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분주함으로부터 홀로 떨어져 나와 너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네. 너에게 기쁨을 느끼게 해주고 싶네. 날이 어두워지면 불빛이 밝혀지기 시작하듯이 조금씩 틀에 박힌 일상의 관계를 떠나 한가로이 말하고 싶어 하는 너에게 깊은 고독이 되어주고 싶네. 권태에서 벗어남에 대해 운 좋게 이루어진 만남에 대해 새로운 절망에 대해 마음을 여는 소박함에 대해 나는 너에게 이런 사람이 또 있을까 그런 사람이 되어주고 싶네. 나도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했고 그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을 때 자유로운 두개의 고독이었네. 망설이다가 침묵 속으로 돌아온다 할지라도 핏기 없는 독백을 향해 다시 떠나고 싶네. 너의 기다림에 반응하고 싶네. <시인 약력> 1957년 수원 신풍동 출생/시인/시인정신등단/㈜자리타바이오텍 이사.
육백년 길러 내린 트레머리 잘리우고 분단장에 연지 칠한 콧잔등이 벗겨졌다. 흙바람 뒹구는 복판으로 떠밀려 선 왕조의 꿈. 가난도 따스해서 꽃빛이던 이 산하에 역사의 물줄기가 멈춰오지 않아도 솟구쳐 흐르는 눈물은 아직 붉고 뜨거운데. 네온 불 명멸한 밤 맑던 별빛 그려 울다 광화문 추녀 끝에 걸린 수척한 낮달 하나 피멍 든 하늘 쓸어안고 향수 속에 잠겼네. <시인 약력> 서울 출생 / <시조문학>으로 등단 / 정운엽문학상 수상 / 경인시조문학회 부회장 · 경기문학인협회 사무국장 / 시집 <바다로 간 만해>
용서하지 못하리라는 주제넘었음을 용서합니다. 등뼈 내어주며 앞가슴마저 드러내 주는 능선을 몇 개인가 넘다가 알았습니다. 용서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 용서받을 것도 하나도 없다는 것 산이 더 무거운 산을 업고 업힌 그 산이 더 무거운 산을 업어 산마다 매달린 산이 울음조차 없이 아파라 비명 하나 없이 그 채로 서로가 서로에게 자리 내어주며 깊이 낮아지는 사랑을 보다가 알았습니다. 용서해야 할 것 용서받아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았던 지를 이제야 용서해야 한다는 것을. <시인 약력> 충남 천안 출생 / <시문학>으로 등단 / 시집<슬픔이 익어, 투명한 핏줄이 보일 때까지> / 한국문인협회·경기시인협회 회원
앙상한 겨울나무등걸에 하얀 눈꽃 피면 깊은 산 계곡에 수정막대 고드름 키 재기 하고 마구간에 매어둔 누우런 황소 온종일 새김질로 아래턱이 부푼다 마루 밑 검둥이 먼 산 위에 뜬 낮달 보고 열없게 짖다가 냐아~ㅁ 하품하며 게으른 낮잠 청하고 양지 바른 디딜방앗간 옆 쌓아둔 볏섬위에 웅크리고 앉아 실눈 뜨고 졸고 있던 얼룩고양이 굴뚝에 저녁연기 피어 오르면 어슬렁 어슬렁 안방 아랫목 찾아 들어 방석 위에 길게 누워 능청을 부린다 <시인 약력> 1932년 경남 진주 출생 / <한국문인>으로 등단 / 창시문학회· 경기시인협회 회원
하얀 백지위에 그리움의 여백을 채운다. 받아줄 이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손끝에서 놓지 못하고 긴긴 날들을 포개어 너를 채웠다. 발신인도 수취인도 없이 가슴으로 너를 밀어 넣던 날 다시는 펼치지 않겠노라 문을 닫았던 빗장이 열리며 눈물로 얼룩져 웃음을 잃게 했던 네가, 정겹게 다가와 앉았다. <시인 약력> 본명 조현숙. 전북 상주 출생. ‘한국문인’으로 등단. 창시문학회·경기시인협회 회원
허가받은 / 장기(臟器) 이식으로 악마의 덫에 / 걸린 시신들이 화장장으로 / 모셔지는 일순 의사는 / 神의 나라에 / 모셔진다. 영안실과 장례식장으로 / 몰리는 인파들이 거대한 빌딩 숲에서 / 웅성거리고 있을 때 강자와 / 약자의 한판 승부가 / 이루어진다. 소중한 목숨을 / 돈과 바꾸는 臟器의 보관소 앞에서 하늘의 심판이 / 무관하게도 칼집 난 육신은 / 검은 연기로 뒤덮인 죽음의 사슬에 묶인다. 은총을 입었다는 / 영혼은 먹구름 속에 / 숨어 버리고 묘소도 없는 삭막한 세상 조상도 / 혈육도 사라져 버리고 대지 위에는 / 인류의 종말을 예고하는 흙먼지만 날린다. <시인 약력> 서울 출생 / <시문학> <현대문학>으로 등단 / 저서 <꽃으로 서서> 외 다수 /한국문인협회 시흥지부장. 경기시인협회 회원
세상을 거역하기는 싫다. 하루를 살아내는 자양분을 뒤로 밀어 내고 싶지도 않다. 길을 묻고 싶을 뿐이다. 차창가 네온사인의 인도로 양평 청운에 닿았을 땐 하늘을 긷는 터널이 반짝였고 휘영청 달빛으로 자작나무가 웃고 별이 쏟아지는 눈(雪)속에 다이아몬드를 심었다. 호롱불을 들고 언덕아래 비춰주는 천자문 집필가의 마음이 따습다. 온고지신의 마음이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깊은 정적 속 불빛의 인도로 천국을 살아내는 일은 생각대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엷은 회심의 미소에서 성공을 예감한다. 숨어 흐르는 산 깊은 물이 감칠 맛 나는 밤길을 헤쳐 내려오는 일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알려준다. 흘러 내린다는 익숙함이 서투른 한 밤 옷깃을 스치는 인연과 서둘렀다. 둥지를 튼 여인의 서슴없는 길로 서둘러 돌아가야 할 일이다. <시인 약력> 경기 의왕 출생 / ‘문학시대’로 등단 / 동남문학회·경기시인협회 회원
김씨부부 평생 개미처럼 일을 하면서 집 한 칸 마련하려 하네. 개미허리를 졸라매며 적금통장을 개미눈금만큼씩 불리어 가지만 자고나면 집값은 하늘 높이 뛰어 오르고 게거품 물 듯 입에 침을 튀기며 번득이는 야수의 눈동자들. 부동산 거품을 많이 만들어야 해 거품은 얼마나 환상적인가. 목욕거품 속에 있는 아름다운 그녀를 봐. 복부비만인 그녀를 가리고 있는 거품은 환상이지. 그걸 봐도 알 수 있는 거야 이 나라 경제가 거품으로 일어나야 해 온 국민이 한탕정신에 투기열풍으로 바람이 불어야 내수 침체가 되지 않는다며 서민들의 돈이 블랙 홀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김씨부부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고 땀으로 밥을 적셔도 물가는 날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여름날 태양이 이글거리는 땅 집값 쳐다보지도 못하는 거품 나라 누군가 낮게 속삭이고 있네. 거품은 환상이지 우리 모두를 달콤하게 블랙 홀 속으로 끌어 들이는 거야. <시인 약력> 경기 평택 출생 / ‘문학공간’으로 등단 / 시집 ‘문은 조금 열려 있다’ ‘아름다움과 화해를 하다’ / 평택시 보건직 공무원 / 한국문인협회 회원·평택문인협회 부회장·경기시인협회 회원
매일 보는 아이들 얼굴, 참 정겹다. 눈가엔 자연을 한아름 담고 입가에는 웃음꽃 향기가 한창이다. 광교산 정기를 받았나? 건강한 얼굴에 꿈이 넘친다. 높고 푸른 광교산 산자락 아래 아담한 성원자연캠퍼스. 계곡의 맑은 물소리 봄 여름 가을 겨울 가슴을 적시는데 잔디밭 마당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언제나 언제나 신나는 자랑거리다. <시인 약력> 경기 수원 출생 / ‘아동문예’ 동시로 등단 / 한국문인협회·한국아동문학인협회·경기여류문학회·경기시인협회 회원
비스듬히 누워서 게 눈으로 보면 내 치열한 일상 속에 숨은 가는 길 하나 보인다. 어찌 보면 그 길은 확실하게 손끝에 만져지기도 하고, 아름다운 목표처럼 보이기도 한다. 언제부턴가 그 길을 가보고 싶은 갈망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처럼 나를 초조하게 깨운다. 사랑은 너무나 가깝다. / 당신의 눈에 뜬 별들, / 이끼 낀 푸르른 행성 / 좀더 멀어지면 그저 하나의 돌덩이로 보일까 / 사랑이 잠깐씩 멀어지면 별들도 전화를 할까? 슬그머니 도망치고 싶게, 너무 가까웁게 / 랭보의 사진도 거꾸로 서 있을 때가 있다. / 나의 괴로운 삶에서 / 소리 없는 모습 하나 일어서 나간다. / 문을 열고, 저기 꽃이 피어 있는 자리로, / 아직 열리지 않은 꽃집 속으로 / 몇 개의 눈들이 외롭게 그 길을 지켜보고 있다. / 가까이 보면 / 그러나 모든 것이 하나의 뭉치로 보인다. / 너의 사랑과 나의 사랑도, / 부질없는 욕망도. <시인 약력> 경기 안성 출생 / <한국문인>으로 등단 / 동남문학회·경기시인협회 회원
창문을 열어 본다 밤새 무서리가 하얗게 덮인 오불꼬불한 놀이터 모래밭이 보인다 어제 저녁 호빵을 사오던 길에 보았던 터진 고무공, 조그만 고무공이 그네 아래 아직도 있다, 침묵에 익숙한 듯 바람 빠져나간 일그러진 고무공, 밤새 신열을 앓았나보다 몸 아래 젖은 그늘이 선명하다 서서히 어둠이 빠져나가던 깊이가 다른 조그만 발자국 그늘마다 따듯한 아침 햇살이 퍼지겠지만 하얀 홑이불을 끌어 당긴 작은 공 아침마저 뿌리치고 싶은 건 아닌지 아침 공기가 / 한 장 남은 달력을 길게 흔들어 놓는다 <시인 약력> 경기 화성 출생 / ‘詩魂’ 동인 / 경기시인협회 회원 / 수원시청 주민자치과 근무
깊은 영혼 솟아나는 이 새벽녘에 달려가 안기고 싶다 간 밤에 겨드랑 밑 새겨둔 기억들 힘껏 재채기하며 털듯 아침을 연다 행복의 푸성귀 돋아나는 넉넉한 식탁 어제를 벗어버린 새벽강 물안개 온몸 휘감아 흐른다 늘 다시 살아오르는 이 새벽녘에 오래 오래 적시고 싶다 넉넉해지는 햇살 한줌 가슴에 심는다 <시인 약력> 경기 수원 출생 / 경기농협본부장·수원문인협회 회장 역임 / 시집 ‘우심’ ‘억새꽃’ 등 다수 / 현재 사단법인 수원예총 회장
골 깊은 산골 바위틈에서 스스로를 밀어 내어 흐르는 샘물 같은 사람을 사랑합니다. 제 길을 찾아 밤이나 낮이나 누구의 눈길도 아랑곳 않는 작은 물길을 사랑합니다. 낯선 나무를 만나도 가볍게 눈웃음 주고 정답게 들풀마저도 구름 흐르는 바위 위 한적한 곳에 홀로 꽃 피우다 지는 허허로운 패랭이꽃을 사랑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샘물로 흐르는 물길 같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가을 들꽃 속 패랭이 같아 늦가을 단풍마저 제 몸을 지상에 누이는 들길을 걸어 봅니다. 한결 발걸음에 감기며 나를 따라오는 억새 하얀 풍경 속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홀로 허허롭지도 풍요롭지도 않는 새털구름 하이얗게 떠가는 가을 하늘 입니다. 돌아 올 기약 없이 산 속으로 떠나는 작은 산길 입니다. 그 산길을 걸어올라 파아란 하늘을 보면 눈물이 내려 금방 가을 들꽃이 됩니다. 지천에 은하수 수 놓는 구절초 들길이 됩니다. <시인 약력> 경북 안동 출생 / ‘문예사조’(수필), ‘지구문학’(시)으로 등단 / 시집 ‘기억 속에 숨 쉬는 풍광 그리고 그리움’ 외 / 경기시인협회 회원
거미줄에 맺힌 이슬을 바라보듯 우주에 가득 맺힌 별들을 봅니다 눈물은 이슬보다 무거워서 하늘도 힘들겠죠 베짱이나 풀무치 우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지 밤하늘이 참 고요합니다 참 파도소리도 있어요 그리운 것들은 어떤 어둠 속에서도 살아있지요 사랑합니다 말하지 않아도 느끼는 것처럼 가만히 손을 들어 별 하나 하나 이마를 짚어봅니다 모두들 내가 아는 눈빛들입니다 바다도 아는 체 하며 파도를 보내 바위를 칩니다 살아있다고 살아있으라고 세상은 끝나는 곳에서 다시 시작 하는가 봅니다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로 우는 별들을 두고 나는 또 사람의 마을로 가야합니다 백미러 가득 자동차 불빛들이 물결을 이루겠지요 사람의 슬픔을 대신해서 우는 자동차 불빛을 더듬어 낯설고도 머나 먼 은하의 물결 속으로 말입니다 손을 내밀어 별 하나하나마다 악수를 청합니다 고단한 삶을 다하고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있으라고 <시인 약력> 경기 과천 출생 / ‘문예비전’으로 등단 / 문비문학회· 경기시인협회 회원
한 줄기 탯줄을 살 흙만 골라 덮고 얼마나 흘렀을까 사색의 시간 마른 손 끝은 부지런한 노동으로 텃밭 일구다 지심 깊이 한 조각 소망을 묻었다 햇살 이웃에 돌려주고 무화의 아픔이 구름으로 맴돌다 풀섶에 내려 앉은 물방울 서리서리 묻어 논 그리움 알몸으로 오밀조밀 속삭이며 나뒹군 시간은 참 많이도 행복했었다. <시인 약력> 전북 군산 출생 / ‘문예비전’으로 등단 / 수원여류문학회· 경기시인협회 회원
나는 가지 않겠다. 사람 많이 다녀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길을 가지 않겠다 풀 한 포기 없어 물 한 방울 나지 않는 길을 가지 않겠다 물 한 방울 없어 꽃 한 송이 피지 않는 길을 가지 않겠다 사랑아 원망과 분노와 증오와 절망에 짓밟혀 숨막히는 길을 이제는 갈아엎자 부푼 흙에 돋는 질경이, 제비꽃, 달맞이, 명아주, 달개비, 토끼풀 저절로 나는 것 중에 우리 손으로 살려야 할 것과 제거해야 할 것 구분짓지 말자 다만 먹어도 되는 것과 먹으면 안되는 정확한 판단만 있으면 되리라 저절로 나서 저절로 지는 모두가 외로워서 서럽도록 아름다운 그 길이 그립다 <시인 약력> 전남 순천 출생 / ‘문학 21’로 등단 /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 경기시인협회 회원
노을에 젖은 절벽 난간 보랏빛 한 송이 도라지꽃이 매미소리 마지막 기승에 온 몸을 떠는구나 華陽九曲 반석위에 숨 고른 은비늘 물살은 훠이훠이 굽이진 여울목을 휘저어 가는데 바위가 바위를 이고 또 그 바위가 하늘을 인 기암 좀 봐 떠가는 구름 따라 가고파 안달이지만 바위는 산을 두고 한 뼘도 가지 못 하네 나 여기 오라는 이도, 반겨줄 사람도 없는데 발은 여울에 빠트려놓고 마음은 널 바위에 올려놓고 멀리 떠나온 길 어이 돌아갈 줄 모른가. <시인 약력> 전남 화순 출생 / ‘문학예술’ ‘문예사조’로 등단 / 한국문인협회·공무원문학회·경기시인협회·경기시인협회 회원 / 시집 ‘헛된 기다림’ ‘동백꽃 붉은 입술’ ‘비에 젖은 江’ 외 다수
떠나가고 있다. / 언제나 그렇듯이 정박은 단지 큰 바다로 나가기 위한 묵묵한 준비였을 뿐 그저 한가로이 휴식했던 것은 아니었다. 이제 다시 / 뚜우뚜우 힘차게 용틀임을 시작하고 있다. 태양이 새벽을 밀어내고 / 아침 바다를 햇살로 물들이며 힘차게 떠오르듯이 / 이제 머물렀던 배는 망망한 대해, 태양을 바라보며 온몸으로 大洋을 밀어내고 있다. 떠나감은 그러나 / 돌아오기 위한 출발일 뿐 망망한 바다 어딘가에서 오래 머물고자 함이 아니다. 돌아와 넓은 곳의 바람과 / 풍랑과 세상의 풍성함에 대한 이야기를 창고 가득 싣고 오기 위한 것일 뿐. 떠나가고 있다. / 그것이 이별일 수 없는 것은 헤어지자는 사연을 싣고 있지 않아서가 아니다. 거룩하기 때문이다. 저 장엄한 태양과 바다 노도와 같이 몰아오는 파도도 실은 출항의 거룩함을 위한 / 합창일 뿐, 물결을 진동시키며 우리가 엮어 나가야 할 세상으로 향하는 힘찬 출발에 대한 찬가일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알고 있다. / 이 작은 헤어짐이 실은 더 큰 만남을 위한 묵묵한 준비라는 것을. 저 바다가 하나이듯이 / 이 작은 헤어짐조차 우리가 대해에서 만날 / 약속이라는 것을. 출항하고 있다. /그 행진의 서곡에 천 마리 만 마리 비둘기를 풀어 태양이 찬연하게 떠오르는 바다 위에 / 훨훨훨 날게 하라.<시인 약력> 전남 해남 출생 / 한신대·아주대 대학원·원광대 대학원 졸업 / 시집 ‘낯선 곳에서의 하루’ 장편소설집 ‘유리상자 속의 외출’ 등 다수 / 수원문학상·경기문학상· 전남시협상· 고산문학상·이육사문학상 수상 / 한국문인협회·경기시인협회 회원 / 현재 경기도경찰청 공보담당관실 근무 <시인 약력> 전남 해남 출생 / 한신대·아주대 대학원·원광대 대학원 졸업 / 시집 ‘낯선 곳에서의 하루’ 장편소설집 ‘유리상자 속의 외출’ 등 다수 / 수원문학상·경기문학상· 전남시협상· 고산문학상·이육사문학상 수상 / 한국문인협회·경기시인협회 회원 / 현재 경기도경찰청 공보담당관실 근무
가을이 되면 아직은 양 날이 새파란 풀잎과 같은 칼끝을 품고 잡니다. 쓸쓸히 걷고 있을 늦은 가을날에 당신에게 다가가 밟혀서 바삭 으스러지는 사랑에 타버린 낙엽이 되고자 밤마다 가슴을 저며내는 꿈을 꿉니다. <시인 약력> 인천 출생 / ‘아동문학평론’ ‘농민문학’으로 등단 / 한국시인협회·한국문인협회·국제펜클럽한국본부·농민문학회 회원 / 농민문학상·단국문학상 본상 수상 / 시집 ‘바람의 입술’ ‘천둥의 샘’ ‘소부리의 꽃’
깊은 산사 허공 중에 물결치는 청동 물고기 바람이 불어 올 때 마다 스님의 푸른 죽비를 맞듯 다소곳 가부좌를 하여도 흔들리는 마음, 흔들리는 생각. 새파랗게 물 고인 하늘을 바라볼라치면 내 눈은 실눈이 떠지지 않고 점점 커지기만 하는데 자꾸만 몸마저 흔들리면 어쩌라고 정녕 어쩌라고. 키 낮은 바람도 큰 숲을 가만 가만 흔들며 다가와 속삭이는데 오로지 나는 혼자 다라니경을 외울 뿐, 이 적막을 지킬 뿐, 먼 데 세상이 야호 야호 산울림 소식이 울려와도 나는 부처님의 사랑을 한 몸으로 받으며 연꽃 송이도 저만큼 두고 보는데, 참으로 이상하네. 왜 나는 끝내 몸까지도 자꾸 흔들리어 기어코 내 울음 내가 들어야 하는 지. 마음에 절 한 채 짓고 뎅그렁 풍경이 운다. <시인 약력> 경기도 수원 출생 / 경인일보 신춘문예(시조, 1990)· ‘문학예술’ 신인상(시, 1991)· ‘한국시조’(시조, 1993) 신인상 당선 / 경기문학인상 수상(2001 / 시조집 <안개꽃 은유> / 한국문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경기시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