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출항 -박병두

떠나가고 있다. / 언제나 그렇듯이 정박은 단지 큰 바다로 나가기 위한 묵묵한 준비였을 뿐 그저 한가로이 휴식했던 것은 아니었다. 이제 다시 / 뚜우뚜우 힘차게 용틀임을 시작하고 있다. 태양이 새벽을 밀어내고 / 아침 바다를 햇살로 물들이며 힘차게 떠오르듯이 / 이제 머물렀던 배는 망망한 대해, 태양을 바라보며 온몸으로 大洋을 밀어내고 있다. 떠나감은 그러나 / 돌아오기 위한 출발일 뿐 망망한 바다 어딘가에서 오래 머물고자 함이 아니다. 돌아와 넓은 곳의 바람과 / 풍랑과 세상의 풍성함에 대한 이야기를 창고 가득 싣고 오기 위한 것일 뿐. 떠나가고 있다. / 그것이 이별일 수 없는 것은 헤어지자는 사연을 싣고 있지 않아서가 아니다. 거룩하기 때문이다. 저 장엄한 태양과 바다 노도와 같이 몰아오는 파도도 실은 출항의 거룩함을 위한 / 합창일 뿐, 물결을 진동시키며 우리가 엮어 나가야 할 세상으로 향하는 힘찬 출발에 대한 찬가일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알고 있다. / 이 작은 헤어짐이 실은 더 큰 만남을 위한 묵묵한 준비라는 것을. 저 바다가 하나이듯이 / 이 작은 헤어짐조차 우리가 대해에서 만날 / 약속이라는 것을. 출항하고 있다. /그 행진의 서곡에 천 마리 만 마리 비둘기를 풀어 태양이 찬연하게 떠오르는 바다 위에 / 훨훨훨 날게 하라.<시인 약력> 전남 해남 출생 / 한신대·아주대 대학원·원광대 대학원 졸업 / 시집 ‘낯선 곳에서의 하루’ 장편소설집 ‘유리상자 속의 외출’ 등 다수 / 수원문학상·경기문학상· 전남시협상· 고산문학상·이육사문학상 수상 / 한국문인협회·경기시인협회 회원 / 현재 경기도경찰청 공보담당관실 근무 <시인 약력> 전남 해남 출생 / 한신대·아주대 대학원·원광대 대학원 졸업 / 시집 ‘낯선 곳에서의 하루’ 장편소설집 ‘유리상자 속의 외출’ 등 다수 / 수원문학상·경기문학상· 전남시협상· 고산문학상·이육사문학상 수상 / 한국문인협회·경기시인협회 회원 / 현재 경기도경찰청 공보담당관실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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