계를 호도하고 가짜뉴스를 대량 생산해내거나, 받아쓰기 내지는 짜깁기를 하면서도 저널리즘을 논하는 언론에 국민은 신물이 난다. AI가 기자를 대체하고 높은 수준의 탐사보도 등이 가능한 극소수의 전문 언론인만 살아남는 그 시대가 도래했을 때, 기자들과 언론은 뭐라고 할 것인가? 우리 언론과 종사자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제발 정치질도 장사질도 아닌 언론질과 기자질을 해달라고. 박성희 한국외대 국제스포츠레저학과 교수

[천자춘추] 미술관이 미술관으로 성립하기 위해서

안미희 지금 미술관은 휴관 중이다. 전시와 관람으로 주로 인식되는 미술관이 문을 닫는 기간에는 그 기능이 멈춰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이는 미술관의 또 다른 주요기능 중의 하나인 수집과 연구에 대한 부분을 간과한 것이라 하겠다. 전통적으로 말하는 미술관의 주요 기능 세 가지는, 작품의 수집 및 소장, 미술 작품에 대한 전시, 연구 및 교육 기능의 수행이며 이 수집, 전시, 연구가 모두 미술관의 기본 기능이자 의무다. 국제뮤지엄협의회(ICOM)에서는 인류가 창출한 문화적 소산들을 수집, 보존, 연구하며 전시와 교육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는 비영리적이며 항구적인 기구를 미술관이라 정의한다. 다시 말해, 미술관은 작품 소장과 전시를 통해 당대의 미술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뛰어난 작품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다. 특히, 근대적인 개념의 미술관이 성립되면서 미술관의 작품 수집은 당대 문화의 우수성을 향유하며 이를 후대에 전하는 미술관의 성격이자 존재 이유가 되었다. 미술품이 지닌 사회적, 역사적 의미 때문에, 미술관이 작품을 수장한다는 것은 우리 시대의 삶의 흔적을 잘 보관하여 후대에 전하고자 하는 행위로 풀이된다. 미술관의 소장품은 해당 미술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매우 기본적이며 중요한 척도이다. 수많은 작품을 연구하고 스튜디오 방문 등을 통해 선정된 대상 작품들은 소장품 선정심의로 최종 결정된다. 미술관은 작품을 살 때 뿐만 아니라 기증을 받을 때에도 심의를 거쳐 수집방향에 적합한 작품들을 신중히 결정한다. 또한, 소장품과 관련된 연구의 과정과 결과를 공개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소장품 전시를 선보인다. 주요 미술관이 해마다 새롭게 소장하는 신 소장품이 종종 화제가 되거나 비평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소장품이 미술관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여 그 미술관 전체의 수준을 평가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소장품은 그 시대의 사회경제문화정치종교 등 외부 환경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각 미술관에서 행해지는 소장품의 수집은 수준 높은 상설 전시를 기획하고 당대 미술 연구를 위한 중요한 자료이다. 하지만, 이러한 어마어마한 소장품의 중요성에 비하여 이를 지원하는 환경과 그 이해도는 매우 안타까운 수준이다. 지역미술관은 공공성과 전문성을 조화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작품구매나 보존, 연구의 측면을 강조하여 미술관의 전문성을 먼저 강화하고, 수준 높은 전시와 교육프로그램으로 미술관의 공공성을 확대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미술관의 작품 소장에서 첫 단추가 끼워지는 만큼, 미술관의 소장품은 미술관이 미술관으로 성립하기 위한 본질적인 기능 중 하나라는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안미희 경기도미술관장

[천자춘추] 병역명문가 선양사업 확대 추진

병무청 창설 50주년인 올해 2020년은 봉오동청산리전투 승전 100주년, 한국광복군 창설 80주년, 625전쟁 70주년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뜻깊은 해이다. 병무청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몸바쳐 싸운 선열들과 병역의무를 성실히 마친 후손의 명예를 기리고자 2004년부터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병역명문가란 3대(조부, 부, 백부, 숙부, 본인, 형제,사촌형제) 가족이 모두 현역복무를 성실히 마친 가문을 말하며 2004년 첫해 신청한 234가문 중 40가문이 선정된 이후 병무청의 지속적인 홍보와 국민의 관심에 의해 지난해까지 총 5천378가문이 선정되는 큰 성과를 낳았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처럼 우리가 현재 누리는 자유와 평화가 순국선열들의 끊임없는 노력에 의한 결과임을 기억하고 그 숭고한 뜻을 후손들이 이어받도록 하는데 병역명문가 사업의 의의가 있다. 국방부장관이 주관하는 기관행사로 시작된 병역명문가 시상식은 7년 만인 2011년 국무총리 참석의 정부기관행사로 승격되었고 2013년에는 병역법 제82조(병역의무 이행의 장려) 신설로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으며 2015년부터 청와대에 병역 명문가문이 초청되는 등 해를 거듭하며 발전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관련 규정이 개정되어 일제의 국권침탈 및 강점기에 독립군 활동으로 공로를 인정받은 독립유공자 가문이 병역명문가 선정 대상에 포함되고, 기존의 3대에서 4대째의 직계비속 남성 모두가 현역복무 등을 마친 경우까지 포함되는 등 병역명문가 선정범위가 확대되었다. 이에 따라, 올해 병역명문가 시상식은 병무청 창설 50주년을 맞아 국가에 헌신한 분들의 호국정신을 계승하고 명예심을 드높일 수 있는 품격 높은 시상식으로 열릴 예정이다. 병역명문가로 선정되면 병역명문가증 및 패가 수여되고 병무청 홈페이지 명예의 전당에 명문가 명단이 영구 게시된다. 병무청과 협약을 맺은 국가기관, 지자체, 민간업체 등 전국 900여 곳을 이용 시 군 체육시설 사용료, 공영주차장 주차요금, 박물관 관람료 등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병무청은 병역명문가 625 참전자 찾아주기사업을 통해 참전유공자 등록 여부를 국가보훈처에 확인하여 미등록자에게 참전유공자 등록신청을 안내함으로써 2017년 111명, 2019년 47명이 등록하여 유공자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등 선양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병무청은 병역이 자랑스러운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 성실히 병역의무를 마친 사람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기관 및 기업과 협력하여 병역명문가의 품격을 높일 수 있는 우대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발전시킬 것이다. 김용무 경인지방병무청장

[천자춘추] 코로나와 도쿄올림픽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COVID-19)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하버드대 마크 립시치교수는 전 세계의 40~70%가 감염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고, 현재 동아시아 뿐만 아니라 유럽대륙에서도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의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림픽은 4년마다 개최하는 만큼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최고의 성적과 최대의 운동능력을 보여 시합에 출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도쿄올림픽의 대회기간이 동아시아에서 가장 더운 기간에 개최되어 대회 시작 전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더니, 현재는 코로나19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지경에 이르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공식입장은 아니지만, 42년간 IOC 위원으로 활동한 캐나다의 딕 파운드는 코로나19의 확산세로 도쿄올림픽을 개최할지, 말지 5월까지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물론 일본정부 관계자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올림픽 개최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선수들은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을 위해 지난 4년간 피와 땀으로 준비를 했으며, 올림픽 출전권 확보를 위해 자국 예선과 지역 예선 등 지난 4년간 준비하는 과정에서 누구보다 노력하였을 것이다. 필자는 현재 시점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올림픽위원회(JOC)가 합리적이고 신속한 결정만이 그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본다. 일본에서는 대회를 치르고자 여러 가지 그 일정에 맞추어서 국가적인 총력을 다하여 준비해온 것이 사실일 것이나, 세계 각국의 상황과 동아시아 상황을 보다 면밀하게 판단하여 보다 이른 시점에서 9월이나 10월로 연기를 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림픽을 연기하게 되면 그 파장은 이루 말할 수 없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코로나19가 증폭되는 시점에서 전 세계인의 축제가 되어야 할 올림픽이 공포와 불안의 올림픽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또한 무더위로 인한 선수보호 차원과 우수한 경기력의 저하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그래서 필자는 조심스럽게 차선책으로 더 이른 시기인 3월 안에 개최 연기 결정을 제의해 본다. 어떠한 국가나 개인인종종교 또는 정치적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고, 모든 참가자는 이기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다.가 올림픽 정신이다.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여 축제에 초대받은 참가자들이 4년 동안 준비한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김태형 경희대학교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천자춘추] 조선왕조 멸망의 교훈

구리 소재 동구릉(사적 제193호)은 조선 태조(이성계)의 건원릉을 비롯해 문종 선조 현종 영조 헌종 등 5명의 공식 왕과 기타 추존 왕, 비ㆍ빈 등 모두 17위가 모셔져 있는데, 동쪽에 9기의 능이 있다 하여 동구릉이라 일컬어지고 있고, 인접한 남양주에는 세조(광릉)와 고종 및 순종(홍ㆍ유릉)의 능이 있어, 조선왕조를 창업한 태조부터 500여 년 후 나라가 망할 때 마지막 임금까지 여러 역대 왕들이 한 지역에 모셔 저 있어, 그 역사성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되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다. 만약 조선왕조가 이민족인 일본에 국권을 빼앗기지 않고, 우리 민족 내부의 정치적 변혁의 과정을 거쳐서 영국이나 일본처럼 입헌군주제로 바뀌었거나, 아니면 프랑스나 독일처럼 공화제 또는 내각제로 체제가 바뀌었다면, 참 좋았을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주지하다시피, 조선왕조가 1910년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게 된 것은 조선왕조 조정의 무능과 부패로 인한 삼정의 문란, 민생파탄, 당파싸움 등의 결과로 국력은 쇠잔해질 수밖에 없었고, 반면에 일본은 아시아국가 중 유일하게 재빠르게 산업화에 성공하여 구미 열강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강대국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조선은 일제 식민침탈의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필자는 이 같은 조선왕조 멸망의 원인은 조선왕조의 지배계층인 양반계급이 실사구시와는 동떨어진 주자학에 매달려 500여 년 긴 세월동안 장기집권하면서 오로지 권력투쟁과 당파싸움에만 몰입되어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국기가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같이 부패무능한 집단의 장기집권이 민족사를 크게 후퇴시키고 만 것이다. 절대권력과 장기집권이 합작하여 만들어낸 역사적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조선왕조가 이같이 침체되어 있는 사이에 중국은 명나라에서 청나라로 왕조 자체가 바뀌었고, 일본에는 봉건영주시대를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이어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막부시대가 열리고, 1868년 메이지유신을 통해 서구의 근대문명을 신속히 받아들임으로써 강성한 나라를 이룩했다. 조선왕조도 차라리 임진왜란 후 새로운 집권세력에 의해 새 왕조로 바뀌었더라면, 그 후의 민족사의 진로가 훨씬 달라졌을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21대 총선이 다가왔다. 바라건대, 21대 국회에서 5년 단임제를 끝냈으면 한다. 5년마다 집권자가 바뀌다 보니 국가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없다. 이런 구조하에서는 선진국 진입을 위한 경제발전도 통일정책도 기대하기 어렵다. 지나친 장기집권도 문제지만, 5년 단임은 더 큰 문제다. 결국, 미래의 선택은 국민의 몫이지 않겠는가? 박영순 前 구리시장

[천자춘추] 미세먼지 줄이기 민관 협력

올겨울은 유난히도 춥지 않았으며 하얀 눈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떠나보낼 것 같다. 예전에 봄 하면 깊은 겨울잠에서 깨어난 생물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예쁜 꽃들이 가득 피어나 들과 산으로 나들이 가는 연상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미세먼지가 찾아오는 건강을 걱정해야 하는 계절로 바뀌었다. 경기도는 미세먼지 대책으로 2016년 알프스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추진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미세먼지저감 종합대책을 수립 1조7천67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22년까지 초미세먼지 농도를 33%까지 개선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올해부터는 중앙정부대책과 연계하여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제한, 공공부분 차량 2부제 시행 등 경기도형 안심 체감형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를 실행 중이다. 하지만, 경기도는 도농 복합 형태의 지역 구조로 불법 소각 등의 오염원 배출 통제가 어렵고, 산업공정에서 발생하는 배출실태 파악도 쉽지 않아 다른 지자체보다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도민의 건강을 지키고자 효과적인 정책을 고민하며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무거운 숙제를 안고 있다. 미세먼지 정책이 성공하려면 농도를 낮추기 위한 정책지표 관리와 함께 대기관리정책의 이행과 평가를 통해 기존의 정책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 최근 축산분뇨에서 배출되는 암모니아와 농작물 등 생물성 폐기물의 연소 과정에서 나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미세먼지 농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듯이 초미세먼지는 2차 생성 물질로 인하여 고농도가 되므로 원인물질을 통제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또한, 주요 오염원인 운송교통 특히 디젤기관과 가솔린 기관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수소차와 전기차 보급 및 충전소 인프라 확대는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2019년 규제 샌드박스 일환으로 「국토의 이용 및 계획에 관한 법률」 제76조 제1항 및 「동법 시행령」 제71조에 준주거지역 등 용도지역에서도 수소차 충전소(3,000㎥초과)를 도시계획 시설(가스공급설비) 결정 없이 설치할 수 있도록 상위법이 완화되었지만, 친환경 자동차 보급률이나 충전소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친환경 자동차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자동차 구입에 따른 보조금 지원도 중요하나 충전소 설치를 통한 이익창출 및 수익성을 민간에게 보장하는 정책도 중요하다. 동시에 중국 내 국내 수도권 미세먼지 외부 영향을 직접적으로 주는 도시와 도시 네트워크를 통해 긴밀한 협의로 정책의 효과를 높이고 지역과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미세먼지 거버넌스 활성화를 통해 정책의 효율성과 지속성을 높여 나가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김태형 경기도의원

[천자춘추] 코로나 슬기롭게 대처합시다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병원균에 의해 폐렴이 급격히 확산됐다. 그로부터 50여 일 후인 지난달 초 우리나라는 물론 지구촌 곳곳이 발칵 뒤집혔다. 2월 중순까지 주춤하더니 대구 신천지의 집회로 인해 몇십 배로 확장돼 어린 아이들도 걸리고 더욱 심각한 수준까지 올라가 대학교만 2주간 연기했던 개학기간이 초중고등학교까지 1주간 연장됐다. 대구지역에서 확진자로 밝혀진 환자만도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환자보다도 많은 확진자가 발생 그중에서 사망자도 발생 불안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이럴 때 아이를 돌봐 줄 수 있는 가족이 있는 가구들은 자택에서 아이를 데리고 있으면 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부, 맞벌이로 아이를 돌봐 줄 수 없는 경우는 참으로 어려운 문제이다. 주변의 많은 지인의 경우 육아휴직 및 연차라도 내고 있지만, 이 또한 매일 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러한 시기에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족은 상대적으로 해외 방문이나 해외 방문객들과의 접촉 빈도가 높고 언어 소통의 문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의 사각지대에 놓일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불법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강제 출국이나 입국 금지 등을 우려해 자발적 신고나 진료를 회피할 가능성이 커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지인 한 분께서 SNS에 올린 내용을 보면 3년 동안 함께 애써주셨던 주방 이모가 한국에서의 모든 걸 뒤로하고 중국으로 돌아가기로 작심했다고 한다. 코로나19가 불러온 중국 혐오가 원인이다. 식당에서 함께 일하는 친구와 중국어로 대화하는 것 때문에 많이 혼난다고 토로했다. 지난 2018년 12월 경기도 외국인주민현황 통계에 따르면 경기지역 외국인은 60만 3천609명이다. 외국인 대부분은 코로나 사태 발생 전부터 한국에 체류 중이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다시 이야기하자면 감염 우려 등으로 차별받을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물론 감염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성이지만, 두려움에 사로잡혀 서로 배척하고 경계하는 것은 상황을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어가 서툴고 사회적 네트워크가 부족한 이주여성은 차별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피해 사실을 외부로 알리기 쉽지 않아서다. 차별에 대한 피해는 이주여성에게 한정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코로나19가 불러온 중국 혐오 불씨가 외국인에게 번지고 있으며 결혼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에 대한 차별로 이어질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정재헌 ㈔경기다문화사랑연합 사무총장

[천자춘추] 교사는 학생과 소통해야 한다

매일 등교 시간, 쉬는 시간, 점심시간, 하교 시간은 밝고 활기찬 학생들의 대화로 가득 찬다. 그러나 수업시간이 되어 교실에 들어가면 밝고 활기찬 문장을 쏟아냈던 학생들의 입은 굳게 닫히고 전달자로서의 교사의 목소리만이 교실을 채운다. 교사가 수업 중 학생들의 의견을 물어보고 질문을 해도 돌아오는 것은 침묵뿐이다. 세대 간 소통 부재는 비단 학교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통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모습은 가정, 학교, 직장에서도 흔히 볼 수 있으며, 기성세대가 하는 말을 비하하는 라떼는 말이야란 신조어는 이러한 소통이 단절된 사회 현상을 반영한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충고하는 어른과 이를 밀어내는 젊은 세대들 사이엔 서로에 대한 이해 대신 갈등과 단절의 심화만이 남아있다. 다양한 상황에서 자기 생각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그들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소통을 통해 설득해야 한다. 그렇다면, 교사와 학생이 서로 의견을 나누고 공감하는 대화로 통(通) 하려면 교사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 소통을 위한 기본 원리는 서로에 대한 공감과 이해다. 교사는 말을 하고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부터 바꿔보면 좋겠다. 우선 학생들의 말을 잘 들어주고, 의도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려는 자세가 가장 필요할 것 같다. 학생들이 자신의 뚜렷한 소신과 생각, 감정을 말과 행동으로 표출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보단 그들의 성향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방어하고자 더 강한 어조를 사용하여 대화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아예 대화하지 않고 침묵하며 비언어적 방법으로 소통하는 학생이 있다. 학생들이 자신을 나타내는 방법이 다름을 이해하고 학생 개개인을 주목하여 개성과 특성을 고려하여 격려하고 신뢰를 심어줄 필요가 있다. 학생들도 무조건 귀를 닫고 거부하기보다 교사들이 대화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진심을 알고 이를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사들이 경험을 통해 얻은 삶의 지혜를 학생에게 전하여 좀 더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도 교육의 일부로 생각한다면 그저 꼰대의 이야기가 아닌 삶의 지침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이해와 공감,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신뢰 관계의 형성은 학교뿐만 아니라 가정과 사회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대화 방법의 가장 첫 번째일 것이다. 김기남 삼일상업고등학교 교감

[천자춘추] 양육비 이행, 국가대지급제 시급하다

30대에 이혼해 초등학생 어린 두 딸을 훌륭하게 양육한 한 여성이 있다. 그는 전(前) 배우자에게 양육비를 받고자 하였지만, 줄곧 회피로 일관해 전혀 받지 못했다. 양육비를 책임지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는 전 배우자와 양육비소송 같은 지리한 다툼으로 시간을 보내느니 그저 힘을 내어 아이들을 잘 키우겠노라 하였다.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단절을 겪은 그가 다시 사회로 복귀해 아이 둘을 양육했으니 그 고단함이 오죽했으랴. 20여 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이혼가정의 현실은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 2018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한부모가족 실태조사를 보면 한국사회 이혼가정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 조사는 18세 이하 자녀를 양육하는 전국 한부모가족 가구주 2천500명을 대상으로 하였는데 평균연령 43.1세로 이혼으로 한부모가족(77.6%)이 되어 1.5명의 자녀를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엄마가 양육하는 모자가정(51.6%)이 아빠가 양육하는 부자가정(21.1%)보다 두 배 이상으로 한부모가구 84.2%는 취업하고 있으나 근로소득(약 220만 원)은 비교적 낮아 근로빈곤층(working poor) 특성을 보인다. 한부모 80% 이상이 양육비ㆍ교육비 부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는데 양육비를 한 번도 받지 못한 경우는 78.8%에 이른다. 한부모가족 대부분 협의이혼(93.1%)으로 법적 양육비 채권이 없는 이혼미혼 한부모(75.4%) 중 양육비를 정기지급 받은 비율은 1.7%에 불과하며, 지급받은 금액도 평균 39.3만 원 수준이었다. 양육비 정기지급 채권이 있는 이혼ㆍ미혼 한부모(22.6%)경우라 해도 중 실제로 정기지급 받은 비율은 61.1%로, 지급받은 금액은 56만 원 수준이니 아동의 복리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안정적인 생활환경에서 성장할 아동의 권리라는 견지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 및 교육급여 대상 확대정책을 시행하는 등 정책적 개입이 이루어져 왔지만, 양육비 이행문제를 개인 수준에서 해결하기에는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양육비 지급 이행과 관련한 강행 규정이 없는 나라이다. 오죽하면 고의로 양육비를 이행하지 않는 부모의 신상을 공개하는 배드파더스(Bad Fathers)라는 사이트가 등장했겠는가. 최근 법원이 나쁜 아빠(엄마)들의 명단공개를 추진한 이 사이트관계자에게 공익을 이유로 무죄선고를 내렸다. 앞으로 한부모가족의 증가 추세를 고려해 이혼가정의 빈곤화를 예방하고 아동의 행복과 안정적인 양육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비양육부모의 양육비이행을 강제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 국가가 대지급하고 구상권을 갖는 제도를 도입할 시점이 되었다. 조양민 행동하는 여성연대 상임대표

[천자춘추] 후손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온 신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쏠린 상황에서도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지구온난화는 눈에 보이지 않게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이는 도시화로 인한 인구밀집과 인간의 과욕으로 오염되고 파괴된 자연환경을 되살리고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는 한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다. 북극에서 녹아내리는 빙하는 지구촌 곳곳에 폭염, 한파, 홍수, 태풍, 산불 등 이상기후를 일으키고 천재지변과 온실가스 배출을 더한다. 기후위기는 결국 인류의 재앙과 직결되므로 가능한 한 빨리 화석연료에서 탈피하고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영국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0을 목표로 2035년부터는 휘발유, 경유차 판매가 아예 금지된다고 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정책을 우리도 펼치고 실천해야 할 때다. 세계에서 최초로 한 달간 차 없이 살아 보는 실험 생태교통 수원 2013 행사를 멋지게 치른 행궁동 주민들은 앞장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생태교통 수원 2013이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형식적으로 분기별 몇 번 진행하는 차 없는 거리 행사를 할 때마다 사실 부끄럽다. 한 해 한 해 생태교통 수원 2013의 의미를 살리고 발전시켜 수원화성 안마을 전체를 생태교통마을로 만든다면 앞장서 지구생태계도 살리면서 주민들은 좋은 환경에서 살게 된다. 수원화성을 찾는 관광객들은 환경 좋은 행궁동에 머물며 즐기게 되고 관광도 활성화되어 수원지역 경제도 살리게 될 것이다. 수원시에서도 이를 직시하고 대기업의존도를 줄이고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관광 활성화를 통해 지역경제를 살릴 생태교통 중장기 전략을 재정립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행정, 전문가, 주민이 함께 좀 더 적극적으로 실행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는 진정 수원을 살리는 길이며 개혁군주 정조대왕의 뜻을 잇는 길이라 생각된다. 행정의 역할이 있고 주민들의 역할이 따로 있으니 각자 역할에 충실하면서 협력한다면 적어도 10년 뒤에는 수원화성과 걸맞는 행궁동 생태교통마을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멀리 내다보며 큰 그림을 그려보자. 당장 불편함을 조금만 감수하면 미래가 보인다. 올해 2020년에는 우선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생태교통 수원 2013 7주년을 기념하는 9월에 앞으로 10년 후 행궁동 생태교통마을 2030을 시작하는 선언이라도 하자. 이러한 행동을 행궁동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이는 우리 마을의 미래를 위하고 수원의 미래 더 나아가 지구생태계를 살리는 실천의 시작이 될 것이다. 우리 후손에게 물려 줄 깨끗한 환경을 위해 함께 협력하며 또 한 번 멋진 수원시의 역사를 만들어 보자! 이윤숙 조각가마을기업행궁솜씨 대표

[천자춘추] 마음에 평화, 얼굴에 웃음

지금 우리 사회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는 게 아니라 불안과 공포의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 불안과 두려움의 날들이 어서어서 건너가기를 빈다. 이참에 우리가 모두 조용히 명상해 보며 이 병이 주는 뜻이 무엇인지 본질부터 다시 생각해 보자. 아, 지금까지 욕망과 욕심으로 살아온 우리들의 삶의 방식에서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위한 몸부림이다. 우리는 내 들숨이 이웃의 날숨이며, 내 날숨은 이웃의 들숨이 되어 모두가 하나로 연결된 존재이다. 이렇게 병이 돌고, 불안이 높아지면 마음도 까칠해지기 쉽고 남한테 상처를 주고 스스로도 상처입기 쉽다. 코로나19 문제보다 현재 우리에게 더 큰 문제는 바로 미움(혐오)이다! 누구를 탓하기 전에 우리 모두 성찰하고 스스로 회개의 기도를 드릴 때이다! 우리 인간에게 불안과 공포는 어쩔 수 없는 본능이지만 서로에게 조금 더 따뜻하게, 의지하고 힘을 주면서 이 위기를 넘어가자. 이 불안의 시대에 결국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평화는 내게서 시작된다. 오늘 나한테나 내가 속한 집단에 일어나는 문제는 내 무의식 속에서 재생되는 기억이다. 내 인생의 모든 것은 내 인생 안에 있기 때문에, 내 인생은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 내 인생을 개선하고 싶다면 우선 나 먼저 치유해야 하고, 누군가를 고치고 싶다면 우선 나 자신부터 치유해야 한다. 결국,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나 자신을 개선하는 최선의 방법이며, 나 자신을 개선하면 세상도 개선할 수 있다. 자,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하고, 이 세상에 이 사랑의 에너지를 보내보자. 우리의 불안한 마음을 평화의 마음으로 변화시키고 세상에 그 평화의 기운을 불어 넣어 보자. 3초 동안 숨을 코로 마시면서 마음에 평화, 3초 동안 숨을 내 쉬면서 얼굴에 웃음 이렇게 하면서 호흡을 해 보자. 숨을 마시는 순간 세상의 모든 평화가 내 안에 가득 차오르는 것을 느껴보자. 그리고 숨이 찼다면 자연스럽게 날숨을 쉬게 되어 있다. 이제 숨을 내쉬면서 빙그레 웃음을 지어보고 내 마음의 평화가 웃음으로 세상에 가득 퍼져 가는 것을 상상해 보아라. 바쁘면 세 번을 해 보고, 할 수 있으면 9번을 해 보아라. 마음에 평화, 얼굴에 웃음~ 이렇게 우선 내 마음을 평화롭고 따뜻하게 해서 어려움을 당한 이웃들과 불안에 떠는 많은 사람에게 이 평화가 퍼져 나가 함께 이겨 나갔으면 싶다. 우리의 마음이 단단해야 면역력도 좋아진다는 것은 막연한 믿음이 아니라 과학이다. 자, 모두 힘들 내시고, 우리 서로 의지하고 기대며 이 위기를 잘 넘겨보자. 평화는 나로부터 시작한다. 희망은 나로부터.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김옥성 교육희망네트워크 상임대표

[천자춘추] 코로나로 장애인 돌봄 소홀치 말아야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의 모습을 많이 바꾸어 놓았다. 이런 때일수록 질병관리본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의 조치와 발표를 믿고 기다리며 따르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지금은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된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는 스스로 자가격리와 안전수칙을 잘 지켜야 할 것이다. 지역 사회 전파와 전국적 확산이 진행되고 있어서 감염병 위기경보의 최상위인 심각 단계에 준하는 관리에 돌입한 때에 정부와 병원뿐만 아니라 지자체, 기업, 학교, 공공기관 들에서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런 조치들이 사회적 돌봄이 꼭 필요한 취약계층들이 소외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수원도 대부분의 복지관이 휴관하지만 취약계층을 위한 돌봄, 도시락 지원, 반찬지원, 활동지원 등 재가지원 서비스는 계속 지원되며, 취약계층을 위한 모니터링을 더 강화하여 취약계층의 복지 서비스는 더 강화하는 지원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감염병은 발생할 가능성이 많아서 사회적 돌봄이 꼭 필요한 취약계층을 위한 대응 체계도 잘 마련되길 바란다. 지난 17일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코로나19 장애인 지원 및 대안 부재 복지부 규탄 기자회견이 있었다. 코로나19로 활동지원서비스를 받는 장애인분이 확진자인 활동지원사와 같은 공간에 있었기 때문에 2주간 자가격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는 중증장애인은 자가격리를 할 경우에는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된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에서는 자가격리로 활동지원자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가족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지만 가족돌봄도 적절히 받기 어려운 경우에는 긴급하게 돌봄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렇게 긴급하게 돌봄이 필요한 중증장애인들이 위해 감염병 발생 시에 안전하게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잘 갖추어지길 바란다. 코로나 19가 지역사회로 확산하면서 자가격리를 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돌봄을 꼭 필요한 장애인은 돌봄이 어려운 경우가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 확진 환자가 머물던 시설은 폐쇄하고 접촉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자가 격리를 하게 되는데 장애인이나 장애인을 돌보던 시설이나 활동지원사가 자가격리를 하게 되는 경우에는 장애인들이 안전한 돌봄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지 않도록 돌봄시스템을 잘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스, 메르스, 코로나19 등 변종되는 바이러스가 앞으로도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감염병을 대비한 장애인의 돌봄과 서비스 체계도 잘 마련되길 바란다. 최영화 수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장

[천자춘추] 말하기의 정치학

어려운 철학을 연구하는 철학자들에 의하면 로고스(logos)는 말이라고 하며, 이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나온 로고스라는 개념에는 다양한 의미의 진리, 이성, 논리, 법칙 등도 포함된다고 한다. 순수한 원초적 차원에서 이 용어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말과 언어, 즉 말하기가 그 기원이 된다고 한다. 말하는 능력은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다. 물론 곤충이나 동물, 심지어 식물도 신호를 보내고 고통과 기쁨을 표현한다고 하지만, 그것에는 진리나 이성, 논리나 법칙이라는 개념들이 적용될 여지가 빈약하다. 인간의 언어에는 문법적 질서가 있고, 논리적 논증과 주장들이 있다. 그래서 인간만이 언어를 사용하고 말할 줄 아는 것이다. 즉 인간의 언어는 논리와 법칙이 있는 하나의 체계를 형성하고 있다. 체계를 내포하고 있는 언어구조는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에 내재하여 표현을 하게 하고 의사소통을 하게 만든다. 감정의 표현들도 언어의 체계를 통해 표출되는 것이다. 이렇게 구조화되어 있는 언어는 정치인들의 입과 글을 통해서 언론과 대중에게 전달되고 언론과 대중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설득과 공감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언어의 체계를 벗어난 말과 문장들은 그래서 비난받게 되는 것이다. 언어의 체계는 또한 맥락과 연결된다. 그 맥락은 말하기의 전후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전후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말하기를 구사할 경우, 정치인은 또한 비난을 면하지 못하게 된다. 체계와 맥락에서 벗어난 말하기는 결국 정치인에게는 독이 되는 것이다. 그 일탈한 말하기와 문장들은 체계와 맥락을 벗어났기에 이성을 잃은 비합리적 표현으로 전락할 수 있다. 체계는 질서와 전통 그리고 도덕을 말하는 것이고 맥락은 체계 내에서 빚어낸 의미를 전하는 것이기에 언론과 대중들을 향한 그 말이 합리성을 결여하여 구사된다면 환영받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인의 말하기는 한 국가 또는 민족이라는 언어공동체의 문화적 체계를 넘어서거나 그 체계가 구조화시킨 바탕에서 생성된 맥락을 도외시하고 함부로 구사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어쩌면 현대 일부 사상가들이 지적하듯이 우리가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의 체계가 우리를 말하게 하는 것일지라도 대중 속 정치인은 언어공동체의 체계와 맥락을 염두에 두고 말하기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항상 언론은 이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염종현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

[천자춘추] 문화영토 지평 넓혀나가야 할 때

지난해 10월경 문희상 국회의장은 카스피해 연안에 있는 석유 부국,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하여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한국이 튀르크어족 국가협력평의회(Cooperation Council of Turkic-Speaking States)에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였다. 이 평의회 의장국인 아제르바이잔 측은 문 의장의 언급에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튀르크어족 국가협력평의회는 의장국 아제르바이잔을 비롯하여 터키,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이 정회원국이며 헝가리, 투르크메니스탄이 준회원국이다. 인구 1억 5천만 명의 규모인데 여기에 한국이 가입하게 되면 2억 명을 아우르는 국제사회에서 매우 의미 있는 규모의 문화협의체가 되는 셈이다. 튀르크족들은 우리 역사에서는 북방 돌궐족으로 등장한다. 이들의 활동 무대는 동쪽으로는 한반도 북방 만주, 연해주 벌판에서 서쪽으로는 러시아 남부, 터키, 헝가리까지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인데 중국 만리장성 이북 지역의 이른바 사슴 루트를 통해 타지역과 교역을 하고 문화를 전파하면서 흥망성쇠를 거듭한 민족이다. 오늘날에는 터키가 종주국으로서의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만주 벌판에 근거를 둔 고구려는 이들과 손잡고 선린우호 관계를 맺으면서 당시 세계 최대 강국이었던 중국 수나라와 당나라의 침략을 막아내었다. 앞으로 우리나라와 튀르크족 관련국가 간의 교류 협력 필요성이 앞으로 더욱 증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의 이 협의체 가입의사 표명은 매우 시의 적절했고 우리 외교의 지평을 넓히는 데 유의미한 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이 현안을 추진하고 실무적으로 집행하는 외교부의 반응은 매우 미온적으로 보여 답답하기만 하다. 최근 우리 언론 보도에 따르면 외교부는 문 의장이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에게 약속한 이 협의체 준회원 가입 문제에 대해 이 협의체에 대한 성격 파악과 참여 시의 예산 확보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을 뿐이라는 매우 소극적인 자세이다. 일국의 국가의전 서열 2위의 국회의장이 상대국 국가 원수의 면전에서 약속한 사안을 실무 기관인 외교부 실무자 선에서 깔아뭉개고 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국가 망신이 아닐 수 없다.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상 4관왕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고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어 있는 등 바야흐로 우리는 지금 해외로 문화 영토를 비약적으로 확장시켜 나가는 한민족 문화르네상스를 만끽하고 있다. 정부는 문화 관련 국제연대에 적극 참여하는 등 이 분위기를 잘 살려 나가야 하지 찬물을 끼얹으면 안 된다. 장준영 前 경기신용보증재단 상임감사

[천자춘추] ‘포크배럴’ 체육회장 선거

선거철이 되면 언론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용어 중의 하나가 포크배럴(Pork Barrel)이다. 가축들에게 먹이를 담아 주는 그릇이라는 뜻이라 한다. 포크배럴은 정치인이나 정부가 특정 지역구나 계층으로부터 표를 얻으려고 선심성 공약을 내세우거나 관련 사업에 정부의 예산을 확보하려는 행태를 의미하기도 한다. 체육 분야 역시 다르지 않았음을 느껴본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연말, 연초 시점에서 지자체별 체육회장을 뽑는다는 것이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별의별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고 출마 후보들의 포크배럴의 선심성 공약을 합치면 수천억 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가기도 한다. 일부는 스포츠와 스포츠맨십이 사라진다. 남는 것은 서로 상처뿐이다. 선거를 앞두고 수많은 출마자가 당장 표심을 얻고자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곤 한다. 자신이 당선되면 종목별 시설을 건립해 주거나 체육지도자들에게 월 00만 원을 올려준다거나, 또는 종목별, 시, 군별 담당자를 위한 해외연수를 약속하기도 한다. 구체적인 이행 방법이나 예상 확보 방법은 부재한 채로 말이다. 결국, 공약을 수행하려면 국민에게 거둬들인 세금을 써야 하는데, 국가의 예산을 자신의 정치 활동 유세용으로 활용하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후보들은 시, 군 체육 현장에 투입될 많은 시설 지원의 예산과, 종목별 지원 정책에 들어가는 예산의 충당 및 확보의 계획은 무관심했던 건지 모르겠다. 그저 기존 체육회의 예산이 내 것인 양 선심 쓰는 공약 남발을 보는 게 답답하고 안타깝다. 그렇다면, 유권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바로, 선심성 공약에 무관심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것이다. 표를 주는 사람(유권자)이 표의 대가(선심성 공약)에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거다. 그리고 출마자가 당선되었을 때 과연 정당한 예산 안의 범위에서 공약대로 실행할 수 있는지와 공약을 실현하고자 할 때 주변 사항과 협업이 되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이번 체육회장은 국민을 위한, 나가서 체육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다. 여기서 주인은 국민이고 체육인이다. 회장은 주인들의 건강과 체육발전을 위한 업무 대리인일 뿐이다. 후보자의 선심성 공약에 휘둘리기보다는, 국민 대다수와 체육인들을 위해 어떤 실현 가능한 공약을 내세우고 실천하는지 안목을 키워야 한다. 이번 체육회장 선거는 많은 출혈과 분열이 일어났다. 승자도 패자도 상처가 크다. 이제 승자에게는 진정한 축하를 보내줘야 하고 패자에겐 격려와 함께 뒤끝 없는 승복을 인정해야 한다. 후보 간의 분열과 싸움을 조장했던 언론도 이제 체육인들의 상처를 아물게 해줘야 한다. 비판과 문제를 들추기보다는 체육인들의 화합을 통해 체육발전을 위한 예산과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관련 정치인들을 설득해야 할 것이다. 안을섭 대림대학교 스포츠지도과 교수

[천자춘추] 나는 기생하는가?

나는 기생하는가? 자존감에 대답을 잠시 유보하지만, 딱히 부정할 근거가 보이지 않는다. 우주와 태양에, 지구와 생물에, 인류와 국가에 그리고 직장과 동료에, 부모와 가족에 등등 나는 분명 붙어산다. 그런데 누구나 기생하기보다 공생한다는 말을 하고 싶을 것이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수상했다. 세계가 놀랐다. 관계(1980)라는 유재용 작가의 단편소설은 가난한 비장애인과 부호인 지체장애인 관계 이야기이다. 장애인의 수발을 들면서 대신 결혼하고 아이마저 데리고 잠적한 것을 묵인하고 상당한 금전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일종의 상호이익적 공생인 상리(相利) 관계인 셈이다. 생물 세계에서는 흔하다. 뿔개미는 부전나비 애벌레를 집으로 가져와 번데기가 될 때까지 키우기도 한다. 때로 개미 유충까지 먹히면서까지. 대신 페르몬과 아미노산이 풍부한 분비물을 받아먹는다. 공생은 상호호혜만이 있는 게 아니라 이익이 한쪽에만 있기도 하고 해만 끼치는 공생도 있다. 영화 기생충은 어떤 공생일까? 여야나 노사 관계 나아가 계층 간은 어떨까? 분명한 것은 선의든 필요악의 존재이든 존재 자체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라진다 해도 대체된다. 문제는 삶의 균형이 폭력이나 부당한 대우로 한 쪽이 무너지는 생태 환경에 이르렀을 때는 공멸한다는 점이다. 영화를 두고 대개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부의 불평등 문제를 짚었다 하나 근본은 관계의 파괴로 보인다. 두 가족은 상호 기생의 관계이다. 영화에서 선을 넘지 말라는 대사가 나온다. 고착화 된 의식과 현실을 빗댄 말이기도 하지만, 기택(송강호) 가족이 한 명이 아니라 전부가 의존한 것이나, 박 사장(이선균) 가족이 냄새를 매개로 한 모멸스러운 태도를 반복적으로 보인 것은 관계선의 훼손이다. 관계가 지나치게 이기적이고 불손하면 결국 공생의 관계는 해체되고 비극적 결과를 낳는다 하겠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말하고 싶은 공생은 어떤 모습일까? 역설적으로 비극을 다루면서 휴머니즘적인 상생을 제시하고 싶었을 것이다. 봉준호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이러한 정신적 기저를 드러내었다. 이 트로피를 텍사스 전기톱으로 잘라서 (다른 후보 감독들과 함께) 오등분해 나누고 싶은 마음입니다. 준비하지 않았다는 즉흥적인 이 말, 바로 한국의 고대 정신인 만물 상생의 DNA이기도 했다. 이만식 경동대학교 온사람교육대학장시인

[천자춘추] 고향 유감

한동민 지난 토요일 증조모 기일이라 시골을 다녀왔다. 행사와 일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두 며느리의 부재 속에 치러진 제사였다. 상황이 이해되는 바가 아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완고하신 아버님조차 제사를 지내는 방식과 내용에 대하여 고민하게 만들었음이 틀림없다. 어머님은 아들들과 마침 휴일이라 큰딸 내외까지 불러 10㎏에 가까운 찹쌀떡을 만들었다. 5남매와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기쁨을 아시기 때문이다. 그나마 부모님이 구존하는 덕에 고향은 내겐 태어나고 자란 공간 이외의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며느리와 자식들에게는 1년에 몇 번 오는 의무와 상징의 공간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자식들조차 이곳은 그들의 고향이 아니다. 지역공동체조차 해체되고 분절적인 공간이 되었고, 도시로 나간 자식들을 찾아 역귀성하는 상황이라 왁자지껄한 설날의 풍경이 사라진 지 오래다. 더욱이 고향 집 앞에서 대문을 열면 푸르른 마을 앞산에는 높다란 공장 창고가 들어섰다. 마을 옆으로 대단위 공단부지가 조성되는 모습은 몇 년 전 선산 입향조와 4대조 분묘를 화장으로 면례해야 했던 충격적 변화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제 자본의 욕망으로 안온했던 고향은 사라진 지 오래다. 내가 태어난 고향은 옛 수원군이지만 지금은 화성시가 되었다. 31운동의 격렬한 항쟁지였던 그곳은 당시 화수리 경찰관주재소의 일본인 순사 가와바타를 처단한 역사적 현장이었다. 경찰관 주재소가 조암으로 옮겨가고서 그곳에 학교가 세워졌고 나는 그 학교에 다녔다. 일제에 의해 멀지 않은 제암리고주리 학살사건은 화수리 사건에 대한 보복이었고, 일본 제국주의의 조선 침략과 식민지 경영은 미국 제국주의의 필리핀과 맞바꾼 것이라는 사실을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면서 알게 되었다. 일본 제국주의에 반대한 가장 위대한 31운동의 현장이 고향이라는 사실까지. 이제 고향 땅은 군 공항이 들어서느냐 마느냐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수원 군 공항이 오느냐 마느냐, 수원시와 화성시의 옳고 그름은 논하고 싶지 않다. 분단된 조국에서 전범국 일본을 대신해 한반도를 분할한 장본인이 미국이었다는 점과 여전히 미군 비행장이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몇 년 전 미군이 운용하던 매향리 쿠니사격장 철폐과정에서 미군은 없고 시위대와 한국 경찰들만 처절히 싸우던 모습이 오버랩되는 상황이다. 분단된 현실을 해결하면 될 일인데, 제국주의와 외세는 궁벽한 고향의 안온함마저 빼앗고 있다. 한동민 수원화성박물관장

[천자춘추] 청년기본법 시행에 앞서

지난 4일 청년기본법이 제정되었다. 지금까지 법령명에 청년이 들어간 법률은 2004년 청년실업해소 특별법으로 제정되어, 2009년부터 법제명이 변경된 청년고용촉진 특별법이 유일했다. IMF 이후 불안정고용이 확대되면서 한국 사회에서 청년 세대 담론이 더욱 주목받기 시작했던 시기였다. 특히, 청년세대의 경제력 어려움에 주목하고, 청년고용정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한시적인 법제정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그로부터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청년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졌다. 그리고 2020년 청년기본법이 제정되었다. 청년기본법은 청년의 고용문제뿐만 아니라 주거, 복지, 금융생활, 문화 활동, 국제협력 등 전반적인 영역에서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규정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이끌어 갈 청년에 대한 종합적인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그렇다면, 청년은 누구인가? 이 법에서 청년이란 19세 이상 34세 이하인 사람이다. 이처럼 청년은 세대라는 측면에서 볼 때 연령을 기준으로 하는 동일한 집단으로 호명된다. 그러나 청년들은 성별, 거주 지역, 학력 등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하고 그에 따라 서로 다른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에서 청년문제가 재현되는 방식은 대부분 특정 청년 집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청년 담론이 기획한 청년현재사(김창인 외, 2019)에서는 당신이 말하는 청년은 우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즉, 한국 사회에서 청년문제는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화이트칼라 직종을 희망하는 남성들의 어려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청년 중에서도 여성, 고졸, 비수도권 거주자, 이주민 등이 경험하는 문제는 청년문제로 호명되지 않는다. 청년문제에서 주변화될 뿐더러 차별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이번에 제정된 청년기본법 제5조 3항에서는 청년은 인종, 종교, 성별, 나이, 학력, 신체조건 등에 따른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청년기본법의 시행에 따라 향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청년정책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도에서는 경기도 청년노동자 통장(구 경기도 일하는 청년통장) 등의 다양한 청년정책을 추진해왔다. 2020년부터는 신규로 생애 최초 경기청년 국민연금 지원 사업, 경기도 청년 면접수당, 청년저축계좌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성별, 학력, 인종, 지역 등 다양한 조건에 있는 청년들이 차별받지 않고, 배제되지 않는 세심한 정책을 기대해본다. 정형옥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천자춘추] 경기도 청년면접수당을 ‘잡아바’

우리는 일을 하고 싶다. 누구나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으며 일할 권리를 가지기도 한다. 오늘도 삶터에서 자신의 꿈을 현실에 그려내려는 사람들과 그런 기회를 찾아 구인과 구직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스스로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이를 위해 우선 일부터 하려는 사람과 더 좋은 일자리를 찾아 이동하는 사람들의 간극을 메우려는 노력은 누가 하는 것인가? 민선 7기 경기도가 표방하는 적극적인 행정의 일환으로 경기도일자리재단을 통해 수행하는 일자리 관련 서비스라 하겠다. 4차산업 시대에는 산업의 고도화로 일자리는 줄고 부는 늘어나는 추세다. 자동차의 경우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 등으로 진화하면서 부품의 개수가 줄고 이에 따른 일자리는 줄어드는 결과를 낳는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는 최근 30년 동안 비약적으로 증가하여 세계에서 12번째 경제력을 가진 경제강대국이 되었다. 이에 일자리는 더욱 다양하고 다양화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 일자리재단은 구인과 구직의 미스매치를 해결하고 구직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교육과 창업컨설팅을 지원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우선 경기도민이라면 애플리케이션에서 잡아바를 설치하면 다양한 구직정보와 기술 습득에서 창업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일자리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올해 경기도가 역점을 두어 진행하는 청년면접수당에 대하여 설명을 하면 경기도에 거주하는 18~34세의 청년 중 구직을 위해 사용되는 경비를 1인당 21만 원까지 지원받게 된다. 수입이 없는 청년들이 잦은 면접을 위해 이동과 준비에 따른 비용을 경기도가 부담하는 것은 보편적 복지확대의 당연한 모양새다. 아울러 비용 지급은 지역 화폐로 하게 되는데 이는 결국 지역경제에 생기를 불어넣어 복지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나타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더 많은 청년이 경기도의 기본소득과 보편적 복지에 손을 잡아주길 바란다. 이 밖에도 경기도민의 일자리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으며 직접 참여나 궁금한 사항은 경기도민이면 누구나 잡아바를 통해 상담과 접수를 진행할 수 있다. 유재석 경기도일자리재단 상임감사

[천자춘추] 행궁동 도시재생은 이제부터

2020년. 행궁동 도시재생 마중물 사업 마지막 해가 도래했다. 사업계획을 세우고 예산 확보를 위해 준비한 시기까지 따지면 벌써 5년이 훌쩍 지났다. 그동안 공동체, 문화 창의, 커뮤니티 비지니스 프로그램 등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해 왔으나 구체적인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수원 천변에 도시재생거점센터가 완공되어 임대로 사용하던 지원센터 사무실을 거점센터로 이전했다. 이제 거점센터를 중심으로 주민들의 뜻을 모아 계획했던 사업들의 최종 마무리와 마중물사업 이후 지속 가능한 지역재생을 준비하는데 박차를 가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사실 행궁동 도시재생 사업은 북수동, 팔달로 일대에 흉물처럼 버티고 서 있는 여인숙, 모텔들을 재생해야 하는 숙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지역재생의 성과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화성 안에 웬 모텔들이 이리 많은지 사람들은 의아해한다. 대부분 1971년 수원 공설운동장이 건립되면서 상업지역으로 교통이 편한 이 일대에 모텔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당시에는 운동선수들의 합숙장소로 이용되기도 했고 상권 중심이 팔달문 일대였기에 성업을 이루었지만, 신도시 개발과 수원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며 문화재보호정책 등으로 구도심 쇠락과 함께 애물단지가 됐다. 지금은 거의 달 방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쓰레기 문제, 주차 문제뿐 아니라 대낮에도 술에 취해있는 사람, 욕설. 노상방뇨 등으로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마을을 흉흉하게 만든다. 관광특구 내에서 언제까지 이런 불안하고 불쾌한 환경을 견뎌내며 살아야 할지 주민들의 한숨은 깊기만 하다. 현재 북수동에는 1개의 호텔과 15~16개의 여인숙, 모텔이 있다. 40~50년 전 낡은 건물이라 리모델링하기에 엄두가 안 나고 대부분 임대인이 운영하는 모텔들이 많아 투자가 쉽지 않다. 더군다나 노후 건축물을 허물고 신축을 하자니 방화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건축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너무 많이 들어 신축을 포기한다. 결국, 행정에서 대책을 마련해 규제를 완화하거나 관광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 일부를 지원하는 방법 등 정책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특색을 잘 살려 재생하면 관광객의 숙소로 오히려 인기를 끌 만한 곳도 꽤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곳은 매입해 예술인들의 공동창작공간으로 활용한다면 저비용 문화지향의 지역재생과 관광활성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흉물스런 모텔을 명물로 만들며 행궁동의 도시재생사업 5년간의 활동을 마중물 삼아 절실한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갈 때 진정 행궁동 도시재생은 지속가능 할 것이다. 이윤숙 조각가마을기업행궁솜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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