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제205호인 저어새는 전세계에서 5종이 알려져 있다. 유럽의 중부와 남부, 러시아 남부, 중동, 중국의 북부·인도·스리랑카 및 아프리카(모리타니·홍해·소말리아)등지에 분포한 ‘노랑부리저어새’, 중국의 북부·동부·남부 및 우리나라 등지에 분포한 ‘저어새’, 아프리카(사하라 남부·케이프타운)에 분포한 ‘아프리카저어새’, ‘오스트레일리아노랑머리저어새’, 그리고 북미주 남부· 남미주 및 중동과 인도 서부 등지에 분포한 ‘장미빛저어새’등이다. 우리나라에는 ‘저어새’와 ‘노랑부리저어새’ 2종이 기록돼 있다. 저어새는 북한지역 서해안의 무인도, 평안북도 정주 앞바다의 대감도(大甘鳥)와 소감도(小甘鳥), 평안남도 온천 앞바다의 덕도(德鳥)등지에서 모두 30여 마리가 해마다 번식하고 있을 뿐 지구상에서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멸종 위기의 일종이다. 이에 비해 노랑부리저어새는 우리나라, 일본 등지에서는 매우 드물게 봄과 가을에 한 두마리가 기착하는 종이지만 여타지역에서는 무리 지어 번식하며 옮겨 다녀 흔히 보인다. 그렇지만 희귀종으로 보호가 요청돼 1968년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 중이다. 이렇게 국제적 멸종위기에 처한 저어새가 우리나라 인천·경기지역의 강화도·교동도·한강하구·영종도·송도·화옹호 등에서 많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최근 확인된 것은 이채로운 현상이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이 지난 10월 16~17일과 23~24일 두 차례에 걸쳐 전국 24개 지점을 동시에 저어새를 관찰한 결과 최대 210마리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관찰된 전국 210개체는 ‘국제저어새동시센서스’를 통해 전 세계 저어새 생존 개체수로 추정되고 있는 1천206개 개체 중 17%에 해당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이번 ‘전국저어새동시센서스’에는 전문가·교사·대학생·주부 등 100여명이 참여해 국제적 멸종 위기종인 저어새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보였는데 북한과 맞닿아 있는 교동도 근처에서 약 93마리의 저어새가 관찰된 것은 저어새 보전에 남북이 협력해야 할 사업임을 시사한 것이다. 전장 73.5㎝ 정도의 저어새들의 목소리와 눈빛이 보고 싶다. /임병호 논설위원
오피니언
경기일보
2004-11-2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