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호스피스 사업, 간호조무사 참여를

2016년 8월, 호스피스ㆍ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하 연명의료결정법)의 시행으로 호스피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호스피스 보조활동 서비스 제공기관은 전체 간병기관의 47.5%에 불과해 간병서비스 제공기관 및 인력은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다.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호스피스 건강보험 청구인원(수진자수)은 2015년 7월 호스피스에 건강보험이 적용된 이래 꾸준히 증가하여 2015년 4천35명, 2016년 1만3천473명, 2017년 상반기에만 7천772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수요증가에도 불구하고 2017년 현재 호스피스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기관은 총 38개소로 전체 80개 간병기관의 절반에도 못 미쳐 호스피스 보조활동 서비스 제공률이 47.5%에 불과하고, 보조활동 서비스 제공 도우미도 834명에 그치고 있다. 말기환자 등의 적정한 통증관리와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따른 임종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호스피스 사업은 의사 또는 한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를 서비스 제공인력으로 하고 있으며 요양보호사를 보조활동인력으로 두도록 하고 있다. 호스피스전문기관은 의료기관 중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시설ㆍ인력ㆍ장비 등의 기준을 충족하는 의료기관을 입원형, 자문형, 가정형으로 구분하여 지정하도록 되어 있어 그 유형에 관계없이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의료법상 의료인인 의사 또는 한의사, 간호사가 종사하는 것은 당연하다. 사회복지사도 의료법에 의하여 인정되는 의료인은 아니나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라 복지에 관한 포괄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특히, 의료복지에 관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스피스 전문기관에 사회복지사를 의무적으로 두도록 한 것은 입법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요양보호사의 경우는 다르다. 요양보호사는 노인복지법에 근거한 직종으로 노인복지시설에서 노인 등의 신체활동 또는 가사활동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자로 의료법상 의료인에 해당하지 않으며 교육과정 역시 노인의 신체활동을 돕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어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를 그 대상으로 하고 있는 호스피스 전문기관에 적정한 인력인지 의문의 여지가 있다. 간호조무사의 경우 의료인은 아니나 의료법 제80조에 의하여 인정되는 자격으로 병원급 이상은 간호사를 보조하여, 의원급의 의사의 지도 하에 간호 및 진료보조업무를 수행하는 직종이며 의료법에서 정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공인력에 해당된다. 호스피스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환자에 대한 기본간호 및 신체활동 지원행위가 많을 수밖에 없는 호스피스 병동 특성을 감안하여 간호조무사를 보조활동 인력에 당연히 포함시켜야 하고, 임상경력과 직무교육 등을 실시하여 전문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김길순 경기도간호조무사회 회장

[천자춘추] 배움의 즐거움

논어에 나타난 유가적 즐거움은 주로 배움을 좋아하고[好學], 도를 즐거워하는[樂道] 위기지학(爲己之學)의 정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주지하듯, 위기지학이란 위인지학(爲人之學)과 상대를 이루는 말로, 타인이나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동기가 아닌 학문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바탕으로 한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배움을 뜻한다. 이때 배움은 어떠한 수단적 가치를 가지지 아니하며, 그 자체가 목적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공자는 이러한 배움[學]을 좋아하는 자는 반드시 도(道)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보았다. 다시 말해 진정한 배움은 단편적인 지식의 축적을 넘어 한 개인이 전 생애를 통해 자신의 품격을 고양시키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공자는 이러한 배움의 과정에서 진정한 즐거움을 경험하게 된다고 보았다. 논어에서 즐거움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주제는 바로 공안지락(孔顔之樂)과 여점지락(與點之樂)일 것이다. 주지하듯, 공안지락은 가난한 형편에 거하면서도 도를 배우는 즐거움을 바꾸지 않았던 안연(淵)의 태도를 칭찬한 공자의 언급에서 유래하며, 여점지락은 공자가 제자들에게 미래에 대한 포부를 묻는 과정에서 증점(曾點)의 답변에 공감을 표한 공자의 언급에서 유래한다. 안연은 진정한 즐거움을 통해 현실적 가난과 불편이 더 이상 그에게 장애로 작용하지 않게 되었다고 고백하며, 증점은 세상적인 출세를 추구하는 동료들과는 달리 삶을 향한 더 큰 포부와 대장부의 기상을 품을 수 있었다. 이쯤에서 너무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최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드라마 SKY 캐슬의 시청자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코웃음을 치고도 남을 일이다. 하지만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위인지학이 학문함의 진정한 즐거움을 줄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이러한 잘못된 배움에 대한 강요가 우리 아이들을 OECD 청소년 자살율 1위라는 비극적인 현실 속으로 몰아넣은 것은 아닐까? 가슴이 답답해진다. 우리 아이들이 배움을 통한 진정한 의미의 자아발견, 자아실현, 진리에 대한 탐구가 없이 늙어버린다면 이것은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그래서 공자는 아침에 도를 깨친다면 저녁에 죽어도 괜찮다.( 朝聞道, 夕死可矣)라고 하였나보다. 임명희 공주교대 윤리교육과 교수

[천자춘추] 도자기를 쓰자

이른바 먹방이 인기를 끌고 있는 요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음식 천국이라 할 만하다. 다양한 식자재는 물론 세계 각국의 요리와 패스트푸드, 배달음식까지 마음만 먹으면 쉽게 즐길 수 있다. 그만큼 늘어난 식생활 정보로 인해 먹는 일이 좀 더 복잡해지긴 했지만, 건강식을 챙기고, 새로운 레시피를 검색하며, 유명 맛집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것 따위의 일은 어느덧 익숙한 삶 일부가 되었다. 매일 반복되는 삼시세끼 식사는 누구에게나 주어진 가장 문화적인 감각체험이다. 음식을 먹는 데에는 후각과 미각뿐 만 아니라 눈과 귀, 몸과 마음이 느끼는 다중 감각이 총동원되기 때문이다. 음식의 유래나 조리법, 의학적 정보, 먹는 방법을 알게 되면 식사가 더욱 흥미롭고, 분위기 있는 인테리어와 음악, 긍정적인 대화가 함께하면 음식의 맛은 배가된다. 또, 아름다운 그릇에 예술적으로 담아낸 요리를 마주하면 저절로 스마트폰을 꺼내 즐거운 경험을 공유하게 된다. 이 모든 활동이 행복한 한 끼를 완성하는데 기여한다. 한때 한식세계화 바람이 일면서 우리 음식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그릇과 상차림의 멋스러움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요리와 그릇 분야에 많은 인재들이 협업을 시도하고 서양식 플레이팅을 도입한 푸드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까지 생겼다. 맛을 기본으로 멋을 더해 우리 음식문화에 날 개를 달자는 취지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정작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내부에 있었던 것 같다. 아직도 국내의 많은 식당에서는 여전히 비용이 적게 들고 다루기 쉽다는 이유로 스테인리스나 멜라민 소재의 그릇을 사용하고 가정에서도 플라스틱 보관용기를 식탁에 올린다. 문화는 가득 찼을 때 주변으로 흘러넘친다고 한다. 국내에서 외면받는 도자기나 칠기 그릇이 해외에서 성공할 리는 만무한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지금도 예비신부들이 요리와 다도, 꽃꽂이를 배운다. 도자기를 매개로 한 이 세 가지 전통은 적합한 그릇을 고르고 연출하는 안목을 길러 높은 수준의 생활문화를 이끌었다. 요리와 그릇의 조화로 일본요리를 예술의 반열에 올려놓은 도예가이자 요리사 기타오지 로산진(1883~1959)은 그릇은 요리의 기모노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가 일본의 전통을 따라갈 필요는 없지만 그릇과 음식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는 본받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식당에서 도자기 쓰기가 불편하다고 피하는 것은 고객중심의 행동이 아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왜 그릇의 품질을 문제 삼지 않는가. 이제는 뚝배기보다 장맛이 아니라 뚝배기가 좋아야 장맛도 좋은 시대가 되었다. 따라서 행복한 식사를 위해 우리 사회는 좋은 그릇에 투자해야 한다고 본다. 필자가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침체된 도예계나 요식업계를 살리자는 차원이 아니다. 음식문화의 수준 향상이 우리 삶의 질과 행복지수를 높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장기훈 한국도자재단 경기도자박물관장

[천자춘추] 기저귀는 누가 갈아야 하나

기저귀는 누가 갈아야 할까? 과거에는 이것이 당연히 엄마(여성)의 일이었고 그 결과 기저귀 교환대는 주로 여성화장실에만 있었다. 이제까지 남자화장실에 기저귀 교환대가 없다는 것은 의도적으로 남성을 불편하게 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건물을 설계하거나 정책을 시행하는 사람들도 그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기에 앞서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의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자녀를 돌보는 것은 여성의 역할 영역에 속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기저귀를 가는 것도 여성의 일이라고 자연스럽게 인식했던 것이고 그래서 여자화장실 중심으로 기저귀교환대를 설치했던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근래에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하는 건물을 중심으로 남자화장실에도 기저귀 교환대가 설치되고 있다. 이렇듯 이제는 여성은 돌봄, 남성은 경제활동이라는 이분법적인 성역할 고정관념이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이에 남성의 육아휴직 또한 적은 수이지만 점차 증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남성의 육아휴직자 수는 2001년에 2명에 불과하였으나 2005년 208명, 2010년 819명, 2015년 4천872명, 2016년 7천616명, 2017년 1만2천42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2017년 기준으로 남성의 육아휴직은 여전히 전체 육아휴직자의 13.4%에 불과하다. 10년 전인 2007년의 1.5%에 비하면 비약적인 증가라고 할 수 있으나 육아휴직은 아직도 여성의 영역에 머물러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역시 과거보다는 그 경계가 약해지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가족구성원에 대한 돌봄이 여성의 역할로 구분되는 경향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육아휴직을 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수당이 기존에 받던 급여에 비해서 적어서 생계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 남성의 육아휴직을 보는 부정적인 인식, 향후 조직 내 평가(승진 등)에 대한 불이익 염려 등은 남성 육아휴직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법적으로 육아휴직이 보장되는 공공부문 및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남성의 육아휴직이 증가하고 있기는 하나, 민간부문으로 갈수록, 기업의 규모 및 처우 수준이 낮을수록 남성의 육아휴직은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의 육아휴직이 증가한다는 것은 남성의 자녀돌봄과 가족 내 성역할 분담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성의 일, 남성의 일을 구분하기보다는 모두가 함께하는 인식과 사회분위기가 조성될 때, 일-가정 양립이 보다 가능해질 것이고 개개인의 삶의 질도 올라갈 수 있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서는 개인의 관심 및 노력뿐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정책 방향의 전환 및 지원이 보다 필요하다. 노경혜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연구위원

[천자춘추] 봉사? 그리고 세상구경

아침 햇살이 부챗살처럼 펼쳐지던 옛날의 하늘을 그리워하며, 그래도 미세먼지 가득한 오늘은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까. 오늘 하루는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딱히 갈 곳을 정하지는 않았어도 신발을 신고 현관문을 나선 오늘도 하루가 짧다. 일주일 계획 속에 나를 위한 시간과 다른 사람들을 위한 시간이 있고, 내가 할 수 있는 봉사도 있다. 40년 교직생활에서 언제나 나는 최고의 중심에 있었기에 퇴직 후에 접하는 세상은 신기했다. 우물 밖의 세상을 눈만 내 놓고 신기하게 구경하던 개구리가 한 발 우물 밖으로 펄쩍 뛰어 나온 개구리 같다 라고 표현하면 어떨까 싶다. 아무튼 나왔다. 세상 밖으로. 다른 사람들을 위해 내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단체의 장을 수락한 후, 바라보게 된 세상은 참 광활하게 느껴졌다. 덩어리로 묶여 있었던 교실안의 학생들이 아니라, 내게 길러졌던 제자들도 이젠 커다랗고 웅장해, 한 사람 한 사람이 대단하게 보이기도 하고, 각계각층의 생존경쟁 속에서 정말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각각의 희망을 보고 있는 중이다. 지난 가을 시아버님까지 돌아가시고, 세 명의 자식들을 키우며 40여년을 지켜왔던 주방에서 조금은 벗어 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70이 다 된 나이에 온양 현충사 마을에 살고 있는 친구가 배방역 앞에서 만두집을 개업할 거라며 전화가 왔다. 정말 잘 했어, 그 만두집이라면 잘 될 거야. 난 네가 뭐라고 할 줄 알았는데 괜찮겠지? 걱정 반 염려 반인 친구에게 용기를 주었다. 퍼 주는 사람들은 절대로 망하지 않아, 너의 넉넉한 인심에 문전성시를 이룰 거야, 잘 했어. 그 친구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음식이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교육이니, 봉사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나누고, 교육을 나누면 그게 지역사회의 빛이고, 우리들 삶의 희망이 아닐까? 저녁에 있을 평택 애향회 이ㆍ취임식에 참석해 달라는 신임 회장님이 자문위원으로 참석해 주십사는 전화가 몇 번 왔었다. 뻘쭘해서 모든 직책들을 사양했었는데, 젊은 회장님의 정성 지극한 전화에 마음은 이미 승낙을 한 상태였다. 늦지 않게 도착해서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나는 여기서 뭘 도와 줘야할까? 뭘 해야 하는 걸까? 그 방법을 찾고 알고 싶었는데, 안면이 많은 전임 회장님과 제자들과 목사님과 저녁을 나누면서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마음도 커지고 머리도 넓어지고 뇌구조도 바뀌는 느낌이 든다. 오늘도 짧은 하루였다. 남편에게 저녁은 햇반을 드시라 해, 미안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치고 집에 오니 9시 뉴스가 절반쯤 지났다. 내가 퇴직하면 남편과 함께 알차고 멋진 하루하루를 보내기로 했는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딱히 한 일도 없는데 하루가 가 버렸다. 인정의 한자녀더갖기운동연합 경기도본부장

[천자춘추] 장애친화 건강검진센터 개소

장애인 누구나 편안하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장애 친화 건강검진 기관이 올 3월을 목표로 개원 준비를 하고 있다. 기관은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을 포함해 전국 8곳이 지정됐다. 이 사업의 목적은 장애인들의 예방의료 서비스의 이용접근성을 보장하고 질환을 조기 발견하여 장애인의 건강한 삶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장애인의 경우 물리적 접근성과 심리적 접근성이 중요하다. 이에 이번 장애 친화 건강검진 기관들은 주차장 출입부터 장애인 이동 동선을 편리하게 개선한다. 보행이 불편한 어린이, 노약자, 장애인 등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특정시설이나 장소의 이동접근 이용 시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생활환경과 의료종사자 교육과 보조인력(수어통역사) 배치로 심리적 접근성들을 보완한다. 또 유니버설 검진장비와 탈의실 등 편의시설, 사전체크리스트의 웹사이트 지원 등으로 물리적 접근성을 높인다. 이밖에 사용하는 보조기기, 보호자 동행 여부를 사전에 확인한다. 검진결과 통보방식, 의사소통 방식 등 17개 항목을 유니버셜화해서 의료장비시설과 보조인력 등 장애인 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을 장애친화 검진기관으로 보건복지부가 2018년 공모하여 개원을 앞두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유일하게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이 3월 개원을 앞두고 시설 공사 및 장비 확충 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특히 장애인 검진 장비는 등의 각도 조절이 가능한 휠체어부터 진료실의 진찰대도 높낮이 조절이 가능해 검진을 받을 때 장애인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 보강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검진기관을 이용하는 이용자는 필요한 지원에 대해 직접 요청할 수 있고 사전안내문을 통해, 검진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검진기관에 소속된 이동편의를 위한 전문인력에게 의사소통과 검사과정의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모든 것이 충족되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별없는 건강권이 보장되기를 기원해본다. 조미숙 경기도의료원 운영본부장

[천자춘추] ‘말모이’와 광제원 축출사건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올해, 영화 말모이를 통해 일제강점기 조선어 말살정책의 만행과 그에 맞서 우리글 우리말을 지키려는 이들의 노력을 접하며, 큰 감동을 받았다. 1929년 조선어학회회원들이 조선어사전 편찬회를 조직해 우리말 큰사전을 만들려고 했다. 이를 막기 위하여 일제는 1942년 이른바 조선어학회 사건을 조작하고, 조선어학회 간부를 비롯한 사전 편찬과 관련이 있는 모든 이들을 검거하였다. 마침내 함경도 함흥재판소에서 조선어학회의 사전 편찬은 조선민족정신을 유지하는 민족운동이라는 최종 판결이 내려져 이희승, 최현배 선생 등 열한 분에게 징역을 선고하였다. 이것이 그 유명한 조선어학회 수난사건이다. 민족의식을 드높이고자 신교육에 앞장서서 애국계몽운동에 크게 이바지했던 애국계몽신문 대한매일신보 1906년 3월 22일자 보도에 따르면, 당시 광제원의 일본인 고문관 의사 좌좌목(佐佐木)이 사전예고 없이 갑자기 서양의학시험을 치는 비열한 방법을 써서 광제원에 근무하던 한의사들을 쫓아낸 것을 일제의 민족의학에 대한 탄압책으로 보고 그 부당함을 비판한 것을 볼 수 있다. 바로 광제원 축출사건이다. 광제원은 대한제국의 관립병원으로서, 1907년에 관립의학교와 부속병원, 대한적십자병원의 기관들을 하나로 통합하여 대한의원으로 개칭되었다. 1905년 을사늑약 이후 행정권을 장악한 일본통감부의 압력으로 광제원에서 한의사들을 축출한 것은 이미 계획된 한의학에 대한 탄압책이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일본인 의사가 전권을 장악하게 되었고, 7월에는 일본인 의사 좌좌목이 관제에도 없는 의사장이라는 신분으로 간섭을 가해 한의학은 더욱 위축되었다, 이후에 대한의원으로 옮겨 본격적인 진료를 개시한 1908년 10월 24일 개원식에는 한의사가 한 명도 참석하지 못했다.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일제의 한의학 말살책동은 더욱 기승을 부려 양의사들은 의사로, 한의사들은 의료기사 수준의 의생으로 격하시켜버렸다. 일제강점기 막바지인 1944년에는 의생제도마저 폐지하여, 한의사제도가 제도권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1899년 3월 관립의학교를 설립하고, 이듬해인 1900년 1월 의사규칙을 제정 반포하여, 대한제국에서 근대적 면허제도를 적용할 의사는 한의학을 수행하는 한의사를 위주로 서양의학을 보완적으로 수용하는 근대적 통합의사제도를 꿈꾸던 고종황제의 꿈이 무참히 짓밟힌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매우 의미가 깊다. 강제로 쫓겨난 한의사들 개개인의 좌절감도 좌절감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적 좌절감도 컸을 것이다. 한의사들이 공공의료부문에서 밀려난 광제원 축출사건은 조선어학회 수난사건과 오버랩되어, 일제강점기라는 길고 지루한 고난의 터널을 지나야했던 한의학과 한민족의 아픈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윤성찬 경기도한의사회 회장

[천자춘추] 녹색식물 메시지에 귀 기울이는 새해

우리나라의 새해는 아직 추운 날씨지만 이렇듯 차가운 기온에서도 땅속에선 생명을 움 틔우기 위한 식물들의 작업이 바쁘게 이루어지고 있다. 식물은 지구 상의 모든 생명을 살아있게 하는 근간이다. 오늘날 지구 상의 야생동물은 개발과 오염으로 인해 매년 2만 5천~5만 종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학자들은 공룡의 멸종 이후 지구의 여섯 번째 대멸종이 다가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녹색식물로부터 순환되어온 생명의 사슬, 인간의 끝없는 이윤추구와 이기심이 부른 환경파괴로 그 순환 고리가 끊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자동자 등 과학적 성취를 이룬 현대문명을 인간은 자랑하지만 이는 녹색식물이 공기 중의 산소와 지상의 탄소화합물로 지구 생명체에게 생명에너지를 불어 넣어주는 일에 견줄 바가 못 된다. 광합성 과정은 지구가 탄생한 지 약 10억 년 뒤에 생겨난 것으로 추측되며 녹색식물이 빛에너지를 이용해 무기물(이산화탄소, 물)로부터 유기물을 합성하는 작용이다. 식물은 잎에 있는 수백만 개의 기공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들이마시고 산소를 내뿜는다. 지구의 모든 녹색식물들이 매일같이 이 놀라운 광합성 작용으로 인간과 동물들에게 산소와 먹이를 제공해 주고 있다.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지구의 부조화와 불균형을 바로 잡는 해답을 생명산업인 농업과 녹색식물에서 찾을 수 있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녹색식물의 광합성은 농업이 다양한 공익적 가치를 지니게 한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발표한 경기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환산하면 약 5조 1천억 원에 달한다. 이산화탄소 흡수, 지구 온난화로 더워지는 도시를 냉방 시키는 증발산 효과 등 기후순화 기능이 1조 3천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 외에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과 환경보전, 식량안보, 도시문제 완화, 균형적 경제발전 등의 공익적 가치를 들 수 있다. 최근에는 원예치료, 반려식물 등 식물을 통한 영적인 충만감을 느끼며 행복해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식물의 정신세계를 공동 집필한 피터 톰킨스와 크리스토퍼 버드는 이 행성을 오염과 부패로부터 구출하여 다시금 푸른 본래의 낙원으로 환원시키려는 대역사를 벌이는 데 있어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식물이 인간과 협력할 뜻을 지니고 있으며 또한 그런 능력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아름다운 지구를 만들어 주는 녹색식물에게 인간과 공존하려는 의지가 아직 남아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오늘 퇴근길에 근처 꽃집이나 마트에 들러서 겨울이지만 예쁜 꽃을 피우거나 건강한 녹색 잎을 자랑하는 관엽, 난, 선인장ㆍ다육식물 등의 화초를 집으로 가져와 정성껏 키워보자. 작은 실천부터 시작되어 모두가 녹색식물의 위대한 생명 창조 활동의 메시지를 되새기는 가운데, 지구 생명체 간의 소통과 조화가 한껏 고양되는 시대가 새롭게 펼쳐지길 기대해본다. 조창휘 경기도농업기술원 소득자원연구소장

[천자춘추] 소비자분쟁과 해결

손철옥 소비를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소비생활로 생기는 피해는 원칙적으로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사업자에게 보상을 요구하고, 해결되지 않으면 민사소송을 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소비는 소액인지라 소송까지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소비생활분쟁 해결을 위한 ADR제도(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 법원의 재판이나 행정심판 등에 의하지 않고 당사자의 합의에 의해 분쟁을 해결하는 제도)가 잘 구축돼 있다. 1372 소비자상담센터. 신속하게 소비자에게 관련 규정을 설명하거나 사업자에게 해결안을 제시하고 합의를 권고하는 역할을 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주관하고 10개 소비자단체, 광역지방자치단체, 그리고 한국소비자원이 참여한다. 그런데 1372 소비자상담센터는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가? 전국 250여 개 회선에서 상담하는데, 상담사가 개입해서 소비자와 사업자 간의 해결을 합의권고(피해처리)한 건수는 14~15% 수준이다. 소비자상담의 80% 이상은 상담을 받고 소비자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말이다. 1372를 찾았는데, 다른 기관을 안내하거나 내용증명우편을 설명하는 정도로 상담한다면 아쉽기도 하고 화가 날 수도 있는 일이다. 2015년 한국소비자원의 연구보고서(소비자피해액 추계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소비자피해 총액이 약 4조3천억 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신고접수되는 비율이 약 14.8%에 불과하다고 한다. 1372 소비자상담센터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도와주고, 사업자의 부당행위는 적극적으로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 소비자와 사업자는 정부에서 만든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과 상담사의 중재안을 따라주는 것이 선진 시민의 모습이라 할 것이다. 1372 소비자상담센터 상담사는 건당 몇천 원의 상담비를 받고 있는데, 적극적으로 중재하다 보면 하루 2~3건 처리도 쉽지 않아 최저임금은 다른 세상 얘기일 뿐이다. 지역주민의 소비자권익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비자상담, 교육, 정보 제공 등 소비자권익 활동을 위한 최소한의 예산은 소비자단체에게는 최저임금인 셈이다. 2019년 신청한 예산이 무산됐고, 아직도 일부 소비자와 사업자의 폭언에 시달리지만, 활동가들과 함께하는 소비자권익보호 사업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것이 소비자단체의 본분이다. 손철옥 수원녹색소비자연대 대표

[천자춘추] 국민 무서운 줄 모르는 의원 해외연수

예천군의회 의원들이 해외연수 과정에서 보여준 추태가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 가이드 폭행, 접대부 요청까지 아주 가관이다. 사고는 군의원들이 치고 부끄러움은 군민의 몫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런 일이 예천군의회만의 특별한 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연수를 빙자한 전국 방방곡곡에 수두룩하다. 지역민은 가뭄, 태풍, 지진으로 신음 중인 데 나 몰라라 떠난 해외 연수, 연수 중 벌어진 동남아 술 파티, 성매매, 여성 동료의원 성추행, 호텔방 좁다고 싸우거나 화투 치다가 싸워 국제적 망신을 당한 사례에 등에 이르면 할 말을 잃는다. 이런 사태를 바라보면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최전선에서 활약해야 하는 지방의원들이 자기역할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자질과 공인의식을 갖고 있는가? 이런 원초적인 질문을 하게 만든다.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직분에 대한 일말의 성찰도, 공무(公務)와 공금(公金)에 대한 어떤 분별도 찾아볼 수 없다. 1995년 전면 민선 자치가 시작된 지도 20년이 훨씬 지났다. 지방자치가 의원들이 무보수 명예직의 대우를 받던 유년기를 지나 의원 유급제가 시행되고 점차 뿌리를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절제와 분별을 잃은 몇몇 지방의원들이 풀뿌리 민주주의 전체를 옭아매어서는 안 된다. 주민들이 낸 세금 단돈 1원도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예산을 감시하고 제대로 써야 할 의원들이 예산 무서운 줄 모르고 나한테는 관대하면 되겠는가? 예산이 있으니 1년에 한 번은 다녀온다는 주객이 전도된 특권의식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우리 주위 어떤 곳에서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나랏돈 300만~400만 원씩 들여가며 올해는 유럽, 내년에는 미주, 후년에는 호주, 그다음 해에는 동남아로 해외연수를 보내주는가 말이다. 그것도 내용과 프로그램을 모두 자기들이 짜서 셀프심사하고 보고서는 안 내도 그만놀다와도 문제없는 해외연수를 말이다. 의원들의 해외연수. 이제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서 다시 정비할 때가 됐다. 단체로 해외연수를 매년 가는 특권 의식부터 버려야 한다. 해외연수를 간다면 먼저 연수과정을 통해 찾아낼 우리 지역이 필요로 하는 목적과 목표를 뚜렷이 밝히고 공개적인 사전 준비 및 사후 검증을 할 수 있는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 여행사에서 짜준 프로그램이 아닌 해외연수 다녀와서 어떤 정책을 우리 지역에 펼칠지 지역 주민에게 보고하는 철저한 연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제 적지 않은 월급도 받으니 놀러 가는 해외연수를 빙자한 여행은 사비로 다녀오자. 하수진열린사회연구소 소장

[천자춘추] 배려, 불편함을 받아들임

어느 사장님에 대한 이야기가 가끔 회자된다. 그분은 식사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시다고 한다. 또한 식사를 마치자마자 바로 일어나시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서 그분과 식사를 하게 되면 모두 제대로 식사도 못하고 일어나게 된다. 심지어 뒤의 사람은 아직 식사가 다 나오지도 못한 상황에서 일어나게 된다고 한다. 아마도 그 사장님에게는 매너 혹은 에티켓이 부족하다기보다는 배려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배려는 동등한 위치에 있을 때보다는 조금 더 위에 있는 여유가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의 입장을 고려할 때보다 빛나게 되는 바로 그 마음. 그런 마음에 따른 행동에는 불가피하게 나의 불편함이 따라오게 된다. 중소기업 지원제도와 정책에는 배려의 마음이 반영되어 있고, 배려해 주기를 바라는 의도가 들어 있다. 공공기관도 공사를 맡길 때에, 일괄로 한 기업에 맡기면 보다 편안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중소기업을 위해서 분리발주토록 하고, 직접 구매토록 유도한다. 또한, 특정 제품에 대해서는 아예 중소기업 제품으로만 구매하도록 요구를 한다. 월 1~2회는 편안한 구내식당을 이용하지 말고, 주변의 식당을 이용하도록 강제하며, 복지포인트로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매하도록 하는 등 불편함을 감수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내가 이웃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라는 생각을 하면 불편함이 따뜻함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엔 제로페이를 도입해서 소상공인, 전통시장, 자영업자에게 수수료 부담을 확 낮추는 제도를 시행한다고 한다. 관에서 강제화한다고 우려를 하는 분들도 많이 있다. 제로페이는 기존의 결제시스템을 그대도 활용하는 것으로, 소비자는 별도의 시스템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또한 현금결제를 위해 현금을 가지고 다닐 필요도 없다. 그러면서도 소상공인에게는 작은 비용이나마 절감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소상공인 입장에서도 설치에 따른 비용이 거의 없다. 준비만 해 놓으면 되고, 고객의 결제 방식을 다각적으로 활용토록 하기만 하면 될 뿐이다. 고객입장에서는 워낙에 신용카드에 익숙해 있는 상황이기에 새로운 결제 방식이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잠깐의 불편을 감수하면 우리의 이웃이 더 환하게 웃을 수 있지 않을까. 배려(配慮). 한문으로는 짝(配)을 생각하는 것(慮)이 배려이니, 짝에 대한 마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짝, 우리의 이웃, 우리의 동반자를 생각하는 마음. 우리는 배려를 할 때, 또 배려를 받을 수 있을 것이고, 이것이 바로 포용적 성장의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백운만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천자춘추] 김포 평화·생태·문화관광을 소망한다

지난해 4ㆍ27 판문점 선언과 9ㆍ19 남북평화 공동선언 이후 남북평화 분위기와 함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자유왕래(협의 중)와 DMZ 내 각각 10여개 GP 철거 및 파괴 등 큰 변화가 있었다. 아울러 한강하구 수역의 남북공동 조사와 함께 한강하구 중립지역 김포시에 대한 가치가 커지고 있다. 김포시는 지난 7월 27일 정전 65주년 기념 평화기원 한강하구 물길열기행사가 있었고 연말에 한강하구 관련 세미나가 있었다. 그날 어느 토론자가 한강하구는 한반도의 자궁과 같은 곳으로 아주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라는 말을 듣고 자세히 보니 김포는 한반도 신경제지도인 3대 경제벨트 중 접경지역 경제벨트와 환서해 경제벨트가 교차되는 깊은 연관이 있다. 조강은 고려와 조선시대 당시 세곡선과 어선들이 개성과 한양을 오갔던 강령포나루와 조강포구는 물류 유통의 심장이자 화려한 포구문화가 번성했고 천혜의 비경과 신비로움을 간직한 곳으로 조강을 두고 남북한의 북한 개풍군과 김포시 월곶면 동시에 조강리가 있다. 김포시 관내에는 한강(조강) 일원의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연말 준공예정), 염하강일원 덕포진, 문수산일원 국제조각공원과 염하강 대명항에서 문수산성까지 평화누리길 1코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장릉, 태산패밀리파크, 민통선마을 용강리의 용못과 유도, 조강리 등 스토리가 적지않은 관광자원이 분포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김포시는 관광하고는 먼 인상을 주어왔고 행정 조직도상 문화예술과 내 관광팀 2~3명이 김포관광 행정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나 지난해 민선 7기가 들어선 후 관광에 대한 중요성 인지에 따른 조직을 문화관광과로 개편되면서 관광업무가 확대 운영될 것으로 본다. 김포관광의 활성화를 위해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항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첫째, 김포하면 해병대를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해병대사령부 및 해병2사단과 함께 주변 해병대 시설물을 활용해 해병대의 메카인 (가칭)해병대문화관을 개관해 해병정신이 깃든 각종 자료와 체험시설관을 방문토록 보다 더욱 멋진 체험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둘째, 세계적인 조각가 작품이 전시된 김포국제조각공원과 덕포진 공연장과 함께 조강축제 등사진가 등 예술인을 김포시에 불러와서 김포가 평화문화와 함께 향후 문화예술도시로 부각돼야 한다. 셋째, 올해 7월 김포도시철도 김포골드라인이 개통 예정인 바 서울 및 수도권의 관광객을 유치 일환으로 도시철도 정거장과 관광명소 및 5일장을 연계한 김포시티투어를 운영해야 한다. 넷째. 문화관광해설사는 관광지에서 스토리가 가미된 재미있는 여행안내 및 김포 홍보요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적절한 대우가 있어야 한다. 다섯째, 전문가와 함께 관광상품 개발과 수시 팸투어 개최는 물론 김포시민의 홍보요원화를 위한 적극적이며 지속적인 소양교육이 필요하다. 끝으로 필자는 2019년 벽두부터 김포에 평화생태문화관광의 강한 바람이 불기를 소망한다. 장승재 DMZ 관광주식회사 대표이사

[천자춘추] ‘전통·현대 조화’ 수원천변 전통시장

수원은 조선시대 정조가 수도이전의 꿈을 품고 조성한 계획도시였다. 그리고 수원의 화성은 거중기로 거석을 쌓아가며 당시로써는 최첨단의 성곽기술을 선보이며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 그 명성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조선후기 팔달문 밖에 4일과 9일로 끝나는 오일장이 열리고 그 전통은 220년간 이어져 수원 천변으로 지동시장, 못골시장, 미나리광시장, 영동시장 등 특화된 시장 9곳이 인접해 모여 있다. 왕이 만든 시장이란 슬로건을 내걸은 팔달문시장은 팔달문과 가장 가까운 시장으로 의류, 가방, 잡화가 주류 품목이고 영동시장은 3층의 상가건물로 전통시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데 전통한복, 침구류가 주 품목이고 건물 2층에는 수원 28청춘 청년몰이 운영 중이다. 못골시장은 생선, 반찬, 과일, 떡, 야채, 정육, 건어물 등 부엌살림을 책임진다. 족발과 떡, 칼국수 집 등을 곁들여 즐기다 보면 배부르고 등 따시고 두 손엔 한 짐 가득 이다. 지동시장은 순대, 곱창이 밀집되어 있고 미나리가 많이 자라던 지역적 특성에서 유래된 미나리광시장은 떡, 반찬 등이 많이 팔린다. 패션1번가시장은 여성용의류, 신발, 가방, 내의가, 시민상가시장은 내의와 각종 여성용 패션의류가, 남문로데오시장은 음식점, 악세사리가 주류품목이다. 구천동공구상가시장은 공구상가 밀집지역으로 볼트, 너트 이외 모든 공구를 구할 수 있다. 이외 남수문 인근 수원 천변 통닭거리에서 전통의 강호인 진미통닭, 용성통닭을 필두로 치킨타운, 장안통닭 등 골목 전체가 통닭집인데 맛의 우열을 가리기보다 저마다 다양한 손맛을 취향에 따라 즐기면 된다. 수원 천변 전통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거래하는 기능을 넘어,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함께할 수 있는 전통과 문화를 교류하는 장이 되어왔다는 점이 특징이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 다가온다. 많은 주민들이 우리의 삶과 정서, 역사가 녹아있는 전통시장을 많이 찾아주면 좋겠다. 특히 전통과 장 보는 재미가 있는 수원 천변 전통시장에 많은 분들이 걸음해 주시면 더더욱 좋을 것이다. 장 보는 재미와 더불어 삶의 활기, 훈훈함, 인심, 덤을 느껴보고 상인들에게도 넉넉한 음력설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김봉균 경기도의원

[천자춘추] 實話 ‘노태우의 3당 합당’

1988년 3월 초 노태우 정권이 출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정권의 초실세가 제13대 00지역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라고 강요했다. 이에 당사자는 즉각 민정당 깃발 아래 정치를 할 수 없다고 하면서 거절하니 상대방 대답이 가히 놀라울 정도다. 각하께서도 민정당 깃발을 내리고 싶다고 했다. 그럼 민정당 깃발을 내리게 하는 방법을 연구해 볼까요?라고 하니, 한 번 해보자고 부탁을 했다. 드디어 4ㆍ26 총선 결과 여소야대 정국이 펼쳐졌다. 김대중의 평화민주당이 대약진을 하여 원내 2당이 된 것이다. 대통령 선거에서 2위를 한 김영삼의 통일민주당은 3위에 그쳤다. 88년 6월 말 통일민주당 의원 몇몇을 만나보니 제3당으로서의 피곤함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불만을 토로했다. 여기서 전광석화와 같이 스쳐 지나가는 그 무엇이 있었다. 어쩌면 민정당 깃발을 아무런 저항 없이 내리게 할 수도 있겠다는 그런 확신(?)감이 왔다. 사무실에 돌아와 3당 합당의 초안을 작성하여 그 당시 모시고 있던 yㆍy님께 1차 보고를 했다. 한동안 정적이 흐르고 나서 그 울트라 실세와 상의해 보라는 말씀이 있었다. 88년 무더운 여름에 나는 전방으로 향했다. 처음에는 중간평가(中間評價)에 대해 논하다가 차츰 본론으로 들어갔다. 3당 합당 가능성에 대해 매우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듯했다. 그 후 지속적으로 이 문제를 들고 만나기를 수도 없이 시도했다. 드디어 울트라 실세가 노태우 대통령께 보고를 하기로 약속을 했다. 처음에는 3당 합당에 대해 극소수 인원 8인 이내에게만 알리고 극비리에 추진했다. 절대 보안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로 말미암아 정호용 장군과 노태우 대통령 간의 죽마고우 관계가 깨져 아직도 화해하지 않고 지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유인 즉, 정호용 자신에게 노태우가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마도 널리 알려가면서 이 일, 즉 3당 합당을 추진했다면 당연히 실패했을 것이다. 3당 합당의 숨은 뜻은 군정 종식에 있다. 이 나라에서 군부 정치를 종식시키는 데 군부 출신 대통령 노태우가 나선 것은, 의로운 명예혁명에 해당하는 일대사건(一大事件)이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고작 박철언을 내세워 3당 합당을 했다는 정도로 정리하고 말았다. 3당 합당을 정치적 야합 정도로 치부하는 세태에 경종을 울리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일주일 후면 3당 합당 29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30주년이 되는 2020년에는 각종 학술세미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력이나마 3당 합당이 역사(歷史)에 제대로 조명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감히 펜을 들었다. 김진후 고구려문화연구소장

[천자춘추] 글로벌 트렌드 스타트업 일자리

세계는 격변을 통한 기회의 시대로 변모하고 있다. 그동안 3차의 산업혁명을 경험했고, 이제 4차 산업혁명으로 진입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통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아이디어와 시스템으로 경쟁해야 한다. 그 안에서 새로운 기업 스타트업(Startup)이 주목받고 있다. 스타트업은 신생 창업기업을 뜻하는 말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태동하였고,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방식으로 성장발전하고 있다. 스타트업은 글로벌 트렌드다. 스타트업 기업은 다투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5년 사이에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인 유니콘급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즉, 쿠팡을 비롯,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과 유사 배달 앱, 금융앱 토스, 게임앱 등이 새로운 유니콘으로 평가받는다. 이제는 대기업 차원에서 사내 스타트업을 권장하기도 한다. 그것을 통해 기업과 연동하여 자본금과 인력 제공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제 기업 가치 10조 원 이상의 데카콘급 기업도 곧 도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스타트업은 일자리 대책의 주요 키워드가 되고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고, 그것이 스타트업으로 이어져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 따라서 정부를 비롯하여 각 지자체가 일자리 창출의 매개체가 될 스타트업에 대해 다투어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근래 스타트업의 빠른 성장으로 대기업 못지않은 대규모 공채가 진행되거나 계획 중인 곳이 많다. 고용노동부가 선정시상하는 2018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 기업 100개 기업에 선정된 우아한형제들은 2010년 5명으로 시작하여 현재 임직원 650여 명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고, 매출도 3조 원 이상으로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다. 스타트업 일자리는 공통으로 서버개발자, 웹디자이너, R&D 직군, 마케팅, 영업기획, 디자인, 경영지원 부문 등에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인공지능(AI)로봇, 5세대 이동통신(5G),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 투자를 확대해 미래 산업부문의 전문가를 대거 채용하고 있다. 스타트업에서 대규모 채용이 진행되는 이유는 성장의 원동력을 우수한 인재에서 찾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가 사라져간다지만, 스타트업은 새로운 유형의 고급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청년이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해도 재도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함으로써 혁신적 스타트업 기업가들이 활개를 칠 수 있는 환경 조성이야말로 가장 바람직한 4차 산업혁명 대응책이라 할 것이다. 과거 넥타이부대가 길을 메웠던 활기찬 테헤란로의 벤처 열풍이 다시 한번 한국의 실리콘밸리(판교)에 불어 주기를 기대한다. 그것이 곧 우리의 미래인 청년의 몫이라 할 것이다. 최무영 하남시취업대안학교 교수이학박사

[천자춘추] 아파트 베란다에서 장보기

최근에 석좌교수님의 강의를 들었다.건물7층에 햄버거 가게가 성업 중이라고 한다.인터넷,스마트폰으로 햄버거를 주문한 젊은이들이 예약시각 햄버거 가게가 있는7층 건물의 현관에 와서7층에 있는 가게를 올려다보며 사인을 보내면 즉시 비닐 낙하산에 매단 햄버거가 하늘에서 내려온다는 것이다.건물 7층은1층보다 임대료가 저렴해 업주에게 유리하고 젊은 손님들은 늘1층에서 만나는 햄버거 가게보다7층에서 비닐 낙하산에 매달아 던지는 햄버거를 받아먹는 이벤트가게를 더 좋아한다고 한다. 25년 전에 이와 비슷한 아이템이 있었다.1994년경 우리 부부 쌍둥이 남매가4살이던 시절에 주공아파트4층에 살았다.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아내는 밀린 일을 보기 위해 외출하였고 아이들과 셋이 있는 상황에서딸랑딸랑鐘을 흔드시는 두부장수가 오면 두부 한모를 사고 싶었다.그런데아이들만 집에 두고 밖에 나갔다 오기에는걱정되고,엄마 아빠 아무도 없으면 아이들이 놀랄 수 있다.그래서작은 아이디어를 냈다. 일단 두부장수 딸랑이가 들리면 베란다로 나가서 큰소리로 외친다.사장님!여기 두부 한모 주세요.사장님은 주변을 두리번거리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고 두부 한모 달라는 외침소리만 들린다.여기요4층입니다.사장님은 고개를 들고 바라보니 웬 남자가 베란다에서 두부 한모를 주문한다.턱을 올리고 고개를 들어4층을 바라보시는 그 두부장사 아줌마의표정이 참으로 애매하다.두부 한모를4층까지 배달해야 하나 말아야 하는가 하는 표정이다. 이때 들고 있던 바구니를 휙 던진다.미리 빨랫줄 길이를4층 바닥에 닿을락 말락하게 맞춰두었으므로 빨래집게에1천원을 물린 채 바구니가1층으로 내려지는 것이다.두부한모를 담아주고400원 거스름돈을 바구니에 넣고1천원을 받는다.그리고 밝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당기라는 신호다. 줄줄줄 줄을 당기면 따끈한 두부 한모를 아파트4층 베란다를 통해 받을 수 있다.처음에는 아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창피하다고 하면서 말렸지만 몇 번 시도하는 것을 보더니 나중에는 아내도 딸랑 소리가 들리면1천원을 바구니에 넣어서 두부를 사 올렸다고 한다.작은 아이디어 바이러스가 전파된 것이다.이제 몇 년 안에 두부는 물론 피자와 치킨이 드론을 타고 와 우리 아파트 창문을 두드릴 날도 멀지 않았다. 이강석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천자춘추] 경기체육 변화의 출발점 ‘스포츠클럽’의 활성화

생활체육진흥법 제2조(정의)에 보면 스포츠클럽이란 회원의 정기적인 체육활동을 위하여 비영리 목적으로 운영되는 법인 또는 단체라고 정의 되어 있다. 2019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스포츠클럽이라고 하면은 법률적 정의보다 보편적인 범위에서 누구나가 참여할 수 있는 동호회를 먼저 연상하게 된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히 친목도모를 하기 위한 수준의 클럽이 아닌 공공스포츠클럽의 역할은 동호인들의 자발적인 스포츠 참여와 기존 학교운동부 중심의 엘리트 선수 육성까지 포괄적으로 운영하여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건전하고 지속 가능성 있는 학교체육-생활체육-전문체육으로 연계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현재 중앙정부는 2022년까지 전국 시ㆍ군ㆍ구별 공공스포츠클럽을 1개소씩 만들어 모든 국민들이 스포츠를 통한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까운 미래에 전 연령층이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은 물론 도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가장 가까운 곳에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체육회에서도 민선 7기 도지사 정책공약 맞춤형 생활체육을 활성화하여 도민의 삶을 충전하겠습니다 실행을 위해서 현재 7개의 공공형스포츠클럽이 운영되고 있으며, 더 많은 클럽이 운영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고 있다. 반면 공공형스포츠클럽이 사업이 경기도민들 곁에 성공적으로 정착을 하기 위해서는 3가지 정도의 성공요건이 필요하다. 첫째는 클럽의 브랜딩화다. 도민들에게 공공형스포츠클럽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도움을 줘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 개선이다. 둘째는 클럽의 역량강화다. 정부정책, 예산의 지원과 행정적 지원을 받아 집행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육성하여 실패하지 않는 지속가능한 사업 추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셋째는 데이터 확보다. 공공형스포츠클럽을 이용하는 모든 도민들의 생애주기별 데이터를 축적해 경기도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 제공 및 시설운영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는 많은 도민들이 이용하고 성공적인 정책으로 거듭날 것이다. 박상현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

[천자춘추] 윤창호법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지난해 9월 부산 해운대구에서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세상을 떠난 윤창호 군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 처벌을 더욱 강화하자는 움직임에 만들어진 윤창호법. 음주운전 처벌 강화 취지로 만들어진 법이 시행됐지만 음주운전자가 무더기로 적발되고 있는 언론보도를 접하면서 여전히 경각심이 무색하기만 사회적 현실이 안타깝다. 자신은 물론 애꿎은 일반 시민의 생명까지 앗아가는 살인행위와 다를 바 없는 음주운전, 중독성이 강한 마약 관련 범죄보다 재범률이 높은 음주운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지만 음주운전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런 현상의 기인은 어디서부터 나오는 걸까? 우리사회 내부에서부터 음주운전을 심각한 범죄로 여기지 않을뿐더러 걸리면 재수 없이 걸렸다고 치부해버리는 사회적 병리현상과 솜방망이 수준의 관대한 처벌이 낳은 합작품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사실 선진국에 비해 술에 너그러운 사회의 풍토 탓에 음주운전자 대부분 집행유예나 벌금형으로 풀려난 사법 온정주의 처벌이 한 몫을 한 것도 과언이 아니다. 선진국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사고나 사망자가 발생했을 때 1급 살인죄를 적용해 50년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고, 실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보고 20년형이 선고된 사례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음주운전 처벌 강도가 약하다는 지적에 따라 윤창호군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으로 인명 피해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음주운전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법률을 통과시켰다.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다치게 했을 경우에도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그리고 사망사고를 냈으면 최고 무기징역으로 강화해 음주운전이 중범죄임을 규명하고 있다. 관련 법을 강화한다고 음주운전이 하루아침에 근절되지는 않겠지만, 강력한 처벌로 준법의식 고취와 사회 경종을 울려 선진교통문화 인식을 바꾸는데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생각이 든다. 강력한 법 집행과 잔의 7할 이상을 채우면 모두 밑으로 흘려 내리게 해 과음을 경계하고 욕심을 내지 말라는 속뜻의 계영배(戒盈杯)처럼 개개인 각자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 전환을 한다면 자신의 가족은 물론 타인까지 누구나 예고 없이 찾아오는 음주운전 사고로부터 귀중한 생명을 보호할 수 있다.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으며 누구에게나 예외가 없다는 사회 풍토 조성이 말로 중요한 과제 일 것이다. 지금부터 계영배(戒盈杯) 같은 마음으로 안전운전을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 최영찬 안양동안경찰서 경위

[천자춘추] 새해 달라지는 화재안전 제도

희망찬 기해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도민 여러분 가정에 사랑과 평안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많은 분이 해맞이 장소에서 올 한 해 소망을 기원하고, 다양한 계획들을 세우셨을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희망과 계획도 여러분과 가정이 안전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화재나 큰 재난으로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이 피해를 당하면 새해를 맞아 소망했던 모든 것들이 부질없게 됩니다. 따라서 도민 여러분과 가정의 안전을 위해 2019년 달라지는 화재안전 제도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올해 하반기부터 노래방, 찜질방 등 다중이용업소에서 비상구를 막아둘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 벌금이 과해질 수 있습니다. 훼손, 변경, 장애물 적치 등에는 5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매겨지고, 대피로 폐쇄, 잠금 행위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이 강화되고, 사상자가 발생하면 가중처벌도 가능해집니다. 또 시설 소방안전관리자가 2년에 1회 이상 소방 실무교육을 받지 않으면 앞으로는 과태료 50만 원 처분이 내려집니다. 행정기관은 건축허가를 내줄 때 관할 소방서장에게 설계도를 제출해 소방 동의를 받아야 하고, 소방관서는 설계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소방시설 설치 의무가 비교적 약했던 모델하우스는 앞으로 문화 및 집회시설로 분류돼 소방시설을 반드시 설치해야 하고, 화재 시 업주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보상이 가능하게 됩니다. 화재배상책임보험 사망보상금도 기존 1억 원에서 1억 5천만 원으로 인상됩니다. 영화관에서 영화 시작 전 트는 피난 안내 영상에 수화 언어를 추가하는 등 재난 약자 보호도 강화됩니다. 지금까지 올해 달라지는 화재안전제도를 살펴보니 전반적으로 시설 관계자의 자기책임성이 강화되고, 재난에 취약한 약자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되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모쪼록 2019년 새해에는 달라지는 화재안전제도를 꼭 확인해 도민 여러분의 가정에 행복과 안전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구본찬 경기도소방재난본부 119생활안전담당관 소방령

[천자춘추] 광고와 가치

얼마 전 위인맞이환영단 단장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 서울 방문 환영광고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했다. 거부 이유는 정치성별이념인권종교 등과 관련한 의견광고라는 이유였다. 이에 환영단은 전 민족이 함께 염원하는 통일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는 것인데 그런 표현도 못 하는 게 민주주의냐고 규탄했다. 그는 자신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열렬한 팬이며 공산당이 좋다고 발언하기도 했던 사람이기에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순수하지는 않아 보인다. 우리는 여기서 몇 가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우리가 본받을 만한 인물인가, 북한의 공산당은 본래 공산주의 이념을 잘 지켜나가는 정당인가, 공산당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해도 되고 우리 민주주의는 아무 주장이라도 마음대로 허용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다. 이 모든 질문은 사람들이 옳다고 믿는 가치, 사회를 건강하게 지탱할 수 있게 해주는 가치를 전제한다. 많은 사람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가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지만 공동체 구성원들의 말과 행동은 생명을 살리는 보편적 가치에 기초하여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공동체의 건강한 공존과 공영을 위해 말과 행동을 삼가야 할 때가 있게 마련이다. 특히 대중을 향하여 특정 가치를 홍보하거나 주장할 때에는 더욱 그렇다. 우선 광고는 알리는 것이다. 그냥 알리는 것이 아니라 공감을 얻기 위해 알리는 것이다. 따라서 거기에는 일방적이 아닌 공감적 의사소통이 작용한다. 공감에는 사람들이 공통으로 공유하는 가치, 서로에게 권장할만한 가치, 우리의 공존을 위해 고수해야 할 가치가 작용한다. 공감할 수 없는 가치, 생명을 해치는 행동을 일방적으로 좋다고 주장하는 것은 물리적 폭력만 아닐 뿐 정신적 폭력을 행사하는 것과 같다. 자유민주주의사회라고 해서 그런 폭력을 허용하지는 않는다. 그런 광고는 정치성별이념인권종교 등과 관련된 의견 광고이기 때문이 아니라 공동체가 소중하게 지켜야 할 가치를 전도시키기 때문에 불허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광고를 할 때에는 어떤 가치를 전달하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사회 관습이나 정서에 반하더라도 생명을 살리는 가치라면 미래지향적으로 허용해야 할 것이겠지만 사람들을 위협하고 인권을 무시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나 정당을 좋아한다며 환영할 일은 아니지 않은가? 시대가 변해도 우리가 버리지 말아야 할 가치가 있다. 그것은 사랑과 생명을 존중하는 행동이다. 표현의 자유 못지않게 공동체를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설마 우리도 김정일 위원장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것은 아니길 빈다. 이광용 수원여자대학교 기획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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