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한 가지만 닮았어도 나의 벗이다

저 멀리 서역의 땅,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는 밀랸판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나는 얼마 전에 이곳을 방문했다. 오래전에 중국의 이슬람 종교탄압을 피해서 키르기스스탄으로 이주한 중국계 무슬림들이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마을이다. 이들을 키르기스스탄에서는 둥간족이라고 부른다. 현재 7천여 명이 키르기스스탄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농업을 위주로 생활하는 이들은 자기들끼리 중국어를 사용하고 음식도 중국 음식을 먹으며 자기들만의 정체성과 전통을 간직하면서 살고 있다. 나는 이 사람들로부터 우리의 중화요릿집에서 나오는 깐풍기와 꽃빵을 대접받았다. 맛도 서울에서 먹는 그것과 흡사하다. 이 먼 나라에서 이런 음식을 맛볼 줄이야 꿈에도 생각하지 못해서 한편으로는 놀랍고 신기했다. 키르기스스탄 사람들은 이들 둥간족들이 중국의 이슬람 종교 박해를 피해서 키르기스스탄 땅으로 도망쳐 나오자 이들에게 넓은 땅을 내주었다. 비록 인종과 언어와 문화와 전통이 달랐지만 무슬림이라는 한 가지 이유를 들어 이들을 품어주었다. 지금 키르기스스탄에는 중국의 경제적 진출이 매우 활발하다. 주요 간선도로 건설 등 인프라 구축에서부터 갖가지 상품에 이르기까지 키르기스스탄 경제에 있어서 중국의 입김이 안 미치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여기에 둥간족들의 매개체 역할이 두드러진다. 중국어 구사는 물론이고 전통과 문화를 보존하고 있기 때문에 키르기스스탄에 진출하는 중국기업가들에게 있어서 둥간족들은 환상적 파트너로 자리매김 하고 있으며 키르기스스탄 경제에 기여하는데 크게 한몫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둥간족들의 몸값은 금값이다. 국토 면적이 한반도의 80%쯤 되는 키르기스스탄은 인구 630만 명 남짓의 작은 나라이다. 각 인종 간에 다른 점들이 같은 점보다 훨씬 많음에도 이곳에는 40여 민족이 서로 어울려 서로 인정하고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주면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다. 한 가지만 닮았어도 나의 이웃이요 벗이라는 사회적 너그러움이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조국 사태를 멀리 떨어져 있는 이곳 키르기스스탄에서 지켜보면서 열 가지 가운데 한 가지만 달라도 각자의 진영으로 나뉘어서 흡사 아귀처럼 서로 다투는 모습에 부끄러움과 참담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사태를 이 지경에 이르게 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 세력들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을 말해주고 싶다. 나는 독립운동가요 민족주의자 장준하 선생을 존경하는 사람이다. 이분이 살아생전에 하신 말씀이 있다. 못난 조상이 되지 말자. 장준영 전 경기신용보증재단 상임감사

[천자춘추] 전통시장 안전 선택권을 강화하자

화재는 거부할 수 없이 매년 일어난다. 건물화재, 산불, 자동차 화재, 배터리 폭발 화재 등 종류 역시 다양하다. 다양한 화재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자 정부는 지난해부터 화재안전 특별조사를 하고 있다. 조사 중점사항은 건축, 전기, 가스, 소방 등 화재안전과 관련된 모든 분야를 총망라한다. 이러한 조사결과를 정밀분석해서 근본적인 화재안전 개선대책을 마련해 국민의 안전선택권을 보장하고 건물주에게 안전시설을 보강하도록 할 전망이다. 이러한 노력은, 우리가 가진 건축물의 취약점을 제대로 파악해, 더 안전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우리의 선택권을 강화하는 일련의 활동일 것이다. 헌데, 이러한 선택에서 어쩔 수 없는 취약한 구조를 가진 시설물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전통시장이다. 역사 깊은 전통시장일수록 좁은 골목에 상가들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기 때문에 화재 발생 시 소방차의 진입을 어렵게 하는 구조이며, 야외 노점이 많은 공간은 초기 화재 진압에 효과적인 스프링클러 설치가 녹록지 않은 특징이 있다. 더불어 물건포장재는 화재에 취약한 특성이 있다. 이러한 전통시장의 기본적인 취약점을 극복하면서 안전사고 예방과 함께 전통시장의 활성화와 현대화를 목적으로 좁은 골목을 넓은 대로로 확장하고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있으나, 화재 위험성은 여전히 산재해있다. 전통시장의 현대화사업을 통한 시설현대화는 주로 공용부분 위주로 진행되고 있으며 개별의 점포는 기존의 사용하던 각종 집기류(안전용품으로는 소화기, 노후전선 등)를 교체 없이 그대로 사용하기에 공용부분보다 안전에 많이 취약하고 사고 발생 위험성을 그대로 내포하고 있다. 올해 초 발생하였던 전통시장 화재(원주 중앙시장 화재, 울산 농수산물시장 화재)의 원인이 전기였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전통시장의 취약점을 개선하고자 1점포 1소화기 운동에 따라 점포마다 분말소화기를 갖추고는 있으나, 중소기업청의 지난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불량 소화기를 보유하고 있는 비율이 전국 57.1%나 됐다. 이는 소화기 구비는 잘되어 있으나,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안전관리가 부족하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다. 전통시장은 특성상 점포들이 오밀조밀하게 붙어 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 현대화사업을 통해 시설개선을 한 시장이든 그렇지 않은 시장이든 운영주체인 상인회가 나서서 안전에 대해 미흡한 점을 먼저 각성하고 노후화된 전기집기류, 소화기, 소방차 이동통로 확보 등 안전에 대해 정기적인 교육과 실천을 통하여 보다 안전한 전통시장을 만들어야 할 것이며 화재는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필자는 재차 강조하고 싶다. 이규정 한국소방안전원 경기지부장

[천자춘추] 청년농업인 육성없인 농촌미래 없다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가 서울대 특강 시 학생들에게 한 젊은이여, 농대(農大)로 가라!가 큰 주목을 받았었다. 똑똑한 학생들이 모여 있다는 학교에서 미래 유망투자 사업으로 농업을 추천하니 이해하기 어려웠을 법도 하다. 그는 30년쯤 후면 식량부족 사태로 농업 수익성이 가장 커 유망업종이 되리라 예측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0년 306만 명이던 농가인구는 지난해 231만 명으로 약 25% 감소했다. 특히 65세 이상 농가인구가 100만 명을 넘어서지만 30세 미만 젊은 농업인은 28만 명 수준으로 54%나 감소했다. 고령화에 따른 농업노동력 부족이 큰 문제로 대두하면서 농촌지역의 경제활력 저하와 인구감소로 마을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곳도 존재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업ㆍ농촌의 미래인 청년농업인 육성을 10대 유망분야로 선정하고 청년농 유입촉진과 귀농정착 지원에 주력하겠다고 정책추진 의지를 밝힌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들어 청년 일자리 부족, 취업대란, 삼포세대 등 청년들의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는 용어가 많이 나온다. 이런 현실에서 농업을 블루오션으로 보는 젊은 농민들이 늘고 있다. 농산물 생산과정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비자와 공유하고, 소통을 통해 농업소득을 증가하고 내가 정성껏 생산한 수확물을 국민에게 건강한 먹거리로 제공한다는 뿌듯함도 갖는다. 청년층의 귀농을 선택한 이유로는 농업의 비전과 발전 가능성(29.0%)이 가장 높았다. 농촌경제 활력화와 농촌의 지속성을 유지하고자 지난 70여 년간 농촌청소년단체로 활동해온 4-H회를 재조명 해야 한다. 경기도 내 4-H회는 지금도 1만여 명의 회원을 유지하며 농업ㆍ농촌을 알리고 지탱하는 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어느 단체보다 농촌에 정착이 쉽고 유리한 단체임이 틀림없다. 지금부터는 농촌을 살려나가기 위해 4-H 단체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ㆍ활용해 젊은 농촌을 이끌어 나가는 미래세대로 육성해 나갈 때라고 생각된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청년농업인의 안정적인 영농정착으로 농업분야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고자 신규영농기반 조성과 영농정착을 돕기 위한 청년농업인 경쟁력 제고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청년농업인들의 신규아이디어를 사업화하거나 초기 영농정착 기반조성을 위한 사업지원뿐만 아니라 역량개발을 위한 기초, 심화교육을 매년 한다. 과거 많은 사람이 도시로 향했지만, 이제는 농촌으로 향하는 발상의 전환과 유인책이 필요하다.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힌 핀란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병원으로 치료하러 갈 때 우리는 고무장화를 신고 숲 속으로 향한다라고 행복의 비결을 말한다. 우리도 농촌으로 가는 길이 행복의 비결이 되어 많은 젊은이가 농촌으로 향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석철 경기도농업기술원장

[천자춘추] 공정성과 형평성

조국 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온 나라가 두 달 이상 갈등의 도가니 속에 빠져들고 있다. 강남 좌파를 자청하며 공정성과 사회정의를 부르짖던 조국 장관이 자식들을 위해 기득권과 특권을 남발했다는 점에서 많은 시민은 실망을 넘어 분노의 감정에 휩싸였다. 그 당시 외고 학생들을 중심으로 논문 저자 등 비정상적 스펙 쌓기가 흔한 일이었다고 해도 공정하지 못한 일로 비치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도 논란이 되는 조국 장관을 둘러싼 의혹들은 법정에서 진위가 가려지겠지만, 자녀문제를 둘러싼 언행 불일치만으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조국은 법무장관으로 임명되었다. 이를 전후로 검찰은 법무장관의 범죄혐의를 밝히고자 집중포화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검찰의 의도는 사법 정의 실현을 위한 충정일까 아니면 검찰 개혁을 저지하려는 전술의 일환일까? 검찰은 김학의 차관 등 검사들의 범죄에 대해서는 어물쩍 수사를 종결했고, 정치인들과 그 자녀의 갖가지 범법행위와 의혹에 대해서는 조국 장관과 같은 잣대를 들이대지 않고 있다. 그런 점에서 조국 장관에만 예리한 칼날을 겨누는 검찰의 태도는 형평성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다. 검찰총장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로 국민과 현 정권의 신망을 얻었지만, 국가와 국민이 아니라 검찰조직에만 충성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을 받을 만하다. 주말마다 광화문과 서초동에 구름처럼 몰려드는 시민들은 바다를 사이에 둔 섬처럼 갈라져 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서초동에 모인 시민들이 모두 조국수호에 집착하지 않는 것처럼, 광화문에 모인 시민 중에도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조국 장관의 사퇴를 계기로 검찰은 환골탈태하는 자세로 엄정성과 동시에 형평성을 보여주어야 하고, 정치인들은 서초동과 광화문 사이에 다리를 놓으려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때다. 김연권 경기대학교 대학원장

[천자춘추] 배달 오토바이 교통사고를 줄이려면

우리나라만큼 다양한 품목을 신속정확하게 배달하는 문화가 발달한 나라도 드물다.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스마트폰 보급률 증가가 맞물려 주문ㆍ배달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서비스 이용수요가 급증하여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신규업체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음식 배달 대행업계에서 이용의 편리성을 앞세워 경쟁적인 고객유치 홍보로 주문ㆍ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배달형 이륜차(오토바이) 사고도 늘어나서 사고 감소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우리나라 전체 교통사고 건수와 사망자가 지속적인 감소추세에 있는데 오토바이 교통사고는 매년 증가하였다. 최근 3년(2016~2018년)간 4만1천838건 발생해 1천244명이 사망했다. 치사율도 2.97로 높았고, 월간 통계로는 10월 146명(11.7%), 4월 130명 순으로 많았다. 사망원인도 대부분 두부손상이기에 안전모 착용은 물론 카메라 장착도 필수다. 서울지방경찰청 자료에 의하면 최근 3년간 서울에서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196명 중 배달종사자는 56명(28.6%)이었고 연령대별로는 20대가 47명(24.4%)으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 이런 사고원인에는 주문한 고객의 재촉 전화보다도 배달종사자가 배달 건수에 따라 수당을 받는 시스템이 크게 작용한다. 고객에게 최대한 빨리 배송하면서 다음 배달건수를 단말기에서 찾아야 한다는 심리적인 압박감이 다급한 상황에서 인지ㆍ판단ㆍ조작 실수로 이어져서 사고를 유발하는 것이다. 일부 몰지각한 운전자들은 경쟁자보다 빨리 호출을 받으려고 운행 중에도 단말기를 조작하면서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등 교통법규를 위반한다. 심지어 난폭운전과 위험운전도 서슴지 않고 있어서 전면 번호판 부착 법안을 검토하고 오토바이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계도와 강력한 단속도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운전자의 자질 향상을 위한 배달업계의 자체 교육 강화와 이륜차 맞춤형 체험교육 기회도 늘려야 한다. 오토바이 사고로 인한 사망자 4명 중 1명은 배달종사자로 나타났지만, 월평균 수십만 원이나 하는 보험료가 너무 비싸 보험조차 가입하지 못한 배달종사자가 절반이 넘는 게 현실이다. 배달업계의 성장에 걸맞게 배달종사자는 물론 배달업계, 배달 앱 개발운영사, 보험업계, 정부 등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만약의 사고에 대비한 분담방안 및 보험체계 개선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지역별 가을축제가 개최되는 요즈음 행락지에서 관광객들의 주문 배달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배달형 오토바이 교통사고 위험도 커지는 시기이기에 배달종사자는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 박상권 한국교통안전공단 교수

[천자춘추] 등잔 밑이 어둡다

심평수 지난여름 민원현장을 확인하고자 빌라가 많은 오래된 주택가를 둘러보러 나갔다. 건물 주변 빗물받이 등 여기저기에 물이 고여 있는 곳이 많았으나 모기 유충은 발견되지 않았다. 한여름 모기 유충이 서식하기 좋은 물웅덩이에 모기 유충인 장구벌레가 없는 것은 보건소 방역소독반이 열심히 일한 흔적으로 보였다. 우리가 현장을 확인하고 있을 때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한 아주머니가 우리에게 어디서 나왔는지 묻더니 자기가 민원을 제기한 사람이라며 주변에 모기가 너무 많다고 하소연했다. 그런데 주변의 물웅덩이에서는 모기 유충이 전혀 보이질 않았으므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뭐가 문제인지 알아보려고 아주머니 댁 대문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작은 마당에 있는 화분에는 부추와 들깨 등 여러 가지 채소가 심어져 있었는데 들깨 옆에서 모기 한두 마리가 날아다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모기가 있다는 것은 근처에 유충서식지가 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바로 옆에 놓여 있는 양동이로 눈이 갔다. 그 안에는 싹을 틔우려고 물에 담가 놓은 고구마가 들어 있었다. 모기는 고여 있는 물에 알을 낳으며 맑은 물보다는 약간 더러운 물을 더 선호한다. 흐르는 물에 알을 낳으면 알이 떠내려가고 너무 맑은 물에는 새끼들이 먹고살 유기물이 없을뿐더러 눈에도 잘 띄기 때문이다. 그런데 양동이에 고여 있는 물은 고구마에서 나온 유기물 먹이도 있고 적당히 더러워서 사람들 눈에도 잘 띄지 않고 그야말로 모기 유충이 서식하기에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양동이 안에서 뭔가 움직임이 보여 물을 떠서 확인해 보니 적어도 수천 마리는 족히 돼 보이는 장구벌레(모기 유충)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아주머니는 스스로 집안에서 모기를 기르고 있으면서 계속 민원을 넣었다는 사실에 당황해 하며 어쩔 줄 몰라 했다. 모기 유충은 고인 물만 있으면 어디서나 서식할 수 있다. 화분받침이나 쓰레기통 등 크기와 상관없이 2주 이상 고여 있는 물에서는 성충 모기가 되어 날아갈 수 있다. 따라서 보건소에서 아무리 방역 작업을 열심히 해도 각 가정의 울타리 안에서 서식하는 모기를 내버려두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 되고 만다. 뎅기열 등 모기로 인한 감염병이 심각한 싱가포르에서는 집안에서 모기가 발견되면 벌금을 물린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모기로 인한 감염병이 아직은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기후가 점점 아열대로 변하고 있어서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처지가 못 된다. 따라서 내 집 주변을 잘 살펴서 모기 유충의 서식처를 없애는 것이 내가 사는 곳을 모기로부터 안전하고 쾌적한 곳으로 만들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심평수 수원시 영통구보건소장

[천자춘추]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자

지금 대한민국의 광장은 뜨겁다. 연일 수십, 수백만의 인파가 모여 무엇인가를 지키려고 싸우고 있다. 이러한 광경을 보는 사람 중 일부는, 언제까지 철 지난 이념 다툼만을 하고 있을 것이냐? 성토한다. 철이 지난 이념 싸움은 이젠 그만하자. 얼핏 합리적이고 옳은 말 같지만, 이 말은 틀렸다. 모든 국가는 이념의 토대 위에 세워진다. 조선은 유교사상, 고려는 불교사상을 국가의 이념으로 했다. 북한은 공산주의를 독재화한 주체사상을 이념으로 한다. 국가이념 중 완전무결한 것은 없다. 하지만, 각국은 자신이 믿는 이념의 불완전함을 보완해가면서, 그 이념을 지켜나간다. 한 국가의 이념이 무너지는 순간 국가가 전복될 만큼 이념이 가지는 무게는 무겁다. 주체사상이 무너지면 북한 정권은 위태로움을 넘어 붕괴하게 된다. 그렇기에 북한은 이념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 대한민국과 서방국가의 정보, 미디어까지도 차단한다. 국민에게 거짓 뉴스를 일삼는다. 핵으로 타 국가를 위협하기도 한다. 대한민국의 국가이념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주의이다. 그 유기적인 기반 위에서 대한민국은 70년간 풍요와 번영을 누려왔고, 자유의 극대화와 인간다운 삶을 구가해 왔다. 그렇기에 이념 싸움은 철 지난 구태가 아닌, 치열한 현실이다. 지금 싸우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우리가 지켜온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그리고 시장경제 이념은 무너지게 될 것이다. 지금 싸우지 않는 것은 자유민주주의를 죽이는 묵시적 동의에 지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누군가는 싸워 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도 버려야 한다.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국민에게 고한다. 당신의 싸움은 자랑스럽다. 대한민국을 지키고자 분투하고 있는 명예로운 싸움이다. 그러니, 어떠한 말에도 굴하지 말고, 명예롭고 당당하게 자유대한민국을 위해 싸우자. 함께 하나가 되어 싸워나가자. 김민수 한국창업진흥협회장

[천자춘추] 다산의 역사 메시지 ‘하피첩’

다산 정약용(1762~1836)은 차를 좋아해서 호를 다산(茶山)이라 했다. 그런데 다산은 한강을 의미하는 열수(洌水)라는 호를 더 좋아했다고 한다. 22세에 과거에 장원 합격했다. 혁신군주 정조(1752~1800)는 10살 동생뻘인 정약용을 중용했다. 다산은 정조를 보좌하면서 한강에 배 다리를 건설하고 1793년 31세 나이에 화성을 설계했다. 현재의 경기도청이 자리한 팔달산에 화성을 축성하는 공사를 총괄했다. 다산은 일생 저술에도 힘써 500권을 집필했다. 이중 일표이서라 불리는 경세유표, 흠흠신서, 목민심서를 통해 군주권의 절대성과 우월성을 내용으로 하는 왕권강화론을 제시했다고 한다. 1800년 승하하신 정조대왕, 1801년에 강진으로 귀양가 정치권에서 밀려난 다산=열수 정약용 암행어사. 두 분에게 10년 정도 왕과 신하로서의 역사 시간이 조금 더 주어졌다면 조선 후기와 현대에까지 크나큰 발전적 변화와 긍정적 혁신이 있었을 것이다. 다산의 글 중 일부를 소개한다. 병든 아내가 치마를 보내 천 리 밖에 그리워하는 마음을 부쳤는데 오랜 세월 홍색이 이미 바랜 것을 보니 서글피 노쇠했다는 생각이 드네. 잘라서 작은 서첩을 만들어 그나마 아들들을 타이르는 글귀를 쓰니 어머니 아버지 생각하며 평생 가슴속에 새기기를 기대하노라. 가경 경오년(1810) 9월 다산의 동암에서 쓰다. 정조가 쓴 하피첩 4첩 중 2첩의 내용이다. 다산이 강진의 다사초당 유배 중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다. 대대로 물려 내려오다가 을축 대홍수 수몰상황에서 종손이 지켜내고, 625 전쟁 중 분실됐다가 2005년 수원에서 폐지를 모으는 손수레 위에서 사라지기 하루 전에 발견됐다. 다음날 폐휴지 더미에 던져 길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그리고 2015년 경매에서 7억 5천만 원을 적어낸 국립민속박물관에 낙찰된다. 경기도 실학박물관 7억, 강진군 4억 5천만 원순. 낙찰액에 동그라미 3개를 더 붙이고 싶다. 다산의 생애와 역사가 있는 남양주시에서 다산의 하피첩을 이어가야 한다. 잃어버린 4첩의 내용이 궁금하다. 알 것 같은데 글로 쓰이지 않는다. 남양주시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매년 한시 백일장을 열어야 한다. 비어 있는 하피첩 네 번째 글의 자리를 원로들의 지혜를 얻어 애국심과 효심으로 가득 채워주기를 바란다. 하피첩(霞帖, 2010년 10월에 보물 1683-2호로 지정)은 다산이 우리에게 보내준 여러 개의 역사 메시지 중 하나인 것이다. 이강석 前 남양주시 부시장

[천자춘추] 李지사에 대한 모순된 판결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2심 판결에 무죄를 탄원하는 열기가 거세다. 민주적 주권자의 선택권 침해라는 항의다. 2심 재판부는 4개의 혐의 중에 3가지는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하고 한 가지, 즉 TV토론회에 나와 이 지사가 했던 답변이 허위사실공표이며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 판단, 당선무효형을 내렸다. 2심 판사는 중간에 임상기 판사로 교체됐다. 이 지사의 변호인 중 한 명이 판사와 연수원 동기라는 석연찮은 이유였다. 실상 이런 경우 변호인을 바꾸는 것이 상식적일 터인데 그리되었다. 당시 TV토론 영상은 고스란히 있다. 사실 관계는 불변의 것이고 그에 대한 법률적 해석만 남은 것. 2심 재판부가 적극적인 허위사실 공표라고 지목한 것은 토론에서 이 지사가 김영환 후보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나온 단 몇 개의 문장이었다.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라는 김영환의 질문에 이 지사는 저는 그런 일 없습니다라고 대답한다. 이 지사는 덧붙여 어머니, 저희 큰형님, 저희 누님, 형님 여동생, 남동생(이) 진단을 의뢰했던 겁니다. 저는 직접 요청할 수 없는 입장이고, 제 관할 하에 있기 때문에 제가 최종적으로 못하게 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정신보건법에 따르면 정신질환의심자가 있을 경우 정신과의사를 통해 시장에게 진단을 신청할 수 있다. 그러면 시장은 즉시 해당인의 진단을 의뢰해야 한다. 진단을 의뢰하는 것은 시장이 의무적으로 행해야 하는 행정절차이다. 사적인 의도가 개입할 수 있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아울러 이것은 강제입원 절차가 아니라 진단을 위한 절차였다. 진단을 위한 과정과 강제입원을 위한 절차는 별개의 것이며 이 지사는 이조차도 중단시켰다. 아울러 당시에는 친형 강제입원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적법했음이 밝혀졌다. 2심 판결문에도 이 지사의 행위에 어떠한 위법성이 없다 하더라도 라는 문구가 있다. 이런 가운데 이 지사 입장에서 김영환의 질문에 뭐라고 답했어야 했을까? 2심 재판부는 이 지사의 이러한 발언을 입원절차 개시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발언함으로써 선거인들의 공정한 판단을 오도할 정도로 사실을 왜곡했다고 해석했다. 적법하게 이뤄진 절차, 또한 행정절차를 지시한 일이 죄가 될 수도 있는 것일까? 해괴한 논리가 2심 판결문에 녹아있다. 유죄를 만들기 위한 짜깁기라면 또 모를까,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납득이 되질 않는다. 게다가 토론회를 보면 이 지사의 말보다는 김영환의 네거티브성 질문이 유권자들에게 훨씬 큰 영향을 미친 듯싶다. 심지어 김영환의 무수한 공격은 상대후보 답변으로부터 뭔가 사소한 잘못이라도 낚으려는 의도가 엿보일 정도다. 하지만, 대법원이 있다. 대법원이 이 말도 되지 않는 판결을 한방에 바로잡아 근엄한 사법정의를 세워줄 것이라 믿는다. 이규민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

[천자춘추] 일가정 양립 실현을 꿈꾸며

일가정 양립 하면 흔히 워킹맘을 떠올린다. 우리나라에서 일가정 양립에 대한 관심이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인식하면서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경력단절여성이라는 개념은 여성들이 결혼ㆍ임신ㆍ출산ㆍ자녀 양육의 문제로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당연시했던 사회 분위기와 기업문화에 경종을 울렸다. 경력단절 된 여성들의 재취업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도입되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경력단절을 예방하기 위한 정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일가정 양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이다. 일가정 양립에 대해서는 일 측면 접근과 가정 측면에서의 접근이 가능하다. 일 측면 접근은 기업과 정부의 제도적 지원으로 나타났다. 출산휴가, 육아휴직, 임신ㆍ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등의 모성보호제도와 출퇴근 시간 탄력근무 및 시간선택제 근로 등 유연근무제도를 통해 근로자의 가정생활 병행을 지원한다. 가정 측면에서의 접근은 가족들이 육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인식 개선 형태로 나타났다. 아버지 육아 참여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일가정 양립 정책을 보고 있자면 특정 집단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 측면이건 가정 측면이건 일하는 여성, 즉 워킹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최근 일가정 양립에서 일생활 균형으로의 용어 변경과 주 52시간 근로 등은 보다 넓은 범위로의 확대를 의미한다. 일가정 양립은 결혼해서 자녀를 키우는 맞벌이 가구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에게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책대상 확대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최근 주 52시간 근로 추진의 어려움에서 볼 수 있듯 우리 사회의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대상의 전면 확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단계적 확대가 필요한 이유이다. 우선 자녀 양육에 초점을 두었던 기존 접근에서 가족 돌봄으로의 확대가 필요하다. 그동안 노부모 부양과 직장생활을 병행하고 있는 근로자들은 정책적 지원이 간절하지만, 정책 대상집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사회적 노후보장이 공고하지 않은 상황에서 스스로 노후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대부분의 서민층 노년 부모를 부양하는 것은 자녀에게는 시간과 비용이라는 이중 부담을 의미한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일가정 양립은 익숙한 용어이면서 나와는 관계없는 얘기처럼 들린다. 장시간 근로 관행과 업무량 감축이라는 근본적 문제 해결만이 대안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단계적으로 정책 대상집단을 조금씩 넓혀간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가능할 것이다. 아직은 요원한 바람이지만 오늘도 전 국민의 일가정 양립이 실현되는 그날을 꿈꿔본다. 남승연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연구위원

[천자춘추] 스포츠 스타를 만들어야 경제가 산다

최근 대한민국 체육은 커다란 진통을 겪고 있다. 문제는 많은 학교가 운동부를 해체하고 나섰다. 비인기 종목은 고사 상태다. 특히 많은 대학이 특기자 제도를 없애고 운동선수를 뽑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다. 국민이 열광하던 스포츠 선수가 얼마나 더 나올지가 걱정이다. 우린 언제부터인가 경기장에서만 볼 수 있던 스포츠 스타를 TV 광고에서 자주 보게 됐다. 스포츠 스타는 연예인보다 상대적으로 국민적이고 글로벌하고 건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어 광고모델로 최적이다. 최근엔 세계적인 축구 스타 손흥민이 유통계 CF의 블루칩으로 떠오르면서 빙그레도 최근 손흥민을 슈퍼콘 광고 모델로 선택하여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동해안의 작은 어촌인 경북 영덕군에서는 연중 축구대회가 열린다. 축구대회 기간에 영덕군은 장날처럼 붐비고 활기가 돈다. 대회가 열리는 내내 선수단과 임원, 학부모, 관광객 등이 몰리면서 덩달아 대게를 비롯한 지역특산물이 날개 돋친 듯 팔린다. 대게 가격은 금값으로 변하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한다. 경북 김천시도 매년 50개에 달하는 스포츠 대회를 열고 있다. 축구장 등 지역 스포츠시설 사용률이 지방자치단체 중 최고 수준인 연간 60%~70%나 된다고 한다. 체육행사가 열리는 동안 시내 식당과 숙박업소는 외지 방문객과 선수단 등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기 때문이다. 세계는 스포츠산업을 육성하고 그에 따른 열기와 함께 경제를 지속 성장시키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불황과 국제대회 유치 후 적자 운영 우려 등에도 세계 각국 도시들의 스포츠산업 육성 열기는 뜨겁다. 전통적인 지역 특화 산업에 놀이와 여가, 공공 소비 등 스포츠의 상품적 특징이 더해지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스포츠가 경제를 견인하는 스포노믹스 시대가 도래했다. 스포츠 정책을 주민 건강 증진 차원에서 한정할 것이 아니라 스포츠 대회,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경제 효과를 낳을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설ㆍ용품ㆍ서비스업을 연결하는 클러스터 기반 조성의 중요성도 강조해야 한다. 스포츠 스타를 보고 시설을 이용하고 옷을 입고 신발을 신고 음식을 섭취하는 시대가 되었다. 엘리트선수가 만들어낸 스포츠 스타는 대한민국 경제를 움직일 수 있다. 스포츠는 경제와 하나가 되어 앞으로도 동반 성장의 가치를 경험할 것이다. 흔들어서 규제하고 통제하기에 앞서 스포츠스타를 만들어내는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안을섭 대림대 스포츠지도과 교수

[천자춘추] 한의약으로 지키는 가을 건강

가을은 참 좋은 계절이다. 눈부신 아침 햇살, 싱그런 바람, 깨끗하고 파란 하늘, 형형색색 고운 단풍이 아름다운. 그리고 오곡이 열매 맺고, 온갖 과일이 풍성하게 익어가는, 마음마저 풍요로움이 가득하다. 그러나 건강의 측면에서 보면 가을은 조심해야 할게 참 많은 계절이다. 아침저녁 일교차가 커지면서 알레르기성 비염, 유행성 감기 등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아진다. 더운 여름에서 추운 겨울로 가는 과정의 가을은 급격한 기온 차로 인해 몸의 저항력이 떨어져 각종 알레르기 질환의 증상이 심해지고, 감염성 질환에도 감염되기 쉬운 까닭이다. 또한, 급격히 건조해진 날씨와 미세먼지의 유입도 늘어서 기침, 천식, 모세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아진다. 차가운 온도와 낮은 습도의 영향으로 유독 피부가 건조하고 가려우며 피부질환자는 증상이 심해진다. 모발의 생장주기 중 생장기 모발이 많은 봄과 반대로 퇴행기 모발이 많은 가을에는 탈모도 촉진되는 경향이 있다. 한편, 천고마비의 계절답게 식욕이 증가하고 살이 찌기 쉬운데, 그 이유는 기온에 다른 신체변화 때문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인체는 체온유지를 위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이때 소화기능이 활성화되면서 공복감과 함께 식욕이 증가한다. 또 야외활동이 증가하여 에너지 소비가 증가하고, 식욕 중추가 자극받는 이유도 있다. 가을철 일조량의 감소는 인체 내 호르몬 분비체계에도 영향을 미쳐 에너지 부족, 슬픔, 과식, 과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의 분비를 촉진해 몸과 마음이 가라앉고 우울해진다. 또한, 일조량 감소로 인해 비타민D가 적게 생성되어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남성들의 쓸쓸함이 더 커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가을철 건강을 지키려면,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 건조해지는 외부 공기로 인해 소실되는 수분을 수시로 보충해 주어야 한다. 여름철과 비교하면 열량의 소모가 점점 줄어가므로 고열량식을 줄이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음식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햇볕이 좋을 때는 충분한 야외 활동을 통해 신체 활력 지수를 높이고, 가을철 보약을 통해 면역력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로부터 계절별 보약이 따로따로 존재하는데, 특히 가을철 보약은 겨울을 준비하기 위한 필수 아이템이다. 윤성찬 경기도한의사회 회장

[천자춘추] 故 김성열 선생을 기리며

1990년 5월 26일! 수원에는 아주 슬픈 일이 있었다. 극작가 겸 연출가이신 극단성 대표 고 김성열 선생을 저승으로 보내 드리는 노제( 路祭)가 수원화성 화서문(華西門)에서 거행 되었다. 그 사납던 태풍도 가신님의 길을 보듬듯 사그라지고, 청명하기 이를 데 없는 하늘은 마치 하늘로 오시는 길 조금이라도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한 것 같다. 하늘과 땅은 그를 어서 오라고 손짓 하는데, 나는 왜 이리 슬프고 먹먹하기만 할까? 수원 문화예술에 한 획을 그은 가신님은 척박했던 수원의 연극문화를 국제무대에 우뚝 세우신 분이기도 하다. 연극에 문외한이던 나도 관심을 갖게 해 주신 장본인이시다. 가신님의 정신을 어떻게 이어나가는지 궁금했는데, 다행히 그와 삶을 같이했던 분들이 뜻을 이어받아 문화사업을 계속하겠다고 하니 천만다행이다. 노제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머릿속이 텅 빈 것 같다. 그리고 아쉬움이 엄습해 온다. 전해 들은 소식으로는 가신님은 연화장에서 화장 후, 마지막 생을 보냈던 가평에 안치된다고 한다. 가신님은 마지막 생을 가평에서 보냈지만, 그의 온전한 삶은 수원에 있는데. 오래전 수원연화장 설계할 때 있었던 이야기를 한번 해 볼까 한다. 당시 수원시장이었던 고 심재덕 시장께서는 장사문화에 관심이 상당히 많으셨다. 연화장 마스터 플랜에 대하여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나는 한 곳을 가리키며 시장님! 이곳은 향후 수원시를 빛내고 돌아가신 각계각층의 분들을 모시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계획한 곳입니다. 시장님께서도 돌아가시면 화장도 하시고, 이곳에 모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곳을 시민들이 수시로 찾을 수 있는 공원 같은 계획을 하겠습니다. 그 후 시장님께서는 돌아가신 후 연화장에서 화장을 하셨고, 연화장은 대한민국환경문화상과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았다. 물론 간단한 문제는 아닐지 모르나 어떻게 생각하면 꼭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기준이야 정하면 되는 것이다. 이런 시설들은 선진국에 가 보면 얼마든지 있다. 거대한 표석을 세우자는 것이 아니라 검소하면서도 오랫동안 기억될 조그만 표석을 만들면 된다. 우리 수원시가 늦은 감은 있지만, 다시 한 번 우리나라 장사문화를 이끌어 보자! 김동훈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교수

[천자춘추] 올 가을은 ‘천고마비’ 계절이 되길

벌써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부는 걸 보니, 올가을은 꽤 깊어지려나 보다. 더불어 우리 지역본부도 가을걷이 준비로 한창이다. 무더위가 끝나고 나눔 캠페인과 축제의 계절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경기도 내 고등학교와 대학교 캠퍼스는 지금 나눔 캠페인으로 분주하다. 9월 한 달간 진행된 나눔실천리더와 빌드업 서포터즈가 연말 저소득가정 아동들에게 선물을 지원하고 그 아이들을 위해 365일 산타가 되어주는 I WISH, 아이의 소원 캠페인을 벌이는 중이다. 등교시간 학교 정문에서, 점심시간 급식실 앞에서, 각 반 교실에서 도내 어려운 아이들의 상황을 알리며 이들을 후원할 나눔 천사를 모집한다. 대학생들도 교내 학생들이 찾는 주요 명소 곳곳에 부스를 차리고 캠페인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누가 시켜서, 강요로 하는 것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온 저마다 동기를 통해 함께할 멤버를 모집한 뒤 자발적으로 시간을 들이고 품을 팔아 나눔을 실천한다. 밥상은 아이들이 모두 차린다. 우리는 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와 동기부여라는 숟가락만 올릴 뿐이다. 지난 2015년 지역 연합으로 시범 조성한 뒤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출범한 경기남부권역의 나눔실천리더는 우리 지역의 대표 고등학교 나눔 캠페인으로 자리 잡았다. 매년 상하반기 국내외 아동 지원을 모토로 저개발국 아동을 위한 학교 건립, 주거빈곤아동들의 집 개보수 및 제도개선을 위한 서명캠페인, 거리 등에 유기되는 무연고 아동 지원 등 도움이 필요한 아동들의 문제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아동 환경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경기지역뿐만이 아니다. 인천, 충북, 경북, 제주 등 전역에서 각 지역 고등학생 대표 나눔리더들이 참여 중이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대학생 캠페인 빌드업 서포터즈 또한 지역 내 어려운 아동들의 사연을 각 캠퍼스 내에서 학생들에게 알리며 초록우산 홍보단과 함께 대학생 대표 나눔 캠페인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선진국들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나눔교육이 아직 정규 교과과정에 편입돼 있지 않다. 때문에 우리와 같은 NGO들이 국내외 또래들의 어려운 실정을 알리며 이를 교육화 하여 다양한 나눔 콘텐츠로 만들고, 유아부터 초중고 및 대학생, 중장년까지 나눔에 동참할 수 있도록 알리고 있다. 나눔은 타인을 배려하고 돕는 마음을 키울 수 있는 인성의 기본 덕목 중 하나이다. 나눔을 통해 내 주변의, 타국의 또래들의 실상을 알아가며 글로벌 시민 의식을 함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올가을은 말만 살찌우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 아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청년들이, 어린이를 돕는 진정한 어른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사랑과 인정이 더욱 깊어지는 천고마비(天高䔍毘)의 계절이다. 이종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장

[천자춘추] 비 오는 날의 수채화 같은

달구어진 아스팔트 길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사이로 희미한 김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광경을 바라보면 신기하기도 하면서 눈이 행복하다. 비 오는 날 나무 아래를 거닐 때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진다. 나뭇잎에 앉아있던 물방울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흐드러져 떨어지는 광경이다. 빗방울이 세지면 나뭇잎은 인내심을 시험받는다. 어느덧 비가 그친 뒤의 나뭇잎은 싱그럽게 물기 가득 입에 물고 터지는 웃음을 참는 듯하다. 참으로 신비로운 자연의 아름다움이다. 사람이 아무리 예쁘게 그려낸다 한들 그 모습이 표현될까? 그 시간! 그 순간에 표출되는 자연미를 눈으로 바라보는 느낌은 황홀하고 가슴 벅찬 행복감이다. 또 비 오는 날 학교 언저리에 펼쳐지는 어린 학생들의 등굣길의 여러 가지 광경들은 한 폭의 수채화 같다. 본인 다리보다 더 크고 무거워 보이는 장화를 신고 살금살금 걸어오는 모습도 예쁘고 비옷 속에 까맣게 눈만 뜨고 시야의 빗방울을 피하듯 눈을 살그머니 감고 오는 모습도 귀엽고, 등에 있는 두툼한 가방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바람이 약할 때 등굣길은 편해 보이나 멋진 광경을 자아내기는 힘들다. 세찬 바람에는 한쪽으로 모든 것을 연출이 된다. 우산이 한 방향으로 날아가고 때론 뒤집히면서 몸도 한쪽으로 움직여 간다. 몸이 작은 학생들은 우산에 딸려간다. 빗줄기의 방향과 사람이 혼연일체가 되어 멋진 아수라장이 된다. 그 속에서 걸어오는 학생들은 힘든 시간이지만 바라보는 쪽은 아름답게 보인다. 햇볕이 따뜻하고 조용한 날은 자연이 만들어준 특별한 연출도 할 수 없다. 비 오는 날 우산 속의 학생들과 바람과 빗줄기가 한 폭의 수채화를 연출하는데 어찌 그리 아름다울꼬? 요즈음 우산도 개성에 따라 취향이 달라서 우산도 특이하다. 예전에 우리는 좋은 우산이 아니면 자존심도 상하고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혼자 창피함도 느꼈는데, 요즈음 학생들은 뭐든지 당당하다. 투명하여 자신의 모습이 다 드러난 우산을 쓰고 오는 학생들을 보면 용기가 있어 보이고 낭만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우산으로 다른 어떤 개념의 옷도 입혀지지 않는다. 그저 큰 우산을 힘겹게 들고 오든지 자신의 몸에 맞는 우산을 쓰든, 우산도 들 힘이 없이 어려서 비옷을 입고 걸어오든 학생들은 소중한 사람임이 틀림없다. 학교를 향하는 그들의 힘찬 발걸음이 영원히 희망적이고 행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정승자 곡반초등학교 교장시인

[천자춘추] 4차 산업혁명 시대, 학생들에 필요한 역량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되면서 로봇, AI, VR, 핀테크, 스타트업, 메이커스 등 새로운 용어가 등장하고, 인간과 로봇의 사회적 역할 등에 대한 연구가 가속화 되는 등 사회는 기존과는 다른 방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맞는 새로운 교육 방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에 게임 소통, 게임 = 소통이라는 표현을 통해 게임을 하는 자녀를 인정하지 않는 부모는 자녀와 소통이 단절되고, 게임을 중심에 두고 다양한 대화를 시도하는 부모는 자녀와 소통이 가능해진다는 내용의 공익광고가 등장하게 되었다. 또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게임 중독이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등의 주제로 사회적인 토론이 많았으나 현재는 게임을 통한 학습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에 긍정적인 교육 효과가 입증되는 등 사회가 변함에 따라 교육 방법 또한 빠르게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시점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대에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교사는 어떤 역량을 길러줘야 할 것인가?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가 갖춰야 할 3대 핵심 역량은 복합문제해결능력, 비판적 사고능력, 창의력이다. 이러한 역량을 함양하고자 현재 초등학교, 중학교 교육과정에 코딩 교육이 도입됐으며, 초등학교에서는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초 능력을 키우도록 다양한 모양, 색깔, 성질을 담은 물건들을 분류 기준을 달리하여 그룹화하거나 조합하는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 교육이 변화하는 시대와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올바로 양성하고 있는가? 에 대해서 냉정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창의성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수적인 역량이며,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때 창의력이 향상된다. 하지만, 개성만 강조하다 보면 오히려 공감능력이 상실되어 공동체 안에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 따라서 교사는 창의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다채로운 답을 제시할 수 있는 과제를 부여하고 학생들이 수업의 중심이 되어 새로운 지식 창출 및 문제 해결 방식을 탐색할 수 있도록 수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뿐 아니라 과제를 해결하면서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서로 생각을 조율하며 타인과의 공감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해야 한다. 따라서 학생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는 미래 인재로 성장하려면 학생들의 창의성을 믿고 기다려주는 교사의 태도와 학생들이 사고한 것을 편안하게 말할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 서로 의견에 경청하고 공감하는 능력의 향상 등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학교는 미래의 교육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김재철 삼일상업고등학교 교장

[천자춘추] 밝은 정신 심재홍현장행정 윤세달

천자춘추 필진으로서 마지막 기회인 듯한데 준비된 원고가 두 편이어서 심재홍, 윤세달 도지사님 두 분 소개의 글을 묶어 송고하면서 경기일보 애독자들께 인사드린다. 이는 마치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 12부에 나오는 해관(解官)처럼 느껴진다. 관직은 교체되는 것이니 놀라지 말고 연연하지도 말라. 그런 마음으로 졸필(拙筆)을 마감하고자 한다. 제24대 심재홍 도지사는 부지사를 거쳐 인천시장을 하신 후 도지사로 금의환향(錦衣還鄕)했다. 경기도 김포 출신이다. 본인 소개 글을 찾았다. 29세부터 31년간 격동기에 대한민국에서 공직자로 일했다. 육군 헌병장교를 거쳐 38세에 대전시장, 50세에 전북도지사, 56세에 인천직할시장, 그리고 59세에 제24대 경기도지사로 일했다. 1978년 2월부터 1980년 5월까지 경기도 부지사로 일했다. 경기도청 자료실에서 27년 전에 발행한 심재홍 도지사 연설문집을 찾았다. 1992년 4월21일 도지사 취임식에서 지역자치의 확립을 강조했다. 지방자치는 도와 의회가 함께 하는 양 수레바퀴와 같다고 말했다. 1992년 7월6일에는 새질서 새생활 5대 밝은 정신 회복운동을 제창했다. 근면, 도덕, 준법, 신뢰, 절약. 5대 밝은 정신이 신선한 바람으로 움츠린 우리의 마음과 행동을 다시 한번 일깨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내 각 기관과 시군을 다니면서 이 운동을 제창했다. 도민운동 심재홍이다. 윤세달 도지사는 양주분이다. 부지사로 근무하실 당시의 모습을 더 깊은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1988년 6월부터 1989년 12월까지 부지사로 근무했다. 대학생 4명이 각목과 화염병을 들고 임사빈 도지사실에 난입했다. 도지사를 인질로 잡고 학생운동을 이어갈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세달 부지사는 발 빠르게 도지사를 옆방 상황실로 피신시키고 자신이 대학생들과 대치했다. 그는 내가 도지사다! 너희는 누구냐. 칠 테면 쳐봐라! 강단 있게 대응했다. 대학생이 각목으로 윤세달 부지사를 위협했고 사무관 2명이 재빠르게 각목 공격을 막아냈다. 사무관은 손가락 골절상을 입었다. 이날 대학생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1993년 3월부터 1년간 경기도지사로 일했다. 1985년부터 1988년까지 울산시장으로 일했다. 어느 날 대기업 노조원들이 시장 관용차를 불태우고 시청에 불을 지를 분위기였다. 피하지 않고 시위 노조원에게 운동장으로 모이라 했다. 그는 시청을 불태우면 여러분의 호적이 불타고 노조원과 시민들이 손해를 보는 일이라며 설득에 성공했다. 현장행정 윤세달이다. 이강석 前 남양주시 부시장

[천자춘추] 무엇이 중헌디?

제자 자공이 공자께 질문한다. 정치란 무엇입니까? 공자는 양식을 만들고 국방을 튼튼하게 하여 신뢰를 얻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시 자공이 질문을 한다. 그럼 이 중에 어쩔 수 없이 하나를 버린다면 무엇을 버려야 하겠습니까? 1초의 망설임 없이 공자는 대답한다. 국방이다. 자공은 어이없다는 듯 또다시 질문을 한다. 나머지 두 가지 중에 또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버려야 합니까? 공자는 양식을 버린다고 답한다. 무엇 하나 버릴 수 없는 소중한 것 중에 공자께서는 무기보다 식량의 중요함을, 식량보다 신뢰의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공자는 무엇 때문에 정치에서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을까? 요즘 정치인들은 경제와 안보 이야기를 중요 정치적 이슈로 부각시킨다. 표가 있기에 경제와 안보를 정치적 야망을 위해 이용한다. 분단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보다 분단을 이용하여 기득권을 지키려는 사람들 때문에 힘든 국민이 더 많다. 오죽하면 북측에 남측을 향하여 총을 쏘아 달라고 부탁을 했을까. 재벌에 퍼 주면 재벌이 이익을 극대화하여 투자를 늘려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이상한 경제논리로 나라를 말아먹은 사람들도 있다. 여하튼 책임지는 사람은 없지만, 기득권을 위한 그들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노동자보다는 재벌, 평화보다는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 표에 도움이 된다는 이상한 사람들이다. 경제를 살리고 국방을 튼튼히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경제정책도 국방정책도 국민이 믿지 않고 신뢰를 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가르침이 정치에 대한 공자의 대답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신뢰를 잃은 집단이나 조직이 국회라고 한다. 20대 국회는 일하는 시간보다 파업하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다. 안에서 해결하지 않고 파업(?)을 통해 힘과 억지로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려는 모습에서 국민의 불신은 높아만 간다. 대한민국은 국회의원들한테 파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적이 없다. 파업은 오직 노동자만 할 수 있는 일이다. 경기도의 자랑 다산 정약용 선생은 논어고금주를 통해 백성이 신뢰해줌은 양식이 넉넉하고 국방이 튼튼해서가 아니다. 백성이 신뢰해 주는 일, 양식의 넉넉함, 국방의 튼튼함은 각각 별개의 일이면서 셋이 합해져야 하지만, 그 모든 것 중에서 백성들이 믿어주지 않으면 나라가 흥기되고 향상될 수 없다. 최후의 보루는 백성들의 신뢰이지, 부(富)하고 국방이 튼튼하다고 그냥 나라가 발전하지 못한다고 교훈을 남겼다. 무엇이 중헌디? 바보야 그건 바로 신뢰야! 황수영경기도의원

[천자춘추] 첨단 과학기술의 오용에 대한 우려

며칠 전 사우디 정유시설이 예멘 반군의 드론 10대의 공격으로 큰 피해를 당했다는 뉴스를 접하였다. 이로 인해 세계 석유 공급량의 5%에 해당하는 하루 570만 배럴의 원유생산이 차질을 빚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번 공격에 사용된 드론이 상업용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일반인들도 유튜브, 구글과 같은 오픈소스를 통해 고성능 기체를 쉽게 제작할 수 있고, 상업용으로 제작한 드론을 국방, 공격용 무기로 얼마든지 활용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이 이미 매스컴에서 밝힌 바 있지만, 이러한 사례를 실제로 확인하니 걱정이 된다. 2000년대 초기에 등장한 드론은 군사용 무인항공기로 개발되어 공격대상용으로 쓰였는데 이후 정찰기와 공격기로 용도가 확장되었다. 현재의 드론은 민간분야에서 단순한 취미나 촬영 등의 사용을 넘어 화물운반이나 화재진압, 운송수단, 방재 등의 영역으로 활용분야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언급할 때 드론은 VR, AI, 홀로그램과 더불어 미래의 먹거리 산업으로 소개되는 분야이다. 하지만, 이번 일과 같이 과학기술을 나쁘게 활용한 데 대해 우려스러우며, 이에 대한 모방범죄가 일어날까 더욱 걱정이다. 과학기술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인간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는 선물이 될 수도 있고, 세상을 파괴하는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2차 세계대전 당시 악명을 떨친 독일의 v2 로켓은 아이러니하게도 현대 로켓의 아버지라 불리는 액체로켓의 최초 개발자인 미국 과학자 로버트 허칭스 고더드(Robert Hutchings Goddard)의 이론을 참조해 독일과학자가 다시 개발한 무기이다. 로버트 허칭스는 우주개발을 생각하며 로켓을 개발하였지만, 그의 바람과는 달리 과학 발전이 아닌 무기로 변질되어 사용된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면 노벨상을 수상한 엔리코 페르미(Enrico Fermi)는 세계 최초로 핵반응로를 개발하였는데 이후 그의 이론과 열핵융합을 통해 만든 것이 우리가 아는 원자폭탄이다. 현재 많은 국가에서 드론을 활용한 공격 및 방어용 군수장비를 개발하여 보유하고 있다. 우리 군 역시 이미 드론을 정찰, 정보 수집 등에 활용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이나 수요로 볼 때 드론의 군사목적 활용은 어쩔 수 없는 방향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과학기술의 생성물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인류에게 큰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첨단 과학기술의 오용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방안 마련을 미래를 위한 우리의 과제로 남겨둔다. 최인호 김포대학교 정보통신과 교수

[천자춘추] 경기소방관의 24시간은 아직도 진행 중

지난 여름 안성 공장 폭발사고 현장에서 진화작업을 하던 한 소방관이 순직했다. 영결식장을 가득 메운 소방관들은 어두운 정복 차림보다 더 무겁게 동료의 죽음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들의 죽음 뒤에는 언제나 인재(人災)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우리가 함께 안전을 살피고 돌보면 얼마든지 막을 수 있었던 사건 사고다. 한 번의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먼저 일어난다는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 그걸 놓치지 않기 위해 우리는 함께 노력해야 한다. 119의 사명이라는 미명하에 소방관의 희생이 당연하게 여겨지지 않도록 말이다. 경기도 소방관 1명당 담당 주민 수는 1천358명으로 강원도의 477명보다 2.8배나 많다. 수원시는 2천719명으로 그 차이가 6배에 달한다. 면적의 크기를 고려한다 해도 수도권 인구밀집 지역은 한 번의 사고가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내기에도 역부족이다. 수원시는 면적과 주민 수가 적은 과천시와 비교하면 화재ㆍ구조ㆍ구급출동 횟수는 15배 전후로 높지만, 운영비 지원 예산과 배치인력은 세 배를 조금 웃도는 데 그친다. 그나마 올해 10월 수원의 두 번째 소방서가 개청을 앞두고 있어 추가적인 대책과 지원방안을 마련 중이다. 응급환자의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경기도의회는 지난 8월부터 전국 최초로 24시간 운영하는 응급의료 전용 닥터헬기 관련 예산 15억 원을 의결하고, 매년 70억 원에 달하는 운영비를 지원키로 했다. 닥터헬기 도입 필요성을 15년간 역설해온 이국종 교수가 헬기 소음을 생명을 구하는 소리로 여겨달라고 당부했듯이 야간헬기 이착륙의 소음 피해는 도민들의 이해를 적극적으로 구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소방시스템은 도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조를 통해서만 완성된다. 119센터에 걸려오는 장난전화와 잠긴 자물쇠를 여는 일과 같은 소소한 생활 민원을 줄이고, 심폐소생술과 응급조치 등 안전교육을 통해 작은 행동이라도 실천에 옮기는 노력을 한다면 1천350만 경기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를 관통했던 태풍 링링과 타파는 끝났다. 하지만, 경기소방관의 24시간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경기도민 스스로 소방관이 되어 안전 경기도의 미래를 함께 밝혀보자. 안전이 행복이다. 안혜영 경기도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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