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이 풍진 세상에도 봄은 오는가

지금 온 지구촌을 코로나 바이러스가 휩쓸고 있다. 전대미문의 감염병이 세계 200여 개 국가에서 동시 다발로 대폭발을 하고 있다. 그야말로 세계적 대유행, 팬데믹 상태다. 인류의 역사는 질병과의 질긴 전쟁의 연속선상에 있다. 이 중 감염병의 대표적 케이스가 페스트, 흑사병이다. 14세기 중세 유럽에서 대유행했던 흑사병으로 인해 유럽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최대 2억 명이 사망했다. 20세기에는 스페인 독감(5천만 명 사망), 홍콩 독감(100만 명 사망)등으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고, 1차 세계대전(군인 900만 명 사망)과 2차 세계대전(군인 2천만 명 사망)을 겪으면서 인류의 평화와 안녕과 번영을 위해서는 국제적 공조의 필요성이 절실히 요청되어 국제연합(UN)이 창설되었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창립됐다. 코로나19의 심각성은 빠른 전파력과 높은 치사율에 비해 치료제나 백신이 없다는 데 있다.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이란, 중국 등의 사망자 추세를 보면, 정말 21세기 현대판 흑사병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마저 든다. 트럼프 미국대통령도 앞으로 2주간이 너무너무 두렵다고 경고했고, 백악관의 방역팀도 이번 사태로 인해 미국인 사망자가 10만 명을 초과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동안 한국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이런저런 평가가 있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이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것 같다. 특히 선진국이라 자처하는 미국이나 유럽국가들 그리고 일본 등과 비교해서 한국이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방역 당국과 의료진의 희생과 헌신이 더욱 돋보이는 것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이후 몰아 닥칠 세계적 경제 대공황에 어떻게 대비하느냐 일 것이다.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가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 것인지 . 결국 정부와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고 미증유의 경제난국을 타개해 나갈 정책을 수립하고, 신속 과감하게 추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코로나19 이후, 세계는 새로운 질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재편되어 갈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새로운 세계 역사 발전에 중심에 서서 설계자 역할을 주도해 나가도록 미리 준비해야만 할 것이다. 21대 총선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한국의 미래도 결정될 것이다. 한국에 가장 낙후된 분야가 있다면 그것은 정치일 것이다. 지금까지 공천과정, 후보자 면면, 공약사항들을 훑어 보니, 머리가 어지럽다. 선거 때 제대로 뽑지 못하면, 나중에 누굴 원망할 것인가. 선거는 어쩌면 차선과 차악 중 하나를 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 이 풍진 세상에도 봄은 올 것인가. 박영순 前 구리시장

[천자춘추] 코로나 극복 위한 대처방안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분위기가 우려와 걱정으로 경직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이전에 있었던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의 취약성(Vulnerability)을 해결하고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내 위기관리센터를 출범시켰고 질병관리본부 설립 및 공중보건체계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감염병 대응과 대책이 이전보다 훨씬 나아졌음에도 취약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정부차원의 방역대책과 별개로 국민 각자의 위치에서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 첫째, 우리는 감염병을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처럼 사회 재난의 한 종류로 인식을 전환하고 이전에 위기를 이겨낸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연하게, 그리고 냉정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감염병은 언제든 일상의 재해로 닥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여 충동적인 대응보다는 충분한 논의와 상호 협력 체계구축을 통해 지속적으로 지역방역 시스템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둘째,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정확한 정보를 습득하여 서로에게 올바르게 전파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며, 잘못된 정보를 갖고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번 감염병은 국외 전파경로보다 특정 종교의 감염 전파가 더 큰 원인이 되어 비난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사실 관계와 책임 문제는 후에 논의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방역이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잘못을 따지고 부정적 인식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공동체 원동력을 떨어뜨리게 되므로 우선 당국의 감시체계 및 역학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력과 협동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셋째, 타인을 위해 사회적 거리를 두고 마스크 착용 등에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 이전보다 많은 사람이 마스크 쓰기에 동참하고 있으며 모임을 자제하고는 있으나 사회문화 정착에는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나 하나로 인해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라는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개인위생 관리와 마스크 쓰기, 자가 격리 지키기 등은 준수되어야 한다. 감염자보다 완치자가 조금씩 많아지는 다소 긍정적인 국면에 접어들기는 했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추세이니만큼 긴장을 조금이라도 늦추지 않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개인은 정부의 방역대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전염병 예방을 위해 기존의 습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향으로 위생관념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정부는 이 사태를 계기로 모든 부문에서 위생적으로 사회가 바뀔 수 있는 제도적인 개선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김태형 경기도의원

[천자춘추] 행복한 다문화 가정을 위하여

지난해 전체 결혼 건수가 8년 연속 감소한 가운데 외국인과 결혼하는 국제결혼은 3년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결혼ㆍ이혼 통계를 보면 지난해 한국인이 외국인과 결혼한 사례는 2만3천600건으로 1년 전보다 4.2% 늘었다. 전체 결혼 23만 8천200건 중 국제결혼 비중은 9.9%로 전년보다 1.1%p 증가했다. 결혼적령기를 넘긴 늦깎이 총각은 중개업소를 통해 적지 않은 수수료와 경비를 내고 국제결혼을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제결혼을 한 우리나라 남성의 입장에선 아내를 소유의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결혼 이주여성의 입장으로 보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부모ㆍ형제의 짐을 덜고 타국에서 조금이나마 경제적 지원을 해 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사랑으로 이뤄져야 할 결혼이 거래로 시작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남편과 시어머니의 지지와 사랑을 받고 다문화 가족지원센터나 단체의 한국어 교실이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결혼 이주여성의 경우는 그나마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것이다. 언론에서 가끔 보도되는 결혼 이주여성의 무단가출, 이혼, 불륜 등 문제화된 사건들을 보고 자신의 아내를 집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게 하거나 전화통화마저 감시하고 제한하는 남편들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다문화가정의 증가는 국가나 사회가 장려하고 반대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나타나는 사회현상이고, 다른 나라에서 먼저 겪었던 문제들이다. ㈔경기다문화사랑연합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결혼이민자 대상 한국어교육, 다문화가족 대상 의사소통, 관계향상, 배우자ㆍ부부교육, 다문화 이해ㆍ인식교육, 법률 및 인권교육 등 가족 내 역할과 관계증진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며 자녀를 위해서는 건강지도, 중도입국자녀를 위한 한국어교육 등이 있고 경제활동 지원을 위해 취업 연계활동, 취업 소양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부부ㆍ부모ㆍ자녀 관계의 개선 및 가족갈등 관련 상담을 통해 다문화가족의 내부 스트레스 완화 및 지역 병원들과의 연계를 통한 가족의 건강성 증진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건강하게 정착한 다문화가정이 참여하는 봉사활동은 이들의 자긍심 향상을 가져오고 가족 간 자조 모임은 다문화가족 간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여 우리 사회의 조기 정착을 돕고 있다. 하지만, 다문화가정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 없이는 좋은 결과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다문화가정이 행복한 결혼생활과 다복한 가정을 꾸리려면 가족구성원의 결혼이민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사랑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다문화가정에 대한 시선이 반드시 변화해야 한다. 현재는 부족사회가 아니라 글로벌시대다. 정재헌 ㈔경기다문화사랑연합 사무총장

[천자춘추] 코로나가 바꾼 4월의 학교

새 학기의 설렘과 기대로 가득 찬 학생들로 시끌벅적하고, 정신없이 돌아가야 할 학기 초이지만, 현재 학교는 적막하여 체감 계절은 아직도 2월에 멈춰 있다. 코로나 19로 교육부는 9일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하기로 했다. 사상 첫 4월 온라인 개학이다. 학교는 학사일정, 수업 일수, 수업 진도 및 평가 등의 문제부터 취업, 진학 등 학생들의 진로 등으로 혼란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는 무엇을 준비하고 실천해야 할까? 첫 번째로 무엇보다 코로나 19 예방 수칙을 지킬 수 있도록 안내하고, 비상연락체계를 수립하여 이상 징후 발생이나 확진 등의 인원 파악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할 것이다. 학생들이 혹시라도 PC방이나 노래방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지 않도록 안내할 필요도 있다. 또한, 교육청과의 소통을 통해 학교 운영과 학생 지도를 위한 공통 지침을 기반으로 학습과 학사일정에 대한 방안을 수립하고 학생들에게 빠르게 전달함으로써 가짜 정보로 인한 정보 왜곡을 차단하고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로 학생의 수업 결손 보충을 위한 학습 지원 방안을 제공해야 한다. 현재 학교 홈페이지, EBSi, 에듀넷, 구글 클래스 등 다양한 온라인 학습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도입되어 학생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교사는 학생들의 효과적인 학습을 지원하고 학습 과정을 확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최근까지도 온라인 플랫폼의 학교 현장 상용화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코로나 19라는 전 세계적인 위기는 역설적이게도 온라인 플랫폼의 학교 현장 상용화를 앞당기는 불쏘시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업 강의를 녹화하여 제공하는 교사가 늘어나는 상황이 이를 대변해준다. 마지막으로 SNS를 활용하여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 교류가 활발해져야 한다. 얼굴을 마주하고 학생과 상담하며 쌓아가는 관계 형성이 늦어지고 있지만, 코로나 19로 인한 학생들의 불안감과 우울감 등의 심리 관리, 길어진 휴업 기간으로 인한 생활 방식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SNS를 통한 교류는 더욱 활발해져야 할 것이다. 이는 학기가 시작되었을 때 학생들이 금방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교사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직도 전국은 코로나 19라는 위기 속에 있으며 종식되기까지는 많은 시일이 필요할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변수가 존재하고 있고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학교는 이 사태를 관망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를 기회 삼아 학교 운영과 학생 진로 지도를 위한 더 유용하고 효과적인 시스템을 구축하여 등교 시작 이후의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리라 생각하며 텅 빈 교실을 돌아본다. 김기남 수원 삼일상고 교감

[천자춘추] ‘n번방’ 사건이 우리 사회에 주는 경고

속칭 n번방의 실체가 알려지면서 그 잔혹성과 가학성에 모두 놀랐다. 조주빈이 운영했다는 박사방은 빙산의 일각일 뿐, 관전자 등 최대 가해자의 숫자가 30만 명에 이른다니 그 대중성에 아연실색하게 된다. 밝혀진 박사방의 피해자 여성 74명 중 16명은 미성년자이고 주요 피의자 중 미성년자들이 포함되어 있어 참담하기까지 하다. 이 사건을 접하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 지경까지 왔는가 하는 의문과 함께 향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이다. 먼저 우리 사회가 전인교육에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인간으로서 바람직한 넓은 교양과 건전한 인격을 육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교육이념이 무너졌음을 경고하고 있다.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한 관련 제보자에 따르면 지인 능욕이라는 테마를 단 단톡방에서 가족, 동창, 지인 등을 음란물과 합성해 성희롱했다고 제보했다. 사람을 노예라 부르고 돈을 목적으로, 돈을 매개 삼아 한 인간의 인격을 파괴하는 행위를 지켜보며 조롱하고 환호하는 범죄가 이렇게 광범위하게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전인교육의 실패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이다. 또한, 성범죄에 대해 안일한 대응으로는 안전한 사회가 요원하다는 경고이다. 그릇된 성의식을 전제로 벌어지는 여성혐오와 만연한 성범죄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넘나들며 광범위하고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한 남초 사이트에 n번방이 알려진 초반에 한 남성이 112에 신고했지만 경찰의 무심한 태도에 되려 비밀방 운영자로 변모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의 주요 피의자인 와치맨은 음란물 유포와 불법촬영 인터넷사이트 운영 혐의로 기소되어 3년 6개월을 구형받고 재판에 계류 중이다. 태평양원정대라는 성착취물 공유방을 별도로 꾸린 16세 피의자가 구속되었다고 하니 앞으로 감시의 눈으로 지켜볼 일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국민법감정에 맞는 강력한 양형 기준을 마련해야 하고. 특히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더욱 엄중한 양형 기준을 마련해 신속하게 대응하기를 바란다. 또한, 교육부 내에 통합적인 성평등 교육을 전담하는 기구를 설치해 인권감수성, 성인지 감수성을 강화해야 한다. 전인교육의 지평을 심화확대하는 교육적 대응이 절실하다. n번방 사건 용의자의 신상공개를 청원하는 게시판의 내용 중 마지막 문장은 이런 나라에서 딸자식을 키우는 건 말이 안됩니다 라고 쓰여 있다. 더불어 가정에서 아무리 잘 교육시킨다 해도 이런 나라에서는 아들자식도 교양과 인격을 갖춘 온전한 사람으로 키워내기 어렵다. 조양민 행동하는 여성연대 상임대표

[천자춘추] 나혜석 조명하는 노력 계속 되어야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을 바로 알고 그녀의 선각자적인 정신을 기리고자 행궁동의 문화기획자와 공간, 예술가들이 주민들과 함께 축제를 시작한 것은 2009년부터다.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안 마을 행궁동은 문화재 복원정책, 신도시 개발 등에 밀려 오랜 기간 방치되어 있었으므로 당시 마을 주민들은 행정에 기대기보다 지역 자원을 스스로 찾고 그것을 매개로 골목을 활성화하는 예술가들의 상상력에 희망을 걸었다. 주민들은 더 많은 예술가가 행궁동에 머물며 활동할 수 있도록 시의 유휴공간을 공동창작공간으로 활용하는 행궁동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화성사업소에 제안했고, 지난 2009년 그 상상이 현실이 되었다. 행궁동 역사문화마을 만들기 행궁동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입주 작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나혜석생가거리미술제는 더욱 풍성해 졌다. 2011년, 행궁동(12개 법정동)주민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조직하고 미술뿐 아니라, 문학, 음악, 연극, 뮤지컬 등 장르를 총망라하는 나혜석생가터문화예술제로 명칭도 바꿨다. 당시 주민들은 축제 준비를 위해 30회 이상의 운영위원회의를 진행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축제가 끝나면 최종평가회를 갖고 다음해를 준비했으며 결과보고서를 만들어 공유했다. 11회까지 축제를 이어온 것은 지역의 문화적 자산을 활용해 관광자원을 만들고 지역을 활성화 시켜보려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희생으로 가능했다. 그동안 나혜석 기념사업회에서 나혜석 바로 알기 심포지엄, 나혜석 학회에서 학술대회를 통해 전문가들의 나혜석 연구발표도 여러모로 진행해 왔다. 대안공간눈과 예술공간 봄에서는 현대작가, 나혜석을 만나다. 나혜석 특별기획전을 10년간 기획 진행하며 나혜석의 선각자적인 정신과 작품을 현대작가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등 민간의 노력은 지속되어 왔다. 그러나 행정에서는 2011년 수원박물관에서 나는 나혜석이다 특별기획전과 2016년 수원시립미술관에서 나혜석을 만나다 아카이브전, 기증 작 3점을 시립미술관 2층 한편 에 상설전시한 것 이외에 이렇다 할 나혜석 연구와 전시기획이 이어지지 않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수원시립미술관에서는 나혜석 미술상 제정과 이를 매개로 세계의 여성작가들을 수원으로 초대해 지역작가들과 교류하는 기회를 만들고 수원의 작가들을 세계무대로 연계시키는 발판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 나혜석을 문화콘텐츠화하는 일은 문화도시 수원을 만드는 핵심 키워드이며 수원화성과 연계한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축이다. 지역의 미술인들과 주민들은 수원의 정체성을 살린 차별화된 문화예술 정책과 투자, 적극적인 행정의 역할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윤숙 조각가마을기업행궁솜씨 대표

[천자춘추] 용서와 선행 감사

코로나19에 맞서고자 세계 각국이 2차 세계대전과 같은 전열 정비에 나섰다. 이러한 재앙 앞에 사람들은 자꾸 누군가를 탓하기에 연연했던 것 같다. 그러나 우리 모두 성찰이 필요한 시대이다. 이런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마음속에 용서하는 말이 맴돈다. 용서의 마음을 품지 않으면 성찰도 되지 않고 늘 남 탓으로 돌리면서 자기 위안을 삼으며 살려고 한다. 만약 사람과 빈번한 갈등이 일어나는 것도 내 삶이 누군가를 진심으로 용서하지 못해서 아닐까? 자기완성을 위해서, 아니면 종교인으로 구원과 해탈을 바란다면, 우리 안에 용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 용서가 풍성한 삶을 살 수 있을까? 내 안의 에고의 각본을 참 나의 양심각본으로 바꾸는 것이다. 남 탓하는 마음은 사실 내 안의 거짓 자아인 에고가 만들어 놓은 각본일 뿐이다. 이 거짓 자아의 마음을 우리 안에 본성인 참 나의 양심 각본으로 바꾸는 것이다. 에고의 정체는 탐욕이다. 이것은 탐욕의 생각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생각은 에너지고 에너지는 에너지를 불러온다. 탐욕은 탐욕을 불러오기 때문에 이 탐욕을 참 나의 양심기운으로 교체 하는 것이다. 에고의 속성인 탐욕을 우리 안에 참 나인 양심의 각본으로 바꾸려는 방법이 용서다. 참 나인 양심의 힘이 강해지면 에고가 사라진다. 내 안의 에고가 불러온 지금의 상황, 고통의 사태에서 우리가 용서를 어떻게 할까? 감사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터널에서 빠져나올 텐데 나오고 나서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감사해 보자. 미리 감사하는 것을 선행감사라 한다. 그런데 그 일이 그렇게 쉽지는 않다. 그래서 수련과 훈련이 필요하다. 이 고통 앞에 두려움을 느낄 때 그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 용서해야 한다. 용서 수련법이다. 나한테 주어진 부정적 상황, 두려움, 걱정이게 진짜인가 내 상상인가를 묻는다. 답은 당연히 가짜인 상상이다. 거짓 에고의 놀음이다. 두 번째는 이 상상이 나에게 영향을 줄 수 있나 없나를 묻는다. 답은 당연히 줄 수 없다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사랑 안에서 감사하고 용서하게 평화를 누린다고 확언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 앞에 고통스러운 그 상황이나, 코로나 사태로 매스컴으로 만나는 모든 사람을 용서하고 축복하고 감사하는 것이다. 코로나 19 두려움 앞에 용서 선행감사 이 어려움을 헤쳐나가고 더 멋진 성장된 모습으로 우뚝 서자. 사랑이 너의 안전이다. 두려움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과 동일시하라. 그러면 너는 안전하다. 사랑과 동일시하라. 그러면 너는 집에 있다. 사랑과 동일시하라. 그리하여 너 자신을 발견하라. 김옥성 교육희망네트워크 공동대표

[천자춘추] 집콕을 즐기자

코로나19로 온 세계가 혼란과 불안 속에 있다. 우리나라도 대구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하던 코로나19가 지금은 지역사회감염, 해외 유입 등으로 또다시 우리를 긴장시키고 있다. 유초중고의 개학이 3차례나 연기되고 대학교도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정부에서는 최대한 집에만 머물러 달라고 권고하였다. 생필품을 구입하기 위해 마트를 방문하거나 병원 진료를 받거나 출퇴근하는 일이 아니면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라는 것이다. 각 회사에서도 재택근무, 유연 근무 등 출근을 자제하고 다른 근무 형태를 유지하는 기업들도 많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새로운 신조어들이 눈에 띈다. 코로나 블루, 코로나 이혼, 코로나 베이비붐 등 코로나로 인해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생겨난 신조어들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외부생활이 매우 제한되다 보니 온 가족이 24시간을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늘어났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워라벨, 가정의 날 지정 등 근무를 일찍 마치고 가정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함께 보내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모든 요일이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으로 변하였다. 그런데 왜 코로나 블루, 코로나 이혼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을까 궁금해진다. 가족들이 24시간을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한 피로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가족들이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 즐겁고 유쾌하고 의미 있는 시간으로 가족 간의 사랑과 신뢰가 더 돈독해져야 하는데 오히려 불편한 마음이 더 커지고 스트레스가 많아지는 것은 왜일까? 가족이기 때문에 편하게 했던 나의 말과 행동으로 인해 가족들과 크고 작은 다툼을 해본 경험은 누구나 다 있을 것이다.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이 시기에 우리 가족들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작은 텃밭이나 화단을 떠올려보면 텃밭이나 화단에는 각종 꽃과 채소들이 있다. 각각의 꽃과 채소들은 서로 자라는 시기도 영양분과 물이 필요한 주기와 양도 각각 다르다. 그리고 적당한 거리를 두고 햇빛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가정에서도 부모와 자녀, 부부 모두에게 개인의 취미생활을 존중하며 가족들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을 통해 우리 가정은 사랑으로 더 단단해지고 편안함을 느끼는 울타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똑같이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매우 달라진다. 모두가 어렵고 힘든 시기인 지금, 우리에게는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충분한 기회가 주어졌다.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여 우리 가정이 더욱 든든하게 공고해지는 시간을 가져 코로나19를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최영화 수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장

[천자춘추] 감염병의 위험사회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은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과 관계에서 번져가는 질병이다. 방역이 잘되고 충실한 시스템을 갖추었더라도 사회적 권고를 무시한 채 자의적으로 증상자가 타인을 만나게 될 경우, 우리는 감염의 위험을 쉽게 벗어날 수 없다. 아무리 많은 재력이 있다고 한들 이를 피해 해외로 자기 몸을 피신시켰더라도 감염병은 제트 여객기보다 빨리 이미 피신처에 도사리고 있었다. 초기에 동양인만의 질병인양 동양인을 혐오하던 서구 선진국들도 결국엔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번식력에 주저앉아 뒤늦은 감염에 시달리고 있다. 결국, 감염병은 인류가 만들어낸 물질문명의 편리와 함께 강한 전파력을 선보였고, 여기에 덧붙여 질병의 경쟁적 인터넷 보도로 감염병은 자체의 위력보다 더욱 강하게 포장되고 각색되었다. 그 결과 인간에게 가장 유해한 바이러스인 공포와 불안이라는 인위적 바이러스가 창출되었다. 여기에 총선이라는 이슈가 시간적으로 가깝게 위치하여 왜곡된 정치 전략과 논평들이 인위적 바이러스를 더욱 촉진시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겨낼 수 있고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념보다는 여기저기 더 많은 위험이 즐비하고 기다린다는 공포와 불안의 바이러스들이 이성을 잃게 하였고 합리적 판단을 지연시키기도 했다. 시간을 주지 않고 조급함을 부추겨 가짜뉴스와 거짓정보들이 기생하기 편리한 여론 공간까지 만들어졌다. 코로나19는 인위적 바이러스인 공포와 불안이라는 이차적 바이러스로 그 위세를 강화시키고 있다. 노력하는 정부도 봉사하는 의료진도 기다리는 국민도 모두가 감염병의 위험사회로 내몰릴 판이었다. 실제 확진이 판정되지 않았더라도 지독한 스트레스에 포위되어 마음이 병상에 누워 고통을 겪고 흥분했고, 그것이 분노가 되기도 했다. 이제 차츰 감염병은 억제될 것이다. 그러나 더 빠른 종식을 원한다면, 우리가 감염병의 위험을 극복하길 원한다면, 과도하게 포장된 그동안의 공포와 불안의 허상들을 벗겨 내 마음의 안정과 잃어버린 이성의 소환을 주문해야 할 것이다. 위험은 감지하고 방심 없이 준비는 하되, 이 준비마저 허무는 이차적 바이러스인 공포와 불안을 이제는 떨궈내야 한다. 그러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치료제가 투약되고 백신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그 효과는 제대로 힘을 낼 수 없게 될지 모른다. 공포와 불안이 우리를 감염병의 위험사회라는 수렁 속에서 다리를 잡고 있을 것이니 말이다. 우리가 해내고 있다는 긍정의 마음가짐이 바이러스를 막아낼 것이다. 우리의 마음가짐에 따라 위험사회는 긍정사회로 바뀌어 감염병을 통제할 것이다. 염종현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

[천자춘추] 위기와 기회는 항상 같이 온다

필자가 경기신용보증재단 상임감사를 할 때의 일이다. 감사의 일이란 게 주로 사무실에 앉아서 문제점을 발견하여 남 잘못을 지적하고 이를 바로잡는 일이다. 그러다 보면 직원들에게 주의나 징계를 주고 잔소리나 하는 자리이다. 책임질 일은 별로 없고 권한은 막강한 노른자위 꽃보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낙하산으로 내려와서 놀고먹기에는 최적의 자리인 셈이다. 나는 외신기자를 하다가 낙하산으로 내려와서 그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에 사무실에만 앉아서 지내기에는 나의 활동적이고 자유분방한 취향과 성격에 별로 맞지 않았다. 기자 체질인 나는 답답함을 느꼈다. 그래서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현장이란 경기도 사방 천지에 분포되어 있는 소규모 영세공장들이었다. 그곳들을 방문해서 사장님들과 만나 그분들의 인생 역정, 사업 이력 등 미주알고주알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민원을 본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이들로부터 누구보다도 빠르고 생생한 정보를 파악하여 이를 재단의 정책에 반영할 수 있었다. 부정부패는 저절로 사라지게 되었다. 왜냐하면, 내 앞에서 공장 사장님들 입을 통해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모르다 보니까 결과적으로 직원들이 나쁜 마음을 갖는다는 것인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되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김포에서 철관 파이프를 생산 제조하여 수출하는 최 사장님 공장을 방문했다. 이분은 대학 문턱에도 못 가 본 공장 기술자 출신인데 꽤 탄탄하게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 성공 비결을 물어보니 수많은 기업을 도산과 폐업으로 몰아넣었던 1997년 하반기의 IMF 외환 위기가 오히려 그를 한순간에 알부자의 반열에 올려놓았다고 한다. 1달러에 800~900원 하던 환율이 1천500원 안팎으로 치솟아 국내 수입업체들은 비명을 지를 때, 이분과 같은 수출 위주의 회사는 무려 두 배가 넘는 환차익으로 떼돈을 벌어들였다고 한다. 최 사장은 그때 번 돈을 종자돈으로 삼아 주변에 땅을 사서 공장을 확장하고 회사를 반석에 올려놓게 되었다면서 자기 경험담을 말했다. 장 감사님, 위기와 기회는 항상 같이 오더라고요. 요즘 코로나바이러스19로 인해 환율과 주식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패닉 상태로 빠져들면서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 경제가 요동을 치고 있다. 특히 이 와중에 경기도 소재 우리 중소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23년 전 IMF 외환 위기의 혹독한 고통을 겪었으면서도 강인한 기업가 정신으로 이를 극복하여 세계 무역대국으로 재도약한 바 있는 대한민국이다. 우리 기업들이 쌓아놓은 내공은 장난이 아니다. 다른 나라 경쟁기업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살아남으면 더 큰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김포 최 사장의 경험은 혼돈의 시기인 요즘에 매우 소중하다. 대한민국 중소기업 사장님 여러분, 궁하면 뚫어야 합니다. 기죽지 말고 힘냅시다! 장준영 前 경기신용보증재단 상임감사

[천자춘추] 공공체육시설 운영 뺏기는 체육인

우려하던 상황이 현실화되어간다. 체육회가 관리하던 공공체육시설들이 체육회의 민영화를 시점으로 운영 주체 등 기타 예산의 공급마저 암흑으로 빠져들 기세다. 며칠 전 관련 기사를 접하면서 올 것이 오는구나!를 직감했다. 내용은 수원시의 공공체육시설 관리 주체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수원도시공사로 일원화된다는 기사다. 수원시의원으로 구성된 연구회는 체육시설 통합관리를 제안했고, 시는 이를 바탕으로 공공체육시설 관리 주체를 수원도시공사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는 내용이다. 민선 체육회장 시대를 맞은 경기도 내 시ㆍ군 중 가장 먼저 수원시는 체육회가 관리하던 시설을 회수해 가는 행정을 펴는 것이다. 민선 시대를 맞은 전국 시ㆍ도 체육회의 가장 큰 과제는 안정적 예산 및 관리하고 있는 시설의 지속적 운영권 확보이다. 이 부분은 체육회직원들의 안정성에 대한 부분일 수도 있다. 또한, 체육인들의 전문성을 기초로 한 생활체육과 전문체육 기반의 토대이기도 하며 자존심이기도 하다. 그러나 체육회와 지자체 간의 신경전은 결국 직원들의 인건비 삭감 및 관리시설에 대한 타 기관 위탁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도도 경기도체육회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는 경기도체육회관, 경기도사격테마파크장, 유도회관, 검도회관, 경기스포츠과학센터를 민선체육회장이 운영하는 경기도체육회에서 운영하는 것이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더 전문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관리 공단 등에 위탁하여 시설의 안정성 및 활성화를 확보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판단 할 수 있다. 수원시처럼 또 다른 정치 행정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본 저자가 가장 우려하던 부분이다. 민간회장은 자칫 체육회 직원 및 종목별 직원들의 거처조차 회장의 몫이 될 수 있다. 이제부터는 민선 회장이 끌고 가야 한다. 민선 회장이 지자체장과 혹여나 갈등이 있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체육회 직원들과 체육인이 될 것이다. 아직은, 체육회 직원들도 민선체육회장도 지자체의 보조금에 전적으로 의존하기에 지자체와 원활한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활은 쏘아졌다. 이 모든 것들은 체육회가 겪어야 할 몫이다. 산재되어 있는 문제를 어떻게 개선하고 스포츠와 정치의 분리를 통해 체육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립의 취지를 잘 살려 체육회만의 색을 만들어 가야 한다. 체육인 손으로 직접 뽑은 최초의 민선 체육회장이니만큼 태생적으로 안은 재정에 대한 문제가 자유로울 수 없지만, 체육의 넓은 의미로 경기도민, 나아가 전 국민 모두 건강하고 웃을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통해 민간법인화되는 체육회가 안정적으로 안착 되길 바란다. 안을섭 대림대학교 스포츠지도과 교수

[천자춘추] 처음 받은 사랑과 마지막 남기는 사랑

이름은 대개 남이 나를 지칭하거나 호칭으로 쓰지만, 자신이 자신에게 불러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홀로 하는 시간이 많은 요즘이다. 한 번쯤 자신의 이름을 가만 불러보면 어떨까. 쑥스럽기도 하지만 만감이 교차하기도 할 것이다. 느낌에 따라 내 삶이 평화로운지 누추한 지도 가늠할 수 있으리라. 역설적이지만 나의 이름은 나의 허상이요 나의 진실이다. 숱한 철학자들이 이름의 허상을 벗어나 사물 본연의 진실을 발견하고자 하였고, 명전자성(名詮自性) 곧 이름은 그 사물의 성질을 나타낸 것이라고 했으니 말이다. 사람의 이름에는 특별한 의미가 더 있다. 세상에 처음 태어나면서 가장 먼저 받은 사랑의 기표가 이름이다. 가족의 깊고 큰 사랑이 상징화되어 내게 주어진 최초의 언어다. 그래서 갓 태어난 아기 작명은 여간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온갖 소망이 담겨 더 어렵다. 오래 잘 살아야 하고, 착하고 건강해야 하고 출세까지 했으면 하는 기원이 깃든다. 어찌 세상에서 맨 처음 받은 사랑이 이름이 아니라 하겠는가? 한 생애를 살다가 부의로 마지막 남기는 기표도 이름이다. 우리는 숱하게 명멸하는 사후 기표를 대하며 산다. 그 사람에 대한 인상과 이미지, 애달픔과 애정의 정도를 지닌다. 이가 역사적으로 특별하면 위인이다. 어찌 세상에서 마지막 남기는 사랑이 이름이 아니라 하겠는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김춘수 시 꽃은 의미 있는 존재로의 인식을 노래했다. 이색(李穡)은 목은집에서 자식은 자기 몸에서 나누어졌음에도 작명하여 그 기쁜 마음을 기록했는데, 하물며 내 몸인 나 자신의 이름과 자를 모두 고쳤으니 나는 다시 처음이 된 것이다.라고 했다. 이름이 지닌 각별한 의미를 일깨워 주는 대목이다. 코로나19 명칭을 두고 미국과 중국 간의 신경전이나, 총선의 비례대표제를 두고 벌이는 정당 간의 얄팍한 당호들 같은 부정적인 이름의 세상을 잠시 떠나 보자. 오늘은 오직 내 이름의 긍정적인 가치와 사랑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내 이름을 사랑함은 곧 나의 삶을 사랑하는 것이다. 더욱이 사람들이 내 이름을 밝고 긍정적으로 인식한다면 그만큼 내가 가치 있는 삶을 살아온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만식 경동대 온사람교양교육대학장시인

[천자춘추] ‘사회적 거리두기’ 시대의 노동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한 위기의 시대에도 반드시 필요한 노동이 있다. 의료현장의 최전선에 있는 노동자들이 가장 대표적이다, 보이지 않은 곳에서 일하는 수많은 돌봄 노동자들도 그러하다. 요즘과 같은 위기상황일수록 돌봄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절한 돌봄이 제공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위기에도 돌봄은 중단될 수 없고, 중단되어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학교의 개학은 연기할 수 있지만, 돌봄은 연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국 돌봄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우리가 미래사회의 많은 노동이 기계로 대체될 것이라고 예견하면서도 돌봄 일자리는 마지막까지 사람의 일로 남아 있으리라 생각하는 이유이다. 이외에도 어려운 상황에서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노동을 하는 분들이 매우 많다. 더 나아가 하루하루 일을 해서 생계를 유지하는 많은 사람이 있다. 이들은 잠시 멈추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재택근무, 유연 근무가 가능하면 좋겠지만, 대다수의 노동은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이른바 확진자의 동선은 의도치 않게 우리 사회 취약계층의 노동 현실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이른 새벽 배달 업무를 하고, 이후 콜센터에 출근해서 일했던 동선은 많은 취약계층 여성노동자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뉴스와 보도를 접하며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로 하는 일을 묵묵히 헌신적으로 해주시는 많은 분에게 더더욱 감사한 마음이 든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묵묵히 일하는 수많은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중지를 모으는 일이다.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정책을 추진함에서 중요한 것은 직종별 특성을 고려한 접근이다. 콜센터 노동자, 돌봄 노동자, 배달 노동자 등 각각의 노동자들이 주로 경험하는 안전과 건강문제에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이미 노동자의 산업재해 예방, 노동안전보건 지원, 노동자의 건강증진 지원을 위한 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이를 근거로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더욱 적극적인 정책이 추진되기를 바란다. 앞으로 어떤 사건들이 발생할지, 그것이 우리의 노동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일하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형옥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천자춘추] 도로명 주소에 동네이름 써야 하는 이유

정조 때 만든 저수지 만석거(1795년)와 축만제(1799년)가 공식적으로 옛 이름을 되찾았다. 수원시의 의식적인 노력의 결과이다. 만석을 얻는 저수지요, 만년을 가는 왕실을 기원하며 정조 임금이 명명하였지만 백성에게 만석거와 축만제는 뜻도 어렵고 읽기도 어려웠다. 더욱이 일상적 삶에 와 닿지 않으니 사람들은 교구정(영화정)이 있는 방죽이라는 뜻에서 교구정 방죽으로 부르다가 조기정 방죽을 거쳐 조개죽 방죽까지 갔다. 1914년 일형면과 의왕면이 일왕면이 되면서 일제강점기부터 일왕저수지로 불렀다. 항미정과 짝하여 서호라는 불린 축만제는 수원 서쪽에 있거니와 부르기도 쉽고 문학적 표현으로 읽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럼에도, 제 이름을 찾는 것은 소중한 일이다. 수원역 앞을 지나는 큰 도로명은 덕영대로이다. 의왕시 이동 부곡 IC입구 교차로에서 수원시 수원역을 지나 용인시 기흥구 경희대입구 삼거리를 잇는 긴 도로이다. 의왕시와 수원시 경계지역의 덕성산의 덕과 수원 영통동과 용인 영덕동의 영을 따서 덕영대로가 되었다. 그런데 수원시 팔달구 덕영대로 692번지로 쓴다면 어느 동네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이곳은 화서역의 주소지만, 수원시 구간의 덕영대로의 어디쯤인지 알 수 없는 것은 나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만약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 덕영대로 692번지 라고 쓴다면 화서동에 있다는 사실만은 감지할 수 있게 된다. 도로명 주소에서 동네 이름은 뒤에 괄호 속에 넣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반드시 써야 하는 것이 아닌 선택 사항이라는 점이다. 동네이름 표기를 선택적으로 하게 만든 것은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겠지만, 동네라는 지역공동체의 정체성을 파괴하는 것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도로명 주소의 편리성만 강조한 행정편의주의는 지역적 정체성을 무시한 처사가 되었다. 도로명 주소에 동네이름을 쓰면 주소가 길어지는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뒤에 괄호 속에 동네 이름을 부기하는 것이 더욱 우스운 모양새다. 나는 도로명 주소를 쓸 때면 동네 이름을 반드시 적는다. 도로명 주소 팔달구 화서문로 ○번길에서 팔달구 장안동 화서문로 ○번길로 적는다. 장안동을 하나 넣고 안 넣고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집배원 아저씨에게 물어볼 일이다. 그래서 원천리천, 원천천이 아니라 원천이 맞고 매향1교는 삼일교로 제 이름을 찾아야 하는 이유와 같은 맥락이다. 이름은 제대로 불러줘야만 한다. 그래야, 오해가 없다. 동시에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담는 일이기도 하다. 한동민 수원화성박물관장

[천자춘추] 위기, 위험한 기회의 준말

코로나19가 시작된 지 수개월 만에 중국을 넘어 전 세계로 퍼져 창궐하고 있다. 다행히 정부와 의료진의 발 빠른 대처로 우리나라의 확진자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다. 바이러스 진단의 핵심은 얼마나 빠르고 많은 검사를 진행하는가와 격리와 치료를 병행하는 일이다. 진단 키트의 개발과 드라이버 스루를 통한 비접촉 간편 진료기법은 세계인의 찬사를 받고 있다. 되돌아보면 예측이 어려운 바이러스의 공격에 무너진 건 방역체계가 아니라 일부 언론과 미디어의 갈팡질팡 보도인 측면이 크다. 위험성을 극대화하여 공포심을 조장한 탓에 국민의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중국인 입국 금지나 마스크 대란이란 선정적 제목으로 지역 간 갈등을 넘어 이념적 대결을 만들어 가고 말았다. 언론의 사명인 사실 보도가 그립다. 그나마 성숙한 국민의식과 의료인들의 희생과 봉사로 불가능할 것 같았던 코로나19를 이겨가고 있다.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한 질병관리 기법은 세계인의 찬사를 받고 있으며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경제에 있다. 위축된 대중의 심리는 경제심리로 나타나 소비를 둔화시키고 이어 생산과 수출 등에 타격을 주어 경제 전반을 어렵게 한다. 자영업자들은 줄어든 손님으로 매출이 줄고 월세를 내는 데도 한계를 가진다. 결국, 줄어든 소비가 일자리를 줄이고 가계소득의 저하로 이어져 경제 혈류의 흐름을 위축시키고 있다. 자칫 저성장의 딜레마에 빠져들 수도 있다. 정부는 재난에 준하는 대규모 추경과 막힌 경제 혈관에 재난 기본소득을 통하여 피를 수혈하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아울러 정치는 당리당략을 버리고 문제의 극복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제 세계로의 확산과 창궐이 뻔한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부족한 마스크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면 개성공단을 활용하는 방안도 써야 한다. 위기, 이 몇 개월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 위기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어왔다. 하지만, 위기란 위험한 기회의 줄임말이다. 고로 우리의 성숙된 의식과 현명한 대처가 어쩌면 기회를 만들어 낼지도 모른다. 코로나19로 병상에서 고생하는 분들께 위로와 격려를 드리며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하여 따뜻한 이웃이 되어주길 고대한다. 유재석 경기도일자리재단 상임감사

[천자춘추] 경기도 교통문화의 현주소

2019년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 결과, 경기도가 78.78점으로 17개 광역시도 중 7위를 차지했다. 전년도보다 2.35점 상승한 점수였으나 전국의 문화지수가 2.21점 상승하면서 순위는 전년과 같았다. 교통문화지수는 운전행태와 교통안전, 보행행태 항목으로 구분하여 지자체별 교통문화 수준을 보여준다. 경기도는 운전행태와 교통안전 부문에서 각각 8위와 7위로 C등급을 받았고 보행행태는 14위를 차지해 D등급으로 평가됐다. 경기도 보행행태는 횡단보도 횡단 중 스마트 기기 사용률이 높았던 점이 등급을 낮추는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횡단보도를 횡단하는 100명 중 약 17명(17.05%)이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여 전국 평균(14.9%)보다 높았으며, 광역시도 중에는 대전(20.05%)과 대구(20.02%)에 이어 높은 비율을 보였다. 또한, 일부 기초지자체에서는 횡단보도가 아닌 도로에서의 무단횡단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그 빈도가 4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나 최근 5년간 무단횡단 사망자 감소율 15%의 성과를 무색하게 만들기도 했다.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전 좌석 안전띠가 시행된 지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도시부 도로의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이 45.75%로 전국평균(36.43%)보다 우수하며, 전년 보다 약 20%p 상승한 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교통안전부문 예산확보 노력 지표가 17개 시도 중 2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니 교통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관심과 노력은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1998년도에 최초로 실시한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는 변화하는 교통환경에 따라 조사항목과 방법을 보완하여 평가하고 있으며 매년 그 결과는 조금씩 향상되고 있다. 경기도는 우리나라 인구의 4분의 1이거주하고 도시와 농촌, 공업이 공존하는 전국최대의 광역자치단체이다. 경기도 교통문화가 상승하면 그 파급 효과는 단순히 순위상승을 떠나 우리나라 교통문화 증진의 견인체가 될 것임이 틀림없다. 김명희 한국교통안전공단 경기남부본부 책임연구원

[천자춘추] 사회변동과 통계

최근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전 국민에게 이동 제한을 권고하고 주요 관광지와 공공기관을 폐쇄했다. 시대마다 전염병을 대하는 태도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전염병이 가져오는 사회변동은 가늠하기 어렵다. 14세기 이탈리아에서 퍼져 나간 흑사병으로 유럽인구의 30% 이상이 사망했고, 노동력 부족은 중세 봉건제의 토대를 흔들었다. 이후에도 흑사병은 사라지지 않았다. 당대의 문헌과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이탈리아 흑사병을 연구한 카를로 M 치폴라는 당시의 의학기술의 한계와 지도층의 무능과 수시로 병상을 이탈했던 환자들의 무지로 크리스토파노와 같은 보건서 관료들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많은 경우 경제적 자원의 부족으로 필요한 보건 조치를 좌절시켰다고 평가했다. 우리가 직면한 코로나19라는 사태에서도 경제적 이유 때문에 국민이 더 아파서는 안 되고 자원의 비효율적인 분배가 보건 조치를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은 의학적으로는 인과관계가 밝혀졌고 치료제와 예방백신의 생산은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여기에 높은 시민의식과 적극적인 방역정책은 이 새로운 전염병의 확산을 막을 것이다. 전염병 확산 방지와 함께 이후에 일어날 사회변동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일부 학자들은 전염병의 확산을 바이러스나 세균의 감염률과 지속성 그리고 인구밀도와 사회관계망 등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설명한다. 조류인플루엔자와 같은 변종 바이러스는 공장식 축산을 통해서 전파되고 광범위하게 확산한 것처럼 도시의 높은 인구밀도와 함께 대면 중심으로 형성된 전통적인 사회관계망이 새로운 전염병의 사회적 재생산한다는 우려가 있다. 따라서 새로운 전염병의 확산은 비대면 중심의 사회관계망 형성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 온라인쇼핑시장의 성장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1월 온라인쇼핑동향을 보면 거래액이 전년동월대비 15.6% 증가해서 12조 3천억 원을 넘었고, 그중 모바일 비중은 3.3% 증가한 8조 2천억 원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부터 온라인 진출을 준비하던 유통업계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방식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산업구조가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고 사회구조 또한 비대면 중심으로 급속하게 변하리라 전망하고 있다. 통계청도 통계응답자들의 사생활과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원하는 시간에 응답할 수 있도록 비대면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현장조사를 대신해서 행정자료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국가통계 생산에 힘쓰고 있다. 이렇게 만든 우리 시대의 통계가 후손들에 잘 전달되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손영태 경인지방통계청장

[천자춘추] 완벽한 조화

아침이 되면 아름다운 해는 떠오르고 저녁이 되면 해가 지면서 어둠이 드리워진다. 자연은 규칙에 의해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가며 질서정연하다. 이러한 원리대로 사람들은 자신의 톱니를 돌려야 한다. 자신의 톱니를 잘 돌리지 못할 때 전체는 멈추든지 아주 서서히 돌게 될 것이다. 결국, 그 속도는 아무 성과도 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속도는 정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필요한 속도보다 느리면 멈추는 것과 같다.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에 대해 생각해 본다. 신은 우리 인간이 특별해지는 데 필요한 준비를 갖추고, 그렇게 될 수 있는 은사를 주었다고 한다. 그것들 중 선을 행할 수 있는 것은 놀라운 잠재력이다. 우리는 사명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한다. 이런 단순한 사실은 우리가 위대해질 수 있는 잠재력이 내재되어 있다는 증거가 된다. 우리는 신으로부터 계획하신 존재가 될 수 있으며 신성한 잠재력을 이루겠다는 소망과 신의 도움으로 모든 부분을 성취할 수 있다. 우리가 완벽하지 못할지라도 노력을 기울이고 최선을 다한다면 가능하다. 또한, 살면서 우리의 주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행사할 기회도 주어진다. 다른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좋은 표준을 드높이도록 영향을 미치기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단순한 행위들은 무수히 많다. 이러한 행위들은 우리의 생활을 더 고결하게 해준다. 또 다른 조화는 남성과 여성의 조화를 들 수 있다. 전 세계 정착의 역사에서는 거친 사내들이 모여 많은 마을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많은 여성이 도착하여 교회와 학교를 짓고 질서정연한 환경을 조성해서 비로소 문명화된 삶이라고 부를만한 진정한 발전이 이루어졌다. 또한, 여성들의 도덕적인 삶과 긍정적인 영향력은 사회에 유익을 가져왔다. 여성들의 용기, 공감력, 관계개선, 문화 향상 등과 같은 속성, 큰 그림뿐만 아니라 세부적인 부분을 보는 특성 등이 우리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가져다준다. 남성과 여성의 아름다운 조화는 역사적으로 보나 현재 상황에서 보나 정말로 균형을 찾고 있고 정착되어 가는 것 같다. 이렇듯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는 물론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에서 조화를 이루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또한, 우리가 가진 힘과 수단 이상으로 더 빨리 달음질하거나 더 일하지 말아야 한다. 다만, 부지런히, 성실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자신이 어느 지점에 있든 상관없이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고 새롭고 발전된 모습으로 살겠다는 목표를 가질 때 우리의 삶은 행복과 조화를 이루게 될 것이다. 정승자 곡반초등학교 교장시인

[천자춘추] 北 보건의료 실태와 남북건강공동체

코로나19가 동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으로 확산하여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팬데믹(pandemic) 상황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대인관계, 심지어 가족관계에도 많은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경제 위축은 물론, 사람들 간의 2m 사회적 거리두기와 확진자의 2주간 자가 격리, 비대면 쇼핑과 홈코노미(home+economy) 확산 그리고 오랜 전통의 관혼상제 풍습마저 바꾸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사회적 거리는 멀어졌지만, 우리 국민의 마음의 거리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IMF 외환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과 천안함 폭침 사건 때 연예인들과 젊은이들의 해병대 자원입대자 증가 등 우리 국민은 어려울 때일수록 성숙된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기업과 지역 영세 상인들의 성금 기부와 건물주들의 임대료 인하, 확진자가 많은 대구로의 의료인들의 자원봉사 등 선행이 이어지고 있다. 남북 간에도 이러한 따뜻한 온정의 손길이 전해질 수는 없을까? 북한은 1월 28일에 위생방역체계를 국가비상방역체계로 전환하였고, 2월 12일에는 격리 기간을 30일로 연장하였다. 국경을 봉쇄한 가운데 중앙비상방역지휘부를 컨트롤타워로 매일 3만 명의 보건인력을 방역작전에 투입하고 있다. 아직 WHO에 공식 보고된 북한의 확진자나 사망자는 없다. 그러나 의학적 감시대상이 7천 명에 달한다는 북한 매체들에 의하면 결국 코로나19와 관련하여 격리 상태에 있음을 의미하며, 탈북민들은 사망자도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남한에도 마스크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인데, 북한은 오죽하겠는가? 북한의 보건의료 체계는 무상치료와 예방의학제도, 의사담당구역제의 특성을 자랑하지만, 90년대 중반의 심각한 경제난을 겪으면서 이 특성은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주민들은 영양결핍과 결핵, 콜레라 등 각종 후진국형 질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으며, 특히 북한의 보건의료체계에서 가장 낙후된 영역은 의료장비와 의약품 등의 물질적 부분이다. 통독이 동서독 간 기대수명 3년의 격차를 줄이는 데 20년 이상 소요된 것처럼, 남북 간 10년 이상의 격차를 줄이는 것은 매우 지난한 과정이 될 것이다. 정세균 총리는 마스크 5부제와 관련하여 콩 한쪽도 나눠 먹는 심정으로 양보와 배려를 요청했다. 어려울 때 도와주는 것이 진짜 친구다. 물론 지금 북한을 친구로 생각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겠지만, 친구로 만들고 통일을 향한 남북건강공동체를 만들고자 북한에게도 따뜻한 동포의 정을 베푸는 통 큰 아량을 보여줄 수는 없을까? 홍순직 전 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장

[천자춘추] 코로나19와 언론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포에 떨고 있다. 고작 천자(千字) 정도를 다뤄야 하는 이 짧은 지면에서 코로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따라서 코로나보다는, 코로나와 같은 국가적 재난 앞에서도 사실을 호도하며 국민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언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된다. 2014년, 스웨덴 칼스다트(Karlstads) 대학의 Clerwall 교수는 언론의 기사 품질을 총 12개의 항목으로 측정하며 기자의 기사와 AI가 작성한 기사를 직접 비교하였다. 연구 결과는 흥미로운데, AI가 작성한 기사가 인간이 작성한 기사보다 7개 항목에서 더 우수하다고 평가받았고, 연구 참가자들은 어떤 것이 AI가 작성한 기사인지 거의 구분하지 못했다고 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15년도에 발표한 자료는 더욱더 충격적이다. 기자가 작성한 기사를 AI가 작성했다고 공지할 경우 해당 기사의 신뢰도에 대한 평가는 오히려 더욱 높아졌다고 한다. 최근 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라고 하는, 소위 기레기라는 신조어가 대중들에게 많이 사용되고 있다. 사실 관계에 근거하지 않은 기사, 이것저것 짜깁기한 기사, 자극적인 제목으로 소위 낚시질하는 기사의 기자들을 대중들은 거침없이 기레기라고 비판한다. 언론인들은 항변한다. 뉴스 소비가 온라인과 스마트폰으로 급속하게 이동되었고, 온라인 매체의 범람으로 더 많은 트래픽의 유입과 더 높은 광고 단가를 위한 자극적인 제목 뽑기, 포털의 등재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짜깁기한 기사를 대량 양산해 내는 것은 생존의 문제라고 말이다. 언론 매체를 뜻하는 media라는 단어는 라틴어인 medius에서 비롯됐다. 그리고 그 뜻은 가운데를 뜻하는 middle을 의미한다. 즉, 언론의 역할은 좌우로 치우치지 말고 뉴스와 대중의 가운데서 사실을 전달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사람이 상처받고 아파하는 이 시국에도 사실 관계를 호도하고 가짜뉴스를 대량 생산해내거나, 받아쓰기 내지는 짜깁기를 하면서도 저널리즘을 논하는 언론에 국민은 신물이 난다. AI가 기자를 대체하고 높은 수준의 탐사보도 등이 가능한 극소수의 전문 언론인만 살아남는 그 시대가 도래했을 때, 기자들과 언론은 뭐라고 할 것인가? 우리 언론과 종사자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제발 정치질도 장사질도 아닌 언론질과 기자질을 해달라고. 박성희 한국외대 국제스포츠레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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