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漢字)에서 유(儒)는 사람 인(人), 비 우(雨), 말 이을 이(而)자를 결합한 글자다. 사람이 서 있는데 비가 내려도 계속 서 있다. 어떤 외부 환경에도 꿋꿋이 자신을 지키고 있는 선비의 모습이다. 이러한 선비의 삶의 방식을 담은 것이 유가(儒家)다. 반면 도(道)는 무척 관념적이다. 실제로 도는 다양한 분야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다. 추상적으론 보이지 않는 하늘의 도리란 것도 있겠지만, 글자 그대로 보면 도는 영어로 길(way)이다. 그래서 도가가 주장하는 바는 세상엔 다양한 길이 존재한다.도덕경(道德經)은 수많은 주석이 달리고 아직도 그 해석이 분분하지만 섬김이란 어휘를 생각하면 그 뜻이 심오하다. 섬김이라는 단어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섬기고 모시는 것으로 쉽게 연결 짓게 되지만, 노자(老子)의 도덕경은 역발상, 거꾸로 가라고 한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섬기는 자세다.노자는 도(道)와 덕(德)을 닦았다는데 그의 학문은 자신을 숨기고 자기 명예를 부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주나라 황실에 머문지 오래 됐을 때, 노자가 조정에서 쫓겨 나기에 이르렀다. 그가 국경 마을을 지날 때 국경수비대장 윤희(尹喜)가 은퇴하시는군요. 힘드시더라도 저를 위해서 책을 한 권 써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하고 청했다. 노자는 5개월 간 그곳에 머물며 도덕경'을 썼다. 그후 노자가 어디로 가서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선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공자(孔子)의 논어에서 말하는 인간상은 군자(君子), 도덕경의 인간상은 성인(聖人)이다. 이들을 붙여 성인군자라는 말을 많이 쓴다. 그런데 군자성인이 아니고 성인군자라고 한다. 학문을 쌓는 자보다는 그것을 비울 수 있는 자가 한 수 위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한다. 도덕경'에서 말하는 성인은 부리는 자가 아니라 섬기는 자, 타율로 강요하는 자가 아니라 겸손한 자, 완성된 자가 아니라 완성을 향하는 자다. 최근 도덕경을 다시 읽어 감회가 깊다. 임병호 논설위원
오피니언
임병호 논설위원
2010-09-15 1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