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은새로운 꿈과 힘이절로 용솟음치는 계절모진 시련 뿌리치고한겨울 내내무던히도 다져놓은 동토에봄소식 찾아 살며시 되살아난민족의 혼향기로운 빛으로 넘실거린다.푸른 솔잎천만년 변함 없이백두대간 펼쳐진 줄기 따라끈질기게 지탱해온높은 기상이이 땅 곳곳에 은근히 널렸어라호국정신 연연히 뿌리 내려이 땅 위에 영원토록 아로새길아름다운 꽃씨를우리들 작은 가슴에새록새록파아란 꿈 조각을 심어놓는다. 심종은인천 출생. <문학공간> (시) <수필과 비평> (수필)으로 등단.시집 <외로운 영혼의 노래>수필집 <당신뿐이라오> 등 다수.갯벌문학회장인천서구문화예술인 회장 역임.한국문인협회국제펜 인천지역위원회 회원.
조용히 닫은 입술 꽃봉처럼 벌어지고황량한 사막 위에 한 떨기 꽃 피어나듯새아침밝히는 햇살함께 담는 가슴아.어두운 파장들은 꽃잎 속에 잠재우고목련꽃 낯빛으로 나, 그대 하나 되어서로가무언의 대화꽃피우는 이 누리.봄날엔 파란 꽃을 여름날엔 노란 꽃을가을이면 빨간 꽃을 겨울엔 무색 꽃을사철 꽃어이 견주랴한결같은 향기를. 이홍구1933년 경기 여주 출생<현대시조>로 등단.수원시문화상경기도문화상 수상경기시조시인협회경기한국수필문학회한국경기시인협회수원시인협회 회원.현재 인성지도교육원 원장.
길을 걸었습니다.차가운 바람, 그 속을종일 걸었습니다.산 위로 올라내 지은 죄잊고 살지요.살아온 날들의 미련을세월 속에묻어 버립니다.이제 남은 것들은 안개처험영원을 향해흔들리고 있을 뿐입니다. 이승택강원 문막 출생.<순수문학>으로 등단.시집 <절반의 고독>한국경기시인협회수원시인협회 회원
중력이 펄펄 내리는 날은 내가죽어도 좋은 날이다. 햇살로어김없이 살아나는 아침을 믿고죽는 일조차 즐거운하얀 여백의 깊이내 소망이 꿈을 꾸느라희망을 부르는 소리그리운 이름으로 스미는어머니의 산엔포근한 이름이 내렸겠다나도 가야할그 산 채수영<월간문학>(시), <예술계>(평론)으로 등단.시집 <슬픔의 학교>, 평론집 <문학의 공화국> 등 다수.한국문학비평가협회장전국대학문예창작학회장 역임.
매창시비 앞에서<梅窓詩碑> 4백 년 전 꽃피우던아리따운 그 자태에梨花雨가슴 적시는주옥같은 시편들오늘도 애모의 인정소록소록 솟는다.시리고 아린 세월절절히 사무친 정애간장 다 태우던그 아쉬운 짧은 생애한 서린조선의 여인탄금소리 애달프다. 김석철 전북 부안 출생.<시문학>(시), <시조문학>(시조)으로 등단.시조집 <바람처럼 구름처럼> 등 다수노산문학상월하시조문학상 수상한국시조시인협회 부이사장경인시조시인협회 회장 역임.국제펜한국본부 경기지역위원회 부회장.
이 겨울 눈바람이 쉴 새 없이 몰아친다.저 멀리 굽이돌면 울어대는 찬바람소리청솔도시드는 연대그 몸살을 어이할까.복사꽃 푸른 꿈이 훌쩍 떠난 저문 날에파도가 쓸어간 자리 한숨소리 돋아나면눈물도마를 틈 없다사무치는 나날이여.불러도 불러 봐도 대답 없는 무한 생애두어 뼘 남긴 일월 회한들이 물결친다.철철이가난보다 슬픈恨풀이만 하고 있다. 유선 충북 보은 출생<시조문학>으로 등단경인시조시인협회국제펜한국본부 경기지역위원회 고문.시조집 <간이역 風光> <전원일기> 등 다수제11회 한국시조시인협회상(2000년)제1회 수원시인상(2011년)수상.
내가 바라는 것은 내 마음은 추수 끝낸 가을 들녘이다나뭇잎 날리는 황량한 둔덕에말없이 서 있는 마른 풀꽃이다다다를 곳 없는 안식처를 찾아 헤매는아름답고 쓰린 철새의 울음이다내가 바라고 바라는 것은우주의 선율인 듯하늘의 계시인 듯깊고 낮게 떨리는다만 몇 구절 말씀이다. 김 행 숙경기 파주 출생 이화여대 졸업 <시문학>으로 등단시집 <유리창나비> <햇살 한 줌> <볼륨을 높일까요> <여기는 타관>제28회 기독교문학상 수상한국문인협회국제PEN한국본부한국현대시인협회한국기독교문인협회한국여성문인회 회원
그날의 금빛 바다 그 날도저렇게 황홀한 소멸이었으면 좋겠다지상의 모든 색깔모든 향기모든 자태어둠 속으로 숨기 전갯마을 앞마당바지랑대 끝 생선들이미라가 되면서도 두 눈 못 감고바라보는 하늘에는반달이 하나수평선과 천평선이 맞닿는 곳에서는별들이 너도 나도 눈 뜨겠다 전남 목포 출생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조선일보사 기획출판부장가정조선 편집장한국문인협회 사무국장한국문화예술진흥원 이사 역임시집 <안동일기> <우리 오늘 살았다 말하자> <나는 너에게 별 하나 주고 싶다> <금빛 바다> 등 다수김 창 완
툇마루 보푸라기먼지쓸고 가는 햇빛의 혀녹슨 쇠못자국바람든 잇몸툇마루 구석찬 그늘버캐 서린 자리흔적 없이 여위는겨울 햇빛무량한 대청마루 경기 수원 출생. 시집 <황사바람>(1976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으로 등단(1979년)시집 <황사바람> <아침책상> <공놀이하는 달마> <불꽃 비단벌레> <얼음 얼굴>시론집 <현대시 정신사> <디지털 문화와 생태 시학> <진흙 천국의 시적 주술>현대불교문학상고산 윤선도문학상박두진문학상 수상고려대 국문과 교수최 동 호
바람도 얼어붙은 잡목숲적막하구나묻혀버린 돌도끼를 찾으려붉은 점토벌을 해메던선사인들의 영혼도겨울잠에 들었나보다헛기침을 해영하의 대기를 울려본다갑자기 섬뜩함을 느껴주위를 살피다 하늘을 보니검은 새떼가 배회하는全谷里 상공 아득히 높다茶馬古道 어느 山頂에서鳥葬을 치르고 날아왔음직한독수리 떼어느 상한 살점 냄새라도 맡은 것일까아니면지금도 구천을 떠돌고 있을선사인들의 영혼을 위하여잃어버린 시간을 찾으려는 것일까 이 돈 희 경기 연천 출생<내일의 詩>로 등단시집 <솔개의 눈> <한탄강의 노래>한국문인협회 연천군지부 명예회장한국조류보호협회 연천군지회장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거친 파도 막아내다가 가슴팍이 쓰린 바위막상 바닷물이 빠져나가면허전해,그 자리 대신 채워 주는물새 가족의 웃음 소리끼룩 끼룩.바위 무릎 앞에소풍 온 아이들의 얘기 소리재조갈 재조갈.바위도 그만 즐거워그림자 키를 늘여머리 위에가만히 드리워 준다.시가 있는 아침1998. 아동문예문학상 동시 당선. <동화로 읽는 신화와 전설-그리스 신화> 번역(김소희 시인과 공역). 동시집 <별꽃 찾기>.제25회 한국아동문예상 수상. 제16회 율목문학상 수상.제1회 열린아동문학상 수상.경희대, 재능대 강사 역임.현재 <자유문학> 발행인.신 새 별
선비의 옷자락에선산 냄새가 난다산이 그윽하게 품어내는물 젖은 이끼냄새가 난다그래서천년 鶴이가만히 깃드나 보다바위도 묵직히산을 지키나 보다어린 것들새소리로지저귀는 어리광 놓아두고풀잎과잎새들푸르게 나부끼는 눈매 사이로고운 하늘이 청모시 같다. 한 상 준 한 상 준<순수문학>으로 등단안양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 퇴임.제6회 영랑문학상 본상 수상국제PEN한국본부 인천지역위원회 회원
열여섯 살보랏빛으로 다가오는설레는 소년이다이름도 성도 모르는찬란한 불빛에 데인 화상이다긴 긴 겨울황량한 들판에서무덤까지 가져갈꽃씨 하나 품었구나머언 하늘을 비상하는하얀 세월의나비 한 마리이제야숙인 고개를 들고작은 화분 속에서너울 거린다눈치 보지 않는 그리움이아지랑이처럼자유롭다 한 연 순전북 정읍 출생 전주교육대학, 인천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조선문학>으로 등단.조선시문학상 수상, 한국문협, 한국시협, 국제펜한국본부 인천지역 위원회 회원, 인천문협, 조선문인회 회원.시집 <방치된 슬픔>, <공기벽돌 쌓기 놀이>, <돌담을 쌓으며>
늦가을석양 그림자뒷골목까지 따라와 눕는다까치 한 마리 바삐 짖는다.깍깍깍 깍깍깍깍이내 어둠이 내리고짝 잃은 까치검은 허공으로 날아간다.첫눈이 부나비처럼 무리지어질주하는 차량의 붉은후미 등을 따른다.불현듯 홀로 돌아 앉아있을까만 그 바다로 떠나고 싶다. 최제형<문예사조>로 등단시집 <고향 하늘에 뜨는 달무리>동시집 <꼬마와 꼬마둥이>등 다수국제PEN한국본부 인천지역위원회 부회장한국문인협회 인천시지회 이사한국아동문학회 인천시지회장인천시 청소년수련관장
억새꽃에 대하여-어머니수평선이 가두어 놓은 화산섬 한 켠에평생 일구어 온 어머니의 작은 양지봄햇살 겨운 손끝에 윤기 나던 그 들녘한때는 따뜻한 별들이 지상으로 내려와팔남매의 어린 꿈들 품어준 적 있었네청보리 푸른 습성으로 넓어지던 하늘가우기에도 물이 고이지 않는 건천을 돌아젖어있는 모든 것들은 바다로 떠났네수평선, 그 견고하던 절망의 경계여이름처럼 억세게 앞만 보고 가던 그 길天刑의 바람 속에서도 휘지 못한 시간들초겨울 서리 찬 언덕에 은발로 나부끼네 임 애 월제주도 애월(涯月) 출생시집 <정박 혹은 출항><어떤 혹성을 위하여>한국문인협회 권익옹호위원경기문학인협회 부회장국제PEN한국본부경기지역위원회 사무국장계간 <한국시학>주간
딸- 경 규 희열 번 보름달 품어만삭이 된 산방에서문고리에 매달려서안간힘을 다 바친다비로소 하늘 문 열며웃음 터진 꽃망울.빛 부셔 눈 못 뜬 채 삼 가르고 나뉜 살점끈끈한 핏줄 엉겨하나로 뭉치면서千里香모유 빛 아침햇덩이를 키운다.어머니 저고리 고름적시며 키운 딸이자라서 딸을 낳고 그 딸이 또 딸을 낳네딸들은 엄마가 되어 꽃밭 세상 가꾼다. 경기 여주 출생. <현대 시조>로 등단. 제6회 순수문학상 본상.제15회 한국시조시인협회상 수상.시집 <낮은 음자리>, <숲속의 소리꾼>, <사랑수첩>, <눈꽃미사포><시조전집 말씀의 향기><햇살로 찍은 낙관> 출간
농부에게 -농어업인의 날 헌시모든 사람들은 먹어야 산다우리는 농부의 후예로오늘을 살고 있다잠방이 맨발에 흙을 쥐고말없이 약속하던 이 땅에서하늘 보고 땅을 보며씨뿌리는 농부의 마음땀 흘린 삶의 보람을 찾고긍지를 갖는 농업인이 되고자햇불을 들고 단상에 올라정의를 외친 농민운동의 정신그 마음과 정신이한데 어우러진 아름다운 세상신바람나는 그날의 길로농부야 온 인류의 기수가 되어저 희망찬 들녘을 향하여거기 영광된 내일을 위하여농자천하지대본의 깃발을농부야 번쩍 들어 휘날리자 성 흥 환경기 여주 출생. 국제펜 경기지역위원회 감사. 한국문인협회경기지회 권익위원장여강시가회 이사푸른마을문인클럽회장시집 <고향은 날더러> 등 다수
저물녘 영주 시장 한 모퉁이비료 포대 깔고 앉은 할머니온종일 스치는 발소리만 듣다가풀 죽은 나물 몇 줌이할머니를 닮아간다바로 옆 아채상회싹싹하고 예쁜 계집과팔뚝 굵고 입술 두터운 사내는-또 오세요, 고맙습니다싱싱한 나물 잘 팔려 흥겹다풀 죽은 나물과더 풀 죽은 할머니 골 깊은 주름을바구니에 담아 돌아오는데등 굽은 할머니 안부가 애타는지바구니에 담긴 나물들이시름시름 드러누웠다 강원도 태백 출생. <문학시대> 로 등단. <혜화시> 동인시대문학회김포문인협회 회원 시집 <반쪽만 닮은 나무 읽기>
연길 교외허름한 건물에서푸른색 붉은색 한복으로 단장하고우황청심환이며 홍삼이며 자수 그림이며들쭉술, 구렁이술조국의 상품들을 팔고 있는북한 처녀야아무리 좋다고 설명해도 공짜로 나눠 주는 청심환 조각만 받아먹을 뿐물건에는 관심이 없는 남한 손님들에게청심환 한 알씩만 사 주셔도 저희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고 애소하는데가난한 조국고단한 외화벌이에오늘도 목이 메는북한 처녀야 유 자 효부산 출생. 시집 <성 수요일의 저녁>, 산문집 <다시 볼 수 없어 더욱 그립다> 등 다수. KBS 파리특파원SBS논설위원실장한국방송기자클럽 회장 역임. 국제 PEN한국본부 부이사장. 정지용문학상유심작품상편운문학상한국참언론인 대상 수상
협궤열차 달그닥거리며 달려오고달려가던 수인선 어천역하늘 바람 무심한데 세월은 간 곳 없다.칠십년 기나긴 역사 속에는 사람들의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늘 애틋한삶의 이야기가 가득했다.흥망성쇠하는 세상도 보았고희노애락의 꿈도 숱하게 경험했다.세상의 운행은 이런 것인가시대의 변천은 이러한 것인가철도는 녹이슬어 잡초에 묻히고청청하게 맑았던 구시절의 모습은한낱 페허로 남아 있다.나 오늘 여기에서 마음의 등불을 켜고지난날의 이야기들을 바라다본다.플랫홈을 떠나고 낭랑한 기적을 울리며송도를 향해 사라져가던 옛 수인선 열차를 바라다본다. 김 창 원 강원도 원주 출생.<토요시> <수인선> 동인시집 <만남과 이별>새봄출판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