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孟子)의 ‘인생 삼락’은 널리 회자돼 왔다. 첫째, 가족들의 무고(無故)가 일락(一樂)이다. “군자는 인생의 행복이 세 가지가 있다. 왕 노릇하는 즐거움도 이 세 가지 행복 중에 끼지 못한다. 부모가 모두 살아 계시고 형제들이 아무 일 없이 건강한 것이 최고의 행복이다”라고 했다. 기쁨을 나눌 수 있고, 슬픔을 위로 받을 수 있는 부모 형제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출세를 하고 부귀를 얻었다 한들 그것을 함께 할 가족이 없다면 행복은 반감된다. 누군가 옆에서 나와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행복의 시작이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이란 말이 있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이다. 나에게 없어도 될 것 같은 주변의 사람들이 없어져 보면 그 의미를 안다. 부모, 형제가 있기에 내가 따뜻한 것이다. 가정의 행복은 모든 행복의 근원이다. 둘째, 부끄럽지 않은 인생이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럽지 않고, 땅을 내려 보아 남에게 창피하지 않게 사는 인생이 두번째 행복이다”라고 했다. 맹자는 사람에게 가장 위대한 감정이 부끄러움이라고 했다. 내가 부끄러움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부끄러운 일이라고 하였다. 오늘도 부끄러움 없는 사람으로 살기를 희망하지만 그러나 돌아 보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배우자, 자녀, 선후배, 동료 등 그 모두에게 부끄러움이 없이 하루를 산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나에게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산다면 정말 행복한 인생이다. 누구앞에서든 떳떳할 수 있는 힘은 부끄러움 없는 삶에서 나온다. 셋째, 인재양성의 즐거움이다. “천하의 똑똑한 영재들을 모아 그들을 가르치는 것이 세 번째 인생의 행복이다”라고 말했다. 천하영재를 얻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나의 삶을 가르치고, 세상을 보는 눈을 전해 주고, 훗날 내 이야기를 누구에게 해 줄 수 있는 후학을 만나는 것은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다. 아랫사람에게 배려와 존중의 정신으로 베풀어야 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그들의 마음을 얻어야 진정 내 사람을 얻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알아주는 천하의 지도자가 되는 것도 내 인생의 세 가지 행복에 들지 못한다고 맹자는 말했다. 권력과 부를 위하여 부끄러움을 버리지는 않았는지 오늘도 생각해본다. /임병호 논설위원
오피니언
임병호 논설위원
2007-11-2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