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천 명의 학생, 천 가지 빛깔

김기남 다가올 미래사회에 대비하여 학교는 어떠해야 할까, 교사는 어떤 자세를 갖고 학생들을 대해야 할까 다이얼을 돌리는 대신 리모컨으로 TV를 켜게 되었을 때, 얼마나 신기했던지. 그런데 우리는 이제 말로 TV를 켜고, 수많은 방송 중에서 취향대로 골라보는 시대가 되었다. 나아가 상상할 수 없이 다양한 내용으로 채워진 유튜브가 대세가 되었다. 만보계가 신기했던 때가 있었는데, 웨어러블 컴퓨터가 내 건강을 체크하고 운동을 골라주고, 자동차는 점차 자율주행으로 한 단계씩 발전해 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미 시작된 4차 산업 사회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다양한 직업들이 생겨날 것이다. 현재의 학생들은 이런 시대를 피할 수 없고, 감당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외우고 이해하라고 가르치는 것은 이미 박물관에나 있을 법한 모습이다. 학교는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체험하고 준비하게 해야 한다. 아직도 많은 고등학생이 대학입시 준비에 획일적으로 매몰되는 현상이 안타깝다. 대학에 들어가도 획일적 교육방식을 크게 벗어나기 어려운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그런데 사회에서 비교적 덜 주목받는 특성화고에서 우리는 작은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 경기도 내에 108개의 특성화고에서 학생들이 제각기 다른 꿈을 꾼다. 물론 공기업이나 은행,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바리스타, 제과제빵, 헤어, 자동차, 항공, 로봇, 빅데이터, 화훼, 애견, 패선 조리, 부사관, 디자인 등 다양한 산업분야를 경험하고 관련 분야로의 진로를 준비한다. 오직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자신만 할 수 있는 일에 관심이 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 힙합 동아리가 있다. 성적이 나쁘면 어떤가? 우리는 힙합을 잘하는데! 그게 이 학생들의 생각이다. 동아리실 확보를 위해 직접 학교 구석구석을 찾아다니고, 드디어 빈 공관을 찾아내 사용을 허락받았다. 3년이 지난 지금은 외부에서 공연 요청이 들어온다고 자랑하는 동아리로 성장했다. 우리 학교에는 천여 명의 학생들이 있는데, 모두 다른 생각, 다른 취향, 다른 꿈을 가지고 있다. 학교를 천 가지 빛깔로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학교와 정부, 기성세대 모두 이들의 꿈을 존중해 주고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들을 도와주는 최선의 방법은 기존의 잣대로 평가하고 기존 교육방식의 틀에 가두지 말고, 인정하고 기다려 주는 것이다. 또한, 우리 교사들은 학생들이 각자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추어 자기만의 색깔을 갖고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 때까지 믿고 기다리는 것이 가장 절실한 교육방식이다. 김기남 삼일상업고등학교 교감

[천자춘추] 정치혁신 열망, 성평등 국회로 응답을

조양민 21대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향후 총선에서 게임의 룰이 될 선거법 개정안의 본회의 부의(附議)를 앞두고 각 당의 셈법은 입장에 따라 매우 복잡하다. 문제는 각 정당이 의석수를 얼마나 가져올 수 있는가 하는 당리당략에 따라 이른바 정치공학적 계산에 몰두할 뿐 국민이 바라는 정치혁신과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한국은 민주주의가 공고화되면서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을 확대하는 입법으로 정치개혁의 한 축을 이루어왔다. 여성할당제는 의회에서 여성 비율을 높이기 위해 일정비율을 여성으로 충원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로 1995년 북경세계여성대회를 기점으로 국제적 기준이 되어 100여 개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고 한국도 유엔(UN) 여성차별철폐협약에 조인함에 따라 이 제도를 채택했다. 2000년 2월 정당법을 개정하면서 비례대표에 여성을 30% 이상 추천하도록 하는 첫 여성할당제에 힘입어 16대 여성국회의원의 비율은 5.9%(지역구 2명, 비례대표 11명)를 기록하였다. 2002년 선거법 개정으로 17대 총선은 지역구와 비례대표 명부에 각각 투표할 수 있는 1인 2표제가 도입되었다. 이때 비례대표 정당명부에서 여성후보를 50% 할당하도록 강제하면서 5.9%였던 여성비율은 13%(지역구 10명, 비례대표 29명)로 급상승하였다. 특히, 20대 국회의 여성국회의원 비율은 17%로 여성 지역구 당선자(26명)가 비례대표 당선자(25명)를 앞지른 특별한 변화가 있었다. 얼핏 보면 여성의 정치참여가 상당한 수준에 올라선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맞지 않는 부끄러운 수준이다. 2018년 세계의원연맹(IPU)에 따르면, 아시아국가의 평균인 19.7%에도 미치지 못하고 심지어 아랍국가(18.7%) 평균을 밑돈다. 더구나 세계적으로 보면 200여 개 국가 중 120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여성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21대 선거에서 국회의원 지역구에 30%의 여성할당제를 도입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였으나 이번 부의된 선거법을 논의할 당시부터 정치개혁특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여성과 관련된 어떤 진전된 제도개혁도 없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세계는 지금 여성할당제에서 남녀동수(parity)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남성의 정치적 과잉대표성으로는 진정한 정치개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세계는 이미 알고 있다. 내년 총선을 통해 성평등한 국회를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조양민 행동하는 여성연대 상임대표

[천자춘추] 행궁동 레지던시 11년 활동과 의의

행궁동레지던시는 슬럼화 되어가는 행궁동을 활성화 하고자 2009년부터 시작한 행궁동 역사문화예술마을 만들기 프로그램이다. 수원시 유휴공간을 공동창작공간으로 활용한다. 2007년도에 결성된 행궁길발전위원회(행궁길 주민, 수원의제 21, KYC, 대안공간 눈)에서 신풍지구 철거 예정 건물을 6개월간 사용하고 철거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내용으로 2009년 화성사업소에 제안했다. 당시 행궁동에는 화성 성역화 사업을 목적으로 매입한 건물들이 흉물로 방치된 곳이 많아 마을이 더욱 쇠락해 가던 터였다. 주민들은 개발과 보상에 대한 기대와 실망으로 지쳐 있었으나 예술가들과 함께라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었다. 상상이 현실이 됐다. 열정 있는 주민들을 믿고 행정에서 공간을 내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공모를 통해 전국에서 모집된 38인(팀)의 예술가들은 건물 내부에 쌓인 쓰레기 더미를 치워냈다. 각자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꾸미는 일을 시작으로 개인 작업과 마을 활성화를 위한 제안과 실행을 병행해 가며 마음껏 활동했다. 6개월간 활동이 끝났지만, 최종 사업시작 전까지 더 사용할 수 있도록 요청해 올 10월 말까지 11년간 300여 명(팀)의 활동이 이어졌다. 2011년 지하소극장 조성과 함께 극단성이 합류해 수원시민극단, 금빛합창단을 만들고 미술뿐 아니라 공연으로 소통하는 장도 열어갔다. 건물 외벽에 설치한 나의 자화상으로 나혜석 자화상 만들기는 3천 장의 타일에 천여 명이 참여해 선각자 나혜석을 알리면서 행궁동을 예술마을로 함께 만들어 가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였다. 2012년엔 행궁마을커뮤니티아트센터로 명칭을 변경하고 행궁동 역사문화예술마을 만들기에 뜻을 함께하는 주민대표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조직했다. 이후 미술관 완공과 함께 건물 철거가 결정돼 2015년 남지 복원 터 철거예정 건물로 이전하게 됐다. 이 장소 역시 쇠락한 건물이었지만 공방길과 로데오거리를 예술로 잇는 역할을 하며 화성문화제와 문화재 야행에도 함께했다. 그러나 남지 복원을 위해 최근 모든 작가들이 행궁동레지던시를 떠났다. 유휴공간을 활용한 국내 유일 주민이 제안, 운영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저예산 고효율 공동창작 공간이며 작가, 주민, 관광객이 소통하는 수원시 마을 만들기의 상징적 기념비가 사라진 것이다. 그 가치를 아는 분들은 아직도 행궁동에는 흉물스런 모텔 등 재생해야 할 곳이 많아 행궁동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지속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윤숙 조각가ㆍ마을기업행궁솜씨 대표

[천자춘추] 깨달음의 교육

가을이 깊어 간다. 아, 온 우주는 온통 환희로 넘친다. 하늘이 이리 푸르고 노오란 은행잎은 우리의 마음을 이리도 시리게 한다. 우리는 왜 태어났고, 무엇을 하기 위해 살고 있으며, 무엇을 위해 먹고 마시고 일하고 있는가를 가만히 물어본다. 또한, 많은 사람이 무엇을 위해 신을 찾고, 하나님을 찾고, 붓다를 찾고, 알라를 찾으며, 종교를 부르짖는가? 이 모두가 하나다. 찾는 이도 나이고, 찾아지는 대상도 나이며, 모두가 나이다. 나는 아름다움이며, 본성이며, 공이고 맑은 물이다. 우리는 그것도 모른 채 헐떡이고 사는 모습이 바로 중생들의 모습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행복하고자 길을 찾는 내 안의 내가 오늘 하루도 열심히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이다. 내 안의 하나가 사랑을 외치며 꿈틀거린다. 내 안의 참 나이며, 양심인 본래의 내가 숨을 쉰다. 우리는 숨을 쉴 때마다 사랑으로 하나가 된다. 숨을 내 쉴 때 내 안의 사랑이 우주로 퍼져 나가며, 숨을 마실 때 우주의 사랑이 내 안으로 들어와 하나가 된다. 그러니 숨은 나눌 수 없는 하나일 뿐이다. 숨을 쉴 수 있다는 것은 사랑을 공급받는 것이며, 숨을 쉴 수 있다는 것은 사랑을 나누는 것이다. 내 안의 사랑이 내가 그리하도록 한다. 이 나를 우리는 참 나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참 나에서 숨을 쉬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아무 욕망이 섞이지 않는 순수한 그 존재, 본래의 존재, 하늘의 존재가 바로 나이다. 참 나이다. 모든 교육은 이 본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그래서 교육은 본래 나를 찾는 깨달음의 교육이어야 한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어야 한다. 학교에서 경쟁하고 이기는 기술이 아니라 이렇게 나를 찾고 내 안에 사랑이 있음을 깨닫고, 나는 사랑의 존재이니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깨닫는 교육이어야 한다. 그리하여 상대방도 나와 똑같은 사랑의 존재이며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아 가는 공부다. 왜 공부를 하나? 행복하기 위해서다. 이것을, 사랑을, 행복을 깨닫고자 공부한다. 내 아름다움의 존재가 내가 더 아름다운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우리는 공부를 한다. 왜 지식이 필요한가? 내가 더욱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지식을 배워간다. 남을 이기고, 남과 경쟁이 아니다. 내가 더 아름다운 존재가 되기 위한 경쟁, 나와의 경쟁이다. 내 안의 빛을 찾는 공부, 내 안의 빛을 더욱 빛나게 하는 공부라는 것이다. 이번 한 주도 열심히 숨 쉬며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해 사랑하고 존중하며 축복한다. 사랑만이 삶이며, 사랑만이 우주이다. 사랑만이 희망이다. 교육은 이것을 깨달아가는 과정이다. 김옥성 교육희망네트워크 상임대표

[천자춘추] 장애… 깊은 사랑

거리마다 쌓여 있는 낙엽을 밟으면서 사색을 즐기기에 아름다운 계절이다. 울긋불긋 단풍이 아름답게 물든 산과 거리는 가을의 정취와 아름다움을 누리기 위한 많은 사람으로 북적인다.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즐기기 어려운 사람들도 있다. 사무실 복도를 걷다 보면 복도나 경사로를 따라 천천히 걸으면서 운동을 하시는 장애인분들을 만나게 된다. 아주 천천히 한 걸음씩 내딛으면서 운동을 하시는 분들, 쇼파에 앉아 쉬면서 휴식을 취하는 장애인분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많은 삶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갑자기 쓰러져서 장애를 입게 되는 경우, 오랜 기간 투병하면서 서서히 장애를 입게 되는 경우,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장애를 가지고 생활하면서 겪었던 고충들, 건강했을 때의 모습을 기억하면서 다시금 강조하는 건강의 소중함, 경제적 어려움, 가족들의 돌봄 없이는 혼자서 생활하기가 어려운 점 등 우리가 깊이 알지 못했던 어려움을 토로하시기도 한다. 내가 원해서 장애가 오지 않고, 장애는 나를 피해간다고 장담할 수도 없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장애인 인구는 2017년 말 기준으로 254만 명이고, 전체 인구의 4.9%가 된다. 15개의 장애 유형 중 지체장애인의 비율이 49.5%로 가장 많다. (2018년 장애인 현황, 보건복지부) 통상적으로 선천적 장애는 5.1% 정도이고 90% 이상이 사고나 질환으로 인한 후천적으로 장애를 입은 경우가 많다. 현재는 비장애인이라고 할지라도 장애인이 될 가능성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어제는 11월 11일로 많은 사람이 빼빼로 데이, 가래떡 데이 정도로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더 의미 있는 날이기도 하다. 11월 11일은 지체장애인들을 격려하고자 제정된 지체장애인의 날로 지체장애인들에 대한 권익을 보호하고 격려와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2001년 한국지체장애인협회에서 지정했다. 11월 11일을 택한 까닭은 숫자 1처럼 힘차게 일어서자는 의미이다. 지체장애인들이 스스로를 첫 번째로 소중하게 여기고 새로운 시작과 출발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오늘도 재활을 위해 아주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내딛는 장애인분들을 만나면, 그 걸음에 얼마나 많은 삶의 이야기가 있을까를 생각해본다. 바쁜 일상에 쫓겨 우리가 돌아보지 못한 것은 없는지 오늘 하루는 발걸음을 천천히 하면서 우리 주위에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한 것들이 없을지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장애인이라고 하면 휠체어를 탄 사람, 무조건 도와줘야 하는 불쌍한 사람이 아니라 우리도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는 예비장애인이라는 생각을 하고 장애인을 삶을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최영화 수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장

[천자춘추] 기술을 가지고 밖으로 나가보시라

외국에 나가서 생활하면서 그 나라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우리 한국이 세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우리 대한민국이 핸드폰, TV 등의 전자제품, 자동차 분야에서 기술선진국이라는 평가가 각인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어깨가 으쓱하는 대목이다. 이는 끊임없이 진화 발전하는 기술 분야에서 다른 나라와 경쟁하면서 오랜 세월 동안 갈고닦으며 쌓아올린 수많은 한국 기술인들의 땀의 결과물인 것이다.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는 한국의 기술을 유치하고자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신기술이나 전통 기술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인 구애의 손짓을 하고 있다. 이들 나라들은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이 붕괴된 이후 독립한 지 30년이 채 안된 신생 국가에 속하는 나라들이다. 신생 국가들이라서 성장 에너지가 도처에서 분출하고 있다. 잘만 접근하면 우리 중소기업 사장님들에게 있어서 언젠가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는 곳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우리나라 중소상공인들이 이 지역에 관심을 보여 이미 진출해 있거나 새롭게 진출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성공한 사례보다 쓴 맛을 보고 실패하여 사업을 접고 철수한 케이스가 많은 게 현실이다.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물건만 갖다 판 사람들은 그 나라의 복잡다기한 유통망의 장벽과 비즈니스 문화에 대한 몰이해 때문에 좌절의 쓴 맛을 본 사람들도 있다. 반면에 자동차 중고부품을 한국에서 헐값에 가져다가 현지에서 수리하여 판매하는 사례처럼 자기만의 기술을 가지고 사업에 접목시킨 경우에는 알차게 성공 스토리를 쓰고 있는 사장님들도 적지 않다. 국내 내수경기가 장기 침체국면에 빠져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우물 안 개구리마냥 국내에만 시야를 좁혀놓고 살면 답이 안 보인다. 정부의 경제정책을 탓하고 대통령을 원망한다고 떡이 나오는 것도 아니요 빵이 하늘에서 떨어질 리 만무하다. 발등에 떨어진 불은 자기 스스로 꺼야 하는 게 기업가 정신이다. 눈을 밖으로 돌리면 그런 시장들은 세상에 널려 있다. 낯선 외국 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외국어 소통능력 부족에 대한 자신감 결여가 장애 요인이기는 하지만 한국인 특유의 저돌성과 현지 적응 능력만 있으면 이 문제들은 어렵지 않게 해결 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바깥 세상에 대해 너무 두려워하지 마시기를 바란다. 자기 기술을 가지고 미개척지 해외로 진출해 보시기를 바란다. 한국에서는 사양산업으로 천덕꾸러기 취급받는 기술이 그곳에서는 크게 대접받기 때문이다. 장준영 前 경기신용보증재단 상임감사

[천자춘추] 자유롭다는 것

인간에게 자유롭다는 것, 그것은 공동체 속의 자유며 이것이 진정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인간의 자유다. 길을 걷다 보면 간혹 엄마에게 혼나는 아이들이 있다. 엄마는 무언가를 하지 말라고 하고 아이는 그 금지를 하고 싶다고 한다. 아이는 자유로운 것을 원하지만, 엄마는 아이를 위해 자유를 통제한다. 우리는 일상생활 중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엄마의 통제처럼 다양하고 많은 규율을 경험하게 되고, 그것이 의식에 자리 잡혀 스스로 자신의 자유를 조절하게 된다. 의식이 구조화되는 것이다.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우리의 자유를 일정부분 양도하게 된다. 인간은 본래 타인과의 관계에서 법률ㆍ도덕ㆍ문화 등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이 이 인간 간의 관계에서 스스로 자유를 자율적으로, 때로는 타율적으로 양보하고 있다. 그리고 그 기준들이 법과 윤리, 그리고 문화에 위탁됐기에 우리는 우리의 자유를 역설적으로 지키게 된 것이다. 인간의 진정한 자유는 홀로 버려진 상태에서 획득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자유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보장받고 규율되는 것이다. 타인과의 관계가 가족을 만들고 마을을 형성하며 사회와 국가를 체계화시켜왔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우리는 대화해야 하고 설득하며, 우리가 지켜야 할 기준들을 만들어온 것이다. 이 관계로 형성된 공동체, 이것이 우리를 자유롭게 해주는 하나의 그릇이다. 이 공동체 속의 자유로 우리는 진정한 인간이 되며, 우리는 인간다운 자유를 섭취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우리의 자유는 야생 벌판의 자유일 수 없고, 공동체라는 테두리 속의 자유로운 인간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극단적 자유주의가 외치는 공동체를 넘어서는 자유는 인간의 자유가 아닌 자기만족적 야생의 자유로 치우치게 될 것이다. 공동체의 규율을 거부하며 자기만의 자유를 지나치게 외치는 목소리들은 외딴 섬의 조난자처럼 자연 상태의 자유로 가야 할 것이다. 그런데 외딴 섬에 표류하게 되면, 구조되기를 바라며 연기를 피워 조난 신호를 보낸다. 그는 자연 상태에서 자유를 만족해하지 못한다. 그는 인간이기에 규율과 보장이 양립하는 자연의 자유가 아닌 인간의 자유를 갈망하는 본성을 뿌리칠 수 없다. 타인들이 그리운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자유를 위해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악용하며, 구시대 유럽 야경국가의 극단적 자유를 그리워하는 기득권의 목소리들은 이제 자제돼야 한다. 기득권도 공동체 내에 존재하기에 기득권이 되는 것이다. 염종현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

[천자춘추] 경기도 스포츠산업 잡페어를 준비하며

청년실업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나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많은 직업이 사라진다. 하지만, 시대가 변할수록 건강에 관심이 쏠리고, 건강관련 운동 분야 등 스포츠를 중심으로 한 많은 산업들은 활성화되고 있다. 4차 산업시대에는 더 새롭고 다양한 스포츠산업 분야들의 전망이 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체육전공자들이 얻는 시대적 혜택이라고 볼 수 있다. 타 계열의 전공자들도 체육계열 분야로 상당수 넘어오고 있다. 체육계열 전공자의 취업시장이 이제 어느 한 영역의 특정 전공보다는 다양화된 융합전공자들의 시장이 됐다. 우리나라 취업시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무한경쟁 체제로 돌입하고 있고, 그에 따른 취업 문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잇따른 대책에도 청년실업률이 높은 것은 노동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 인프라 측면보다는 청년들의 취업관 등 심리ㆍ행태적 측면에서 비롯된 가능성이 큰 것도 한 몫 한다. 실업률 해결 방안을 사회구조적 측면에서만 모색할 것이 아니라 개인적 요인에서 해결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체육계열 분야는 타 계열에 비해 건강함과 즐거움을 함께하며 활동력 있는 직무가 많다. 즐겁게 직장생활을 하고자 하는 요즘의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체육 관련학과 학생들의 취업 연계 기관 활용률은 현저하게 낮다고 한다. 취업지원센터는 학생이 스스로 관심을 둬 직접 찾아가고 상담받으며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많은 홍보를 통해 학생들이 쉽게 다가올 방법을 방안, 개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얼마 전 경기도체육회에서는 경기체육아카데미 사업 내 준비되고 있던 2019 경기도 스포츠산업 잡페어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우선 지난해에 훌륭한 경험이 있던 경희대와 손을 잡았고 해당 학장과 교수의 지휘 아래 빈틈없는 준비를 하고 있다. 경기도 내 15개 대학의 체육관련 학과 전공학생들이 함께 참여한다. 자원봉사로 스포라이트(경기도체육회 대학자원봉사단)도 힘을 실었다. 체육전공 학생들의 사회진출을 위한 준비를 다 함께 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스포츠 분야의 많은 기업도 역시 함께 한다. 스포츠 분야 직무를 알려주고 취업의 기회도 준다. 그동안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만 주최했던 행사의 장ㆍ단점을 분석해 경기도체육회가 야심 차게 준비 한다. 필자 역시 열심히 힘을 모으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알찬 특강도 들을 수 있다. 실제 취업에 필요한 트렌드와 관련 정보를 관련 기업이나 전문가에게 듣는 기회가 제공된다. 현장 근무자의 생생한 직무역량을 보고 느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스포츠스타를 만들고, 스포츠산업을 육성하고, 스포츠시장에 필요한 역량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경제 살리기에 돌입했다. 안을섭 대림대학교 스포츠지도과 교수

[천자춘추] 나의 전전두엽은 건강한가?

정국이 뜨거웠다. 논리보다 감정 대립이 절정을 이루었고, 악성댓글이 생명을 앗아가기도 했다. 시대가 흉흉하면 언어도 오염된다. 정조 임금이 홍재전서에서 밝은 시대에는 선한 말에 사람이 따르지만 험난한 시대에는 추악한 말에 따른다고 한 말 그대로다. 그러면 추악한 말은 어디에서 오는가? 고약한 성정에서 비롯된다. 인간의 성정에 대한 관심은 동서양 철학은 물론 종교에서도 주요 관심사였다. 특히 성리학은 사상의 근간을 이루었다. 인간은 천성인 본연지성(本然之性)의 이(理), 즉 인의예지(사단)를 지닌다. 동시에 인간은 감정의 존재이기도 하여, 기(氣)가 발현한 희노애락애오욕(칠정)의 기질지성(氣質之性) 또한 지닌다. 절대 선함이 본연지성이라면, 각 개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변화무쌍한 특성이 기질지성이다. 퇴계 이황은 사단(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 즉 불쌍히 여기고, 부끄러워할 줄 알며, 양보하고,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마음)은 이가 발한 것이나 기가 그 이를 따르고 있고, 칠정은 기가 발한 것이나 이가 그것을 타고 있다(四端理發而氣隨之 七情氣發而理乘之) 했다. 목적지에 가기 위해 말을 탔다면 말은 기이고 올라 부리는 사람은 이가 되는 셈이다. 동시에 발해야 비로소 움직이고 멋대로 가는 말은 사람이 잘 부려야 한다. 이른바 이기호발설(理氣互發說)이다. 이기가 상호 작용을 하되 기에 대한 이의 우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인간의 선 의지(善意志)와 이성을 확연히 지켜 가려는 철학이다. 이를 뇌과학에서 살피면 흥미롭다. 김종성 충남대의대 교수는 퇴계 철학과 임상의학을 접목시켜, 이가 마음에서 우세하지 못한 조건일 때 기가 작동하는데 전두엽이 이의 인체학적 공간이라는 것이다. 기질지성이 발현하는 변연계가 발달된 인간이 되지 말고, 본연지성이 발현하는 전두엽이 발달한 인간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치료에서도 본성(理)을 되찾는 마음가짐이 치유에 실제 도움이 됨을 밝혔다. 세계적인 뇌 연구학자인 신희섭 박사는 뇌의 기본 작동 동기를 연구한 바 있다. 뇌는 뇌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 하는데 전전두엽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여야 쾌락중추가 전권을 발휘하지는 못한다고 한다. 적용해보면 사단의 이는 전전두엽의 발달과 작용에서 오고, 바르지 못한 칠정의 기는 전전두엽의 미성장에서 오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인간은 기질지성이 쉽게 발현되기 쉽다. 전전두엽에 터를 잡은 이가 약해지면 인간은 이기적 욕구나 쾌락, 감정적 표현에 더 깊이 빠져든다. 뇌가 부정적 환경에 있으면 이 정보를 기반으로 새로운 부정형 뇌 세포를 발달시키고 작동한다. 욕을 빈번하게 하면 욕된 인간이 되고, 매사 부정과 비방에 익숙한 인간은 그 자신이 그것에 매몰되어 그러한 삶 속에 갇히게 된다는 이치다. 스마트 매체가 발달함에 따라 자기표현의 기회가 더 많아졌다. 그 표현에 나의 전전두엽은 과연 건강한가? 이만식 경동대 온사람교양교육대학장시인

[천자춘추] 누가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가

지난달 29일 통계청은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통계청은 과거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포착되지 않던 기간제 근로자가 추가로 포착됨에 따라 비정규직의 규모를 전년대비 증감으로 비교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자료 이용 시 유의사항을 일러두었다. 그럼에도, 곧바로 비정규직 역대 최대, 비정규직 비율 급증, 숨은 비정규직 50만 등의 제목의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이에 대해 조사방식 등의 변화라는 해명과 이를 둘러싼 비정규직 통계의 신뢰성까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비정규직의 규모가 증가했다. 증가한 규모의 차이는 조사방식의 차이라고 이해하더라도, 비정규직 규모가 증가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떤 집단의 비정규직 규모가 증가한 것인가? 누가 주로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가?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비정규직 규모가 2018년 661만 4천 명에서 2019년 748만 1천 명으로 증가했다. 약 86만 7천 명이 증가한 것이다. 이를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42만 명, 여성은 44만 7천 명이 증가했다. 단순하게 규모의 증가만 보아도 남성보다 여성 비정규직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비정규직 중에서 여성은 55.1%를 차지한다. 그러나 정규직 중에서 여성은 38.5%에 불과하다. 이는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여성이 더욱 심각하게 비정규직 문제를 경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남성은 29.4%가 비정규직이지만, 여성은 45.0%가 비정규직이다. 즉, 남성은 10명 중 3명, 여성은 10명 중 5명 정도가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비정규직 규모 증가에 주목한 사람들은 향후 정부의 정책, 노동계의 대응 등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비정규직 확대가 문제라는 것,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이제 해결방법을 적극적으로 고민할 때다. 통계는 지금 한국 사회에서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성노동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노동시장에서 여성들은 비정규직으로 인한 고용불안, 경력단절, 저임금, 성차별 등의 다양한 문제를 복합적이고 중첩적으로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지점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해결방법을 찾으면 된다. 정형옥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천자춘추] 세렝게티에서 깨우침

텔레비전에서 동물의 왕국을 자주 보았다. 아프리카 초원의 야생에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일들과 여러 동물의 특성을 찾아내려는 인간의 탐험에 대한 짙은 호기심이 컸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곱 살의 아들과 언젠가는 세렝게티를 함께 가자는 황당한 약속마저 하고 말았다. 그런 동물의 왕국에서 인간의 눈으로 찾아낸 것이 있다. 생명이 샘솟던 동물의 왕국에도 혹독한 시절은 반드시 오게 된다. 비가 줄고 대지가 메마르면서 풀을 먹이로 하는 누떼는 대이동을 하게 된다. 생존을 향한 누떼의 대이동 앞에는 어김없이 강이 나타나고 좁은 강폭을 찾아가다 보면 급류와 악어가 갈 길을 막아서기 마련이다. 망설이고 주저하던 누떼는 용기 있는 한 마리의 시도를 따라 동시에 차례대로 강으로 뛰어든다. 더러는 악어에게 물려 죽고 서로 등쌀에 밀리거나 밟혀 급류에 떠내려가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들에겐 저 방법밖에는 없을까?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에도 모두가 한곳으로 동시에 뛰어가는 곳, 그곳은 어디일까? 그곳은 학교가 아닐까 싶다. 각자의 특성이나 능력에 관계없이 한쪽 방향을 향해 달려가는 세렝게티 초원의 누떼처럼 모두의 아이들은 학교로 간다. 1등을 살리기 위해 깔리고 밟히는 꼴찌에겐 관심이 없다. 어떻게든 살아남은 아이들을 향해 나도 할 만큼 했다는 최소한의 위로를 부모는 갖게 하고 아이들은 주체성이나 창의력은 뒤로한 채 돈 잘 버는 사람을 양성하는 학교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가 처한 교육 현실은 안전한가. 작금에 대두되는 입시제도의 손질만으로 불안한 학생과 학부모를 이해시키고 갈등을 종식해야 하는데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한 사람이 태어나 사회로 나가는 데 필요한 교육의 기간은 20여 년, 연간 사교육비 19조 원, 학생의 70%가 사교육을 받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교육의 질에 대한 평가는 박하다. 우리나라의 교육기간은 일생의 4분의 1 이상을 배우는데 보낸다. 막대한 예산의 효율성을 위해선 다양한 교육방법이 필요하다. 배움의 창구가 학교뿐이라면 옳은가. 세상 전부가 학교여야 하지 않은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가져야 할 다양성과 창의력이 교육으로 다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세상을 진화의 길로 이끄는 사람들은 현실과 맞선 돌연변이 적 삶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맹수의 왕인 사자나 하늘의 제왕 독수리의 자식 교육법을 보면 하나의 공통점을 가진다. 모두 부모에 의해 훈육되고 길러진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가장 소중한 자녀의 미래를 위한 교육을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남에게 맡기는 우를 범하는 것은 아닌가. 과연 나보다 내 자식을 더 잘 가르칠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 유재석 경기도일자리재단 상임감사

[천자춘추] 이재명을 위한 변명?

선출직 위기의 시대다. 민주주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이재명 지사의 공직선거법 2심 결과에 대한 마음이 무겁다. 경기도민 과반수의 득표로 당선되어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이 상호공방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후보자 간 TV토론회에서 그런 일 없습니다 라고 상대의 질문에 답한 7자 때문에 도지사직 박탈 위기에 놓여 있다. 국민은 2심법원의 판결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2심판결은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기는커녕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수많은 경기도민이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으며 국내를 넘어 해외동포들까지 탄원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영세상인부터 농민, 종교인, 배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노동자들, 심지어는 이재명 지사의 단속에 걸려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백운계곡의 상인들도 가세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해 위임받은 권력 위에 그 어느 것도 위에 놓아서는 작동할 수 없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는 아주 기본적인 헌법 정신이 훼손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선출직 공직자의 생존여탈권을 검찰과 사법부가 지나치게 해석하여 결정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모순이다. 증거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부의 적극적 판단은 정치판결이라는 오명을 남길 수밖에 없다. 시민들의 선택으로 선출된 권력이 검찰과 사법부의 최종허락이 있어야만 인정받은 이 참혹함은 대한민국 모든 선출직의 위기가 분명하다. 이 문제는 정치도 이념도 아닌 그냥 상식의 문제이다.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할 문제이다. 선출된 권력을 그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는 것도 계속 이어지게 하는 것도 결국 시민들이 몫이다. 그것이 민주주의에서 시민만이 갖는 권리이다. 시민의 권리가 침해받는 답답한 현실. 정치를 사법부가 개입하여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재명 지사의 2심 결과를 보면서 나는 민주주의의 위기로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한테서 나온다.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황수영 경기도의원

[천자춘추] 청년 취업난 현황에 대한 소회

매년 이맘때는 구인, 구직이 많이 일어나는 시기이며, 대학은 취업 시즌으로 바쁘다. 최근 졸업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취업 면담을 했는데, 학생들이 교수가 추천하는 업체에 취업을 잘 하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2018년 기준 대기업 평균초봉은 4천60만 원이며, 중소기업 평균초봉은 2천730만 원이라 한다. 그런데 학교로 취업추천 의뢰가 들어오는 업체의 평균 연봉은 2천300만 원이다. 최저임금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2019년 최저임금으로 환산했을 때 최저 월급이 174만 5천150원이고 최저 연봉은 2천94만 1천800원이다. 월급에서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근로소득세 등을 제외하면 158만 9천790원을 받는다. 이 중 교통비, 식비, 커피 값 등으로 35만 원이 지출된다. 또한, 친구를 만나는 등 기타 용돈으로 일주일에 5만 원씩 한 달이면 약 20만 원을 지출한다. 만약 하숙이나 자취라도 한다면 60만 원 정도가 추가로 지출되어, 남는 금액이 약 44만 원가량이다. 이러한 탓에 미취업 학생들은 대부분 집 근처의 식당 종업원이나 편의점 알바, 혹은 스마트폰 판매 종업원을 선호한다. 최저임금보다 더 받거나 혹은 출퇴근의 스트레스 없이 편하게 최저임금을 받는다. 대부분의 취준생들이 대기업에 취직하기를 원하지만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 중소기업 중에서도 우량 중소기업에 취업하기는 대기업과 마찬가지다. 그 외에는 처우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중소기업을 회피하거나 이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도 노력을 많이 한다.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에서 중소기업의 취업장려를 위해 중소기업 창업 및 취업자를 대상으로 2학년 이상의 학생들에게 매학기 등록금 및 취업장려금 200만 원씩을 지원한다. 중소기업에서 정해진 기간에 근무만 하면 된다. 고용노동부에서 시행하는 청년내일채움공제라는 사업은 처음으로 정규직으로 취업한 청년이 2년 동안 총 300만 원을 내고 근속한 경우, 2년 뒤 1천600만 원 이상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취업성공패키지라는 사업도 있는데 취업이 필요한 구직자에게 취업상담, 직업훈련, 취업알선을 받아서 성공적인 취업을 위해 나라에서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현재의 일자리 시장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대학이 잘 가르치고 정부가 지원하여도 학생들의 취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3년 연속 실업자 수가 100만 명을 초과하고, 청년실업률이 8.9%, 청년실업자가 37만 8천 명이나 되며, 대졸자 절반이 전공과 다른 분야로 취업을 준비하는 현황이 이를 잘 대변해 준다. 어찌해야 시장이 살아나는가는 모두의 고민거리이다. 첨단기술을 교육하는 학과 교수로서 졸업생이 전공을 살려서 취업하지 않고 임시직으로 방황하는 것을 보면 죄인 아닌 죄인인 것 같아 자괴감이 든다. 최인호 김포대학교 정보통신과 교수

[천자춘추] 스포츠계의 두 톱니바퀴

지난 10일 제100회 전국체육대회가 막을 내렸다. 경기도는 18연패에 도전했지만 2위에 머물렀다. 대한민국 체육 100주년을 기념하는 대회였던 만큼 아쉬움도 크다. 최근 스포츠 선수들의 미투운동 동참으로, 체육계 비리가 공론화되었다. 이에 정부는 스포츠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엘리트 스포츠 시스템 개선과 선수 육성체계 선진화를 위한 권고안을 마련했고, 지방정부와 교육청은 클럽스포츠 활성화를 대안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5년간 경기도 내 운동부가 해체된 학교는 200여 곳에 달한다. 날이 갈수록 선수층이 얇아지고, 비인기 종목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심각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체육 지도자와 선수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정책추진은 선수 육성체계의 근간을 흔들고, 국가 스포츠 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크다. 또한, 운동부 해체는 운동을 지속하려는 학생선수들이 안전한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제2의 범죄와 안전사고에 노출될 위험 또한 높다. 체육계 비리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특히 청소년 선수 보호에는 더욱 그러하다. 체육계 지도자의 범죄와 비위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리고 체육 꿈나무들의 인권과 학습권 보호를 위한 시스템 구축 또한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일부에서 제기되는 운동부 학생들로 인해 일반 학생들이 피해를 본다는 선입견에 대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경기도교육청 차원의 예산지원과 정책대안 마련을 통해 교육현장의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학교는 일반학생들뿐만 아니라 학생선수에게도 가장 든든한 울타리다. 또한, 청소년들이 인성을 쌓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사회화의 공간이다. 수많은 특성화 학교가 기숙사를 운영하는 것처럼, 학생선수의 열악한 합숙소 생활환경 개선방안도 함께 찾아가야 한다. BTS와 같은 세계적인 아이돌을 탄생시킨 연예기획사의 체계적인 훈련시스템은 대한민국의 강점으로 꼽힌다. 스포츠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제2의 손흥민, 이강인을 꿈꾸는 학생선수들이 마음껏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세계 속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다. 생활체육 저변확대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스포츠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학교는 학생들의 울타리가 되고, 의회와 정부는 학생선수들을 지원하는 보호자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은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 숙명의 두 톱니바퀴이다. 안혜영 경기도의회 부의장

[천자춘추] 정권의 사과

문재인 정권이 위기에 봉착했다. 올해 경제 성장률이 1%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고, 북한 김정일은 너절한 금강산 지역의 우리 측 시설물을 싹 치우라고 했단다. 문재인 정권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소득주도 성장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재자 역할이 위험에 처했다는 신호다. 거기다가 조국 사태로 인해 우리 사회는 완전히 둘로 갈라졌다. 국민이 진영으로 나뉘어 서로 증오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 중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권이 이런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이 출범 이후 부터 계속 보여준 태도로는 지금의 상황을 수습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권이 제일 자신 있었던 분야는 바로 정치의 감성화였다. 이벤트와 시각적 효과를 통해 자신들의 정치 행위를 최대한 포장하는 데는 일가견이 있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에서도 감성 지지율이라는 것이 있다. 여론조사에서 말하는 감성 지지율이란, 이벤트나 민족주의 감정을 자극하는 것 등을 통해 지지율을 반짝 상승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런 감성 지지율은 오래 유지되지 못한다. 실제적 결과물 없이 이벤트 혹은 시각적 효과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감성 정치에 의존하는 것은 정권이 스스로를 위기에 빠뜨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실체적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데, 문제는 이것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경제는 망가지기는 쉽지만,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더구나 경제란 감성적 차원의 호소나 자화자찬식 주장을 한다고 해서 국민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존재도 아니다. 경제는 국민 개개인이 느끼는 체감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남북관계 역시 근거 없는 주관적 희망만 되뇌어서는 실질적 결과물을 국민에게 보여줄 수 없다. 지금 뭔가를 보여줄 수 없다면, 솔직해져야 한다.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정권의 악행에 대한 사과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현재 진행형인 자신들의 잘못에 대한 인정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 위기 극복의 첫 단추이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천자춘추] 다른 것을 인정하자

조요한 한국인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오페라 Best 10을 손꼽으라고 하면 항상 프랑스 오페라 비제의 카르멘이 빠지지 않는다. 그 중 우리에게 익숙한 멜로디로 유명한 아리아 투우사의 노래, 하바네라 등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오페라 카르멘이지만 1875년 3월 초연 당시의 무자비한 혹평을 받았었다. 그것으로 작곡자인 비제는 엄청난 좌절과 스트레스를 못 이기고 3개월 만에 37세의 나이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게 된다. 처참한 실패를 안겨준 내용을 보면 밀수꾼을 비롯한 집시, 비천한 담배공장 여직공들이 등장하고 서로 칼부림하는 내용이 그 당시 오페라의 주 고객인 귀족들의 취향과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그 시대의 오페라 작곡 유행이 바그너의 오페라가 유럽을 장악해 거의 모든 오페라 작곡가들이 바그너를 모방하던 시기였지만, 자신만의 독자적인 스타일을 개척한 비제는 모방은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다라며 다른 작곡가들과 다르게 바그너의 영향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수많은 작품이 그 시대의 조류와 다르다거나 그 시대 지배층의 입맛에 안 맞는다고, 혹평을 받다가 다시금 재조명되어 최고의 걸작으로 남은 사례가 흔치않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다른 것을 인정하는데 참으로 인색한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이 자기들과 다른 것은 틀렸다고 정의해버리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요즘 TV를 켜면 분노조절 또는 화라는 단어들이 심심치 않게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분명한 이유의 하나는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것에서 발생된 현상이다. 나와 상대방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다르다. 당연히 생각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절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틀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화가 나고 분노가 조절되지 않는 것이다. 다른 것과 틀린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부자와 가난한 자, 흑인과 백인처럼 비교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한 것을 다르다고 하는 반면에 1+1=3처럼 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난 것을 틀리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생각한다.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생각하면 차이는 차별이 되고 우리의 삶은 회색빛을 잃은 흑백지대가 되기 때문에 우리는 다름과 틀림을 혼동하는 생활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 사실은 당연하지만 쉽지는 않다. 그래도 불가능 한 건 아니다. 오늘부터라도 가장 가까운 가족부터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하는 노력을 해보자. 서로서로 노력한다면 다툼은 줄고 웃을 일은 많아질 것이다. 시야를 더 멀리, 더 크게 볼수록 종교, 사랑, 이념 등으로 싸우는 일도 줄지 않을까. 생각만 해도 살맛 나는 일이다. 조요한 오산문화재단 상임이사

[천자춘추] 뉴미디어 세상의 새로운 주인공

바야흐로 영상의 시대다. 4차산업혁명 기술의 발전에 따른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의 탄생으로 웹툰, 게임, 가상ㆍ증강현실(VRㆍAR) 등 놀라운 콘텐츠가 끊임없이 탄생하고 있다. 이런 새로운 콘텐츠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이며 성장률이 높은 분야로 동영상 서비스가 대두되고 있다. 여러 온라인 분석 서비스 결과에 따르면 현재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은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이다. 기존의 전통 미디어들도 wavve와 같이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등 날로 커지는 동영상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또한,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방송자와 시청자가 직접 소통하며 콘텐츠를 진화시켜 가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의 인기 원동력은 대중이 능동적으로 본인이 원하는 영상을 선택하여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공중파에서는 다루지 못했던 다양한 분야와 관점을 강점으로 하여 새로운 주류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그럼 이렇게 다양한 영상 콘텐츠는 누가 만드는 것일까? 새로운 영상 소비성향에 맞춰 최근 가장 인기를 끄는 직종이 있다. 인플루언서, 유튜버, 스트리머 등 다양한 신조어로 불리며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크리에이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누구나 실력과 열정, 노력만 있다면 자신이 창작한 다양한 형태의 영상을 통해 대중과 소통함으로써 방송 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과거에는 방송국ㆍ영화사가 영상 콘텐츠를 기획ㆍ생산하고, 연예인이나 전문 방송인들이 출연함으로써 콘텐츠가 만들어졌다. 반면 지금은 크리에이터라고 불리는 개인 창작자들에 의해 제작된 다양한 영상들이 대중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은 도민 누구나 뉴미디어 세상에서 주인공이 될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경기도 1인 크리에이터 사업의 일환으로 25일부터 이틀간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경기 뉴미디어 페스티벌에서 그 내용을 확인해볼 수 있다. 여러분이 뉴미디어 세상의 새로운 주인공이 되기를 희망한다. 김경표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

[천자춘추] 책과 독서 그리고 통계

책이란 무엇일까? 현대 사회에서 책은 상품이다. 2018년 우리나라에서는 6만 3천여 종의 신간이 발행되었고, 천만 부 넘게 출판되어 전년 대비 21.6% 증가했다. 여기에 재판본까지 합친다면 그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학습참고서 분야가 337.8% 증가했고, 인문학 관련서적의 출판부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초판 천부를 다 팔지 못하는 인문학 서적은 출판시장에서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고 있다. 책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독서활동은 어떨까? 통계청의 2014년 생활시간조사를 보면, 10세 이상 한국인들은 TV 시청에 1시간 53분을 사용하고 독서에 6분을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사회조사 결과에서는 13세 이상의 국민 중 54.9%만 1년에 한 권 이상의 책을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고의 독서율을 자랑하던 스웨덴도 유튜브, 인터넷 등에 밀려 독서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스웨덴 정부는 매년 수백만 달러를 투입해서 적극적인 독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스웨덴 문화부 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독서가 곧 민주주의의 실현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는 경제적 가치보다 독서를 통해서 국민 누구나 같은 조건에서 배우고 익혀서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사회문화적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한 것이다. 우리 국민의 생각은 어떨까? 문화체육관광부의 2017년 국민독서실태조사를 보면, 우리나라의 성인들은 새로운 지식과 정보(23.7%), 교양ㆍ상식 쌓기(19.8%), 위로와 평안(15.2%)을 위해서 책을 읽는다. 독서를 통한 지식과 정보의 습득, 교양과 상식 축적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의 성공 비결 중 하나이다. 그는 전체 시간 중 절반 이상을 독서에 투자하고 때로는 하루에 500페이지를 독파하면서 인식의 지평을 넓힌다고 한다. 물론 독서를 많이 한다고 모두가 워런 버핏이 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시대에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고전적인 독서만큼 효과적인 학습 수단이 없다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누구나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독서를 통한 지식의 실천은 풍요로운 사회의 토대가 된다. 독서는 문화이다. 독서는 생활 속에서 자리 잡아야 한다. 얼마 전 경인지방통계청에서 운영하는 나라셈도서관이 최우수 전문도서관에 선정됐다. 어렵게만 여겨지는 통계를 국민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더 분발해서 최고의 통계 전문도서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내부적으로는 책 읽는 직장 문화를 만들기 위해 독서동아리를 지원하고 독서경영 우수직장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성과보다 직원이 편안하게 책을 접할 수 있는 독서문화를 만드는데 주안점을 둘 생각이다. 손영태 경인지방통계청장

[천자춘추] 분양가 상한제 유예 ‘생색내기 불과’

정부가 현재 논란이 되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22일 국무회의에서 시행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이 공포되면 재건축ㆍ재개발사업 등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돼 주택ㆍ부동산시장과 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지난 1일 정부는 최근 부동산 시장 점검 결과 및 보완방안을 발표하며 시행령 시행 전 (재건축ㆍ재개발사업)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거나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하고, 시행령 시행 후 6개월까지 입주자모집공고를 신청한 경우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고 입주자 모집공고를 신청하기까지는 1~2년 이상 소요된다는 점을 볼 때 이번 발표는 실효성 없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입주자 모집공고는 지장물 철거를 모두 마치고 단지 평탄화 작업이 끝난 뒤 공사착공 이후에 가능하다. 주민 이주단계에 걸리는 기간과 석면철거, 각종 지장물 철거, 수목이식 등의 절차들을 고려하면 1년 내외의 기간이 소요된다. 이주단계에서도 일부 세입자들의 보상요구로 막바지 이주가 지연되기 마련이고 상당수 조합은 세대수 증감 등으로 인해 관리처분 변경 작업이 필요한 경우도 많기에 더더욱 6개월 유예는 의미가 없다. 이런 상황을 뻔히 아는 정부가 관리처분 신청단지까지 포함한다는 것은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일종의 꼼수에 불과하다. 정부의 여론전은 상당 부분 효과를 발휘해 도시정비사업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일반인들은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적용에서 크게 후퇴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6개월 유예로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수 있는 곳은 서울 강남 개포1단지, 4단지나 동작구 흑석3구역, 강동구 둔촌주공 등 극소수만이 가능성이 있으며 이들 단지도 자칫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경우 분양가상한제를 피해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들이 분양가상한제를 피한다 하더라도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 보증을 통한 분양가 규제는 그대로 적용받는다는 점이다. 대다수 전문가가 HUG의 독점적 지위를 통한 편법 분양가 규제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이에 대한 개선 움직임은 없다. 정부의 지속적이고 2중, 3중의 강력한 규제에도 서울지역과 일부 광역도시들의 주택가격 상승과 전ㆍ월세가격 강세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부족하다는 반증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기존의 각종 규제와 함께 분양가상한제를 더하며 수요가 많은 재건축ㆍ재개발사업의 숨통을 계속 조이고 있어 앞으로 도심 내 공급부족으로 인한 주택가격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각종 규제를 통하여 시장을 통제하기보다는 도심 내 부족한 주택공급을 통한 주택시장안정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김진수 건국대 행정대학원 도시 및 지역계획학과 교수

[천자춘추] Latte is horse

Latte is horse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근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며 방송 광고에까지 등장했던 말이다. 나 때는 말이야라는 선배들의 입버릇을 일컫는 젊은 세대의 은어이며, 자고로 가정이나 조직 내 연장자들이 자주 사용해 온 숙어이다. 작은 조직의 장을 맡은 나도 심심치 않게 사용하고 있음을 깨닫곤 한다. 경험에서 얻은 지혜를 가볍게 여길 수는 없지만 젊은 세대와 이들이 추구하는 소비트렌드는 latte(나 때)나 세대갈등을 운운할 여유도 없이 우리 기업들에 기민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작년 말부터 서점가 베스트셀러였던 90년생이 온다에서 작가 임홍택은 90년생(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들의 특징을 간단, 솔직, 재미 등으로 정리한다. 젊은 소비자들은 우수한 상품과 서비스라도 이용하기 복잡하다면 단호히 외면하는 성향을 보인다. 이들은 인터넷상 3분짜리 화제의 동영상도 다 보기 전에 댓글부터 읽고 내용을 짐작하는 세대이다. 포장을 뜯는 즉시 사용할 수 있어야 좋고, 복잡한 절차는 없어야 한다. 우리 기업의 제품이 기능, 사용, 포장, 주문, 배송, AS의 측면에서 젊은 고객들로 하여금 피로감을 느끼게 하고 있지 않은지 점검해야 한다. 제품과 서비스는 직관적이고 단순할수록 좋으며, 이러한 변화는 각 기업의 CEO가 아닌 20대 직원의 아이디어를 통해 실현 가능성이 커진다. 젊은이들은 자신들 스스로 솔직함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기업과 사회도 자신들에게 정직하라고 요구한다. 이들은 모바일을 통하여 세계 곳곳의 제품 판매가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세대이다. 한국제품을 해외쇼핑몰에서 더 싸게 팔거나 온오프라인 매장의 가격이 다른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제품의 사소한 결함에 대해서도 기업이 최고의 성의를 다해 해명하고 바로잡기를 요구한다. 기업의 가격정책 및 보증보상프로그램 등 수익관리 및 고객관리 시스템을 재정비해 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마지막으로 제품과 홍보활동에 재미가 필요하다. 최근 TV광고는 광고의 마지막 순간까지 무슨 광고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화려한 영상이나 궁금증을 유발하는 스토리가 전개되다 마지막 단 몇 초간 상품이나 서비스가 노출된다. 이른바 붙잡아 두기이다. 젊은 세대는 흥미로운 대상에만 그들의 시간을 투자한다. 재미를 제공하여 그들의 시간을 얻어야 우리 제품을 광고할 아주 짧은 시간을 얻을 수 있다. 혹시 아직 이 글의 제목이 이해가 되지 않는가. 그렇다면, 당장 가정이나 회사의 젊은이와 식사 약속을 잡아 훌륭한 음식을 대접하시기 바란다.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해 볼 타이밍이다. 이창선 한국무역협회 경기북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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