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아침… 희망이 솟는다>

오늘 출발이 더욱 새롭다 - 임병호 冬至 흘러간 겨울 강가에서 바라보면 산간마을 나무들의 눈빛이 따스하다 풀 뿌리 적시는 軟綠色 물소리 들린다. 하루 하루 낮이 길어지면서 보리들이 푸르게 얼굴을 들고 냉이, 씀바귀, 달래들은 귀엣말을 나눈다 숲속을 나온 작은 멧새들이 여기로 저기로 나비처럼 날며 은방울 흔든다. 콧노래 부른다. 농부는 식솔들과 도란도란 잘 생긴 씨앗들을 고르며 흙이 살찌는 내일을 가슴에 품는다 小寒, 大寒 강 건너에 있지만 언 땅 속에서도 새싹들이 움트듯 새 생명들이 산천초목에서 꿈틀거린다. 추억을 남기고 떠나가는 세월 곁에서 의식의 영혼 靑靑히 일깨워준 유정한 겨울이여, 고맙다 한때 北塞風으로 시름 깊었으나 봄날의 부활을 위하여 뒤돌아서서 붉은 눈물 씻었다. 雪原 맨 처음 걸어온 발자국 돌아보면 오늘 출발이 더욱 새롭다. 경건하다. 잉태한 꿈, 탄생을 위하여 가는 길 아름답다. 긴 어둠 끝에서 뜨겁게 떠오른 새해 아침, 황소 앞세우고 들녘으로 나가는 농부의 발걸음 힘차다. 바람도 싱그럽다. 까치들이 따라간다 <시인 약력> 시집 ‘神의 거주지’ ‘자화상’ ‘단풍제’ 등 13권 발간 / 한국문인협회·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경기시인협회 회장 / 경기일보 논설위원 /사진=조남진기자 njch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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