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여러분, 국가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묻지 말고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물어 봅시다. 세계의 모든 국가 국민들, 미국이 당신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묻지 말고 다 함께 자유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물어 봅시다” 1961년 미국 제35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연설 중 일부이다. “‘실족케 하는 일들이 있음으로 인하여 세상에 화가 있도다. 실족케 하는 일이 없을 수는 없으나 실족케 하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도다.(마태복음 18장 7절) 미국의 노예제도가 ‘실족케 하는 일’중 하나라면…그리고 실족케 하는 죄를 짓게 한 자들로 인한 재앙을 징벌하고자 신께서 남과 북으로 하여금 이 끔찍한 전쟁을 치르게 하신 것이라면, 살아 계신 신의 뜻이 아닌 어떤 다른 뜻을 우리가 이 전쟁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역시 미국의 제16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재선 취임 때 한 연설의 일부이다. 1865년의 일이다.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 연설은 40여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인구에 회자하는 ‘명문장’이다. 노태우 대통령의 경우 통치 비전이 제시되지 않은데다 참모들의 의견만을 좇은 것이 흠이고,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은 각각 ‘너무 추상적’이거나 ‘공약이 너무 많았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그래서 요즘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연설 내용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통령 취임사 준비위원회가 마련한 취임사의 기본 방향은 ‘개혁과 통합의 정신, 겸손과 단호의 논조, 힘과 감동의 문장’이라고 한다. 노 당선자는 신뢰, 공정, 성실, 절제, 헌신, 책임을 자신이 중시하는 6대 덕목으로 들고, 개혁과 통합을 기반으로 한 국정의 5대 원리로 원칙과 신뢰, 대화와 타협, 투명과 공정, 분권과 자율, 균형과 통합을 제시한 바 있다. 취임사는 국정의 청사진이자 국민과의 신성한 약속이다. 소설가 김주영씨도 참가한 준비위에서 어떤 ‘감동적인 취임사’가 나올지 기다려진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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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2003-02-0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