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장님, 2월엔 선생님들은 2주 수업하고 월급 받나요?” 어느 사업가가 점심을 같이 하다가 나에게 던진 질문이다. 긴 겨울방학이 12월 20일 경에 시작되고 2월 6, 7일경 개학하여 17일경부터 봄방학을 또 하니 그렇게 보일지도 모른다. 사실 2월달 수업은 2주 정도이니 그렇게 보여질 수도 있다. 그러나 선생님들은 수업만 하는 것이 아니다. 방학동안에는 영어연수, 직무연수, 자격연수, 혁신연수, 예절연수, 특수교육, 유아교육, 과학연수 등 학생교육 관련 전문 및 교양연수 받기에 놀기는커녕 더 바쁘기만 하다. 모두가 학생들 잘 가르치기 위해 부족함을 보충하고 새로운 교수-학습 지도 기술과 국가교육정책을 공부하는 것이다. 어디 그뿐이랴 학생들의 성적정리와 각종 공문서 정리, 전문지식을 쌓는 기간이기도 하다. 이러한 생활 속에서도 청소년단체를 담당한 선생님들은 어린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겨울 수련 활동을 시킨다. 하루 종일 교육활동으로 지친 몸을 가지고 밤에는 이방 저방 돌아다니며 배탈 날까봐 차버린 이불을 덮어주고 감기든 아이들에겐 감기약을 먹여주기도 하며 엄마생각에 잠 못 이루고 뒤척거리는 어린 꼬마들에겐 이야기 동무가 되어 주기도 한다. 달리는 버스 속에서도 학생들의 안전을 더 신경써야하기에 피로가 쌓이기만 한다. 대다수의 선생님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 푼의 수당도 없이 학생들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면서까지 이런 교육활동으로 방학을 보내고 있다. 이뿐인가? 부장교사들은 한 해 동안의 교육활동을 평가 반성하면서 새해의 교육과정 운영계획과 행사, 방과후 활동, 학생 생활지도, 건강관리, 급식, 영재교육, 교육자료 제작등 학교 운영 전반적인 계획을 수립하느라 하루도 편히 쉬지를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그 학년에서 꼭 알아야할 필수적인 학습 요소를 평가하여 부진한 학생에게는 방학동안 보충 수업을 하고 학습이 아주 부진한 기초학습부진학생 들은 자기 집에 데리고 가서 늦게까지 책임지도 하는 선생님들도 많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결과와 생활태도 건강등에 관한 사항을 나이스에 입력 시키고 가정 통신문 작성하기에 여념이 없다. 2월 중순에는 졸업식과 신입생 맞이 학교 안내와 학교생활 적응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사전 지도를 해야 한다. 2월 마지막 주에는 전출입교원은 새 학교로 가기 바쁘고, 신학년 교실 환경정리와 수업 준비로 해지는 줄도 모른다. 신학기가 시작되면 출근하여 등교 지도로 부터 아침자습시 한자 1자, 영어 한마디 고사성어 한마디를 가르치고, 2교시가 끝나면 어린이 성인병 예방을 위하여 달리기와 줄넘기 운동으로 체력단련을 시키고, 점심시간에는 식탁예절 교육을, 쉬는 시간에는 학생들의 안전사고 예방에 신경을 써야하며 수업이 끝나면 비질도 제대로 못하는 학생들과 함께 교실 청소를 해야 한다. 수업도 제시간에 정확하게 끝내야 한다. 늦으면 학원 늦는다고 학부모님과 학생들이 난리다. 수업이 끝나면 부진한 학생들의 보충지도를 해야 한다. 5~6시간 수업을 마치면 다리가 휘청거리면서 온몸의 힘이 빠진다. 목은 염증이 생겨 쇳소리로 변해 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앉으면 졸음이 찾아 온다. 그래도 내일 수업을 위하여 자료를 만들고 교재연구를 하고, 학생들의 학습활동과 생활 활동에 대한 결과를 매일 기록해 두어야 한다. 일부선생님들은 퇴근 이후에도 “엄마 배고파 집에 빨리 오세요” 라는 사랑하는 자녀들의 응석에도 아랑곳 없이 학부모가 올 때까지 종일반 아이들의 엄마 역할을 해야 한다. 선생님들이 겪는 고통과 교육성과는 보이지도 않고 알아주지도 않는다. 다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교육할 뿐이다. 이런 선생님들의 모습을 알고서는 “2주 수업하고 월급 받는가?”라는 말을 그리 쉽게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전 근 배 광주·하남교육청 교육장
오피니언
전 근 배 광주·하남교육청 교육장
2007-02-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