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민중들은 개 돼지들입니다. 뭐하러 개 돼지들에게 신경을 쓰고 그러십니까…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 질 겁니다” 영화 ‘내부자들’에 나오는 대사다. “민중은 개 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개 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한 중앙 언론사와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내뱉은 말이다. 그는 “국민 99%”가 개 돼지라고 했다. 아무리 사석이라 해도, 영화 대사를 인용한 것이라 해도 고위공직자의 발언이라고 하기엔 너무 충격적이다. 정신이 나가지 않고는 할 수 없는 발언이다. 그는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고도 했고, 구의역에서 죽은 젊은이를 애도하는 것을 놓고도 비아냥거렸다. 하루아침에 개 돼지가 된 수많은 국민들의 분노가 엄청났다. 나 기획관의 막말은 지난 주말 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됐고, “나향욱 자신이 개 돼지만도 못한 인간”이라는 비난의 글이 쏟아졌다. 여야 정치권도 “막말로 국민을 모독한 그는 더이상 공무원 자격이 없다”며 즉각 파면할 것을 촉구했다. “교육부 고위 관료가 이런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시민단체도 파면 촉구에 가세했다. 막말 파문을 일으킨 나 기획관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교육부 장관 비서관, 청와대 행정관으로도 근무했다.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누리과정, 대학 구조개혁 같은 교육부의 주요 정책을 기획하는 핵심 보직이다. 그런 막중한 위치에 있는 고위 공직자가 국민을 능멸하고 차별을 당연시하는 시대착오적 발언을 했다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공직자로서의 기본과 자질을 의심케 하는 위험천만한 가치관을 가졌다. 취중 실언이었다고 했지만, 말을 가리지 못할 정도로 술을 마시고 자제력을 잃었다면 공직자로서 자격이 없다. 지난달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장이 워크숍에서 ‘일왕 만세 삼창’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빚었다. 망언ㆍ막말뿐 아니라 부적절한 일탈과 비위, 갑질을 하는 공직자들이 종종 있다. 공직기강이 크게 해이해진 탓이다. 무너진 공직기강은 국정 신뢰를 떨어트린다는 점에서 엄중하게 다스려야 한다. 그렇잖아도 국민들의 삶은 고달프다. 위로는 못해줄망정 국민을 개 돼지로 모욕하고 능멸하다니. 나 기획관과 교육부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 이 기회에 공직의 썩어빠진 특권의식도 뿌리 뽑아야 한다. 이연섭논설위원
일본 시코쿠 가가와현의 나오시마는 ‘예술의 섬’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외면받았던 낙후된 섬이었으나 예술인들의 손길이 닿으면서 대변신을 했다. 빛바랜 집들은 현대작품으로 재탄생했고(이에 프로젝트), 바다를 캔버스 삼아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숨결이 깃든 베네세하우스, 지중미술관, 이우환미술관이 들어섰다.하나같이 건축미가 독특한 미술관들로 그 안의 작품들 또한 충격이고 감동이다. 쿠사마 야요이의 ‘붉은 호박’ ‘노란 호박’은 나오시마의 상징물과도 같다. 섬의 재생에는 기업과 주민, 예술가들이 함께 참여했다. 예술의 섬으로 탈바꿈한 이 외딴 섬마을엔 한해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지난해 나오시마를 두 차례 방문했다. 3월에 어느 모임의 2박 3일 패키지여행을 통해 잠시 들렀고, 나오시마를 만끽하지 못한 게 아쉬워 10월에 지인 몇명과 며칠간 자유여행을 했다. 민박집에 숙소를 정하고 느리게 여기저기 둘러봤다. 가히 예술의 섬이라 할만했고, 힐링의 시간이었다. 우리도 이런 섬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경기도가 나오시마를 벤치마킹해 경기만(灣) 일원에 ‘에코뮤지엄’을 추진한다. 에코뮤지엄은 생태·주거 환경을 의미하는 ‘에코(Eco)’와 박물관의 ‘뮤지엄(Museum)’을 결합한 말로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도 불린다. 국내 대표적인 에코뮤지엄으로는 전통 가옥과 생활양식을 보존하거나, 생태자원을 활용하는 안동 하회마을과 순천만 등이 있다. 경기만 에코뮤지엄은 서해와 맞붙어 있는 화성·안산·시흥시 해안 일대에 산재한 역사, 생태, 문화 자원을 보존·재생하고 예술적으로 승화해 주민 삶의 터전 자체를 자연친화형 체험관광지로 조성하는 것이다. 경기도와 3개 지자체는 지난 7일 ‘경기만 에코뮤지엄’ 조성 사업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경기도와 화성·안산·시흥시는 우선 올해 16억5천만원을 들여 역사와 생태, 문화 자원 조사를 통해 경기만 에코뮤지엄 통합 브랜드를 개발하고, 가볼만한 곳 100선을 선정해 사이버 인문지리지를 만들 예정이다. 순례길 조성을 통해 ‘에코 투어’도 추진한다. 경기만 에코뮤지엄은 테마파크나 리조트 등 일반적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적은 비용을 투자하면서 환경·주민공동체도 보존하는 방식으로 관광자원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한다. 경기만의 창조적 재해석을 기대해본다. 이연섭 논설위원
벌써 20년이 훌쩍 지난 일이다. 기자는 수년전 모 케이블 방송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응답하라 1997’의 등장인물들과 비슷한 시대를 살았다. 당시 동 시대를 살던 고등학생들은 ‘대학 진학’이라는 특명을 받고, 아침 6시에 등교해 자정까지 ‘학교’라는 또 하나의 집에서 불확실한 미래를 잡기 위해 매일매일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콩나물 교실 속에서 진행된 빡빡한 수업의 연속. 그중에서도 우리들을 가장 공포에 떨게 했던 시간은 바로 야자(야간자율학습)였다. 물론 지금과는 시대적 분위기가 많이 달랐던 시절이라는 전제가 있다.학년이 올라갈수록 야자시간은 늘어갔고, 선생님들의 공포 분위기 조성도 그만큼 더해갔다. 진짜 공부에 모든 것을 걸고 매진하는 학생이 있었고, 자는 학생, 몰래 라디오를 듣는 학생, 야한(?) 잡지를 보는 학생 등 각양각색의 학생들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야자 시간을 활용했다.때론 책걸상을 화장실에 숨기고 야자 시간을 빼먹다 걸려 응징을 당한 친구들도 부지기수였다. 학교에서는 야자 시간이 늘면 그만큼 학생들의 학습량이 많아져 대학 진학률이 높아진다는 확실한 의식이 있었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야자는 강제적인 성격이 강한, 학교의 대표적인 학습 방식이었다. ▶그렇게 2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시절이 바뀌었다. 물론 각자의 생각이 다르겠지만, 지금 학생들의 인생 목표는 판검사와 의사보다는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연예인이거나 스티브 잡스처럼 창조적인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로 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강제성보다는 창의력을, 딱딱함보다는 유연함을 강조하는 사회로 바뀌었다는 것을 뜻할 수도 있다. ▶최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야자 폐지 추진 발언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입시제도의 변화없이 야자를 폐지하는 것은 사교육을 조장하고, 학습력이 떨어진다며 반발하는 반대급부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이 교육감이 언급했듯이 공개토론도 좋다.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쳐 정말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 야자는 단순히 ‘갑론을박’의 대상이 되면 안된다. 교육정책은 100년을 내다보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키우는 초석이기 때문이다. 김규태 사회부 차장
후반기 경기연정 스타트 선에서 박승원 대표의원(더불어민주당)의 리더십이 주목된다. 야권 특유의 분출된 의견을 모아 그 속에 당과 대표 자신의 정치 철학을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대표의원 선거 때 약속했다. 승자독식 구조 청산으로 힘 있는 야당을 건설하겠다고 했다. 다양한 당내 의견을 모아 남경필 경기도정에 결코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의원 모두의 총의를 모으겠다는 뜻도 밝혔다. 때문에 박 대표는 득표에 성공했고 또 기대하는 바도 컸다. 하지만, 벌써부터 실망감이 감돈다. ‘경기연정’의 최대 변곡점이 될 논의과정이 석연치가 않기 때문이다. 경기연정은 박승원 대표체제의 첫 시험대다. 전반기 연정을 제대로 평가한 뒤 후반기를 준비하면서 연정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박 대표는 이를 위해 지난 5일 광주 곤지암 리조트에서 15명의 연정 TF팀을 가동했다. 전반기 연정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한 목적이다. 때문에 일찌감치 연정 TF팀에 대해 관심이 컸다. 평가는 다양한 의견이 기본이다. 당내 강온, 진보와 보수, 주류와 비주류 진영 간 의견이 골고루 반영돼야 한다. 박 대표가 약속한 총의를 모으는 기본적인 장치다. 또 승자독식 구조 청산의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15명의 면면을 살펴보자.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평가 자리에 전반기 연정을 주도한 주류 측 인물을 찾기 힘들다. 선거 당시 상대 진영에 섰던 인물도 눈에 띄지 않는다. 대부분 소위 강성 의원들로 채워졌다. 우연이라고 말하기에는 균형추가 비틀어져 있다. 대표단 관계자는 ‘선착순’ 모집이었다고 항변한다. 그렇다면, 박 대표의 리더십이 발휘됐어야 한다. 박 대표의 2차 시험대도 임박해 있다. 후반기 상임위원장 인선이 불과 며칠 남지 않았다. 이때도 이런 모습이 재현된다면 결코 박승원 호는 쉽지 않은 2년이 될 것이다. ‘시작이 반이다’, 또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시작의 중요함을 일켰는 표현이다. 승자독식구조 청산, 총의를 바탕으로 한 강한 야당, 한술 더 떠 멋있는 박승원 대표 체제를 기대해 본다. 김동수 정치부 부장
2007년 8월 10일.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말했다. “헬레니즘 문명은 그리스 문화와 동방 문명이 합친 것이다.” 자신의 한나라당 탈당을 새 문명 창출로 봐달라는 뜻이다. 그해 3월 19일,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이에 앞서 전국을 돌며 장고(長考)했다. 뒤를 쫓는 기자들과 숨바꼭질까지 했다. 그 탈당을 설명하며 내 놓은 논리가 ‘헬레니즘 문명’이다. 너무 어려웠다. 2009년 10월, 그에게 물었다. “화두가 너무 어렵다.” 그가 웃으며 답했다. “내 철학적 고민이 너무 깊은가.” ▶후배 기자는 이런 경험도 말했다. 손 전 지사가 기자들과 오찬을 했다. 기자가 “수원에 온 소감이 어떠냐”고 물었다. 손 전 지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밥 한 숟가락을 모두 소화했다. 그리고 나서 답변을 시작했다. 기자는 훗날 “그 몇 분 동안 민망해서 죽는 줄 알았다”고 술회했다. 손 전 지사 화법의 또 다른 버릇이다. 질문을 듣고 곧 답하지 않는다. 손 전 지사의 말에는 이런 특징이 있다. 뒤늦게 말하고 게다가 어렵다. ▶손 전 지사의 이런 습관은 중요한 시기에 더욱 빛(?)난다. 향후 계획을 명확히 말하지도, 빨리 말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내리는 결론이 특별하지도 않다. 2007년 전국을 돌며 기자들을 애태웠다. 결론은 예상대로 한나라당 탈당이었다. 2008년 총선 패배 책임을 진다며 춘천 산속으로 들어갔다. 굳게 닫힌 그의 입이 찾아온 기자들의 속을 태웠다. 2년 뒤 내린 결론도 예상대로 정치 일선 복귀였다. ▶이제 그의 스타일을 웬만한 기자들도 안다. 명쾌한 답은 기대하지도 않는다. 스스로 알아서 선문답 풀이하듯 접근한다. 강진에 칩거한 뒤로 이런 대화와 보도가 많아졌다. 남루한 차림의 그가 던지는 한 마디에 언론마다 주석을 단다. “강진이 더 지겨워서 못 있겠다고 하면…”-‘손 전 대표가 정계복귀를 시사했다’고 썼다. “이제 올라가야죠”-‘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가 임박했다’고 썼다. ▶지금 그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구애를 받고 있다. 김종인 대표가 직접 요청했고, 국민의당 지지자들은 강진까지 찾아갔다. 그의 입이 또다시 굳게 닫혔다. 어느 당으로 가겠다는 답은커녕 정계 복귀 여부조차 말하지 않는다. 여전히 더디고 어려운 ‘손학규 말’이다. 물론 이번에도 결론은 특별할 게 없어 보인다. 정계로 복귀할 것이다. 가는 쪽은 몸값 높은 곳일 테고…. 김종구 논설실장
이웃 간 층간소음 갈등이 또 살인극으로 번졌다. 지난 2일 오후 하남의 23층짜리 아파트에서 아랫집에 사는 30대 남성이 위층 60대 부부에게 흉기를 휘둘러 부인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아래층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에 화가 나 범행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직업이 없어 주로 집에 있던 남성은 폐암을 앓는 어머니를 간병하면서 신경이 날카로워져 층간소음을 참지 못하고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층간소음 분쟁이 폭력이나 살인으로 비화되는 이웃 간 범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7월엔 부천의 한 연립주택 앞에서 위층 사는 40대 남성이 아래층 20대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두 이웃은 층간소음 문제로 종종 다퉜고, 사건 전날에도 아래층 사람이 위층이 시끄럽다고 경찰에 신고해 주의를 받았다. 지난해 9월 대구에선 50대 남성이 층간소음을 견디지 못하겠다며 집안에 설치된 가스 밸브를 열었다가 폭발사고가 발생해 아파트 주민 70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다. 살인이나 폭력 등 강력범죄로 비화되기도 하는 층간소음 갈등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환경부에서 제출받은 ‘최근 4년간 소음 관련 민원 및 처분 현황’ 국감 자료에 따르면 층간소음 민원은 2012년 7천21건에서 2013년 1만5천455건으로 급증했고, 2014년엔 1만6천370건으로 증가했다. 층간소음으로 빚어진 범죄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이유는 남을 배려하지 않는 탓이다.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끼치는 부분에 대해 서로 이해하고 조심하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신경을 쓰지 않는 이들이 많다. 한쪽에선 층간소음에 대처하는 각종 보복법이 성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보복 스피커’다. 보복 스피커는 실내 벽에 달아 놓을 수 있도록 고안된 무선 블루투스 스피커를 응용해 만든 것으로 천장에 붙여놓고 위층을 향해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댄다. 위층 전화번호를 넣은 야식 전단을 배포해 주문전화에 시달리게 하는 방법도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 떠돌고 있다. 층간소음에 대한 보복 대응은 감정만 더 악화시킨다. 소음 방지 매트를 깐다든지, 슬리퍼를 신는다든지 서로 조심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 건축자재에 대한 기준을 높인다든지, 층간 간격을 더 두껍게 하는 규정 등 건축법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 이웃간 배려에만 맡길 수만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연섭 논설위원
기득권(旣得權)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한 개인(또는 법인)이나 국가가 정당한 절차를 밟아 이미 차지한 권리를 말한다. 그런데 지난 29일 남경필 경기지사가 취임 2주년 인터뷰에서 그 기득권을 깨자고 했다. 남 지사는 “수도 이전은 단순히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옮기는 수준이 아니다. 그것은 기득권을 깨는 거다”라고 말했다.남 지사는 정당한 절차를 밟아 이미 차지한 권리를 가진 사람들을 왜 분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남 지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기득권은 우리 사회의 정치와 경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기득권이 심해지면 오히려 국가 발전의 걸림돌이 된다.수도 이전 문제도 기득권을 가진 사람이 돈과 권력을 안 놓아서 그런 거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부패 권력이 모이고 돈과 권력이 한 곳에 몰리게 된다. 그래서 분산시켜야 한다. 돈과 권력을 나눠야 한다. 불통의 상징 청와대, 특권의 상징 국회를 옮겨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수도 이전을 못 한 한계는 헌법 개헌이라는 ‘유리천장’을 못 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깼다. 이미 세종에 인프라가 많이 깔렸다. 지금 청와대는 궁궐형이다. 그것을 소통형으로 가면 된다.대통령 관저는 안전하고 작으면 되고 일은 정부종합청사에 가서 하면 된다. 현재 국회도 국회의원 방 하나면 스타트업캠퍼스 기업들이 몇 개가 들어갈 수 있다. 그걸 나보고 하라고 한다면 스타트업캠퍼스를 입주시켜 청년 창업 메카로 만들 수 있다. 국회의원은 공유해서 개인방은 작게 만들고 회의실은 공유하면 된다. 공유면적을 많이 만들어서 소박하게 하면 된다”고 했다.부잣집 아들, 5선 국회의원 출신, 현 경기도지사가 기득권을 깨자고 한다. 돈과 권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수도를 이전해야 한다고 한다.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정당한 절차를 밟아 이미 차지한 권리가 기득권인데 그걸 나누자고 한다. 아마도 그 기득권이라는 것이 고이고 모여 많이 부패해서 그런 것 같다. 남경필 지사의 기득권 깨기가 ‘이소룡의 도장 깨기’ 같이 시원하게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최원재 정치부차장
엘리트 스포츠의 요람인 태릉선수촌에 지난 27일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서강대 경제대학원 의회특별과정 원우회 대표단 15명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맹훈련 중인 태극전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다. ‘그게 뭐 이색적인 모습이냐’고 반문할 수 있겠으나, 그동안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주요 국제 대회를 앞두고 태릉선수촌을 방문한 인사들은 일반인이 아닌, 정치인과 각료, 지방자치단체장, 대기업 총수, 중앙경기단체장 등 특별한 관계자들만이 찾아왔다. ▶중견 기업인들이 대거 포함된 일반인들이 태릉선수촌을 찾은 경우는 전에 없었다고 한다. 이들이 선수촌을 찾은 것은 대학원에서 함께 수학한 신정희 대한체육회 부회장의 제안에 따른 것이란다. 태릉선수촌을 방문한 원우회원들은 무더위에 아랑곳 없이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직접 보고 난 뒤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꼈다’며 국민과 기업인들을 향해 리우 올림픽에서 나서는 태극 전사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줄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올림픽이 한 달여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태릉선수촌에는 최근 어려운 국내ㆍ외 경제상황 탓인지 4년 전 런던 올림픽과 비교할 때 격려의 손길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소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반인들의 관심과 격려는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전망이다. 일반인 태릉선수촌 방문을 착안한 신정희 부회장은 “리우 올림픽에 출전할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무엇을 해줘야 하나 고민했다.국민의 격려와 사기를 먹고사는 선수들에게 보다 많은 격려와 관심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선수촌장님께 부탁을 드렸는데 흔쾌히 응해주셨다”고 사의를 표했다. 지난 3월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대한체육회 부회장에 선임된 신 부회장의 남다른 열정과 섬세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표적인 여성 체육인으로 꼽히는 신정희 부회장을 필자는 30여 년간 지근거리에서 지켜봤다. 한 마디로 ‘열정이 남다른 체육인’이다. 여자 하키선수 출신으로 전문대 졸업 후 남대문 새벽시장 점원을 거쳐 만학(晩學)을 한 그녀는 이후 여성스포츠학회 초대 사무국장을 시작으로 하키대표팀 첫 여자 코치, 여자 국제심판 1호, 전국 첫 통합 고양시 체육ㆍ생활체육회 사무국장 등 항상 ‘1호’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면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진갑(進甲)의 나이에도 소녀 같은 꿈과 열정으로 대한민국 체육발전을 위해 고민하는 그녀의 열정이 일반인들에겐 범접할 수 없는 ‘신비의 성’처럼 여겨졌던 태릉선수촌을 개방시키며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새로운 힘과 사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황선학 체육부장
2015년 4월. 소녀시대는 걸그룹의 최고봉이다. 그 중에도 유리의 인기는 최고다. 해외파 야구 선수들도 늘 뉴스의 중심에 있다. ‘끝판왕’ 오승환의 인기는 그중에 최고다. 이 두 스타의 열애설이 터졌다. 신문 방송이 온통 관련 기사로 덮였다. 거기서 밀려난 기사가 있다.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 논란이다. 그의 이름이 성완종 리스트에서 나왔다. 일본으로 출국하자 도피성 출국이라는 비난이 쏟아지던 중이었다. ▶2013년 11월. 유명 연예인들이 줄줄이 연루된 도박 사건이 터졌다. 이수근, 탁재훈, 토니 안, 앤디, 붐 등의 이름이 공개됐다. 주요 예능 프로그램에 터줏대감 노릇을 하던 인기인들이었다. 혐의 내용, 소환 모습, 사법처리 여부 등이 연일 언론에 보도됐다. 그 사이에도 사그라진 보도가 있었다. 김학의 전 법무차관의 성 접대 의혹 무혐의 기사다. 건설업자의 별장에서 이뤄진 추문이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가 무혐의 처리를 내린 게 하필 그 즈음이었다. ▶이럴 때 음모론이 등장한다. 정부 또는 특정 세력이 타격받을 기사를 ‘덮기 위해’ 연예인 스캔들을 고의로 터뜨린다는 설이다. 그도 그럴 게 연예계 스캔들은 어떤 기사보다도 파괴력이 크다. 특히 SNS를 통한 2차 전파에서는 그 위력이 절대적이다. ‘오승환-유리 열애설’이 김기춘 실장 구설수보다 컸고, ‘불법 도박 연예인 적발’이 김학의 전 차관 무혐의보다 컸다. 언제부턴가 연예인 스캔들만 터지면 이런 음모론이 고개를 든다. ▶요즘 또 그렇다. 한류스타 박유천씨의 성폭행 스캔들이 터졌다.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 이주노씨의 성 스캔들도 보도됐다. 영화감독 홍상수와 영화배우 김민희의 불륜 스캔들도 불거졌다. 10여 일을 사이에 두고 이어지는 대형 뉴스다. 이번에도 ‘덮인 기사’들이 거론된다. 방위사업청 감사 결과, 옥시 전(前) 대표 구속영장 기각, 홍만표 변호사 구속 등이다. 물론 이번 음모설에도 근거는 없다. ▶어쩌면 답은 기자(記者)에게 있을 수 있다. 기자는 특종에 굶주려 있다. 정보를 얻으면 언제든 보도한다. 이런 기자 정신과 정보 전달자의 거래가 음모의 실체일 수 있다. 전달자 신분, 전달된 시기, 전달의 이유가 공개되면 음모설이 확인될 수 있다. 하지만, 드러난 적 없다. 언론이 갖고 있는 정보원 보호 기능 때문이다. ‘감옥에 가더라도 제보자는 숨겨야 한다’는 속설 때문이다. 그 사이 음모론은 확대되고 재생산된다. 기자정신이 사회질서와 충돌하는 대표적인 역(逆)기능이다. 김종구 논설실장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으로 후폭풍이 거세다.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는 것만큼 영국내 세대 갈등도 심각하다. 유럽연합 탈퇴를 묻는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나이가 많을수록 탈퇴를 지지한 반면, 30대 이하 젊은층은 잔류가 압도적으로 우세했다.브렉시트 투표에서 EU 탈퇴파가 52% 대 48%로 승리한 것은 세대간 대결에서 고령층의 승리를 의미한다. ‘EU 내 영국’에서 자란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대영제국에 대한 향수와 반(反)EU 정서가 강한 중년ㆍ고령층의 수적 우위에 묻힌 것이다. 지난 24일 영국 런던의사당 앞에선 투표권이 없는 10대들이 모여 ‘나는 영국인이 아니라 유럽인이다’라는 피켓을 들고 브렉시트 항의 시위를 벌였다. SNS에선 “다음 세대의 미래를 결정하는데 왜 80세 이상이 투표하는지 모르겠다” “부모세대가 미래를 망쳤다” “젊은이들은 미래를 빼앗겼다”는 등의 분노 섞인 발언이 이어졌다.젊은층의 반발은 EU 틀 안에서 누려온 각종 자유와 혜택을 한꺼번에 잃게 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브렉시트에 따른 세대간 갈등이 앞으로 영국의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시한폭탄이 될 가능성도 있다. 어느 나라나 세대간 갈등은 있다. 우리나라도 ‘노인 혐오’가 나타날 정도로 심각하다. 인터넷에는 노인을 비하하는 단어들이 여기저기 떠다닌다. 벌레같은 노인이라는 뜻의 ‘노인충(蟲)’, 세금만 갉아먹는다는 뜻의 ‘세금충’ 등 내용과 표현 모두 충격적이다. 나이 먹은 것을 마치 벼슬처럼 여긴다는 의미의 ‘노슬아치’란 신조어도 있다.‘경로 무임승차를 없애라’부터 ‘노인에겐 선거권을 주지 말아야 한다’까지 노인에 대한 반감과 비하를 근간에 깔고 있는 글들도 많다. 취업난, 선거 결과 등 각종 사회문제의 원인을 모두 노인과 결부시켜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이다. 노인은 엄연한 약자다. 우리나라 65세이상 노인 빈곤율은 45.6%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5년 뒤면 노인인구 800만명에 육박하는 고령화 사회가 된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궈온 이들이 어느덧 노인이 됐다. 그들의 자긍심은 사회의 차가운 시선 앞에서 맥없이 무너질 수 밖에 없다. 부정적 편견부터 버려야 한다. 세대간 깊어진 골을 메우지 않으면 갈등은 커지고 우리 사회는 더욱 병들게 된다. 노인 혐오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노인의 경험과 지혜를 활용하고 세대간 소통을 강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매향리는 화성시 우정읍에 있는 바닷가 마을이다. 매향리의 농섬 일대는 1951년부터 2005년까지 54년간 미 공군 사격훈련장으로 쓰였다. 매향리의 옛 지명인 고온리의 영어 표기(KOONI)를 미군들이 쿠니로 발음하던 것이 그대로 굳어 ‘쿠니 사격장’으로 불렸다. 주민들에 따르면 농섬은 생명의 땅이었다. 전쟁 이전 농섬은 소나무 등이 우거지고 먹이가 풍부한 갯벌을 품은 무인도였다. 먹을 게 없던 시절, 철새들이 낳은 알을 수거해 끼니를 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북 분단의 비극은 평화롭던 매향리를 죽음의 땅으로 내몰았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8월, 미 공군은 매향리 농섬을 해상표적으로 삼아 폭격 및 사격훈련을 시작했다. 1954년 미군 주둔 이후엔 연간 250일, 하루 평균 11시간, 15~30분 간격으로 포탄을 투하했다. 미군은 농섬과 육지를 포함해 97만여㎡를 사격장으로 활용했다. 섬은 찢기고 부서져 현재 절반도 남아있지 않다. 주민들은 전투기 오폭과 소음 등에 시달려야 했다. 자료에 따르면 8개월 임신부를 포함해 불발탄 등의 사고로 13명이 사망했고 22명이 손목 절단 등의 중상을 입었다. 심한 우울증과 트라우마를 겪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주민도 34명이나 된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대책위를 꾸려 1988년부터 사격장 반대와 소송에 나섰고, 오랜 싸움 끝에 2005년 8월 사격장이 폐쇄됐다. 농섬이 반세기 넘게 미 공군 사격장으로 쓰인 것은 군사 전략적으로 최적의 훈련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불과 1km 근처에 민가가 있어 조종사들이 긴장감을 갖고 실전과 같은 훈련을 할 수 있어 ‘폭격하기 좋은’ 사격장이었던 것이다. 쿠니 사격장이 최근 ‘경기도 제1호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됐다. 경기도는 “6·25 당시의 생활상과 1950년대 군사기지 건축 방법, 건축 재료 및 구조를 파악할 수 있어 역사적·사회문화적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쿠니 사격장의 대지 2만3천852㎡와 건물 6개 동이 해당됐다. 6개 건물은 미군이 1954년쯤 건축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병소, 장교막사, 숙소·식당, 카페·체력단련실, 헬륨저장소, 사격장 통제실 등이다. 화성시는 매향리 사격장 일대 57만㎡를 평화생태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여기엔 역사박물관·조각공원·생태습지·리틀 야구장ㆍ매화나무 숲·걷기 코스 등이 들어선다. 매향리가 아픔을 딛고 평화의 땅으로 다시 태어나길 기대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납 기준치 초과 학교 운동장 우레탄트랙에 대한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그러나 많은 비용을 들여 단순히 우레탄트랙을 철거하고 마사토 등으로 대체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40%에 가까운 납 기준치를 넘지 않은 우레탄트랙이다. 이를 풀어보면 정상적으로 공사가 이뤄졌을 경우 우레탄트랙 자체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도출해 볼 수 있다. 정부의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 확보와 업체들의 정상적인 시공이 어우러진다면, 무조건적으로 우레탄 트랙을 피하고 볼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경기도교육청이 우레탄트랙의 유해성 전수결과를 벌인 결과, 트랙보유 학교 397곳 중 245곳(61%) KS 기준(90㎎/㎏)을 초과하는 납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납성분이 아예 검출되지 않은 곳은 34곳, 납 성분이 검출됐으나 기준치에 미달한 학교는 118곳에 달한다. 무엇보다 납 기준치가 넘는 학교들이 60%를 넘는 원인에 대한 분석이 시급하다. 원인을 알아야 대책이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저가 입찰이 부른 폐해일 수 있다는 주장에 귀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시공업체들은 단가를 낮추려고 폐타이어 등 납성분이 포함된 재료를 섞기도 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또한 촉박한 공사기간으로 인해 납 성분이 많은 촉매제 사용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우레탄 성분 자체가 예민한 탓에 한여름이나 한겨울에 공사를 할 경우 제대로 굳지 않아 촉매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이유도 한몫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제대로 된 재료를 쓰고 정상적인 시공을 했을 때라면 얘기가 다를 수 있다.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하고, 시공 과정에서 제대로 된 관리감독이 이뤄진다면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우레탄트랙이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반문해본다. 물론 업체들이 양심을 팔지 않아야 한다는 점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래도 정부와 도교육청 등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학교 내 우레탄 트랙은 해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관리주체가 제각각인 학교 밖 우레탄 트랙은 현재로는 대안이 없어 보여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명관 사회부 차장
“안녕하십니까, 고객님의 A자동차 포인트 5만3천점이 있는데 상품으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한 달 안에 사용하지 않으시면 포인트가 소멸 되니 빨리 사용 하십시요” 며칠 전 텔레마케터로부터 걸려온 전화 내용이다. 처음 듣는 A자동차 포인트 타령에 미끼성 텔레마케팅 이려니 전화를 끊었다. “안녕하십니까, 고객님의 B케시백 포인트 2만5천점이 있는데 화장품이나 청소기 중에 보내 드립니다” 며칠 전 전화와 비슷한 전화가 어제 또 왔다.‘에이 또 텔레마케팅’이라는 짜증에 또 끊었다.끊고 보니 ‘과연 A자동차나 B케쉬백 같은 국내 대표 기업들을 사칭해 미끼 영업을 할 수 있을까’ 궁금증해 졌다. 혹시나 생각에 A자동차에 전화를 걸어 확인했다.그런데 정말 내 포인트가 있었다.10년 전인 2006년 구입한 SUV 자동차 구입 당시 부여된 포인트 5만점을 포함해 5만3천점이다. 오는 7월31일이면 포인트가 소멸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포인트는 대형 마트나 A자동차 서비스센터에서 현금처럼 쓸수있다. 지난 10년 동안 A자동차 서비스센터도 몇 번 이용했지만, 포인트 안내는 없었다. A자동차 안내 직원에게 물었다.“어떻게 10년 동안 포인트가 있는 사실을 안내해주지 않을 수 있느냐?”라고.A자동차 안내 직원은 “전화 안내는 하지않고 소멸 3개월 전에 메일이나 우편물로 알려주는데 메일과 주소가 변경된 관계로 받아보시지 못한 것 같습니다”라고 답한다. 10년이 지났으니 당연히 메일과 집 주소가 바뀔 수밖에…. 대기업이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한 포인트 정보가 고객은 10년째 모른채 텔레마케팅 업체손에 넘어가 있다. 그래도 텔레마케터 전화가 없었다면 그 포인트는 소멸될 신세였으니 고맙다고 해야 할 판이다. 또 궁금해 진다. 대기업이 고객들의 소멸 포인트나 주워 모으려고 한 일도 아닐 테고 서비스 문제인데, 대기업의 대 국민 서비스 점수는 몇 점일까, 또 이 정도 서비스로 글로벌 경쟁이 가능할 지 말이다. 독자 여러분의 포인트는 안녕 하신가요? 유제홍 인천본사 부국장
“이제는 써도 돼.” 칠순을 바라보는 노(老) 교육자다. 학교를 떠난 지도 오래다. 요즘 낙은 가끔 갖게 되는 제자들과의 자리다. 그가 용인 고기초등학교 제자들과 만났다. 1학급에 전부인 아주 작은 학교였다. 그만큼 학생 한 명 한 명에 대한 기억이 정겹다. 40년쯤 지난 얘기지만 어제 일처럼 흥미진진하다. 그중에도 독재 시절 학교 비화가 단연 인기다. 점심때마다 달려야 했던 ‘국방 체력’, 권력 실세가 학교 주변에서 했던 땅 투기 등이 이어진다. ▶그런 조태우 선생도 잠시 망설인 끝에 하는 얘기가 있다. “산골 마을을 모조리 가정 방문해야 했던 일이 있었지.” 그가 말한 산골 마을은 지금도 외진 마을이다. 당시엔 10여 가구가 드문드문 있었다. 그곳을 찾은 조선생을 기다린 건 ‘담근 술’이었다. “모처럼 선생님 왔다고 내어오는 담근 술에 만취가 됐었어.” 이어 그때는 말도 꺼내지 못했던 가정 방문의 목표를 전했다. “가정을 방문해 유신-헌법-을 홍보하라는 지시가 떨어져서 간 거였어. 그런데 술만 먹고 왔지.” ▶더 흥미로운 얘기도 있다. 선생들의 가정방문을 행정 기관이 감시했다. 가정 방문 실적이 우수한 학교에는 지원금이 하달됐다. 실적이 저조한 학교에 불호령이 떨어졌을 것임은 물론이다. 그 감시는 면(面) 서기들이 주로 했다. 영예(?)의 지원금 전달은 면장(面長)이 했다. 학교가 행정에 명줄을 맡겨 놓고 살던 시절의 얘기다. 40년 지났는데도 조선생은 반성하고 싶은 추억인 듯하다. “시간이 지났으니 이제 써도 돼. 내 실명 넣어도 되고.” ▶40년 뒤, 대한민국에 지방재정개혁 논란이 있다. 수원ㆍ성남ㆍ용인ㆍ고양ㆍ화성ㆍ과천시가 반발하고 있다. 이 과정에 정부가 하는 묘한 행동들이 목격된다. ‘공무원이 정부에 반대하면 징계받는다’는 괴문서가 6개 시에 도착했다. 알고 보니 행자부가 지시해 경기도가 보낸 거였다. ‘행자부가 재정개편안에 동의하면 혜택 주겠다고 했다’는 지방의 증언이 잇따른다. 성남시청에는 수원지검 특수부 수사관들이 들이닥쳤다. 성남지청을 배제한 이례적 본청(本廳) 수사다. ▶40년 전 유신 가정방문은 독재 정권의 강제였다. 서슬 퍼런 군부 독재에 맞설 용기를 갖기 어려웠다. 40년 뒤 행자부 압박은 스스로 택한 방식이다. ‘지시했다’는 얘기도, ‘지시받았다’는 얘기도 없다. 몇몇 정부 책임자들의 개인적 결정인듯하다. 아마도 독재(獨裁)의 유전자가 세대를 건너뛰어 흐르는 사람들인 것 같다. 아니면, 언제든 튀어나올 준비를 하고 있는 권위적 공직관(公職觀)의 돌출일 수도 있고…. 김종구 논설실장
얼마전 페이스북에 배낭 메고 자전거로 출근하는 덴마크 국회의원의 동영상이 한참 떠돌았다. KBS에 보도된 내용을 공유한 영상이다. 한 초선 의원이 20분을 달려 도착한 국회의사당 주차장은 의원과 국회 직원들이 타고 온 자전거로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고급 대형차도 거의 없었다. 보도는 덴마크 국회의원 179명이 하루 평균 12시간을 일하면서도 좁은 비서실에 의원 2명당 비서가 1명이 배치된다고 소개했다. 사무실 가구도 자비로 구입하며 의정활동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회의에 참석을 못할 경우 휴가 기간과 대신 일할 의원을 알리고 있다고 했다. 검소하고 부패가 없는 덴마크 정치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로 공감했다. 덴마크와 한국의 국회의원을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우리 국민들이 부러워할만한 내용인 건 사실이다. 200여 가지에 이른다는 과도한 특권과, 9명의 보좌진을 두고 연봉 1억4천만원을 포함해 한해 7억원을 쓰면서 제대로 일하기는커녕 정쟁만 일삼는 우리 국회의원과 너무 대비되기 때문이다. 15,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홍신 작가는 ‘대한민국 국회의원 참 할만하다’, ‘세계에서 제일 좋은 직업’이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누리는 특권은 많고 책임은 안져도 된다는 표현이다. 얼마전엔 라디오에 출연해 “당선만 되면 그 다음부터는 천하를 흔든다고 생각을 하는데, 너무 좋은 직업이니까 다음에 한번 더 하려고 공천권자, 대통령, 당 대표한테 무릎을 착착 꿇게 되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취임 후 ‘국회의원 특권 폐지’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을 지목하며, 이제는 국민 눈높이에 맞게 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은 독재정권 시절 권력의 압박으로부터 의정활동의 자유를 위한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금 불체포특권은 뇌물을 받거나 비리에 연루된 의원을 보호하는 특권으로 변질됐다. 면책특권도 폭언과 비방,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등의 소모적 정쟁 수단이 됐다. 국회나 정당은 국회 개혁을 거론할 때마다 불체포특권 남용 방지 등 의원 특권 폐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말장난으로 그쳤지 아무것도 이뤄진 것이 없다. 국회 윤리특별위원장인 백재현 의원이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는다는 상징적 의미로 ‘의원 금배지’를 떼자는 제안을 했다. 이번엔 금배지 떼고 특권도 내려놓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의원들 스스로 특권 의식부터 내려놓는 게 중요해 보인다. 이연섭 논설위원
2014년 6월 27일 오후 9시 충북도청 직원 A씨는 음주 교통사고를 냈다. 혈중 알코올농도 0.154%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신호 대기 중인 차량을 들이받았다. 경찰 조사를 끝내고 귀가 조처된 A씨는 집으로 가지 않았다. 그는 도청 사무실을 찾아가 지문 인식기에 지문을 찍었다. 음주 교통사고를 낸 와중에도 초과근무수당을 챙기기 위해서였다. 경북의 소방공무원 2명은 더 황당한 수법을 썼다. 실리콘으로 만든 자신들의 손가락 본을 부하 직원에게 주고 야근을 한 것처럼 지문 인식기에 체크토록 했다. ‘가짜 손가락’으로 챙긴 부당 수당은 각각 330만원과 300만원이었다. 이들은 초과근무수당 전액을 환수당했고 지난해 11월 해임됐다. 300만원의 공돈을 챙기다 평생직장을 잃었다. 공무원들이 초과근무수당을 부당하게 타내다 적발된 사례는 부지기수다. 일반공무원, 소방공무원, 경찰을 가리지 않는다. 10년 전만 해도 지방자치단체 서무담당 공무원들이 매일 하는 주요 일과 중 하나는 부서원 출·퇴근 시간 ‘조작’이었다. 모든 부서원의 출근 시간은 오전 8시, 퇴근 시간은 오후 11시로 기록됐다. 공공연한 관행으로 그걸 트집 잡거나 문제 삼는 사람도 없었다. 근무하지 않고도 초과근무수당을 챙기는 것인데, 한 달이면 1인당 평균 60시간이 넘는 초과근무 시간이 발생했다. 그렇게 챙긴 초과근무수당은 부서 회식비 등 ‘공적 자금’으로 쓰여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2007년 1월 수원시에서 초과근무수당 부정 수령 관행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2002년부터 5년간 부당 수령한 초과근무수당 액수가 333억4천700만원이나 된 것이 경기도 감사 결과 밝혀졌다. 이를 계기로 지자체와 교육청 등 전국에서 초과근무수당 부당 수령 행태가 속속 밝혀졌다. 주먹구구식 수당 신청 시스템이 문제였다. 서류 작성이나 카드 체크 방식으로 초과근무 시간을 파악하는 구조여서 허위 기재, 대리 체크가 어렵지 않았다. 공무원 야근수당 조작이 사회 문제가 되면서 지문 인식기가 도입됐다. 본인만이 체크할 수 있어 부당하게 초과근무수당을 챙기는 일은 사라질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 시스템도 구닥다리가 됐다. 실리콘으로 만든 가짜 손가락까지 등장했으니 말이다. 수법이 기상천외하다. 이젠 지문 인식기에서 정맥 인식기로 시스템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는 어떤 수법이 나올까 궁금하다. 이연섭 논설위원
“관이 투명하게 되지 못하는 이유는 백성이 자기 이익만을 따져 폐단을 보고도 관에 항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너 같은 사람은 관에서 마땅히 천냥의 돈을 주고라도 사야 할 사람이다.” 황해도 곡산에 부사로 부임한 정약용이 ‘불법 시위’를 주동해 수배자 신세였던 백성 이계심에게 한 말이다. 이계심은 전임 도호부사가 재직 중일 때 군영에 상납하던 군포 1필 값을 200냥에서 900냥으로 대폭 올려 징수하는 것에 분노해 백성 1천여명을 이끌고 관아에서 항의했다.관의 제압으로 백성과 이계심은 도망쳤다. 직후 정약용이 부임하자, 이계심은 백성의 고통을 전하며 자수했다. 정약용이 그를 체포하는 대신 이같이 말한 것이다. 정약용은 또 상납하는 모든 포목을 직접 자로 재 투명하게 받았다고 한다. 현대 사회에서도 종종 회자되는 일화다. 왜? 해당 사건 속 인물상을 현실에서 찾기 힘들기에, 이상적 관료상 ‘청백리’를 갈망하기 때문 아니겠는가. 청백리는 조선시대 청렴결백한 관리로 경기도에 연고를 둔 인물은 60여 명이다. 일부 학자는 청백리의 개념(평가기준 등)이 조선 후기 경기도의 실학자들을 중심으로 변화했다고 주장한다. 조선 초 관료들의 도덕과 청렴만을 따지다가, 실제 민생 현장에서의 뛰어난 행정 능력과 공정한 재판 등 실천하고 책임지는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경기도 정체성의 단초로 삼아도 될 만큼 유의미해 보인다. 지금 경기도에 실천하고 책임지는 청백리는 있는가. 작금의 ‘공공기관 통폐합’ 사태를 보면, 단연코 없다. 도는 경영합리화 명분으로 공공기관 통폐합(안)을 밝혔지만, 그 기반이 된 연구용역은 ‘엉터리’ 비난을 샀다. 그럼에도 도는 수개월째 명확한 방침도 밝히지 않은 채, 어떻게든 공공기관을 통폐합해 수치상 성과를 내겠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어림잡아 1천 명에 달하는 공공 문화예술기관 종사자, 그 가족까지 수 천 명의 생계가 걸린 이번 사태에 뛰어난 행정과 공정한 판단이 절실하다. 공공기관 경영합리화 명분은 충분했다. 잘못 전개될 수도 있다. 빨리 인정하고 그 결과를 책임지면 된다. 백성을 위해 용기 내는 청백리. 한 명쯤은 있지 않을까. 류설아 문화부 차장
인천시가 중국에 또다시 해외사무소인 ‘인천관’을 설치키로 했다. 이번에는 제대로 운영해 우리 기업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인천시는 과거에도 요란하게 중국과 일본, 미국 등지에 해외사무소나 민간에 위탁한 해외사무소를 두었다가 폐지한 적 있다. 시는 1998년 중국 단둥에 인천기업을 위한 산업단지를 조성해 2007년까지 운영하면서 단둥산단지원본부에 공무원을 파견했다. 그러나 단둥사업이 어려워지고 남북화해 무드가 사라지면서 업무 종료와 함께 철수했다. 미국과 일본에 설치한 위탁사무소도 개설 후 슬며시 사라졌다. 인천시는 이번에도 해외 ‘인천관’이 대단한 해외경제 지원사업을 벌이는 것 처럼 홍보하고 있다. 시는 인천경제청이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에 설치하는 ‘재중 인천관’을 1호 해외사무소로 내세우기도 했다. 마치 제2호, 3호 해외사무소를 설립할 것 같은 태세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시와 경제청 관계자는 “해외도시에 2호, 3호 사무소를 설립할 계획은 현재로는 전혀 없고, 이번에 설립되는 웨이하이시 인천관의 경우 한중FTA에서 웨이하이시가 경제협력시범 지역이 되면서 인천과 웨이하이에 상호 해외사무소가 들어서는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국제 경제교류에 공무원 2명이 근무하는 해외사무소 1개소가 대단한 결과물을 내기는 어렵다. 인천시 중구에는 중국의 웨이하이 환치구에서 10여년 이상 중국공무원이 파견돼 있다. 환치구는 서울과 인천중구 등 2개소에 각 1명씩의 공무원을 파견하고 있다.하지만 파견온 중국공무원들은 자신들의 미미한 힘과 고충을 호소하고 있었다. 한편 지난해 7월 송도에 개관한 중국 웨이하이시의 홍보관은 나름 운영의 묘를 살리고 있다. 송도 동북아트레이드타워에 1780㎡의 규모로 설치돼 웨이하이시 발전현황과 관광자원 등을 홍보하고 있다. 인천시와 경제청은 오는 10월 개관을 목표로 5억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해 ‘인천관’ 개관을 준비중이다. 1천394㎡ 규모의 사무실을 임차해 인천-IFEZ 홍보 전시관, 상담실로 운영한다. 담당 직원은 시에서 2명의 공무원을 파견하며 2명은 현지인으로 채용키로 했다. ‘인천관’의 연간 운영비와 인건비 등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중국에 개관하는 ‘인천관’이 요란하게 시작됐다가 사라진 과거 인천 해외사무소들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제대로 운영되길 기대한다. 김신호 인천본사 경제부 부국장
1986년 멕시코 월드컵 4강전. 아르헨티나가 영국과 맞붙었다. 영국 문전으로 공이 띄워졌고 167㎝의 마라도나가 뛰어올랐다. 190㎝ 골키퍼와의 경합이었다. 공을 건드린 건 마라도나였다. 핸드볼 반칙이었다. 하지만, 심판은 골로 인정했다. 아르헨티나가 2대1로 이겼다. 이어 결승에 올랐고 대회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경기 직후 마라도나는 ‘신의 손이 골을 넣었다’고 말했다. ▶따지고 보면 반칙을 인정한 말이다. ‘정상적으로 넣은 골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악동 마라도나였지만 반칙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는 지킨 셈이다. 그리고 19년 흐른 2005년. 마라도나가 다시 한번 잘못을 인정했다. “신의 손이라고 했던 것은 나의 오만이었다. 골을 넣은 것은 내 손이었다.” 마라도나는 축구 황제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이 그를 더욱 황제답게 만든다. ▶프랑스가 2010년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위기를 맞았다. 조 2위를 차지해 아일랜드와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피 말리는 접전이 이어지던 연장 후반 프랑스가 골을 넣었다. 여기도 ‘신의 손’이 등장했다. 골라인 밖으로 나가던 공을 앙리가 손으로 건드린 뒤 패스했고, 갈라스가 골로 연결했다. 프랑스는 월드컵에 나갔고 아일랜드는 나가지 못했다. 아일랜드 국민이 분노했다. ▶앙리의 사과는 즉각적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무의식적으로 볼을 건드렸다’고 시인했다. 한 발 나아가 ‘FIFA가 재경기를 치르게 해줄 것을 원한다’고까지 했다. 앙리는 지단과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축구 스타다.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익살스런 연기로 사랑을 받기도 했다. 그런 그가 자칫 ‘신의 손’에 갇힌 불명예를 쓸 뻔 했다. 하지만, 잘못을 인정했고 팬들은 용서했다. 앙리는 지금도 프랑스 축구의 전설이다. ▶닮은 듯 다른 ‘신의 손’이 등장했다. 13일 코파 아메리카 조별 예선 페루와 브라질 경기에서다. 후반 30분 페루의 루이디아스가 오른손으로 공을 밀어 넣었다. 골문 주변에 설치된 7대의 카메라가 이 장면을 생생히 잡아냈다. 하지만, 골은 인정됐고 페루가 이겼다. 루이디아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손으로 넣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페루 선수들도 “허벅지에 맞았다”며 가세했다. ▶축구팬들의 비난이 쏟아진다. 루이디아스 뿐 아니라 페루 축구 전체가 욕을 듣고 있다. 반칙 때문이 아니라 거짓말 때문이다. 반칙을 용서할 수 있으나 거짓말은 용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상살이가 다 그렇다. 잘못은 누구나 저지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이다. 김종구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