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한국민 모두의 땅. 검푸른 동해바다 한 복판 서쪽 男섬, 동쪽 女섬이 여든 아홉 개 자손 바위들과 수 많은 暗礁 물밑에 품고 옹기종기 어우러져 모여 사는 185.059m2 튼튼한 돌집. 일찌기 신라 지증왕 13년(512년) 이사부(異斯夫)장군이 ‘독도는 신라 땅’!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등기를 마쳤다. 조상들이 우리 배달민족에게 상속해 준 독도! 다른 나라가 감히 넘볼 수 없고, 넘봐서도 안 되는 엄연한 우리들의 땅. 대한민국 주권의 상징 독도여! 조국의 품에서 독도여, 영원하라! <시인 약력> 용인 출생 / 수필집 ‘개동모자’, 시집 ‘웃음꽃’ ‘할미꽃’ ‘마음꽃 ’ 등 다수 / 용인행정동우회장
점점 크게 점점 작게 점점 높게 점점 낮게 안단테 안단티노 알레그로 알레그리시모 이렇게 숱한 골짜기를 빠져나와 산전수전을 허기지게 지났다 금지된 길도 사루비아 항홀한 꽃길도 돌고 지나서였다 사박사박 모래밭을 걷는다 파도가 가슴을 열고 달려온다 파란 눈의 바다에 스폰지처럼 몸을 뉘인다 지독히 따라다니던 발가벗은 여정이 스스로 풀어진다 살그런 바다내음 안고 잔잔한 해풍이 들어온다 갓 시집온 새색시처럼 얼굴 붉히며… 바다는 바다다 <시인 약력> 대전 출생 / ‘문학시대’로 등단 / 창시문학 꽃씨동인회장 역임 / 문파문학회 이사 / 시집 ‘온갖 전설이 쏟아져 내려와’
독도를 떠나오며 천년 그리움 두고 왔다. 다시 오시라, 또 오시라, 갈매기들이 따라오며 울었다. 누가 독도를 홀로 있는 섬이라고 했는가. 동섬(東島) 서섬(西島) 마주보며 끌어 안고 살아왔다. 억겁의 세월! 동해의 아침해, 푸른 달빛 파도소리 독도의 가슴에서 영원한데 뱃길 포말 출렁이는 울릉도행 삼봉호 갑판에서 보았다. 천년 연인으로 독도가 두 손 흔들고 있었다. <시인 약력> 수원 출생 / 한국문인협회·한국가톨릭문인회·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심의위원, 경기시인협회 회장 / 제32회 경기도 문화상·제1회 올해의 경기문학인상·제1회 한국문인상 본상·제14회 한국예총 예술문화상 문학부분 대상 수상 / 시집 ‘아버지의 마을’ 등 12권
발밑에 해 그림자 붙기도 전에 시작된 회포의 자리 지금은 새벽 두 시 삼십분, 기분 좋게 한 잔 했으면 벌렁 누워 세상 잊고 자면 좋으련만 왜 여기까지 왔을까 기다려도 거듭 기다려도 오지 않을 줄 알면서 어찌 여기까지 왔을까 천근만근 무거운 눈꺼풀 치켜뜨며 무엇을 찾아 밤새 백지장을 채워가고 있는 것일까 또 다른 아침이 오면 알 수 있을까 <시인 약력> 전북 정읍 출생 / ‘문파문학’으로 등단 / 동남문학회·문파문학회·경기시인협회 회원 / 새롬인테리어 대표
망초꽃이 하얗게 웃는 우물가, 등물해 주는 나는 그대 그대를 생각했지 초저녁, 모깃불 연기 속에 잘게 부서지는 너의 웃음소리 밤하늘에 반짝이던 별빛 수박 속 가득 떨어지면 추억의 옛 생각 새롭게 솟아나고 토담 길을 지나면 달빛 쏟아지는 하얀 여름밤 나 그대를 생각하지 음 ~ 오 ~ 나 그대를 생각하지 음 ~ 오 ~ 나 그대를 생각하지. 전남 무안 출생 / ‘시와 사람’으로 등단 / 교육기업 ㈜씨스쿨 대표이사 겸 한국기독교 문화재단 이사장,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 시집 ‘혼자 있는 시간’ ‘봄날 깨닫다’, 에세이집 ‘오늘도 우리의 삶에는 향기가 있다’ 등 다수
긴 장마 지루한 잿빛 침묵 하염없다. 좌우대칭 반듯한 보도블럭 끄트머리 한줌 햇살 그리운 진분홍 백일홍 발그레한 수줍음으로 백일간의 삶 붉게 물들였다. 절박한 심정으로 아픈 살점 하나 떨군다. 삭막한 골목 어눌한 꽃그늘 속으로 하얀 햇살 한 줄기 솜털같이 감싸 안으면 사랑스런 신의 언어 귓전에 맴돈다. 백날의 열정으로 진한 꽃잎 달구어낸 숭고한 섭리 속 아름다움 앞에 여름날의 겸손을 배운다. 부산 출생 / ‘문파문학’으로 등단 / 동남문학회 회원
짙은 숲 갓길 걷다 발걸음 멈춘 자리 뉘 부르는 야릇한 향, 코끝 상큼 간질이고 갈랫길 들어설 때는 하얀 외침 가득 해 가끔씩 들려오는 양진이 새 울음소리 온 몸을 조여 오는 아픔 한 겹 벗겨내면 지난 해 아물지 못한 틈새자국 쓰려 와 때로는 쭉정이로 비켜 앉은 구석자리 알알이 여물 때마다 내 설 곳 비좁지만 가끔씩 퉁명스럽게 툭, 내 뱉는 저 말투 화성 출생 / ‘문학저널’로 등단 / 중앙일보 전국시조백일장 장원 / 열린시조학회·비전 삶과 문학회·경기시인협회 회원
반가운 얼굴 그리며 달 구경 가자. 소나무 가지 사이로 조롱조롱 고운 꿈이 달빛에 매달려 있다. 내 마음 속에서 초승달이 새근새근 숨 쉰다. 밤 하늘 넓은 무대 멋진 곡예사 초승달 위에 앉아 그네를 탄다. 반짝반짝 아기별들이 박수를 치며 바람과 함께 춤 춘다. 경기 수원 출생 / ‘아동문예’로 등단 / 한국문인협회·한국아동문학인협회·경기여류문학회·경기한국수필가협회·비전 삶과 문학회·경기시인협회 회원 / 성원자연캠퍼스 원장
그 얼기미 얼마 줬댜 오천 원 줬어 오매 싸네 싸긴 뭐가 싸 올래 만 원 이래두 싼겨 만 원 갖구 맹그러봐 못맹길지 어낙네 머리 빠글빠글 얼기미 밑구녕 숭얼숭얼 만 원 갖구 냉겨 갈라구 했는디 운전기사 흔들흔들 얼기미질 남은 시름 빠져나가 한바탕 웃음소리 오메오메 사알살 가유 <시인 약력> 충남 논산 출생 / ‘문학세계’로 등단 / 한국문인협회·한국가톨릭문인회·서초심상문학회·경기시인협회 회원 / 시집 ‘내 고향의 추억은 따뜻하다’ ‘상수리나무 서 있는 언덕’ ‘풀꽃 그 간지러움에 관하여’
하얗게 흔들리며 무르익는 쌀티밥 몽글몽글 피어올라 고봉밥 떠오르게 하는 가슬걷이 가뭇없던 아버지 빗살처럼 여윈 가년스런 딸에게 쌀밥 한 점 멕이려고 매로 주신 회초리 언덕 보리밭가녁 싸리꽃 제 마른가지 꺾어 쭉쭉 키가 자라고 마음 자라더니 회초리 한 번씩 휘어질 때마다 아름달착진 고봉밥 펑펑 쏟아지는 아, 쌀눈꽃 <시인 약력> 대구 출생 / ‘자유문학’으로 등단 / 한국문인협회·한국현대시인협회·과천문인협회 회원 / 제13회 율목문학상 수상 / 시집 ‘독약을 먹고 살 수 있다면’ ‘진심으로 진심을 노래하다’
아침 햇살에 기지개로 이슬 털면 여린 풀냄새 포르르 따라오고 자잘한 물알갱이 서로 부대끼면 바람에 실린 해금냄새 뒤뚱뒤뚱 따라온다. 물소리 그냥 내는 소리 아니다 수 없는 조약돌에 부딪혀 파랗게 멍이 든 흐느낌이다. 바람소리 그냥 내는 소리 아니다 수많은 나뭇잎이 둘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소리이다. 물밑 강바닥 꽃잎처럼 박힌 새 발자국이 동그란 꽃밭 이루는 아침 물 위에 떠 있던 물잠자리 날개 짓 하고 피리미 송사리 나비처럼 튀어 오른다. 아른아른 물비늘 피어오르는 강둑에 씨방을 날려 보낸 민들레 가는 꽃대 세워 새름새름 깨어나고 갑옷 걸친 물고동 서넛이 분주하게 물길을 내고 있다. 전남 보성 출생 / ‘문예비전’(시), ‘수필과 비평’(수필)으로 등단 / 중앙일보 전국시조백일장 장원 / 대한웅변인협회 경기도본부 부회장, 비전 삶과 문학회·경기시인협회 회원
햇살 가득한 들판 방글방글 노오란 얼굴이 아기처럼 활짝 웃는다, 바람풍선 입에 물고 두리둥 두둥실 어디로 갈까? 하얀 솜털이 바람 씨앗이랑 훠~워~얼 멀리 멀리 저 멀리 높이 높이 더 높이 꿈이 되어 퍼진다. 내 꿈도 노오란 민들레꽃처럼 높이 높이 피어난다. 전남 해남 출생 / ‘아동문예’로 등단 / 한국문학작가회의·한국아동문예작가회·비전 삶과 문학회·경기시인협회 회원 / 동시집 ‘손가락 열쇠’
소주잔 앞에 놓고 질펀하게 둘러 앉아그렇고 그런 얘기 끝없이 주고 받으며세상사그리움만 남는다고오래동안 기울였다.바빠서 잊고 산 건 누구 탓도 아니련만뜸 했던 그동안의 아쉬웠던 술잔들이한 순간주거니 받거니그칠 줄을 몰랐다.친구는 내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고나 또한 친구 얼굴 자세히도 살펴 본다서로가남은 시간을헤아리고 싶은 게다.시인 약력 경기 평택 출생 /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 경인시조문학 신인상 당선 / 경기시인협회 회원 / 경기시인시조협회 회장
“그 해 겨울은 몹시 추웠다”라고 시작되는 내 일기 아버지는 초겨울마다 새 것을 만드셨다 왕겨 섞인 황토를 덮고 꼭꼭 다지던 마당. 빈 벽 가득 자로 잰 듯 일정한 길이의 장작이 포스터처럼 걸리고 아버지는 새 짚을 엮어 이엉을 얹으셨다 허리가 잘린 문살을 창호지로 연결시킨 쪽문을 열면 날마다 두께를 달리하는 햇살이 뭉턱뭉턱 쏟아져 까무러치곤 했다 그 자리, 하얗게 바래지던 그런 날. 빈혈에 갇힌, 독한 편두통에 한쪽으로만 머리가 기울던 그런 날들. 한 바가지의 메주콩을 맛있게 씹었다 그런류의 포만감은 다소 나의 허기를 치유하던 아스피린이었다 부러진 지겟다리 이랑처럼 갈라진 검은 손바닥 아! 그리고 머루알 같이 매달린 검은 눈망울들. 거기 묶인 당신의 이름, 아비라는 덫이 싫었겠다 그 분은 그 무겁고 캄캄한 이름이 얕은 쌀독과 무관하게 머리맡에 쌓이던 아버지의 책 붓과 벼루, 창백한 화선지! 분노였으리라 아마 제 구실 못하는 것들에 대한 계산된 폭음 당당한 파괴 몹시 두려웠다 너무 많이 울었나보다 무모한 자해마저 사랑해 버렸던 그 날 싸락눈이 내렸고 무작정 내달리던 논둑마다 찍히던 붉은 발 도장. 어느 해부터인가 아버지는 더 이상 새 짚을 엮어 이엉을 얹지 않으셨다. 겨우내 나는 감기를 앓았고 발바닥의 유리를 빼고도 가슴 깊이 조각된 얼음덩이 하나 지우지 못 한 아직도 나는 투병 중이다. <시인 약력> 경기 가평 출생 / ‘문예운동’으로 등단 / 한국문인협회 파주지부 사무국장
노오란 개나리가 담장을 금빛으로 덮었다 겨우내 꿈을 품더니 꽃초롱 매달아 놓았다 어제보다 환해진 마을 화사한 봄날 그리면서 웃으며 겨울을 보냈다. 나도 그리움 품었다 아무도 모르게 기다림을 안았다 눈부신 봄날 오, 함께 피어난 꽃이여, 나의 꿈이여 <시인 약력> 경기 하남 출생 / ‘창조문학’으로 등단 / 한국문인협회·국제펜클럽한국본부·비전 삶과 문학회·경기시인협회 회원
인간이 저지른 대재앙 서해 태안반도 검게 덮어 바다가 날마다 신음한다. 공포와 좌절, 어둠이 쌓여 근심 어린 눈동자들 바다 위를 떠다닌다. 피 토하는 어민들의 절규, 가슴에 대못이 박혀 아프다. 먹먹하다. 푸른 파도소리 오간 데 없고 굴과 조개들의 울부짖음 처절하다. 잃어버린 꿈 언제 다시 찾으려나. 갈매기들도 따라서 흐느낀다. <시인 약력> 충북 청원 출생 / ‘문파문학’으로 등단 / 동남문학회·문파문학회 회원
아무도 내게 길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무의식의 지층 깊은 곳에서 떠나야한다고 그것이 숙명이라고 희미한 떨림으로 수신된 메시지 여린 촉수의 예감에 긴 그리움을 싣고 가량없이 낯선 비행길에 오르면 절제된 날갯짓만이 거친 바람을 가를 수 있다 스쳐가는 황무지의 밤은 장미의 가시처럼 고독했으나 가시에 찔린 내밀한 상처는 차라리 감미로웠다 깊은 어둠의 시간을 지나고 견고한 금단의 경계를 넘어서면 푸른 잎맥으로 가득 찬 목빛 맑은 始原의 전나무 숲이여 서러운 날개마다 돋아나는 찬란한 문양이여 아무도 길을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광활한 제국의 아침을 나는 보았노라 <시인 약력> 제주도 애월(涯月) 출생 / ‘문학과 세상’으로 등단 / 시집 ‘정박 혹은 출항’ / 경기문학인상· 수원문학상 작품상 수상 / 한국문인협회·국제펜클럽 한국본부·수원문인협회 회원, 경기시인협회 사무국장
속살스럽게 인정 많으셨던 그렇게 자상하시던 어머님 곁에 안 계시니 가슴 시리게 그립다. 낡은 소쿠리 찌그러진 냄비들 어머님의 살림살이 가만가만 들여다보면 질곡의 세월이 휘돌아 보인다. 봄쑥 뜯어 살짝 데쳐 쑥절편 빚어보니 거친 손마디 엮어 들쑥 다듬어 주시던 어머님의 잔잔한 미소가 곁에 맴돈다. 까슬한 손등에 툭툭 불거진 푸른 정맥, 짜글짜글 핏기 없으셨던 얼굴이 그립다. 아스라이 산모롱이 햇살 돋아오면 도란도란 꽃피우던 시집살이 옛 이야기. 쑥향처럼 상긋한 어머님의 향기 더욱 그립다. <시인 약력> 충북 청원 출생 / ‘문파문학’으로 등단 / 동남문학회·문파문학회 회원
임 병 호 가난한 사람들의 영혼 그 눈빛으로 따스하게 채워주소서. 서러운 사람들의 눈물 그 말씀으로 씻어주소서. 외로운 사람들의 어깨 미소처럼 부드럽게 어루만져주소서. 그리운 사람들의 손길 뜨겁게 맞잡게 해주소서. 기도하는 겨울나무의 思惟 넉넉히 헤아리게 해주소서. 눈 쌓이는 들녘의 忍苦 스스로 깨닫게 해주소서. 또 다시 길 떠나는 철새의 鄕愁 비로소 느끼게 해주소서. 日月이 인간세계 밝히는 까닭, 알게 해주소서. 강물이 푸르게 가슴 속을 흐르도록 해주소서. 청산이 손짓하며 부르는 힘찬 목소리 보여주소서. 용서하고 뉘우치며 살아가는 사람들 날마다 새롭게 일어서게 해주소서. 원하옵나니 목숨보다 소중한 그 사람 죽어서도 더욱 사랑하게 해주소서. <시인 약력> ● 수원출생 / 시집 ‘아버지의 마을’ ‘자화상’ 등 12권 ● 제1회 수원시문화상·제32회 경기도문화상·제1회 올해의 경기문학인상·제1회 한국문인상 본상· 제14회 한국예총예술문화상 대상 수상 ● 現 경기 시인협회장·경기일보 논설위원
물레방앗간 뒤안에 봄내음 꽃잎처럼 번지면 흐르는 냇물에 가슴아리 씻어내고 물레 돌리는 소리 들립니다 두레박 한 가득 고운 꿈 길어 올려 땡볕 꽂히는 논에 핏물 같은 물꼬 터주고 그늘에 앉아 함지박 보리밥에 풋고추 된장 찍어 한입 가득 깨물면 혀끝에 듬뿍 생명의 숨소리 묻어 납니다 해가 뜨고 지고 아흔 아홉골 지나면 발바닥 닿도록 깔아놓은 논밭에 주단이 깔리고 하얀 햅쌀밥이 뜹니다 옛날 옛적 시골집 이웃엔 넉넉한 웃음이 가득하였습니다 <시인 약력> 제주시 출생 / ‘한국문인’으로 등단 / 시집 ‘나비의 그림자’ / 문파문학회 회원, 창시문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