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을 개원하며

경기 동부권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이 3월4일 신축 이전했다. 경기 동부권 이천에 300병상 규모의 유일한 종합병원이다.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목표로, 심뇌혈관질환센터, 뇌재활 센터, 응급의료센터를 특화하면서, 최적의 진료 모형을 분당 서울대병원, 아주대병원과 연계체계를 구축했다. 또 중증질환의 사망률을 낮추고, 장애를 최소화하기 위해 오랜 기간의 교육훈련을 맞춘다. 1982년 개원한 이래 37년 만에 경기 동부지역 최고의료기관으로 거듭난다. 공공의료기관의 성장은 참 힘들고도 먼 길이기에 경기도의 안성병원에 이어 이천병원의 이전 신축은 큰 의미가 있다. 공공의료기관의 인프라는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에 의존하며 수익성의 담보로 공공성을 지켜야 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다. 더욱 수익성과 공익성의 가치 판단의 대립은 오랜 숙제로 항상 운영예산지원의 논란의 중심에서 벗어나 보질 못하고 공익적 가치 실현이 메아리로 지속되고, 공공성의 진정한 평가기준도 민간의료기관의 평가와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수익성이 낮은 병원은 공공성의 성과도 낮게 평가됨에 따라, 공공의료기관의 공익성과 수익성의 균형은 최고수준의 의료서비스가 바탕이 되어야 함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민간중소병원의 기피사업인 응급센터, 심뇌혈관 특화는 2차 공공의료기관인 이천병원이 최고의료서비스의 가치의 기준이 되리라 본다. 이제 경기 동부권의 중증 환자는 대학병원을 찾아 거리에서 사망하는 일을 최소화하리라 본다. 1차 응급치료를 마치고 3차병원과 연계하여 환자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는 시스템이 구축된 것이다. 이것이 공공의료의 공익적 가치의 척도가 되고, 최상의 공공의료를 실현함으로서, 경기도민 누구나 진료비 걱정 없이 가장 먼저 찾는 최고의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조미숙 경기도의료원 운영본부장

[천자춘추] 일제에 항거한 한의사들

3ㆍ1혁명 100주년이다. 1919년 3ㆍ1혁명은 남녀ㆍ빈부ㆍ종교ㆍ지역ㆍ신분에 상관없이 전 국민의 10분의 1을 넘는 220만 명 이상이 목숨을 걸고 참여해 대한민국을 태동시켰다. 3ㆍ1혁명의 경험과 정신은 일제강점기 내내 치열했던 항일 독립운동의 정신적 토대가 됐다. 당시 여건에서 3ㆍ1만세운동 자체도 대단했지만, 3ㆍ1혁명을 기점으로 상해임시정부가 수립되고, 국민이 다 함께 힘을 모아 일제에 항거해야 한다는 의지를 갖게 한 결정적 계기였던 것이다. 일제의 민족문화말살정책으로 큰 피해를 당하였던 한의계 역시 항일 독립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 1919년 사이토 조선 총독을 암살하고자 폭탄을 던지는 의거를 최초로 감행한 강우규 독립의사를 기념하는 동상이 지금 서울역 광장에 세워져 있는데, 강우규 의사가 바로 일제의 식민 정책을 온몸으로 거부하고 투쟁한 한의사 중 한 분이다. 단두대 위에 올라서니 오히려 봄바람이 감도는구나. 몸은 있으나 나라가 없으니 어찌 감회가 없으리오. 강우규 의사가 1920년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 직전 남긴 마지막 한시에는 66세의 노구로 청년들조차 엄두를 내기 어려운 폭탄 투척을 감행한 선생의 독립을 향한 결연한 의지가 느껴진다. 강우규 선생은 전쟁기념관에서 3월의 호국인물로 선정됐다. 한의사 중에는 일제 식민정책에 온몸으로 항거한 독립투사가 여러 명 나왔다. 한의사 강우규를 비롯하여 노병희, 조종대, 심병조, 방주혁, 박성수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독립운동을 하다가 옥고를 치르거나 죽음을 당했는데, 이들 중 3ㆍ1혁명으로 투옥된 박성수는 솔표 우황청심원을 개발, 조선무약을 창립하여 일반에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또한 초대 대한한의사협회장을 역임한 이우룡 회장과 그의 부친 이원발 의사는 대를 이어 독립운동하며, 애국지사 김덕기, 이동녕, 이화영, 안창호 등과 함께 활동했다. 그리고 일제는 민족자본 탄압 책으로 조선 효종 때 왕립 한약재시장으로 개설돼 200년 역사를 이어온 대구 약령시를 독립운동자금과 연락을 지원하는 거점으로 지목하여 끝내 폐지하고 말았다. 아마 광복이 10년만 더 늦었더라도 이 땅에서는 친일세력들과 일제의 농간으로 한의사와 한의약이 제도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렸을지도 모른다. 한의사와 한의약은 일제의 말살정책 탓에 가장 큰 피해를 보았고, 아직도 법적 제도적으로 차별을 받는 대표적 분야이다. 보건의료제도에서의 친일잔재 및 적폐를 청산하고, 공정한 의료제도가 회복되어 국민건강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3ㆍ1혁명 100주년을 맞이하며 더욱 간절히 소망해 본다. 윤성찬 경기도한의사회장

[천자춘추] 스마트폰으로 외부에서 농장관리

TV광고를 보면 집을 떠나 외부에서 집안의 가스, 전기, 도어락 등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하는 광경이 나온다. 농업에서도 농부가 굳이 농장에 있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작물관리가 가능한 스마트 농업시대가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농업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과수원, 하우스, 축사에서 스마트폰, PC 등을 통해 작물의 생육 환경을 제어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환경을 제어하는 스마트팜(smart farm)이 주목받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는 경기지역 스마트팜 현장지원센터를 설치하여 스마트팜 농가를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천의 국화농장, 평택의 오이농장 등 스마트팜에 설치된 각종 센서와 CCTV 등으로 농장의 온습도, CO2, 일조량 등의 환경정보가 경기지역 스마트팜 현장지원센터의 ICT 융복합 정보시스템에 수집되는 원격모니터링 시스템이 구축된 것이다. 현장지원센터의 대형 모니터와 기술원의 데이터베이스에서 도내 40개 농장의 환경정보를 동시에 모니터링 한다. 모니터링 된 결과는 스마트팜 농가를 지원하는 농업기술원과 시군 농업기술센터, 컨설턴트의 기술지원 자료로 활용된다. 농가에서는 자신의 농장 환경과 작물의 생육을 다른 농장의 데이터와 비교하며 최적화된 생산 환경과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농촌의 노동력 부족과 고품질 농산물에 대한 요구가 증대됨에 따라 경기도의 스마트팜 농가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현재는 146농가로서 시설자동화가 상대적으로 잘 갖추어진 화훼농가가 79농가로 비중이 가장 높다. 기술원의 현장지원센터에서는 스마트팜 및 ICT 융복합 기술교육, 시설점검, 노후장비 교체, 분야별 전문 컨설팅 등을 수행한다. 스마트팜 빅데이터 전문조사연구원 10명을 채용하여 정기적으로 환경에 따른 작물의 생육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하고 있다. 향후 전문조사연구원은 데이터 수집과 분석, 컨설팅, 경영관리 등의 훈련을 거친 스마트팜 농업전문가로 육성되어 현장에서 활동하게 된다. 스마트팜의 확산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농장관리가 가능해져 농업인의 삶의 질이 나아지고 최적 모델에 의해 생산성이 향상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특히 정밀농업에 의해 필요한 요소만 투입되어 환경 보존과 지속농업이 가능해지는 장점이 있다. 국내 스마트팜 관련 연구는 국내 환경에 적합한 ICT 융복합 스마트 온실 표준모델연구와 작물 생육 측정 및 최적 환경관리 모델 개발 등 크게 2축으로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 스마트팜 운영 시 가장 취약하면서 기초가 되는 농작물의 생육과 환경 데이터를 활용한 최적 환경관리 모델과 제어기술 개발이 시급히 요구된다. 조창휘 경기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장

[천자춘추] 기업 윤리경영과 소비자운동의 전환

기업의 윤리경영과 사회적 책임이 더 크게 요구되고 있다. 투명하고 공정한 기업경영, 성실한 납세, 환경보호, 노사협력, 소비자중심, 지역사회 기여 등이 그것이다. 유명한 수입 맥주회사가 맥주수입 과정에서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관세청의 조사를 받는다는 뉴스가 있었다. 세금을 덜 내기 위해 수입신고금액을 낮춘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기업의 이익을 위해 탈세의 편법을 쓰고, 시장을 지배하는 독과점이 되면 결국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소비자피해로 귀결될 것이다. 소비자상담 중에 인터넷통신을 이용하던 소비자가 계약기간이 만료된 줄 알고 있었는데 수년간 이용요금이 자동이체된 사례가 있었다. 인터넷통신 단말기도 없고, 인터넷 사용 기록도 없었다. 게다가 통신사는 전화나 이메일, 문자 등 계약갱신을 입증할 기록도 없는데, 계약해지에 대한 확인을 하지 않은 소비자의 과실을 물어 전액 보상이 어렵다고 한다. 이런 사례야말로 소비자권익을 무시하는 기업의 횡포라 하겠다. 기업은 소비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소비자를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이 기업의 본래 존재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사례에서 보듯 기업 스스로 소비자의 권리와 이익을 위한 정책과 경영활동은 여전히 불만족스럽다. 다수의 침묵하는 소비자의 권익은 보호되고 있는지 끊임없이 감시하고 비판해야 하는 것이 소비자운동가의 몫이다. 소비자단체는 조직화 되지 않은, 상대적 약자인 소비자를 위해 상담, 교육, 정보제공 등을 통해 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활동해 왔다. 하지만, 소비자단체에서 기업의 적극적인 윤리경영 활동까지 감시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었다. 상품과 서비스는 점점 더 다양하고 기술적으로도 고도화되는데 반해, 현재까지의 전통적인 소비자운동은 개별적인 소비자문제 해결에만 집중해 시대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앞으로는 기업 스스로의 윤리경영 및 사회적 책임의 적극적인 실천이 요구된다. 기업은 국가 경제의 한 축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품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고용과 재분배, 납세와 기부활동을 통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 이에 맞춰 소비자운동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때다. 상품과 서비스 품질에 대한 직접적인 소비자의 피해나 불만에 집중해 온 소극적인 소비자보호 운동에서 기업이 소비자를 중심으로 경영을 전환하도록 견제하는 적극적인 소비자운동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소비자단체가 기업의 윤리경영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함으로써, 세금 제대로 내는 기업, 소비자를 중심으로 경영하는 기업, 기업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역할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손철옥 수원녹색소비자연대 대표

[천자춘추] 100년의 외침 “대한민국 만세!”

올해로 3ㆍ1운동 100주년을 맞이했다. 1919년 3월1일, 일제에 빼앗긴 나라의 독립을 위해 죽으면 죽으리란 각오와 결연한 정신으로 방방곡곡에서 불꽃처럼 일어나 대한민국 독립만세를 목이 터져라 외쳤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에서 최초로 일어난 대규모 독립운동이다. 3ㆍ1운동은 한국의 독립 의사를 세계에 천명한 동시에 외세의 힘에 의한 의존이 아닌 임시정부를 수립하여 민족의 주체적인 역량에 기초해 독립을 이루고자하는 중요한 촉매제가 되었다. 새로운 세계가 눈앞에 펼쳐졌다. 위력의 시대는 가고, 도의의 시대가 왔다. 과거 전 세기 동안 갈고 닦아 길러진 인도주의적 정신이 이제 막 새 문명의 밝아오는 빛을 인류의 역사에 쏘아 비추기 시작하였다. 우리의 고유한 자유권을 온전히 지켜 왕성한 번영에 삶을 즐겨 마음껏 누릴 것이며, 우리의 풍부한 독창력을 발휘해 새봄이 가득 차 넘치는 온 세계에 우리 민족의 빛나는 문화를 맺게 할 것이다. 3ㆍ1운동 독립선언서의 한 구절이다. 평화, 자유, 인도주의의 가치가 녹아들어 있다. 이러한 3ㆍ1운동의 정신은 4ㆍ19 혁명, 6월 항쟁, 광주민주화 운동, 촛불혁명으로 이어져 권력집단이나 정치집단이 아닌 시민이 자발적으로 일어나 훼손된 민주주의를 복원하고 역사를 바꾸는 대한민국의 저력으로 계승됐다.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는 독립선언은 촛불 혁명 당시 광장에서 목소리 높여 외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로 발전했다. 이런 민중 운동의 종착점은 바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다. 대한민국이 완전한 자주 독립을 이루지 못하고 남북이 분열되어 동족상잔의 비극까지 일어났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 나라를 찾기 위해 떨쳐나섰던 분들은 독립 이후에 분단에 반대하는 활동에 나섰고 분단 이후에는 통일을 위해 한평생을 바쳤었다.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한반도는 지금 역사의 변곡점을 맞고 있다. 지난해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27, 28일엔 베트남 하노이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루어진다. 한반도에 대립과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평화의 봄기운이 움트기 시작했다. 그러나 분단의 그늘은 쉽게 자리를 비켜주려 하지 않고 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및 민주화운동 희생영령에게 다시없는 감사와 고마움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새로운 미래의 100년을 위한 끊임없는 담대한 도전을 이어가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하수진 열린사회연구소 소장

[천자춘추] 제로페이의 시작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경영 어려움을 완화하고자 추진하는 제로페이에 대해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제로페이를 도입한 소상공인들은 사용하는 고객들이 별로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소비자들은 제로페이를 어디서 쓸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많은 고객이 사용하면 소상공인들은 알아서 준비를 할 것이라는 말도 타당하고, 어디서나 결제가 가능해지면 소비자는 저절로 사용할 것이라는 말도 타당하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의 제로페이 사용 활성화를 위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말도 한다. 어찌 보면 닭이 먼저인지 계란이 먼저인지와 같아 보이는 이 문제에 대해, 정부는 우선 대상 가맹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기껏 홍보를 하였는데, 결제점포를 못 찾으면 난감하지 않겠는가? 사전에 충분한 준비 없이 시행했다가 어려움을 겪은 사례를 우리는 너무도 많이 경험해보았다. 그렇다면, 소상공인은 왜 제로페이를 사용해야 하는가? 우선, 다양한 결제수단을 사전에 준비해 놓는 것은 분명 유리할 수 있다. 요즘처럼 현금이나 카드도 안 가지고 다니는 시기에, 스마트폰 하나로 가능한 결제시스템의 사용은 낯선 풍경만은 아닐 것이다. 이미 많은 중국 관광객들이 결제하는 것을 상인 분들도 보았다고 말씀하신다. 두 번째로는 수수료율을 획기적으로 낮춘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카드결제 수수료율 상한을 2.5%에서 2.3%까지 낮추고, 우대수수료율 적용범위를 연매출 5억 원 이하에서 30억 원 이하로 확대하는 등 비용부담을 완화하였지만, 수수료는 매출액에 따라 적용됨에 따라 작은 비율차이도 결국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 번째로는 각종 결제사별로 별도의 결제키트를 준비할 필요가 없이, 제로페이 키트 하나면 된다는 것이다. 신용카드 보급 초기에 카드사별로 별도의 단말기를 보유했던 것처럼, 현재의 스마트페이는 결제사별로 별도의 QR코드가 필요하다. 그러나 제로페이는 통합 QR코드를 사용함에 따라, 다양한 결제사의 방식을 한 번에 흡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에게는 어떤 이익이 있을까? 소비자는 제로페이를 위해 별도로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현재 익숙한 스마트페이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사용액의 40%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어 현금결제에 비해 오히려 더 많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더 다양한 혜택을 검토하고 있다. 제로페이, 이제 시작이기에 부족한 점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처음에는 어색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익숙해지면 제로페이는 분명히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통시장 상인 분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온누리 상품권은 뭐 안 그랬나? 처음엔 다 불편했지만, 이제는 많이들 사용하고, 너무나 친숙해졌는데. 백운만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천자춘추] 판문점·DMZ 관광상품 개선

장승재 우리가 일반적으로 DMZ 관광하면 크게 판문점투어와 땅굴과 전망대가 연계한 DMZ 관광으로 구분할 수 있다. 판문점은 1965년 외국인에게 제한적으로 개방하였고 1970년 5월에 외국인에게, 1980년 1월부터 내국인에게 공식적으로 판문점관광이 개시했다. 당시 정부는 분단 현실을 내외국인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외국인에게는 관광목적으로 내국인에게는 견학으로 통한 통일안보교육 목적으로 활용했다. 필자는 판문점 및 DMZ 관광 프로그램은 54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표 관광상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대적인 상황에 맞게 DMZ 관광 프로그램도 질적인 변화가 요청된다고 본다. 우선 판문점관광은 유엔사 551-5에 의하면 유엔군 군사정전위원회가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이 판문점관광을 할 경우 48시간 전에 유엔사에서 지정한 전문여행사에 투어신청하면 일요일 및 공휴일과 월요일 제외하고 투어가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 내국인들은 개별적으로 방문불허하며 단체(40여명 이상) 관계기관인 국정원에 신청해야 한다. 그런데 신청하면 신원조회와 방문 신청단체가 많아 약 2개월 정도를 대기해야 한다. 때문에 내국인들에게 판문점 방문 기회가 많도록 일정표 등이 개선돼야 한다. DMZ 관광상품은 지금까지의 DMZ 관광은 내국인들의 반공의식 고취와 국민안보 교육을 위하여 전적비, 전적지, 전시관, 교육관, 땅굴과 전망대 등을 대상으로 1980년 후반부터 일명 안보관광이란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면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나 보고 스치는 단조롭고 정적이어서 관광자원으로서 큰 매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며 식상한 상황이다. 따라서 땅굴이나 전망대만 보여줄 것이 아니라 시대에 맞게 DMZ 일원의 역사와 문화, 지오파크, 평화, 생태 자원 등을 연계한 신규 DMZ 평화관광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군부대의 안전과 보안 유지 범위내에서 DMZ 철책선 걷기체험과 병영체험 그리고 9개의 민통선마을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숙박체험 등을 DMZ 신규 상품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전망대 방문 시 DMZ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한 장 촬영하지 못하고 투어를 마친다. 요즘 세상에 DMZ 사진 촬영하는 것이 그렇게도 중요한 보안사항인가? 같은 전망대인데 DMZ 일원 배경 사진촬영을 어느 사단은 허용하고 어느 사단은 못 찍게 하니 참가자들의 불만이 이루 말할 수없이 많은 것을 현장에서 왕왕 목격하게 된다. 인터넷에 DMZ 내부 이미지 사진이 넘치는 상황에서 일반인 관광객들에게도 과감하게 DMZ 배경으로 기념 사진촬영을 허용해야 한다. 이렇게 기존 DMZ 관광상품보다 멋지게 업그레이드된 신규 DMZ 관광상품으로 개선된다면 국내외 많은 관광객들이 평화와 자연생태 귀중함을 만끽하기 위해 DMZ일원을 방문함으로써 DMZ 평화관광은 활성화가 될 것이다. 장승재 DMZ 관광주식회사 대표이사

[천자춘추] 수원의 항일운동을 기리며

우리 민족이 일제의 잔악한 식민통치에 목숨을 바쳐가며 격렬하게 저항한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항일독립운동 기념일인 3ㆍ1절이 100주년을 맞이한다. 이날은 우리의 독립 의지가 담긴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며 세계만방에 알린 날로 기념하고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들을 추모하고 애도한다. 내 고장 수원 출신의 항일 운동가분들도 일제 강점기 신분고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교육자로부터 기생에 이르기까지 독립을 위해 항일운동을 전개했다. 국가보훈처에서는 지난해 8월의 독립운동가로 대종교 2대 교주인 김교헌 선생을 선정했다. 김교헌 선생은 경기도 수원군 구포리 태생으로 1898년부터 독립협회에서 활동했고, 독립협회 지도자들이 개혁내각 수립과 의회개설을 추진하다 체포되자, 협회 대표의원으로 민중계몽을 선도했던 인물이다. 조선총독부가 항일독립운동단체로 대종교를 지정하고 탄압을 시작하자 대종교 본사를 만주로 옮기고 항일운동 역량을 강화해가며 민족교육 운동에 힘을 보탰다. 그리고 김교헌 선생은 1919년 초 독립운동가들과 뜻을 함께하며 대한독립선언서를 작성했고 북로군정서에 참여했으며 홍범도, 김좌진 장군이 청산리대첩에 기여,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1904년 수원지방 초대 전도사인 목사 이하영은 3월1일 진남포 만세시위를 도모했으며 만세시위 후 주동자로 체포되어 옥고를 치렀다. 삼일학교 설립자인 임면수 선생은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했으며 이후 중국 삼원보 독립운동 기지의 경기도 대표로 활동하고 신흥무관학교 설립에 참여하는 등 항일투쟁을 전개하다 투옥됐다. 지금 매향여중과 매향여자정보고등학교의 전신인 삼일여학교 교사로 재직하셨던 김세환 선생은 3ㆍ1 독립만세운동을 사전에 조직하고 준비한 47인 중 한 분이다. 수원 율전동 출신인 염석주 선생은 신간회의 지역 책임자로 만주에 농장을 설립, 수원과 안산의 농민을 이주시키고 영농을 하며 독립군에 군량미를 제공했다. 이같은 수원 출신 독립운동가의 항일운동은 한국 독립운동의 원동력으로 작용했고 중국, 인도, 필리핀 등 제국주의 열강의 침탈로 신음하던 피압박 민족의 독립운동으로 이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금 우리가 내 조국 내 땅에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고 있는 것이 조상들의 헌신적 독립정신, 숭고한 희생정신이 있었음을 다시 한번 가슴속에 되새겨본다. 김봉균 경기도의원

[천자춘추] 미국은 북한을 親美지대로 편입할까

2007년 여름 황장엽 선생의 수양딸인 박명애의 안내를 받아 테해란로 삼성빌딩으로 들어갔다. 3개 부처 보안 검색을 통과하여 황장엽 선생 은거처에 도달했다. 한눈에 봐도 역사에 남을 대학자임을 알 수 있었다. 그때는 노무현 정권기간 이기에 처우가 말이 아니었다. 차라리 감옥이라고나 할까? 망명자를 이렇게 대우해도 되는 것인지 놀라웠다. 그분은 그런 자기 신세를 아랑곳하지 않고 찬찬하면서도 힘있게 자기의 민족관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망명 직전 북한의 서열 2인자인 그가 김정일과 매일 친미 친중을 놓고 다툼을 벌였다고 한다. 황 선생은 북한 인민을 살리기 위해서는 친중만이 살길이라 하고 김정일은 친미 해야 한다고 했다. 1인자와 2인자 사이에 국가의 가장 중요한 의제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니 약자인 황 선생은 망명을 택하여 자기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황장엽 선생의 망명은 1997년에 이루어진다. 여기서 우리가 깜짝 놀라운 사실은 김정일이가 친미 하겠다는 대목이다. 그전 김일성은 1991년도에 김용순을 워싱턴에 보내 켄터 차관보와 양자회담에서 주한미군 철수 주장을 안 할 테니 친미지대로 받아주길 요청한다고 했다. 김정은은 할아버지, 아버지가 친미 지대화 하고자 하는데 손자, 아들이 다른 입장을 취하리라고 보기에는 부자연스럽다. 이제 곧 주지한 바와 같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열리게 된다. 기대 이상의 수락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종전선언을 뛰어넘는 그 무엇, 바로 연락 사무소 설치가 합의될 것으로 본다. 연락 사무소는 클린턴, 부시 모두가 바다던 바이다. 특히 아들 부시 때는 6자회담이 성공적으로 마치고 미북 정상회담설이 나왔을 때 미국 측 6자회담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이 말하길 미국에는 두 개의 정부가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른바 네오콘들의 장난으로 일이 그르쳤다고 한탄 섞인 인터뷰를 했다. 그들 네오콘들은 북한을 아직 친미지대로 하기에는 이르다. 좀 더 대중국 포위전략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다. 그 후 오바마에게 이르러서는 소위 일컬어지는 전략적 인내의 10년 세월을 보내야 했던 것이다. 미국은 10년 동안 동북아 우호국에 신무기를 어느 정도 배치완료 했다고 보여진다. 그 중 사드는 눈에 보이는 것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무엇들 드디어 트럼프는 1년간 북한을 코너에 몰아놓고 전쟁 여론을 조성하는데 성공했고, 그 후 2년차에는 김정은 입장에서 더는 못 견디겠다는 듯 평화 메시지를 들고 나오게 하여 미국과 트럼프가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다. 아무튼 우리는 이러한 한반도 기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좀 더 질 높은 행복을 추구하면 그만이다. 내 차가 평양에 주차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김진후 고구려문화연구소장

[천자춘추] 혁신성장 실천으로 ICT좀비국가 탈피

A.토인비는 산업혁명을 점진적이고 연속적인 기술혁신의 과정이라 했다. 이 말은 산업의 변천 과정을 통해 그 연관성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즉, 1차 산업은 농ㆍ수산업을 근간으로 하는 자연의존 산업, 2차 산업은 공업 중심의 제조업, 3차 산업은 서비스업을 근간으로 하는 사람들의 편리한 생활을 도와주는 산업, 4차 산업은 인공지능(AI),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을 말한다. 4차 산업을 선도하는 융합기술 기반 ICT 분야에 대한 국가적인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요즘 우리나라를 ICT좀비국가라고 한다. 국가지원 예산만 삼키는 좀비기업은 들어보았으나, 4차 산업의 중심인 ICT좀비국가란 말은 생경하기도 하나 엄연한 현실이다. 4차 산업 선진국인 미국, 일본은 물론 이미 우리나라를 추월하고 있는 중국과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비해 유독 우리나라만 각종 규제와 이해득실에 얽매어 해외로 빠져나가거나 외국기업에 매각하는 등 신성장동력이 힘을 못 쓰고 있는 실정이라 더욱더 그렇다. 그 이유는 신산업ㆍ신서비스 육성을 가로막고 있는 각종 규제로 설 땅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막상 기득권자들의 저항에 부딪히면 이 핑계 저 핑계로 규제개혁을 머뭇거리기 일쑤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문제를 직시하여 대통령 직속으로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출범시켜, 인공지능ㆍICT 등 핵심기술 확보를 통한 신산업ㆍ신서비스 육성에 관한 사항 등을 주력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위원회에서는 본래의 설립 취지를 살려 각종 규제 철폐에 온 힘을 쏟아 ICT좀비국가라는 오명을 씻어 내야 할 책무가 있다. 그것이 곧 존재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새해를 맞이하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선(先)허용후(後)규제방식의규제 샌드박스제도를 선보여 엄청난 호응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또 얼마 전 대통령도 벤처기업가와의 청와대 간담회를 통해 각종 규제 철폐 및 지원에 대해 약속을 하면서 혁신성장을 설파했다. 혁신이란 끊임없이 충돌하고 융합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혁신성장은 기업의 혁신을 촉발해 경제 발전을 꾀하는 공급중심 정책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일자리 확보와 공급을 위한 사람중심 일자리 정책의 실천이기도 하다. 규제에 얽매어 뒷짐 지고 있는 이 순간에도 ICT산업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자칫 전 정부에서 크게 강조되었다가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미래창조과학부와 창조혁신센터를 생각해 보면 일면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신성장동력은 정치적인 부침에 영향을 받지 않아야 지속적인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무영 하남시취업지원학교 교수ㆍ이학박사

[천자춘추] 모순을 융합하는 소통

公職(공직)과 골프에서 잘 되려면 어깨의 힘을 빼라고 한다. 주말골퍼가 어깨 힘을 빼는데 3년이 걸린다고 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읽으려면 소금 3가마를 함께 먹어야 한다고 한다. 즉 3년을 함께해야 서로를 알게 된다고 한다. 공직은 세월이 갈수록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구조다. 그래서 신발가게 주인의 합리적 판매 전략을회고해 본다. 지금 그 상표가 남아있을지 모르지만 1960년대 검정고무신의 상표 두 가지가 기억난다. 말표와 기차표다. 천리마처럼 천리길도 한걸음으로 시작하자는 의미라고 푼다. 기차처럼 쉼 없이 먼 길을 내달린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제 신발을 사러 온 손님에게 가게 주인이 하시는 말씀을 들어보자. 아들에게 신발을 신켜 본 엄마가 말한다. 엄마 : 신발이 조금 작은 것 같아요. 주인 : 이 신발은 부드러워서 잘 늘어납니다. 아빠 : 이 신발은 조금 커서 발이 빙빙 돌아갈 것 같군요. 주인 : 아이들 발이 금방 크므로 신발은 조금 큰듯해야 1년 후에도 편안하지요. 이는 마치 장터에서 만나는 창과 방패를 파는 장사꾼이다. 이 창은 세상에 못 뚫을 방패가 없지요. 그리고 이 방패는 세상에 못 막을 창이 없지요. 구경꾼 : 그럼 이 창으로 이 방패를 공격하면 어떻게 되나요? 그래서 나온 말이 矛盾(모순)이다. 신발은 작은 듯해야 늘어나서 잘 맞는다 하고 다시 이쪽 손님에게는신발은 조금 커야 발이 자랐을 때 딱 맞는다고 하는 것 또한모순이다. 우리의 실생활에서 상대편의 기분을 올리는 화법이 있고 말할수록 손해를 보는 설화(舌禍)가 많다. 가슴속에서는 상대방의 말에 공감을 하면서도 말로는 에이, 이 사람아! 그게 아니고.라고 말을 끊기도 한다. 이런 경우 가급적 당신의 말에 공감하면서로 대화를 이어갔으면 좋겠다. 참 좋은 의견에 내 생각을 첨언하자면도 좋겠다. 이제 새롭게 해야 할 일이 생겼다. 고무신이 작으면 작은 대로 맞추어신고구두가 크면 큰대로 끈을 조금 조여서적응해야겠다. 공직 초임의 자세로 매일아침을 즐겁게 맞이하고 평온한 저녁을 기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 남은 힘도 없지만 어깨 힘은 더 빼고 더 넓게 가슴을펴고 앞으로 나가야겠다. 이강석 전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천자춘추] ‘풍수지탄’ 부모님을 대접하자

기해년 설 연휴 막바지 뉴스에 나오는 귀경길 교통상황은 여느 때와 같이 도심에 사는 자녀들이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고향을 다녀오면서 나타나는 정체와 해소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종종 저녁 약속으로 만나는 손님이나 일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가족을 대하는 것보다는 아주 특별하게 훨씬 더 잘 대접을 하는 이상한 행동을 당연하게 하며 살아가고 있다. 집에서 손님을 대접할 일이 있을 때도 가장 좋은 그릇과 가장 좋은 장식을 하고 근사한 음식으로 손님을 대접하고 보내곤 한다. 그리고 다음날 부모님이 오시면 우리는 편한 마음에 남은 음식으로 부모님과 식사를 나눈다. 우리는 이렇게 남에게 더 친절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부모님을 위해 근사한 음식을 준비해 보려고 하니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걸 이제 깨닫는다. 내가 비로소 아버지를 포옹할 수 있는 법을 배우니 그의 여생이 다하고 더 이상 껴안을 수 없어졌다. 내 스스로 남자다워지기를 원하면서 더 부모에게 애정표현을 못 하고 살아온 것 같다. 자식이 성공해서 여유가 생길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부모님이고, 무조건 적인 사랑에 대해 가르쳐준 부모님들에게 우리는 가장 먼저 근사한 식탁을 대접하는 건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많은 일 중의 하나여야 할 것이다. 세상에는 이런 사람이 있습니다. 당신에게 옷을 더 껴입으라고, 조심하라고 늘 끊임없이 부탁하죠. 당신은 짜증스럽지만 따뜻함도 느낍니다. 돈이 없을 때, 그는 항상 돈 버는 일이 쉽지 않다며 당신을 훈계합니다. 그러면서도 당신에게 돈을 쥐여줍니다. 이런 사람들을 우리는 부모라고 부릅니다. 부모님의 또 다른 이름은 희생입니다. - 탄줘잉 편저 -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에서. 연휴가 끝나고 직원들과의 첫 회의에서 다음 부모님과 만나는 날은 이유 없이 가장 근사하고 멋진 곳에서 잘 차려진 요리를 부모님에게 대접해 드리라고 제안하고 싶다. 특별한 날이 아니라 늦기 전에 애정표현도 함께 표현해 보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 자욕양이친부대(子欲養而親不待) 한시외전의 구절처럼 후회하니 늦었다는 경험을 하지 말고 부모님과 함께 후회하지 않는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 박상현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

[천자춘추] 에어포스원

미국 영화에서 대통령의 멋진 활약상을 보여주는 액션은3번을 보아도 재미가 있다.비행기에서 긴급 탈출하는 캡슐이 바다 한가운데 떨어지고 이를 구조하는 미 공군의 활약상도 멋지고 가족과 국가를 두고 고뇌하는 대통령과 측근 경호원의 멋진 액션은 볼수록 흥미롭고 닮고 싶은 일이다. 아직도 낭만스러운 영화보다는 비행기가 날고 군함이 함포사격을 하고 잠수함이 해저에서 어려움을 극복해내는 영화가 재미있으니 마음은 젊은 것이라는 자부심도 가져본다. 미국의부자(父子)대통령인 아버지 부시가94세에 영면했다.대통령 중 장수하신 부시 전 대통령의 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 원으로 텍사스 자택을 떠나 워싱턴DC의사당 중앙홀로 옮겨졌다.장남 조지W부시 전 대통령 내외 등 가족과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한 추모식에서 공화당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그는 위대한 애국자였다.여기 위대한 남자가 누워 있다고 추모했다.인터넷 기사 중 일부다. 또 다른 기사가 생각났다. 2011년 5월3일자 신문을 보니5월1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미국 수뇌부가 오사마 빈 라덴 작전 관련 상황보고를 받는 사진이 실렸다.중앙에는 합동특수작전사령부 준장이 검고 큰 의자에 앉았고 그 왼쪽에 오바마 대통령이 쪽의자에서 웅크리고 앉아 있다.신문 사진 설명은미국의 힘이라고 적었다. 미국은 미국이다.전직 대통령을 위해 현직의 에어포스 원을 띄우는 나라가 미국이고 작전의 핵심 장군이 중앙에 자리하고 대통령과 부통령,국무부장관,국방부장관이 사이드에서 지켜보는 자리배치가 미국의 파워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국익을 위해 당파를 초월하는 나라,나라를 위한 일이라면 목숨을 걸고 취재한특종(特種) 원고를 불태울 수 있는 언론인이 가득한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 영화 말미에 대통령을 구조한 미 공군 수송기의 기장이 던지는 멘트가 참으로 기분 좋다. 대통령은 무사하다.지금부터 우리가 에어포스 원이다. 쑥스럽지만, 2011년 어느 날,국장 퇴임식날 저녁에 술에 흠뻑 취하셔서 야!,이강석!너!를 연호하시던 김00 선배님을 시 업무차량에 모시고 집에까지 가서 행복한 술주정을 받은 기억이 난다.퇴직 후2년 만에 갑자기 우리를 떠난 그 선배님이 오늘 갑자기 보고 싶다.그 선배야말로 당시 후배들에게는에어포스 원이었다. 이강석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천자춘추] 道소방공무원 신규채용의 의미

지난 8일 2019년 경기도 소방공무원 신규채용 공고가 있었다. 총 911명으로 전국 지자체 중 최대 규모이다. 이번 소방공무원 신규채용은 도민 안전 향상과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인원 부족으로 항상 고생하고 있는 소방공무원 근무환경 개선 등 1석 3조의 효과가 있다. 현재 경기도 내 34개의 소방서에서 8천941명의 소방공무원이 도민의 안전을 지키고 있지만 아직까지 700명이 넘는 인원이 2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따라서 경기도는 2022년까지 총 3천321명을 늘려 우선적으로 3교대 근무 10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1천300만 도민의 삶의 터전인 경기도는 매순간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는 역동적인 곳이다. 작년 통계를 보면 경기도에서는 하루 평균 26건의 화재와 1천854건의 구급출동과 552건의 구조출동이 발생했고, 소방공무원 1인당 감당해야 할 인구수도 1천439명으로 1천70명의 서울보다 많다. 안전에 대한 투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특히 대한민국의 주요 산업시설과 기반시설이 즐비해 있고, 지속적으로 인구가 유입되고 있는 경기도의 안전을 위한 가장 확실하고 안정적인 투자는 부족한 소방공무원을 충원하는 것이다. 이번 신규채용을 통해 대형 인명피해를 막기 위한 예방활동 전문인력 확대와 구조, 구급, 항공 등 특수분야 대응능력 향상을 위한 인력이 충원되면 도민의 생명과 직결된 대형재난에서 더 많은 생명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일자리 늘리기가 화두인 시대에 지금 우리가 일하고 있는 일자리 하나가 얼마나 소중한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래서 이번 채용이 너무나 반갑고, 고맙다. 앞으로 함께할 911명의 소방공무원들은 이런 염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새롭고 정의로운 경기도의 안전을 위해 헌신으로 보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위험한 재난현장에 가장 먼저 들어가 가장 마지막으로 나온다는 의미인 First In, Last Out이라는 경기도소방학교 훈련탑에 새겨진 문구를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구본찬 경기도소방재난본부 119생활안전담당관 소방령

[천자춘추] 혐오하는 사회

요즘 우리 사회는 혐오사회라는 느낌이 든다. 2010년대 들어와 이 나라를 헬(hell)조선이라 부르기 시작한 것을 필두로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한남, 김치녀, 맘충, 틀딱 등의 혐오표현을 쉽게 사용한다. 특히 남혐과 여혐이라는 말로 남녀 집단에 대한 적대적 혐오감을 드러내는가 하면, 기성세대와 신세대, 보수계층과 진보계층, 기업 경영계와 노동자, 전(前)정권과 현정권 등 다양한 편 가르기가 노골화되고, 거기에 편견과 부정적 감정을 가미되면서 적대적 혐오태도가 확산되는 느낌이다. 상대편을 배척하면서 내 편의 결속만 도모하는 태도의 확산은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 사회가 혐오감정에 사로잡혀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한다. 혐오 콘텐츠나 혐오사이트접속자 수의 증가가 이를 반증한다. 모욕과 경멸과 조소를 통해 상대방의 약점을 공격하거나 비판하는 일은 늘 있어왔다. 그러나 건강한 사회에서 그 비판은 풍자문화로 발전한다. 거기에는 상대로 하여금 부끄러움을 느끼게 함으로써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으려는 의도가 들어있다. 그나마 따뜻함과 건강함이 묻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의 혐오적 발언과 행동에는 그러한 건강함과 따뜻함을 찾아보기 어렵다. 싫다는 감정을 적대적으로 분출하다 보니 반성보다 분노가 앞서고, 갈등의 골만 깊어진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혐오가 맹렬히 자라는 배경에는 경쟁과 그로 인한 좌절과 포기가 있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정상적인 경쟁방식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견고한 차별의 벽을 공고히 해왔다. 권력이나 부를 가지지 못하면 차별받을 수밖에 없는 사회, 내가 이기기 위해 비윤리적이고 비합리적인 방법으로 편을 가르고 상대방을 공격하는 사회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일단 경쟁에서 뒤처지면 이기기는커녕 경쟁하기도 어려워진다. 결국 바꾸려는 노력은 좌절되고 포기되며, 거기에 분노가 자란다. 삼포세대니 헬(hell)조선이니 하는 표현들이 나온 배경이 그렇다. 차라리 상대방의 가치와 인격을 깎아내리면서 감정적으로나마 상대적 위안을 받는 편이 쉽게 여겨졌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뭉개고 차별하는 방법으로 상대를 이기겠다는 방식은 한쪽에선 좌절감을 초래하고, 다른 한쪽에선 혐오를 키운다. 교정이나 개량 의도는 없이 완전히 깔아뭉개겠다는 배척논리를 기반으로 한 혐오태도는 적대감만 키울 뿐이다. 건강한 미래에 대한 희망은 사라지고 모든 게 혐오스러워지면서 혐오를 반기는 사회가 확장된다. 그래서 이제는 이 혐오감정을 이용해 돈을 버는 혐오 콘텐츠가 유행한다. 이기기 위해 혐오를 반기는 사회. 자신이 쟁취한 사회가 혐오감으로 가득 찬 사회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이광용 수원여자대학교 기획처장

[천자춘추] 광화문 광장과 세종대왕 동상

외국을 다녀온 사람들은 파리의 광장이나 로마의 포룸(forum)광장을 배경으로 한 사진을 찍어 자랑스럽게 SNS에 올리는 것을 볼 수 있다. 광장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의 아고라(agora)에서 찾을 수 있다. 광장이라는 사전적 어원은 공공의 목적을 위하여 여러 갈래의 길이 모일 수 있도록 넓게 만들어 놓은 마당을 뜻한다. 우리 선조들은 넓은 마당을 이용하여 두레나 사물놀이, 윷놀이, 줄넘기 등을 즐기며 명절을 보내곤 했다. 우리나라에서 광화문광장은 상징적 의미가 부여된다. 지방에 있는 시민들은 서울하면 광화문을 가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웅장하게 서 있는 세종대왕 동상과 이순신 장군 동상에서 자랑스럽게 기념사진을 한 번쯤은 찍고 돌아왔을 것이다. 그러나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광장에 천막으로 꽉 들어찬 모습을 볼 때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외국인들이 관광을 와서 저런 모양을 볼 때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유로운 한국이지만 광화문 광장으로 몰리는 시위대가 격렬하게 시위하는 모습은 꼭 부모님 앞에서 시위하는 모습과 같아 서글퍼지기까지 했다. 어느 분은 광장이 권위적인 공간이냐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바티칸의 산피에트로 광장(Piazza San Pietro)이나 파리 콩코르드 광장(Place de la Concorde)처럼 상징적인 것이 있어야 의미 있게 돌아볼 게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의 글을 만든 세종대왕 동상이 있다고 해서 해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일제시대에 우리의 글과 말을 빼앗겼던 설움을 잊었단 말인가, 걸리적댄다는 이유로, 또한 권위적이라는 명목을 붙여 한쪽으로 밀어낸다면 처음부터 그 자리에 세우지 않았어야 할 것 아닌가, 광장이라는 공간을 시민의 광장으로 자리매김하는 것도 우리들이 할 일이라 생각한다. 한번 만들거나 세우면 몇 해 안가 바꾸거나 허는 문화는 이제는 자제해야 할 것이다. 오래도록 갈 수 있는 견고한 기술과 섬세함이 있어야 될 것이다. 우리의 문화, 우리의 기술로 지은 건축과 조각들의 예술적인 부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아끼고 잘 다루고 오래도록 보고 간직하여 후손들에게 자랑스런 문화를 물려줘야 할 것이다. 송유나 서울사회복지대학원 교수시인

[천자춘추] 뻔뻔함과 억울함의 홍수

바야흐로 우리는 뻔뻔함과 억울함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듯하다. 예나 지금이나 항상 있는 일이어서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고 할 사람도 있고 그저 인생사 모든 일이 운명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궁중의 암투나 막장 속 악인의 행태를 다루는 드라마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무딘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또한 지금 당장은 내 일이 아니고 세상사 모든 일이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니 다만 지켜볼 뿐이라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작은 일상 속에서 뻔뻔함을 마주하게 되고 억울함에 불현듯 내몰리게 되는 일이 닥치면 그가 누군들 그 마음이야 오죽하겠는가. 아마도 그 마음의 상처로 인해 세상에 대한 불신의 늪 속으로 침전되어 갈 것이 자명해 보인다. 그 사람을 낚아 올려 삶의 반석 위에 우뚝 설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관심과 지지 속에서 따뜻한 말 한마디가 무엇보다도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그 뻔뻔함과 억울함의 사회적 여파가 큰 상황이라면 우리 공동체를 위해서라도 엄정하게 처리될 필요가 있다. 큰 사회적 여파를 몰고 오게 된 이유는 그 관련자들의 사회적 지위 때문이기도 하고 그들을 둘러싼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공동체 안에서 저버릴 수 없는 가치로서 신뢰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무릇 사람이 함께 도모하는 일에 신뢰가 없으면 이룰 수 있는 것이 없듯이 타인의 신뢰를 딛고 일어선 자가 그 신뢰를 짓밟고서도 당당하게 살아가고 누린다면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이 어찌 되겠는가. 이미 우리는 공동체와 당사자를 위해서 뻔뻔함과 억울함을 판별하는 사법절차로서 특히나 형사 절차를 두고 있다. 그리고 그동안 수사, 기소, 재판, 그리고 집행이라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사법 문명국으로서의 자부심을 드높여왔다. 그러나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식상한 표현의 차원을 넘어 사법 자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신뢰는 지금 더없이 추락해 있다. 한편 우리의 사법절차가 진실은 외면한 채 사실만을 좇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 상책인 시대에 이르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법에 대한 신뢰는 나와 우리 공동체 모두를 위하여 불가피한 가치이다. 사법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누구나 자기의 의(義)만을 외치며 세상은 혼탁해질 것이다. 그러니 사법과 그 담당자들이 조속히 조직과 몸에 묻은 재나 겨를 털어내고 똥 묻어도 당당해하며 뻔뻔한 자와 억울함에 짓눌려 고통 받는 자를 엄정히 판별하길 바란다. 황태영 용인정신병원 의사 진료부장

[천자춘추] 마음속 서약, 안성의 독립운동가들

독립운동의 역사에서 안성은 중요한 지역이다. 독립운동의 한 줄기인 의병전쟁에서 안성은 남부지역 의병의 거점이 됐다. 안성을 기점으로 충청북부와 경기남부, 해안지방까지 항일전쟁의 불길이 퍼져 나갔다. 또한 안성은 3ㆍ1운동의 3대 항쟁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황해도 수안군 수안면, 평안북도 의주군 옥상면과 함께 안성은 만세시위가 격렬했던 곳으로 원곡, 양성 지역은 일제통치기관을 완전히 파괴하여 2일간의 해방을 맞이했고, 안성 읍내와 죽산지역에서도 많은 주민들이 만세운동에 참여하여 격렬한 항일 운동을 벌였다. 항쟁이 격했던 만큼, 탄압 또한 강했다. 당시 안성의 인구가 7만 명 정도로 기록돼 있고, 운동에 참여한 인원이 6천 명에서 8천 명 정도로 기록되어 있음을 토대로 살펴보면 대략 안성 인구의 1/10이 참여한 대규모 운동이었다. 이에 위험을 느낀 일제는 시위대에 군대를 동원하여 발포했고, 이 과정에서 안성 주민 18명이 그 자리에서 피살당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300여 명의 독립운동가를 체포하여 그 중 171명이 징역 5개월에서 최고 12년까지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 외에도 시위대에 참여하지 않은 일반 민중을 체포하여 고문하고 구타하여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시위대에 참가한 가족을 끌어내기 위해 인질로 삼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이런 공포스럽고, 주변인들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 독립에 대한 열망과 서약을 지키기는 매우 고민되고 어려운 결단이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저버리지 않고,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버릴 각오를 한 안성의 독립운동가야말로 역사가 증언하는 위대한 분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록이나 자료가 부족하여 아직 적절한 예우를 받지 못하는 분들이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안성은 일제강점기 내내 독립의 열망이 꺼지지 않은 곳이다. 의병전쟁, 3ㆍ1운동 이후로도 신간회, 의열활동, 임시정부 참여, 한국광복군 활동 등 안성의 열기가 8ㆍ15 독립의 그 순간까지도 계속해서 이어져갔다. 그리고 그 역사를 널리 기리기 위해 안성 3ㆍ1 독립운동기념관이 설립되어 있다. 안성시는 독립의 역사를 알리고, 위대한 분들을 예우하며, 지금 시대의 사람들이 역사를 잊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3ㆍ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100이라는 숫자가 가지는 특별함 때문에 올해는 여느 때보다 더 독립에 대해 기억하는 해가 될 것이다. 안성의 독립운동가들이 어떤 마음으로 스스로에게 맹세하고, 그 서약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생각해 보기 좋은 한 해가 될 것이다. 3ㆍ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선열들의 위대한 서약을 마음속에 품을 수 있도록 다짐해 본다. 박용주 경기동부보훈지청장

[천자춘추] 지방분권과 지역통계

얼마 전 한 일간지에서 저출산, 인구 유출 등으로 전국 시ㆍ군ㆍ구 중 35%에 해당하는 지역이 빠르면 5년 늦어도 30년 내에 사라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지방공동화에 대한 우려는 2015년 마스다 히로야의 책이 번역된 이후 우리 사회에서도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기 시작한 것 같다. 책 제목이기도 한 지방소멸은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와 수도권의 인구 집중을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저출산은 단기적인 정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고령화는 우리 사회가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면 인구이동에 따른 수도권 집중은 지방분권을 통해서 풀어가야 할 당면과제이다. 1월 말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8년 국내인구이동통계의 시도별 자료를 보면 서울은 전출자가 전입자보다 11만명 많았고 경기도는 반대로 전입자가 17만명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수도권 인구는 늘어났지만 수도권 내에서도 지역 간의 격차는 엄연히 존재한다. 시ㆍ군별 인구이동을 보면 하남시, 화성시, 김포시, 시흥시, 광주시 인구는 눈에 띄게 늘어났지만,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발표한 한국의 지방소멸 2018을 보면 수도권에서도 강화군, 옹진군, 가평군, 연천군, 양평군은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이처럼 지방소멸의 문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이라는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 문화적 격차에 따른 사회적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가 도로와 철도 같은 사회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는 등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듯이 지방정부는 주민들의 정주성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삶의 질과 관련된 정주성의 개선은 편리해진 교통 환경과 함께 지역균형발전의 핵심이고 지방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비교 가능한 지역통계의 확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8년 기준으로 보면 수도권의 66개 기초자치단체가 작성한 지역통계는 총 137종이다. 그 중에서 지역현황을 담은 기본통계 66종을 제외하면 수도권의 지역특화통계는 71종에 불과하다. 경인지방통계청은 통계컨설팅, 기술지원, 통계교육 등을 통해 지역통계 기반을 구축하고 지방정부와 협업하여 주민들의 삶을 담은 지역통계 개발에 매진할 예정이다. 그렇지만 통계는 주민들의 참여 없이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더 정확한 통계 신뢰받는 통계 생산에 지역주민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를 기대해 본다. 손영태 경인지방통계청장

[천자춘추] ‘SKY 캐슬’과 학생부종합전형

드라마 스카이 캐슬로 인해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이 드라마가 우리 사회의 현실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는지 아니면 극단적인 한 행태를 과장되게 왜곡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겠지만, 많은 학부모가 정서적 차원에서 드라마에 공감한 것은 사실이다. 또한 드라마의 파장은 매우 커서 최근 강남의 입시 코디네이터에 대한 문의 전화가 대폭 증가했다고 한다. SKY 캐슬이 그리고 있는 소위 상위 0.1%의 특수한 부류의 삶의 행태는 비슷한 소재의 영화 상류사회처럼 보편적 삶의 모습이 아니다. 그런데 추악한 상류사회는 그리 공감을 얻지 못한 반면, SKY 캐슬이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자녀들의 대학 입시에 민감한 학부모들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렸기 때문일 것이다. 추악하고 공정하지 못한 현실에 분노하면서도 사정만 허락된다면 내 자식을 특별하게 키우고 싶은 학부모의 모순된 열망을 촉발시킨 것은 아닌지. 박탈감이 강할 경우 불공정하게 보이는 학생부종합전형이라는 입시 제도를 대폭 줄이고 형평성이 보장된 수학능력시험을 확대하자는 주장을 펼치는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어떤 무리를 해서라도 그들처럼 강남의 특수한 사교육 시장으로 무모하게 뛰어 들고 싶어 한다. SKY 캐슬의 방영으로 학종이 다시 비판받고 있는 까닭은 교사를 믿지 못할 뿐만 아니라 비교과과정 평가에서 고액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는 금수저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우리 현실에서 벌어지는 행태들을 볼 때 수긍할 만하다. 그렇다고 수능으로 돌아가는 것이 올바른 일일까? 과거에 수능은 많은 학부모의 원성의 대상이었다. 단 한 번의 시험으로 학생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비판과 함께, 학생들의 적성과 상관없이 줄세우기 한다는 비판을 모두 기억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미래는 불안하다. 20세기 후반기 잠시 활짝 열렸던 산업사회의 밝은 문이 순식간에 닫히는 바람에 취업시장은 깜깜한 동굴로 변해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수능형 인재는 미래 사회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한국의 학부모는 자신의 자녀를 속칭 SKY 명문대에 진학시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무릅쓴다. 그러나 이제 명문대학이 자녀의 성공을 보장하는 지름길이 아니다. 오히려 고액의 돈만 낭비하며 아이들을 쓸데없는 고통 속으로 밀어 넣을 뿐이다. 이제는 학생 자신의 적성에 맞게 자유롭게 음악, 예술, 체육 등의 종합적인 교육을 통하여 상상력과 창의력을 계발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대학은 종합적인 능력을 평가하여 학생을 선발하되, 학부모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더욱 공정하고 투명한 방식의 입시 제도를 확립해 나가야 한다. 김연권 경기대 다문화교육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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