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특성화고 취업지원 정책은 계속 돼야

과거 3학년 여름 방학이면 특성화고 교무실은 취업 및 인턴을 하려는 학생들로 북적였다. 특성화고에 취업 의뢰를 하는 기업들도 많았고, 학생들은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본인들이 원하는 기업에 지원하였다. 그런 학생들의 모습에서 필자는 자긍심까지 느껴졌다. 그러나 최근 자리매김하여 가는 고졸 취업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2017년 53.6%, 2018년 44.9%였던 직업계고 졸업자 취업률은 2019년 2월 기준으로 34%까지 추락하였으며 올해에도 최저임금 급등, 현장실습 규제 등으로 취업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또한, 고졸 취업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다수 존재하며, 특성화고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법 입법 반대, 나쁜 현장 실습 제도, 고졸 채용 확대 계획 빨간불, 값싼 고졸 청년 노동, 특성화고 졸업생 인권 사각지대에 몰리다 등 유독 부정적인 부분을 부각하여 일부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3년 전 취업을 하겠다고 입학한 2020년 졸업 예정 학생들은 사회의 편견과 국내외적인 환경의 장벽에 막혀 나아갈 방향을 잃고 자포자기하며 취업의 꿈을 포기함으로써 사회적 손실이 점차 커지고 있다. 물론 정부에서는 무조건적인 대학 진학으로 생겨나는 사회적 낭비를 없애고자 그동안 블라인드 채용, 대학 특별전형 및 재직자 특별전형 확대, 취업 연계 장려금 지급, 병역특례제도, 글로벌 현장 학습 지원, 9급 공무원 및 공공기관 신입사원 채용 확대 등 많은 지원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국가의 전반적인 경기 침체, 현장실습 규제, 특성화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부족과 편견 등으로 국가의 수많은 지원 정책에도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미래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제도 시행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대책을 세워 학생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심어주고 안전이 보장된 현장 실습 및 안전점검 강화, 취업 학생들에 대한 사후 관리 등을 철저히 하여 산업별 고졸 수요 분석을 바탕으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교사들은 직업 교육의 정착과 청년이 될 학생들의 착한 취업을 위해 방학 중에도 기업인을 만나고, 땀 흘리며 노력하고 있으며 효과적인 취업 정책이 계속하여 확대되길 원하고 있다. 이렇게 힘든 시기일수록 학생은 물론 학부모, 교사, 학교가 함께 노력해 나감으로써 다양하게 지원되고 있는 국가의 취업 정책이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와 닿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기업은 고졸 취업자 채용으로 기업경쟁력 강화는 물론, 기업 분위기가 바뀌고 경제가 살아나 힘든 시기를 함께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김재철 삼일상업고등학교 교장

[천자춘추] 부동산 시장규제 바람직하지 않아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수출제한 조치로 인한 갈등이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그동안 미ㆍ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피해가 누적되어왔던 우리 경제상황에 초대형 악재가 터지면서 연일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등 경기침체의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2.2%에 그칠 것이라고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라 상황이 악화한다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더 내려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상당수 경제전문가는 2%대도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오는 10월부터 분양가상한제를 확대 시행하는 세부내용을 발표하는 등 지속적으로 부동산 규제책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일부 서울 부동산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와 주식시장에서 이탈한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쏠리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일본의 수출제한이 장기화하면 코스피지수 1,900선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주식시장의 후행 지표로 볼 수 있는 부동산 시장 역시 전망이 밝을 수 없다. 최근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미ㆍ중 무역갈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등 외부적 요인이 증폭되면 거시적 경제 상황에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부동산 시장은 침체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에 따른 부동산 시장 빙하기가 도래했던 점을 고려한다면 정부가 현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추가적 규제책을 내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대출규제와 재건축재개발 규제 등 중첩된 규제들로 인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대내외의 경기침체 요인이 더해지면 주택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되어 부작용이 속출할 수 있다. 일자리 확대 등 파급 효과가 큰 건설산업이 민생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근시안적인 규제가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 따른 주택정책을 펼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김진수 건국대 행정대학원 도시 및 지역계획학과 교수

[천자춘추] 일상 탈출에서 느낀 단상

8월 상순 광주광역시에서 학회 세미나가 열려, 교통편을 고민하다가 이동시간이 제일 짧은 수서에서 광주 송정역으로 가는 고속열차를 타고 갔다. 스마트폰 앱으로 승차권을 예매하고 동탄역에서 출발했다. 대중교통을 오랜만에 이용하는 거라 어색한 점이 있었는데, 승차 시 승차권 확인을 하지 않고 내릴 때까지 검표를 하지 않는 것이다. 가끔 승무원들이 객차를 지나갈 때가 있지만, 승객 누구에게도 표 확인을 하지 않았다. 추측건대 매표하지 않은 빈자리에 사람이 앉아 있으면 좌석표를 확인하는 방식인 것 같다. 이는 승무원의 일도 줄이고, 승객에게도 불편함을 주지 않으며, 승객의 인권도 존중해주는 좋은 방식인 것 같다. 또한, 객실이 조용했고, 전화통화는 밖에서 하는 등 실내 분위기가 좋고 열차 속도도 빨라 기분 좋게 광주에 도착했다. 세미나를 마친 다음 날 광주 송정역에서 승차를 하였다. 앞자리에 중고등학생쯤 돼 보이는 학생이 친척집에 가는 것 같았다. 배웅 나온 60대 할머니의 얘기를 들어보니 학생이 처음 고속열차를 이용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디에서 내려 누구를 만나라는 이야기를 몇 번씩 손자에게 말했다. 스마트폰 데이터를 아껴야 한다는 것과, 짐이 세 개이니 꼭 챙겨야 한다는 말도 몇 번씩 했다. 학생의 좌석은 앞자리 창가인데 뒷자리에 앉은 내 무릎을 비집고 들어와 계속 이야기를 해서 손자를 걱정하는 할머니의 모습보다는 교양 없는 사람으로 생각돼 기분이 조금 언짢았다. 배웅하는 분들은 모두 하차하라는 안내 방송이 있었는데도 학생의 할머니는 미처 내리지 못하고 열차가 출발했다. 할머니는 엄청 당황해 안절부절못했다. 그때 60대 정도의 남자 분이 와서 자신도 이런 경험이 있는데 다음 역에 내려서 사정을 이야기하면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나갈 수 있다는 설명을 하며 안심시켜 줬다. 잠시 후 지나던 승무원이 상황을 파악하고 할머니에게 어떻게 해야 빨리 돌아갈 수 있는지를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 할머니는 승무원이 알려준 역에서 내렸다. 오면서 차창을 바라보며 생각하니, 성경에 나오는 강도 만난 사람을 도와준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가 생각났다. 갑자기 친절한 60대 남자 분은 선한 사마리아인이고 나는 바리새인이 된 것처럼 여겨져 부끄러웠다. 내가 그동안 원리원칙과 매너만을 중시하며 더 큰 가치를 잃고 살아온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본다. 갈 때나 올 때나 고속열차 승무원들의 품격 있는 서비스와 승객들의 높은 공중도덕 수준에 기분이 좋았다. 비록 학회 세미나 참석을 위한 이동이었지만, 이번 광주 여행은 잠시 동안 일상을 벗어나 바쁘게만 살아온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즐거운 탈출이었다. 최인호 김포대학교 정보통신과 교수

[천자춘추] 열두척 배는 있으나, 이순신 장군은 없다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 죽기를 각오하고, 막아 싸운다면, 능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순신 장군의 장계. 이 명문을 읽고 피가 끓어오르지 않을 대한국민은 없다. 지난 12일 문 대통령은 전남도청에서 열린 블루이코노미 경제비전 선포식에서 이순신 장군을 수차례 거론하며, 항일정신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현재 한일갈등을 임진왜란에 비유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에 대한 역사를 제대로 살펴본 이라면, 대통령 발언에 심각한 오류가 있음을 알 것이다. 더불어 거북했을 것이다. 첫째, 이순신 장군은 동맹국을 적으로 삼은 적이 없다. 이순신 장군은 적국에는 가차없었지만, 우방과의 관계는 매우 중시했다. 이순신 장군이 살아계셨다면, 작금의 상황- 주적 북한에 정성을 다하고, 우방을 적으로 만든 정치인들에게 대노하셨을 것이다. 둘째, 현재 한일갈등은 전쟁상황에 비견되고 있다. 현 상황이 전쟁과 비견된다면, 우리가 가진 강한 장수는 삼성이다. 삼성은 현 정권 이후 온갖 고초를 당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이순신 장군을 백의종군시켰던, 선조와 닮았다. 그나마 선조는 우방 명나라의 전폭적 지원이라도 끌어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강력한 우방국 미국, 일본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 무능함이 선조를 과히 능가한다. 셋째, 이순신 장군은 전투에 임하기 전, 결벽증에 가까운 철저한 대비를 했다. 이에 반해, 문 대통령 그리고 현 정권은 적과 싸우기 위한 어떠한 준비를 해왔는가? 승리를 위해서 어떤 장수를 벌했는가? 그들의 입에 감히 거룩한 이름, 이순신을 담을 수 있는가? 넷째, 대통령 스스로 열두 척 배에 비견할 정도로, 대한민국과 일본의 전력 차는 크다. 하지만, 작금의 대한민국 지도부에는 전력 차를 극복할 위대한 성웅 이순신이 없다. 1597년 1월. 선조는 출전을 명했고, 이순신 장군은 출정을 거부했다. 목숨을 걸고 왕명을 거역한 것은, 수많은 장졸과 전함을 잃을 것이 무서워서였다. 이로 인해 나라를 잃는 것이 두려워서였다. 이순신 장군은 자존심이나 개인 영달을 위해서 백성에게 헛된 희생을 강요하지 않았다. 작금의 대한민국은 나라와 국민의 희생을 막으려고, 동맹국 일본과 관계개선을 주장하는 애국 시민을 매국노나 친일파로 매도하고 있다. 그릇된 자존심과 표심을 위해, 국민의 희생을 부추기며, 국익과 안보를 내팽개치고 있다. 이를 선동하는 정치인과 반일이 곧 애국이라 착각하는 일부 국민은 부디, 단 한 번이라도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돌아보길 바란다. 정치인 중에 영웅이 없다면, 우리 국민 모두 영웅이 되어 나라를 살리자!! 대한민국 영광을 위해 과거를 털고 일어나, 다 함께 미래로 나아가자. 김민수 한국창업진흥협회장

[천자춘추] 대한민국은 국민이 강하다

안혜영 일본의 무역보복으로 촉발된 아베 정권의 경제침탈 규탄과 일본의 역사적 과오에 대한 사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여름 뙤약볕보다 뜨겁다. 얼마 전 광주 나눔의집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1945년으로부터 74년의 세월이 흘렀고, 이번 행사에는 거동이 가능하신 할머니 두 분만이 참석하셨다. 이제는 정말 시간이 얼마 남아있지 않았음을 느낀다. 할머니들의 세상을 향한 용기 있는 외침은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작은 나비의 날갯짓은 전쟁 피해와 인권 유린에 경종을 울리는 물결이 되었고, 전쟁 없는 세상을 갈구하는 평화의 파도가 되었다. 일본에서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중단된 것을 계기로 일어난 평화의 소녀상 되기 운동은 SNS를 통해 세계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일본의 경제침탈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국민적 공감대는 국제사회의 지지와 연대를 이끌어 냈다. 더욱이 일본의 지성인들이 한국의 수출규제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국민서명운동에 돌입하는 등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일본은 위안부 문제 외에도 민간인 학살, 강제징병, 노동착취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전쟁범죄를 저질렀고 세계 각국에 치욕과 암흑의 역사를 남겼다. 또한 군함도, 731부대 연구원과 같은 전범자들이 기득권 세력이 되어서 평화를 향한 자성의 발걸음을 옥죄고 있다. 우리는 국난이 있을 때마다 민초들이 의병으로 일어나 나라를 지켰고, 정부의 잘못이 있을 때는 촛불을 들어 민주주의를 성장시켜왔다. 이제는 아베 정권에 대한 규탄과 함께 의식 있는 일본 사회는 물론 세계와의 연대를 통해, 일본이 과거사를 인정하고 국제사회의 진정한 이웃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아픈 역사 속에 만들어진 마루타와 같은 단어의 무게를 알고, 역사 인지 감수성을 키워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역사를 기록하고 잊지 않을 것이다. 일제의 잔재청산과 역사를 바로 세우는 것은 대한민국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다. 대한민국은 국민이 강하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국민의 역사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과거 일제강점기와 사뭇 다르다는 것을 일본만 모르는 것 같다. 차분하고 냉정하게 일본의 경제전쟁에 맞선 우리 국민이 자랑스럽다. 안혜영경기도의회 부의장

[천자춘추] 자기주도적 학습방법과 문화도시

조요한 2019년 오산의 문화지형이 바뀌는 출발선에 서 있다. 왜냐하면, 오산지역문화라는 커다란 방죽 안에 정책적으로 잠자거나 숨겨져 있는 것을 발굴해 문화적 가치를 새롭게 세우고자 하기 때문이다. 오산시는 슬로건으로 교육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교육에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문화예술 안에서도 교육적인 요소가 오산시의 문화자원과 함께 지역문화의 한 축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많은 청소년이 지역문화를 도모하기 위한 사회적 존재로서 공동체성 역량을 키우고 있다. 이는 문화예술의 인프라 확충이 지역문화 활성화로 이어지는 통로에 문화예술 교육이 건강한 문화시민을 양산하는 길과 맞닿아있기도 하다. 그리고 지금은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문화예술 향유를 위해 오산시 문화예술교육을 토대로 거시적 문화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다. 「이음」으로 생동하는 문화도시 오산 지난해부터 문체부에서 실시하는 문화도시 조성사업이다. 과연 문화도시 성공의 열쇠는 무엇일까? 입시를 준비하는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공부 방법으로 자기 주도적 학습이라는 것이 있다. 학생 스스로 하는 학습으로 스스로 세운 계획에 맞춰서 공부하는 법이다. 지나치다시피 교육열이 넘치는 우리나라 대부분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하교하자마자 그들이 세운 계획과 시간표에 따라 밥 먹고, 학원가고 간식 먹고 숙제하는 등 아이들의 모든 일상을 지도 감시했다. 이에 잘 순종하는 아이들은 자기의 생각까지도 학부모의 통제를 받는데 익숙해짐으로써 심지어 고민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이런 학부모 주도적 학습에 반하여 새로이 나온 학습형태가 자기 주도적 학습법이다. 아이 스스로 1년이나 월 단위 혹은 주 단위의 계획을 세운다든지 하여 작은 목표를 통해 그때마다 작은 성공을 맛보게 하고, 공부 자체에 자기 신념을 가지고 흥미를 유발해 나가면서 자기 효능을 높인다. 이때 학부모들은 간섭하지 않고 그 과정을 지켜보며 공부하는 습관이 생기도록 조언하고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학습법은 남이 시켜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탐구과정을 계획하고 실현해 나가는 것이기에 흥미가 없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스스로 재미있게 공부하니 성취감과 더불어 자신감도 생기고 자립심과 창의성도 키우게 되는 것이다. 문화도 마찬가지다. 문화재단에서 일방적으로 시민들에게 강요하는 공연ㆍ전시ㆍ축제 프로그램 등 과거의 패러 다임에서 벗어나 시민중심의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시민이 참여하여 만드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중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매년 여는 지자체의 축제를 문화재단만이 기획하여 여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과 함께 기획하고 만들어감으로써 시민들이 성취감을 느끼고 나의 축제란 자긍심을 갖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관 주도형태가 아닌 시민의 주도적 참여, 그리고 지역의 창의적 개성을 토대로 만들어가는 형태로 변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고 결과물의 퀼리티가 부족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것이 문화도시로 가는 첫 번째 열쇠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조요한오산문화재단 상임이사

[천자춘추] 문화콘텐츠와 기술의 만남

김경표 방송, 신문, 서적, 온라인 등 다양한 매체에서는 시시각각 앞다퉈 4차 산업이 우리의 삶을 대변혁 시킬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4차 산업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등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융합을 통한 경제적, 사회적 구조변화를 견인하는 기술주도형 혁명이라고 한다.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되어 발현되는 초연결과 초지능을 특징으로 모든 사회구조를 단숨에 바꾸어 낼 패러다임의 변화까지 예상되고 있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이 아니다. 4차산업 혁명으로 인공지능에 따른 자동화가 진행됨에 따라 선진국은 2020년까지 일자리 710만 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사무직, 서비스업 등 전체 일자리의 43%가 대체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이라는 무거운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문화와 창조성에 기반을 둔 콘텐츠 산업이 인공지능(AI)뿐 아니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4차산업 핵심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미래 일자리 창출을 주도할 훌륭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기술과 결합된 뉴미디어아트는 그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각적, 청각적 자극으로 새로운 예술영역을 개척함으로써,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해 주는 촉매로써 그 가치가 커질 것이다. 이 같이 문화콘텐츠와 기술이 융합하면 어떤 미래가 우리의 눈앞에 펼쳐지게 될지 살짝 엿볼 기회가 경기도에서 있었다.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은 세계적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지안프란코 이안누치, 스타츠상 후보에 오른 문준용 작가, 제57회 베니스 비엔날제 예술감독 이대형 등이 함께한 가상 증강현실 관련 국제 컨퍼런스 글로벌개발자포럼(GDF) 2019를 성황리 개최했다. 특히 올해는 경험의 확장(Beyond Experience)이란 주제를 통해 가상ㆍ증강현실 등 첨단기술이 예술(ART), 기술(TECHNOLOGY),그리고 사회(SOCIETY) 각 분야의 경계를 허물며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예술 작품을 통해 살펴보았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은 미래에 이를 담당할 창업 및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다양한 사업을 통해 기존 콘텐츠가 첨단 기술을 만나 경험이 확장되고, 새로운 융복합 콘텐츠산업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는 앞으로도 더 큰 실현을 위해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관계를 맺고 세계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허브 역할을 다하도록 할 것이다. 김경표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

[천자춘추 ] 노년에 관하여

손영태 소년은 허약하고 청년은 저돌적이고 장년은 위엄이 있고 노년은 원숙하다. 키케로는 삶의 네 단계 중에서 원숙한 노년의 최선은 학문을 닦고 미덕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노년은 카이사르 앞에서 자신의 소신을 피력했던 키케로에게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 이웃나라 이야기다. 평생 양복점을 운영했던 한 노인이 은퇴하고 부인과 함께 약간의 예금과 연금을 받으며 평온한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부인이 알츠하이머로 투병을 시작하면서 그 작은 평화는 깨어진다. 매달 나오는 연금을 부인의 병원비로 모두 사용하고, 부인의 장례식 비용으로 모아둔 예금 때문에 국가로부터 지원도 받을 수 없게 되자 노인은 끼니를 걱정하게 된다. 착실하게 일하고 저축하고 연금도 부었지만, 어느 날 노후파산에 이른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2018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은퇴한 가구주의 절반 이상은 생활비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부모의 노후를 가족들이 돌보아야 한다고 응답한 경우가 2008년 40.7%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서 2018년 26.7%까지 떨어졌다. 대가족 중심의 농경사회와 달리 산업화되면서 현대인들은 제도적이고 비자발적인 은퇴를 경험하게 되고 핵가족화되어 자식이나 친척들의 도움 없이 노년을 맞이하게 된다. 최근 나온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55~79세 응답자의 45.9%가 월평균 61만 원의 연금을 수령하고 있다. 1인 가구 최저생계비보다 적은 금액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취업을 원하는 고령층의 응답자 두 명 중 한 명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올해 초 대법원은 우리나라의 사회적 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의 급속한 변화를 감안해서 65세까지 육체노동이 가능하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공중보건의 개선과 의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평균수명의 증가와 자동화에 따른 노동환경의 변화 그리고 저출산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반영한 것이다. 그렇지만 정년연장 논의는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년연장을 두고 청년실업과 연계해 세대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정년연장은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다. 사회적 안전망이 꼼꼼하게 구축되어 있다면 노년층의 빈곤이나 노후파산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또한 정년연장은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원숙한 노년의 삶을 누릴 권리가 있고 당연히 누려야 한다. 키케로의 말처럼 우리는 인생이라는 긴 연극무대에 서 있다. 누구도 자신의 연극이 끝나기 전에 쓰러져서는 안 된다. 손영태 경인지방통계청장

[천자춘추] 가지 않겠다, 사지 않겠다

대한민국은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헌법 정신을 무시한 채 8월15일이 건국기념일이라는 허무맹랭한 주장으로 뜨거운 여름을 더 짜증 나게 만드는 일이 있었다. 친일파가 청산되지 못한 역사의 오욕을 21세기에도 감당해야 하는 것이 수치스럽다 못해 창피하며 폭염보다 더 짜증 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 국민이 일본의 수출규제에 분노해 가지 않겠다. 사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행동하는 것은 단순한 반일감정의 표출이 아니다. 일본 제국주의 역사를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과거의 범죄를 감추는 것도 부족해 역사를 왜곡하고 정당화하려는 시도라 보기에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그 분노는 일본 군국주의 부활 시도에 대한 경고다. 대한민국 사법부의 판단을 가지고 일본 아베정부가 문재인정부를 흔들다 못해 심지어는 탄핵까지 운운하고 있다. 제국주의 근성을 저버리지 못한 일본의 행태에 분노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 더 참기 어려운 것은 한국인의 얼굴을 가지고 한국인의 말로 일본의 행위를 두둔하며 일본의 편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행동을 조롱하는 토착왜구들이다. 요즘 더욱 드러내 놓고 토착왜구임을 자랑하고 있다. 일본과 관련된 역사를 돌이켜 보면 토착 왜구들의 활약은 일본인보다도 더 악랄하며 집요하다. 임진왜란 때 일본군의 길잡이 노릇을 한 것도 토착왜구들이며, 경술국치의 수치도 토착왜구들의 활약이 컸다. 독립군을 잡아다가 고문하고 앞잡이 노릇을 했던 자들도 토착왜구들이다. 역사는 반복된다지만 토착왜구들 등장이 반복되는 것은 참을 수 없을 만큼 치욕이다. 총칼보다 더 무서운 식민사관을 심어 놓고 간다는, 그리고 돌아오겠다는 마지막 조선총독이자 아베의 외조부의 말이 섬뜩하다. 해방된 지 74년, 아직도 청산되지 못한 친일의 오욕, 20만 명이 잡혀가 성노예의 굴레를 감당해야 했던 조선의 소녀들, 거기서 살아남은 할머니의 눈물, 드러내 놓고 하는 친일은 아직도 우리가 해방되지 못했음을 말하는 증거다. 일본이 쳐 놓은 경제보복의 덫은 우리에게 위기에 그치지 않고, 기회가 되어야 한다. 늘 그랬듯이 우리는 일본과의 싸움에서 그들을 극복하고 마침내는 승리한 위대한 국민이다. 국민이 만들어내는 작은 연대의 실천, NO 가지 않겠다. NO 사지 않겠다. BOYCOTT JAPAN. 진짜 해방은 이렇게 만들어져 가고 있다. 황수영 경기도의원

[천자춘추] 중소기업 수출, 온라인 활용이 답이다

우리 경제의 주축인 수출이 올 상반기에 2천713억 달러로 전년의 2천967억 달러보다 8.5%나 감소했다. 최근 수출 감소는 반도체, 자동차 등 대기업 제품에 대한 국제적인 수요 감소에 기인하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출을 위해서는 이제 대기업뿐 아니라 세계수준으로 성장한 우리 중소기업이 직접 수출에 나서야 할 때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은 말처럼 쉽지 않다. 우선 해외 바이어를 발굴해 거래처를 확보해야 하는데, 해외광고나 전시회 등의 전통적인 방법은 많은 시간과 인력, 높은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이제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전 세계가 연결되어, 온라인을 통한 제품 홍보 및 바이어 발굴이라는 새로운 채널이 활짝 열려 있다. 알리바바와 같이 기업과 기업을 이어주는 B2B, 아마존ㆍ타오바오 등 기업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B2C 외에도, 유튜브ㆍ페이스북 등 제품 홍보를 넘어 판매까지 가능한 온라인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은 초기 비용과 리스크를 줄이고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품을 쉽게 홍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서는 채널별 활용법을 익히고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정부와 무역지원기관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활용을 위한 교육 및 제품 홍보방법 컨설팅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일부 기관은 수출 온라인 플랫폼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도 수출을 위해 B2B 사이트인 TradeKorea, B2C인 Kmall24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어, 이를 활용하면 더욱 쉽게 온라인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 TradeKorea의 경우 72만 매일 3만 3천 명 이상 바이어가 접속하는 B2B 사이트로, 기업별 영문홈페이지 제작 및 해외 바이어 매칭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B2C 쇼핑몰인 Kmall24는 해외 소비자들과의 연결을 통해 역직구를 통한 수출을 제공하고, 자사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까지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 플랫폼 시장은 바이어 발굴차원을 넘어 수출에 필수적인 핵심 키워드이다. 우리 중소기업도 온라인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새로운 수출길을 열어나가야 한다. 중소기업 수출, 이제 온라인에 답이 있다. 수출기업 파이팅. 이창선 한국무역협회 경기북부지역본부장

[천자춘추] 모르면 두렵고, 알고 나면 겁나지 않는다

일본의 아베 정권이 도발을 했다. 아주 고약하다. 우리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요한 핵심 소재 및 원료를 한국에 판매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상황 추이를 봐가면서 다른 산업 분야에도 이 조치를 확대 적용해 나가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우리 한국이 입는 경제적 타격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일본의 전략과 속내를 잘 알아야 한다. 필자는 이번 아베 정권이 우리에게 가하는 공갈협박과 위협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6년간 일본을 전공했고 일본사회의 신경망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의 유수 언론사에서의 10년간의 기자생활을 한 바 있는 필자의 경험에서 비춰볼 때, 일본 제국주의 피를 잇는 아베와 같은 전쟁범죄자 추종자들에게 한번 밟히기 시작하면 계속 밟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렇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은연중에 일본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하나하나 파고들어가면 아는 게 별로 없다. 해박한 전문가를 찾아보고자 해도 의외로 없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일제 강점기에서 태어나 성장한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들은 일본을 잘 안다. 그런데 그들이 아는 일본은 이미 70여 년 전의 일본이다. 이분들은 이미 사망했거나 현역에서 은퇴한 지 오래되었다. 부모세대들로부터 일본에 관한 정보와 지식을 얻어듣다 보니 우리의 지식도 그 시대 일본의 그것들뿐이며 일본에 대한 감정은 강제징용, 창씨개명, 농지 약탈 등 부정적인 면들이 뇌리에 박혀 있다. 그래서 반일감정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러다 보니 현재의 일본과 경쟁하고 때로는 협력을 모색해야 하는데 부지불식간에 종종 과거의 일본과 샅바잡이를 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한국 사회에는 일본에 대한 세대단층 현상이 있다. 1965년 한일국교 정상화 반대 데모하던 세대들이 사회의 원로가 되어 있고 그 맥을 이은 세대들이 막연한 반일감정으로 무장되어 우리의 정치 중심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일파(知日派)는 설 자리를 잃어버린 채, 반일파(反日派)나 친일파(親日派)로 나뉘어 서로 반목하고 대립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나로서는 안타깝기만 하다. 일본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사회 각계각층에 일본전문가들을 많이 육성해야 한다. 특히 일본경제문제에 해박한 전문가들을 유치해야 한다. 경기도는 산업 측면에서 일본과의 관계가 매우 밀접해 있다. 인적자원은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 재일동포 출신, 일본유학 경험자, 일본과 거래를 하는 기업인 출신 등을 활용하면 된다. 이번 기회에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으로서 가칭, 일본연구소를 설립하여 한국의 대표적인 지일(知日) 연구기관을 만드는 것도 구상해 봄 직하다. 모르면 두렵지만, 상대를 잘 알고 나면 겁나지 않는 법이다. 장준영 전 경기신용보증재단 상임감사

[천자춘추] 1차량 1소화기 선택에서 의무로

지난 7월 6일 오후 7시 43분께 서울 중랑구 상봉동의 한 주택 1층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SUV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대원 46명이 현장에 출동하였으며 9분 만에 진압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차량 엔진룸 등의 소실로 인해 소방서 추산 500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대체로 차량 화재는 냉각수 및 오일 부족, 연료 및 점화장치 불량 그리고 각종 배선결함 등이 200℃ 넘는 엔진온도에 외부의 열기가 더해져 발생하기도 하고, 차량 내부에 보관 중인 라이터가 폭발하는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평상시 차량 점검을 철저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차량화재발생 시 사전에 소화기를 갖춰놓고 화재가 발생했을 때 즉시 대처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5년간 자동차에서 발생한 화재 건수는 2만 4천905건에 달했다. 이 중 승차정원 7인 미만을 포함한 승용자동차에서 1만 824건(43.5%)이 발생했다. 이어 화물자동차(7천984건), 소형승합차(1천58건), 버스(757건), 특수자동차(562건), 덤프트럭(274건)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차량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128명, 부상 582명 등 710명으로 집계됐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 자료 인용) 국민권익위원회의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5인승 차량에서 화재 발생 시 초기 대응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차량용 소화기 설치에 대한 국민의견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치 의무화 확대에 찬성하는 사람이 87.9%에 이르지만, 정작 소화기를 사용해 본 적이 없는 경우가 51.5%이며, 설치 의무 규정조차 모르는 경우도 65%에 달한다. 또한, 국민들은 다양한 소화기 중에서 차량용 소화기로 어떤 제품이 가장 적합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 또한, 응답자의 87.9%는 만약 다른 차량의 화재를 목격했을 때 차량용 소화기를 가지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줄 의사가 있다고 답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소화기를 갖추고 있는 차량은 거의 없다. 적기에 사용된 소화기 1대는 소방차 10대와 맞먹는 효과가 있다는 말이 있다. 차량 화재의 당사자인 운전자가 적합한 소화기를 제대로 적시에 사용한다면 피해를 줄이고 고귀한 생명을 구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이제는 운전자 스스로 안전에 대한 의식을 높이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의지를 보여야 할 때이다. 안전은 습관에서 비롯한다. 아무리 작은 징후라도 사전에 확인하고 소홀히 넘기지 않는 습관만 가진다면 보다 안전하고 행복한 생활의 기초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1차량 1 소화기 이제는 우리 스스로 안전을 위해 자발적 의무사항처럼 여겨야 할 때다. 이규정 한국소방안전원 경기지부장

[천자춘추] 미래농업 조타수는 농업빅데이터

청명에는 봄 농사를 준비하고, 망종에는 씨를 뿌리는 등 태양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24절기는 전통적인 농경사회에서 중요한 지표였다. 농기계 보급과 영농시설의 자동화가 되었지만, 완전 밀폐형 시설이 아니면 여전히 모든 작물의 생육에는 햇빛의 영향을 받는다. 최근 사회 전반으로 4차 산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농업에서의 스마트 온실이 부각되고 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시설면적의 90%인 7천㏊를 스마트 온실로 보급하고, 전국 4개소의 스마트팜 혁신 밸리를 거점으로 시설원예 첨단화, 차세대 스마트화를 도모하겠다고 한다. 왜 스마트 온실이 증가하고 있는가? 스마트 온실만이 미래농업의 해결책인가? 우선 스마트 온실 면적이 증가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농업노동력의 감소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영농의 편리성과 농업인의 삶의 질적 변화를 가져왔고, 스마트 온실 설치에 대한 요구도는 높아지고 있다. 평택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A농가는 스마트시설을 설치하고 언제 어디서나 농장의 시설상태를 확인하고 원격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온실에 머무르는 시간이 줄어서 생긴 여유시간에 자기개발과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증가하여 삶의 질이 개선되었다고 말한다. 이것은 1세대 스마트 온실이 추구하는 목표와 일치한다. 차세대(2세대) 스마트 온실의 목표는 농업빅데이터를 분석하고 데이터 기반의 환경정보에 따라 생육을 예측하여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원격제어하는 자동화 온실이라고 해서 농업빅데이터 기반의 시설관리가 완벽해지는 것은 아니다. 지역에 따라, 작목에 따라 농업기상 조건에 따라 작물 생육이 다르기 때문이다. 완전 밀폐형 온실이 아니라면, 어떤 경우라도 외부의 기상에 영향을 받는다. 스마트팜의 범위를 빅데이터 기반의 정밀농업이라고 본다면 초기 투입비용이 많이 드는 밀폐형 온실이나 자동화 온실로 한정하기 보다, 유리온실, 비닐하우스, 비 가림 시설, 노지과수, 노지채소 등 작물 재배의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 경험에 의한 농사기술이 승계되었던 농경사회가 아닌 4차 산업시대에 맞게 농업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영농기술을 후대농업민에게 전수할 준비를 해야 한다. 농업 전반에 걸친 데이터 수집기반을 구축하고, 데이터에 의한 영농컨설팅 체계를 갖추는 스마트팜이 되어야 할 것이다. 즉 미래농업의 조타수는 농업빅데이터이다. 농업기상데이터, 양액데이터, 토양데이터, 노지의 관수데이터, 병충해 데이터 등과 작물의 생육정보가 작물생육을 예측하는 시대가 미래이기 때문이다. 김석철 경기도농업기술원장

[천자춘추] 축구는 축구일 뿐, 청소년 월드컵 팀은?

호날두가 45분 이상 경기를 뛰기로 했지만 단 1분도 경기장에 나서지 않자 우리 축구팬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더구나 바로 이틀 전 중국에서 90분 전 경기를 뛰었던 사실과 비교해보면 왠지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른 어떤 스포츠 종목보다 축구는 국민의 자존심과 깊이 연관되어 있어 유벤투스와 호날두에 대한 우리 축구팬들의 분노는 쉽게 식지 않을 듯하다. FIFA U-20 월드컵에서 우리의 어린 축구 대표선수들은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며 결승까지 진출했다. 우리 축구팬들은 어린 선수들의 쾌거에 열광하며 밤잠을 설쳤고, 2002년의 벅찬 감동을 재현했다. 그러나 그 감동은 두 달이 채 안 된 지금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고, 우리는 한일관계, 북한 미사일, 경제난, 취업난 등 험난한 현실의 무게에 허덕거리고 있다. 축구는 잠시 우리에게 집단적 열광과 감격을 주지만, 그뿐이다. 우크라이나는 U-20에서 우승한 후 열광의 도가니 속에서 잠시 환호했지만, 유럽과 러시아 사이의 정체성 혼란 속에서 정치적 불안과 경제적 불황 속에 여전히 신음하고 있다. 또한 1998년과 2018 월드컵에서 우승한 프랑스 대표팀은 프랑스 인종 화합의 상징으로 잠시 주목받았지만, 프랑스 사회는 불관용과 배타적인 반이민정서로 점점 곪아가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축구는 축구일 뿐이다. 감격과 갈채는 잠시일 뿐 축구가 복잡한 국내외적 갈등을 해결해주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 U-20 월드컵 팀은 답답한 우리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제시해 주고 있다. 1983년 4강 신화를 달성한 박종환 감독의 청소년 팀은 권위주의적 리더십 체제의 우리 사회를 반영한다면, 2019년 준우승을 달성한 정정용 감독의 청소년 팀은 상호 이해와 부드러움의 리더십의 강함을 보여주었다. 우리 청소년 팀에서는 일방적인 지시나 권위가 사라지고 막내가 형으로 불리는 모순어법이 자연스럽게 통하는 분위기였다. 그 속에서 선수들은 재기 발랄함과 개성을 존중하면서도 자발적으로 상호 이해하는 하나의 팀으로 태어날 수 있었다. 그러기에 우승을 못해 섭섭한 것이 아니라 이 멋진 팀에서 헤어져야 한다는 것이 더 섭섭하다는 어느 선수의 소회가 쉽게 수긍된다. 이 멋진 청소년 팀 속에서 우리는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김연권 경기대 대학원장

[천자춘추] 실효성 있는 고령자 교통사고 예방대책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가 맞물려 노인인구의 비중이 매년 높아져 초고령화 사회로 향하는 가운데, 고령사회의 그림자로 드리운 노인의 자살, 고독사, 교통사고 등은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다. 특히 어르신 교통사고 문제는 심각한 상태로 증가하다 작년부터 다소 감소추세로 전환되었지만 보다 실효성 있는 노인 교통사고 예방대책이 사고를 확 줄이는 열쇠라 할 수 있다.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의하면 10년 전 교통사고와 비교해보아도 어린이 사망자는 56% 줄었지만 어르신 사망자는 44% 증가 추세에 있다. 또한, 2018년 교통사고로 인해 3천781명이 사망한 가운데 20세 이하 청소년 사망자는 97명이고 부상자는 9천420명이었으나, 65세 이상 노인 사망자는 843명, 부상자는 4만3천427명으로 사망자는 8.7배, 부상자도 4.6배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 지역별 고령자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사고 감소대책이 시급하다. 실제로 65세 이상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보행 중에 사고를 당한다. 일부 몰지각한 어르신들이 걸음걸이도 느린 상태에서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만 빨리 건널 수 있다는)무모한 판단으로 신호 무시와 무단횡단 등으로 사고를 당하고 있어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나이가 들면 노화나 각종 질병 탓에 청장년보다 시력과 청력은 물론 반사능력 등도 현저하게 떨어진다. 신체능력 저하에 따른 인지판단조작능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령운전자는 시력과 기억력 등이 떨어지고 돌발상황 대처능력도 비고령 운전자보다 2배나 느려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전방의 교통상황에 적절히 대응 못 해 사고 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고령운전자 스스로 사고는 실수로 돌리고 본인의 신체능력을 여전히 과신하는 경향마저 보인다. 고령운전자의 (인지판단)조작 미스로 브레이크 밟아야 하는 상황에서 가속페달을 밟아 사고를 낸 경우도 자주 보도된다. 이런 마당에 사업용 운전자의 고령화도 가속화 되고 있어서 (업종별로 차이는 있지만) 개인택시용달 고령운전자들의 안전관리가 중요하다. 이렇게 고령 보행자나 운전자의 객관적인 신체(인지판단)능력과 주관적인 인식의 차가 크면 클수록 교통사고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는 것이다. 고령자 스스로 인지판단 및 신체 능력의 한계를 인식할 수 있는 점검과 교통안전 교육 홍보기회는 물론 고령자 운전면허 자진반납 우대 혜택을 늘려야 한다. 나아가 교통약자 친화 대중교통정책과 더불어 자율주행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관계기관의 면밀한 준비와 협력으로 고령자 교통사고가 대폭 감소하길 기대해 본다. 박상권 한국교통안전공단 교수

[천자춘추] 모기 박멸 vs 모기 퇴치

여름철만 되면 유난히 극성을 부리고 전 세계적으로 매년 백만 명 가까운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모기는 공공의 적이다. 그래서 지구 상에서 모기를 몰아내기 위한 모기박멸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나 아직 성공에 이른 사례는 없다. 첫 번째 시도는 DDT였다. 당시에는 인체에 해가 없으면서도 살충효과는 뛰어난 획기적인 신약으로 모기박멸에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모기는 DDT에 대한 내성을 갖게 되고 광범위한 남용으로 생태계를 파괴하는 문제가 드러나면서 급기야 사용이 금지되기에 이르렀다. 이후에도 모기박멸 시도는 계속되었고 최근에는 유전자 조작을 통한 모기박멸 시도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기가 지구에서 사라질 거라고 믿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모기는 발생지를 중심으로 제한된 영역에서 주로 활동한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이것은 모기의 생태를 이해하고 거기에 맞는 맞춤 방역을 실시한다면 우리의 생활 주변이라는 제한된 영역에서는 얼마든지 모기가 얼씬거리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인터넷에서 락페스티벌 후기를 찾아보면 이천에서 열린 지산락페스티벌 현장이 다른 락페스티벌 공연장과 유난히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바로 모기에 관한 내용이다. 대부분의 락페 후기에서는 모기에 물리는 것은 기본이고 사람 반, 모기 반, 모기가 득실득실, 모기 천국이라는 말을 찾아볼 수 있다. 반면에 지산락페 후기에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한 게 모기가 거의 없었다, 모기가 한 마리도 없는 것이 진짜 미스테리하다, 모기약을 엄청 쳤는지 모기 한 마리도 없다는 글들이 2009년부터 2017년까지 꾸준히 등장한다. 당시 필자가 근무하던 해당 지자체에서는 지산락페스티벌이 처음 열릴 때부터 주최 측의 요청으로 공연장의 방역소독을 맡게 되었는데, 통상적으로 열흘에 한 번씩 시행하는 분무소독 횟수를 늘려서 2~3일 간격으로 세 번 실시한 것이 전부였다. 다른 지역과 차이가 있다면 연막소독 대신 방역 특장차를 활용한 맞춤형 친환경 분무소독을 실시했다는 점이다. 필자도 인터넷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서 내심 많이 놀랐다. 필자가 시도한 방역소독 방식이 모기 퇴치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자부심은 느끼고 있었지만 이러한 정도의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모기의 활동범위가 유충이 성장한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지역에 국한돼 있다면 모기를 효과적으로 제거한 지역으로는 인근의 모기가 쉽게 날아오지 않는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도 모기 없는 쾌적한 환경이 가능할까? 모기박멸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더라도 우리의 생활 영역에서 모기를 몰아내어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수준의 모기 퇴치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다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노하우는 필요하다. 심평수 수원시 영통구보건소장

[천자춘추] 공공체육시설의 안전관리시스템

대한민국은 국민의 건강복지를 위해 다양한 체육시설을 건립해왔다. 생활권 내에 많은 체육시설이 늘어났고, 많은 국민이 생활체육을 통해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용하는 체육시설들의 경우, 시설이 파손되거나 위험 요소들이 언제든 생길 수 있어 철저한 관리와 유지보수가 필수임에도 건립만 해왔지 안전관리에 관한 정책과 실행이 미비한 현실이다. 늘 그래왔듯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어서야 하겠는가. 국민의 생활권 내 체육시설에 대한 실태 파악과 활성화를 위한 체육시설 안전 인증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체육시설 특히 공공체육시설이 안전한 생활문화시설로 자리 매김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의 스포츠 정책이 필요하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표하기를 2019년에는 체육시설 안전관리 실태조사를 해 공공 500개소, 민간 1천 개소 총 1천500개의 체육시설에 대한 실태조사가 진행된다고 한다. 내용으로는 국가 체육시설 이외에 공공 체육시설과 민간 체육시설에 대한 안전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에 민관합동 점검을 통해 먼저 공공 체육시설 180개소, 민간 체육시설 300개소, 긴급점검 10개소 총 490개소에 대한 점검을 시행한다고 한다. 매우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올해 초 경기도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대 토론회를 통해 경기도 내 공공체육시설 안전관리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를 가지고 발표와 토론을 했었다. 참석한 전문가 토론을 통해 시급한 정책과 실행이 필요함을 토로했다. 안전한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정책에 누가 의의를 제기하겠는가. 다만, 이 토론 이후 발 빠르게 정책실행을 도와줄 것 같은 많은 분이 다소 주춤하다. 이런 문제는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이슈화할 사안이 아닌가 보다. 늘 그랬듯이 사고가 나야 급해지려나? 하는 씁쓸한 마음이지만 다행히 경기도 체육회가 조금씩 관심을 보인다. 가장 필요하고 우선적인 사안이라 생각하는 듯하다. 당연하다. 꼭 우선시해야 한다. 우린 안전사고 예방을 못 한 또 다른 희생을 경험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려면 공공체육시설의 인증과 안전복지 정책의 빠른 수립을 제안한다. 공공체육시설 안전점검 및 인증제도는 국민의 건강복지를 위한 맥락 속에서 논의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 체육시설 인증제도에 대한 척도와 논의는 현장의 전문가와 안전의 전문가, 그리고 체육 활동 전문가가 다양한 공론화 과정을 통해 제도적 위치와 실행 방안을 명확히 설정하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안전이 인증된 공공체육시설에 대해서는 활동의 공공성을 부여하고, 좀 더 확장된 영역을 제공하여야 하며, 기존의 활동을 촉진하는 방향의 지원도 필요하다. 이로써 공공체육시설의 안전 시스템 속에 국민은 생활체육 활동이라는 복지를 편안하게 누릴 것이다. 안을섭 대림대학교 스포츠지도과 교수

[천자춘추] 이웃나라 일본을 위한 대자비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은 재조산하를 말했다. 이게 나라냐로 대변되던 2016년, 폐허가 된 나라를 다시 세우지 않으면 길이 없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아마 당시 문 대통령의 마음이 그러했을 것이다. 일본과의 무역전쟁이 시작되면서 반일의식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싸움은 일본에서 걸었는데 들춰보니 진정 바로잡아야 할 게 너무 많다는 깨달음이다. 지금껏 일제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사정, 일본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줄곧 심화됐던 사정이 오늘의 사태를 야기했음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는 단 한 번도 대일본 무역수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965년 이래 무역적자 누적액은 708조 원, 아울러 지난해 일본관광으로 쓴 돈이 6조 원에 달한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알게 됐다. 경제의존이 얼마나 심각한지, 또 한국전쟁으로 경제부흥의 기회를 제공한 이후 지금까지도 우리는 일본의 주머니를 불려주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축구에서는 일본을 꺾었을지라도 실속은 제대로 챙긴 바 없었던 셈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최대의 사내유보금을 갖고서도 일본으로부터의 기술독립을 위한 투자에 게을렀음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대기업에게 눈앞의 단기적인 이익을 떠나 조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깊은 마음 같은 건 기대할 게 못 되었던가. 그 과정에서 경제의존에서 벗어날 기술을 개발했으나 판로를 개척하지 못해 사장된 우리 중소기업의 사연은 참담하다. 이제부터라도 대기업은 책임감을 느끼고 정부를 따라 중소기업과의 상생에 정성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했던 어느 지인은 일본의 국운이 다한 것 같다고 했다. 근거로 든 것이 불의한 정치권력에 대한 일본국민의 저항의식 실종이었다. 일본국민은 장기 경제불황의 늪에서, 또 동일본대지진을 겪으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선의를 상실한 듯 보인다. 무기력하고 비판 없이 끌려가는 우중의 모습을 택한 듯. 그런 국민을 등에 업고 아베는 자국의 정세불안을 타개하려고 과거 반복된 역사에서 그래 왔듯, 이번에도 전쟁이라는 방식, 그 만만한 제물로 우리를 선택한 것이다. 그 못된 습관을 바로 잡아주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이번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 이웃나라 일본을 위한 대자비일 것이다. 그러하니 지금의 일본여행 안 가기,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절대적인 정의다. 이번 전쟁에서 우리 국민이 손에 쥔 무기는 지극히 평화롭다. 그러나 그 어떤 가공할 무기보다 시퍼렇게 날 서 있음을 똑똑히 보여줘야 할 것이다. 이규민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

[천자춘추] 건축사의 국제화

그동안 건축사가 되기 위해서는 공업고등학교, 전문대학교, 4년제 대학교 등에서 건축과를 졸업하고 각각 일정기간 이상 실무경험을 쌓은 후 국가에서 시행하는 건축사자격시험에 합격해야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4년제 대학교 건축과를 졸업한 경우는 5년 이상의 실무경험이 있어야 했다. 다른 자격의 경우 졸업과 동시 또는 재학 중 응시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한다면 상당히 취득하기 힘든 조건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힘들게 취득한 자격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자격증들도 국제사회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정은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하다. 특히 선진국이 아닌 경우 더욱 그렇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한 건축계에서는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세계건축사연맹(UIA)을 중심으로 건축사자격 상호인정을 위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물론 우리나라 건축계도 일찌감치 상호인정제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결과 한국을 포함한 미국, 중국, 캐나다, 멕시코, 영연방(CAA),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정회원 자격으로 활동하고 있다. 상호인정 요건 중 중요한 것은 건축사 시험제도에 의한 자격증 자체가 아니라 건축사가 되기 위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양질의 건축교육에 있다는 것이다. 즉 건축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고등교육기관에 의한 최소한 5년 이상의 전일제 교육을 필한 사람의 수준에 부여되는 건축학 전문학위와 2년 이상의 실무수련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이를 인증하기 위해서는 관련기관(한국건축학교육인증원: KAAB)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건축학교육인증제도를 운영하는 국가들은 각각 국가가 부여한 인증학위를 상호 동등하게 인정하는 캔버라협약(Canberra Accord)을 2008년 체결하고 운영 중에 있다. 이를 통해 회원국들 간에 실무 및 교육 차원에서의 국제교류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상호인정건축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한국건축학교육인증원(KAAB)에서 시행하는 인증실사에 통과한 교육기관에서 수업을 받고 일정기간 수련 기간을 거쳐 건축사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이를 위해 5년제 건축대학 편제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한번 인증받으면 영원히 가는 것도 아니다. 일정 기간마다 정기적인 인증실사를 통해 질적 양적 평가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물론 4년제 대학 건축과를 졸업하고 인증을 받은 대학원을 졸업하는 방법도 있다. 건축사 자격을 취득한 후에도 5년마다 보수교육을 통하여 건축사 자격을 유지해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상호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공업고등학교나 전문대학 또는 4년제 대학 건축과만 졸업한 사람은 건축사가 될 수 있는 길이 없다. 자연적으로 건축 관련 학과를 지원하는 학생들 인기가 시들하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은 지역마다 건축사를 보조하는 건축사보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보다 힘든 상황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한 가지 심각하게 생각해 볼게 있다. 건축과를 나온 사람은 모두가 건축사가 되어야 하는가? 김동훈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교수

[천자춘추] 핼퍼스 하이 효과

핼퍼스 하이(Helpers high) 효과란 남을 돕는 봉사를 하고 난 뒤 며칠, 몇 주 동안 지속되는 심리적 포만감으로 마더 테레사 효과라는 의미랑 비슷하다. 남을 돕는 활동을 통하여 일어나는 정신적ㆍ신체적ㆍ사회적 변화로 1998년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시행한 연구로서 테레사 수녀처럼 남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거나 선한 일을 보기만 해도 인체의 면역기능이 크게 향상되는 것을 말한다. 슈바이처효과라고도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한 번쯤 이런 핼퍼스 하이의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임을 깨닫게 하는 순간들은 본인의 행동으로 인할 때도 있고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거나 들었을 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러한 핼퍼스 하이의 순간들을 경험하지 못했을 때는 사람들이 봉사활동을 하려고 평생 다니던 직장을 퇴직하고 국내는 물론 해외로 봉사활동을 가는 사람들을 볼 때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신도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인데 쓰레기를 모아 파는 돈을 사회에 기부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해하지 못하고 의아한 생각마저 들었다. 또 어떤 사람은 자기 동생들을 교육시키면서 뒷바라지하느라 자신은 결혼도 못 하고 훌쩍 나이 들어 버린 사람도 보았다. 이러한 사례들은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수없이 많겠지만 아름다운 사례들이 매스컴을 통해서도 많이 듣게 된다. 성인이 되고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나니 봉사가 가장 중요하고 가치 있는 삶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다른 각도의 사례를 들자면 어떤 사람이 처음 시작할 때는 자신의 부모 같은 생각이 들어서 몸이 불편한 노인들을 돌봐주는 일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가족을 직원으로 채용하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직원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도움만 받으려는 상태로 변질이 되어 있었다. 이름만 걸어놓고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화장실은 오물 냄새로 코를 찔러 봉사활동을 하려고 가는 방문객의 얼굴을 찌푸리게 했고, 방문한 봉사자들에게 맞이하는 기본적인 태도도 좋지 않고 기부금 확인서를 작성하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고 참 씁쓸한 현실임을 경험한 적도 있다. 아름다운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름다워야 한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주객이 전도되는 것을 경계하고 봉사의 과정에서 본질이 변하지 않고 처음에 생각한 좋은 의도를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세상을 밝게 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진정한 봉사를 통해 우리 모두가 핼퍼스 하이(Helpers high) 효과를 체험하는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정승자 곡반초등학교 교장

오피니언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